I. 파견대학
1. 개요
Universidad Nacional Autonoma de Mexico (UNAM)은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국립종합대학교입니다. 저는 경제학부에서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처음엔 철문대(Filosofia y Letras)의 서문학 수업도 들었으나,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종강이 일주일 늦춰지고, 이후에 지진 피해로 종강이 일주일 더 늦춰지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철문대 수업은 모두 드랍을 하게 되었습니다.)
UNAM의 경제학부는 5년제입니다. 특이한 점은 마르크스 경제학이 비주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치경제학이 무려 다섯 과목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모두 전공필수입니다. 제가 들은 수업 중 하나는 교수님과 조교님이 정치경제학 전공자셔서 그런지 수업 말미에 종종 왜 멕시코에는 사회주의적 개혁이 필요한가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곤 했습니다. 멕시코는 전 세대에 걸쳐 반미 감정이 지배적이고, 또 한편으로 과거에 신자유주의를 잘못 수혈 받았다가 기나긴 경제위기를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다만 모든 수업이 그런 것은 아니고, 최근에 와서는 이런 수업은 학생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제가 멕시코에 있을 때 한창 TLCAN (NAFTA) 개정을 위한 회담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수업에서 TLCAN을 주요 테마로 다뤘고, 그와 관련해서 멕시코의 임금 문제, 산업 구조 등을 면밀이 파악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한편 UNAM은 국립 대학이기 때문에 등록금을 비롯하여 학생들의 운동, 문화생활에 들어가는 CA 비용까지 전부 정부가 지원해 줍니다. 이는 교환학생들에게도 예외가 아닌데, 학생증이 나오면 필요한 등록 절차를 거쳐서 캠퍼스 내의 자전거, 수영 시설, 헬스장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초반엔 경제학부 배구부 활동을 했었고, 이후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요일 별로 탁구, 축구, 농구 등의 운동을 매일 즐겼습니다. 탁구대나 농구공 등 필요한 장비는 단과대의 coordinador에게 학생증을 맡기기만 하면 누구든지 빌릴 수 있습니다. 또한 단과대 별로, 또 단과대끼리 각종 스포츠 리그가 활발하게 진행됩니다. 저는 운이 좋게 스포츠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친해져서 경제학부 배 탁구대회와 수의학부 배 축구대회에 참여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외에도 매주 금요일에는 학생 주도로 하는 바차타/살사 무료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또, 좋은 공연이 있을 때는 Sala Nezahuacoyotl에서 클래식 연주를 듣기도 했습니다. Ciudad Universitaria (CU, UNAM 캠퍼스) 안에는 교환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저도 또 뭐가 더 있을지 모릅니다! 찾아내서 마음껏 누리시다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때가 되면 수강신청 안내 메일을 받습니다. 메일에 오는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가수강신청을 하시면 되는데, 이것은 정말 가수강신청일뿐이고 형식에 불과합니다. 어차피 학교 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철문대는 재학생들이 수강신청하고 남은 자리에 교환학생들이 들어가는 시스템이고, 어느 수업 자리가 남는지는 오피스에 방문한 날에야 알 수 있습니다. 경제학부는 교환학생이 몇 명 되지 않아서 원하는 수업은 어디든 들어갈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오피스를 방문해서 새로 수강신청을 합니다.
아래 사이트들은 수강신청 하실 때 참고해 주세요.
Horarios
Filosofia y Letras (철문대): http://galileo.filos.unam.mx/
Economia (경제학부): http://economia.unam.mx/
페이지 우측 Oferta Academica-> Sitio Licenciatura -> Horarios
Plan de Estudios
철문대, Colegio de Estudios Latinoamericanos: http://cela.filos.unam.mx/2018-1/
Colegio de Letras Hispanicas: http://hispanicas.filos.unam.mx/programa/
경제학부의 경우 개인적으로 연락 주시면 파일을 드리겠습니다.
강의평가 사이트도 존재합니다. 구글에서 mis profesores UNAM을 치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는데 제 경험 상 이 사이트보다는 친구들의 의견을 물어 가며 시간표를 짜는 게 훨씬 좋습니다. 사이트의 강의평가와 실제 학생들의 평가에 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례로 이번 학기 들었던 수업 중에 제 만족도가 제일 높았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가장 좋았던 수업은 사이트에서 평가가 10점 만점에 5점 밖에 안 됐습니다. 참고는 하시되 맹신하실 것은 못 됩니다. 참고로 경제학부생들은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수업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교류합니다. 경제학부로 교환가실 분이 있을까 싶은데, 혹시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시면 추가해드리겠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학점 수를 계산하실 때 syllabus에 나온 credito가 아니라 hora를 보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Hora가 우리가 말하는 학점 수, 시수이고 credito는 철문대에선 보통 hora의 2배로 나옵니다.
3. 기숙사
UNAM에는 기숙사가 따로 없습니다. 따라서 직접 발품을 팔아서 집을 구하셔야 하는데, 제 경우엔 Facebook의 Roomies UNAM CU라는 페이지에 제가 원하는 조건 (월세 상한선, 선호 단지 등)을 적어서 올렸더니 연락이 와서 계약을 했습니다.
아래에선 학교 근처 Copilco에 있는 아파트 단지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후술할 단지들은 24시간 경비가 있고 비교적 깔끔한 집들입니다.
76단지: 가장 깔끔합니다. 메트로버스가 도보 3분 거리라서 아주 편리합니다. 5000 안쪽이라면 계약할 만 합니다. 저도 76단지에서 계약했는데 풀 옵션에 새 매트리스, 커튼, 화장대를 놔 주고 주방 가재도구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4700에 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950단지: 1950단지는 76단지와 비교했을 땐 연식이 오래되어서 내부가 허름한 느낌이 있지만, 살기에 불편한 정도는 아닙니다. 단지 안에 papeleria, 세탁소, 요가원 등이 있는 점이 편리해 보였습니다. 월마트 바로 옆에 있고 메트로부스, 두 지하철 역과 모두 가깝고 학교와도 가깝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통은 4500 안쪽에서 계약합니다.
Residencia 300 단지: 76단지만큼이나 깔끔합니다. Copilco 역과 도보 2분 거리인데다가 역 주변에 싸고 맛있는 음식점이 많기 때문에 살기 좋습니다. 경제학부, 철문대와는 도보 거리가 15분 이상으로 꽤 되는 편입니다만 걸어 다니다 보면 괜찮았습니다. 시세는 4500-5500 선에서 잡힙니다. 저는 집을 구하기 전에 에어비앤비로 7일 간 300단지에 머물렀고 매우 만족했는데 안타깝게도 제가 집을 구하는 동안은 매물이 나오지 않아서 이곳에서 살진 못했습니다.
Latinoamerica 단지: 다른 주에서 와서 자취하는 멕시코 친구들이 주로 이 단지를 선호했습니다. 3700 정도에 시세가 잡혀 있어서 가격이 합리적인 편입니다. 미겔 앙헬 데 께베도 역과 가깝고, 역쪽으로 쇼핑몰, 영화관, 월마트 등 편의시설이 있습니다. 단지 바로 앞에 편의점 OXXO도 있습니다. 바로 옆에 다시 집을 구하라고 하면 저도 아마 Latinoamerica 위주로 알아볼 것 같은데, 문제는 최근에 단지 내에서 사망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원래 없던 Vigilancia가 생기는 등 치안이 강화되기는 했습니다.
이 외에도 코필코 역 근처 주택가, Santo Domingo 등에서 방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시세는 1500의 아주 싼 방부터 5000대까지 다양합니다.
Copilco 외에도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유럽인 친구들은 대부분 Roma 지역에 거주합니다. 놀 거리가 더 많고 Centro와 가깝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인들은 Insurgente 근처에 한식당이 많기 때문에 그 부근에 살기도 합니다. 두 곳의 시세는 코필코보다 높아서 4000 후반대-6000에 잡힙니다. 개학일 최소 일주일 전에는 시티에 도착해서 이곳 저곳 다녀보시면서 본인의 성향에 맞는 위치와 집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다만 Roma나 Centro 쪽으로 자리잡으시려면 건물이 내진 설비가 되어 있는지 꼭 확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시티에 있었던 짧은 기간 동안 두 차례나 강한 지진이 있었습니다. CU는 지반이 튼튼해서 피해가 미미했지만, 북쪽으로는 과거 호수를 메워서 만든 땅이기 때문에 지진에 취약하여 이백 여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내진 설비가 안 되어있다면 최소한 연식이 얼마 안 된 건물을 선택하시길 권합니다.
4.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UNAM의 DGECI (Direccion General de Cooperacion e Internacionalizacion)이 서울대학교의 OIA와 같은 업무를 보는 기관입니다. 유의하실 점은 답신이 매우 늦습니다! 제 경우에 Carta de Aceptacion이 안 왔을 때, 교환학생 연장 문의를 했을 때, 성적표가 안 왔을 때 연락을 했는데, 두어 달에 걸쳐 두 번 세 번 독촉을 해야만 한 번 답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철문대 교환학생 담당자분 연락처입니다.
Contacto: Lic. Josefina Magana Solis
Cargo: Coordinadora de Programas Estudiantiles
Correo: programasestudiantiles@filos.unam.mx
Tel: 5622 1849
Otro Contacto: Ing. Adriana Neyra Zendejas
Cargo: Responsable operativa de Movilidad Estudiantil
Correo: adriananeyra@yahoo.com
Direccion Postal: Circuito Escolar Ciudad Universitaria, C.P. 04510. Edificio Principal, Planta Baja, 2as. Escaleras
Pagina web: http://www.filos.unam.mx/
Tels: 5622 1768
Red UNAM: 21768
아래는 경제학부 교환학생 담당자분 연락처입니다.
Contacto: Mtra. Adriana Durazo Villanueva Cargo: Secretaria de Intercambio Academico y Becas Correo: ?intercambiofe@gmail.com Direccion Postal: Circuito Escolar Ciudad Universitaria, C.P. 04510. Anexo de la Facultad De Economia 2º Piso, Cubiculo M-7, A Un Lado Del Area De Audiovisuales Pagina web: http://www.economia.unam.mx/ |
Tels: 5622 2139
Red UNAM: 22139
II. 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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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처음에 경제학부 오피스 (secretaria de asuntos escolares)로 수강신청을 하러 갔을 때, 담당자분께서 철문대와는 달리 경제학부에는 교환학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수업 속도나 발음 면에서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교환학생이 얼마 없기 때문에 교수님들과 조교님들께서 더 신경을 써 주시고 도와주십니다.
-Economia Mexicana II, Arraiga Lemus Maria d la Luz Blanca
다루는 주제가 흥미롭습니다. 멕시코의 경제 발전 모델, 마약 카르텔, 교육, 임금 수준, TLCAN 등을 다뤘습니다. 매 주 한 조씩 주어진 논문을 읽고 발제를 하면 교수님이 첨언하시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교수님이 정치경제학 쪽 교수님이셔서 중간중간 마르크스 100주년 기념 강연 등에 참석해서 보고서를 내는 과제도 있었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는데 이번 학기엔 기말고사는 지진피해와 복구에 대한 주제로 팀 레포트를 제출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Practica de Campo라고 해서 현장 견학 수업도 있는데, 이번 학기엔 Xochimilco의 chinampa와 한 공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수업이라기보단 당일치기 여행 가는 느낌으로 재미있었습니다. 학점은 굉장히 후하게 주십니다.
-Estructura Economica Mundial Actual, Gonzales Ibarra Miguel
제일 지루했던 수업입니다. 다양한 국제 기구에 대해서 배웁니다. 팀 별 발표가 한 번 있고 총 세 번의 시험이 있습니다. 원하는 사람은 세 번의 시험 중 기말 점수만 100% 반영시킬 수도 있습니다.
-Economia Internacional, Gonzales Oliver Luis
국제무역 모델을 배우는 수업인데 일단 굉장히 쉽습니다. 멕시코의 교육 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실감한 수업으로, 간단한 내용도 반복해서 가르치고 수학은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직관적으로 설명하시는데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연산조차 애를 먹는 학우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애정했던 수업이기도 합니다. 국제경제학이다 보니 교환학생들이 이 수업을 많이 들어서 이 수업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기도 했고, 무엇보다 교수님이 참 좋으십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멕시코에 가기 전엔 DELE를 본 적은 없지만 대략 B2에서 C1 사이 정도의 실력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멕시코에서 C1를 봤을 때 넉넉한 점수로 합격하였습니다. DELE 기준 1단계 정도 실력이 상승한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현지인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실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매우 친절합니다. 특히 아시아 여자들에게 관심이 많아서, 길을 걷다 보면 친구가 생길 정도입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빠른 시일 내에 다양한 그룹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그 친구들과 하루 온종일 스페인어로 떠들고 놀다 보면 말이 안 트일 수가 없습니다.
III.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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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웬만한 것은 현지에서 다 조달할 수 있습니다. 요리를 좋아하시고 한식이 그리울 것 같으시다면 고춧가루나 고추장, 된장 등의 양념은 사서 가져가시면 저렴하고 좋습니다. 현지에서 한식 식재료가 상당히 비쌉니다. 그리고 식료품점과 한식집이 Copilco와 상당히 멀어서 (저녁 시간 기준 편도 약 1시간 안쪽) 왔다 갔다 자주 하기가 번거롭습니다. 추위에 약하시다면 얇은 패딩이나 전기장판을 챙기시면 유용합니다. 멕시코는 일교차가 크고 실내 난방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여성분들은 한국에선 부담스러워서 못 입었던 얇은 나시나 비치웨어를 챙겨가셔도 좋습니다.
현지 물가 수준은 매우 낮습니다. 여행 다니고 렌트 내고 먹을 거 잘 먹고 다녀도 월 생활비가 늘 90만원 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지 친구들에게 늘 너는 너무 과소비를 한다는 말을 듣고 살았습니다. 다른 한국인들은 CEPE 수업을 듣거나 스페인어 과외를 받아서, 혹은 다른 이유로 생활비가 좀 더 나갔던 것 같습니다.
입국 시 Forma Migratoria Multiple를 받습니다. 이 Forma에 입국일과 입국 허가 기간이 적혀 있기 때문에 출국할 때 반드시 소지하고 있다가 카운터에 제시해야 합니다. 잃어버리면 재발급 받을 수 있지만 돈이 들고 번거로울 테니 꼭 잊지 말고 챙겨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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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의료
UNAM의 교환학생이라면 캠퍼스 안에 있는 학교 병원에서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 진료를 받으려면 며칠씩 기다려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첫날에 가면 우선 진료 예약을 잡아줍니다. 그 날 다시 병원을 방문하면 초진일 경우 General Consulting을 받은 후에 원하는 분과로 예약을 다시 잡아줍니다. 그러면 세 번째 방문한 날 분과의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 진료부터는 바로 분과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만 그 때도 예약을 먼저 하고 차후에 방문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급할 경우엔 응급실로 바로 가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긴 합니다.
은행
보통 시티카드와 하나Viva카드 이렇게 두 장을 가지고 갑니다. 저는 시간이 없어서 시티카드는 못 만들고 하나카드만 가지고 갔는데, 도중에 카드사 문제로 하나카드에서 출금이 안 돼서 렌트 지불하는 데 애 먹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카드는 미리미리 두 개를 준비해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카드마다 출금수수료가 유리한 현지 은행이 다릅니다. 월마트 근처에 Banamex, HSBC 등 은행이 모여 있는데 하나카드는 Bancomer에서 출금 금액과 상관 없이 25페소 정도로 가장 저렴했습니다.
교통
크게 metro, metrobus, camion, Uber, 일반택시가 있습니다. 거리와 상관 없이 메뜨로는 5페소, 메뜨로부스는 6페소입니다. 메뜨로부스는 교통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 메뜨로부스 역에서나 키오스크를 통해 구입 및 충전이 가능합니다. 이외에 메뜨로와 메뜨로부스 이용은 어려운 게 아니라서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까미온은 마을버스처럼 정해진 루트를 다니는데, 정류장이 따로 없습니다. 그 루트 위의 어디에서나 탈 수 있고 목적지는 차의 앞유리창에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시티 내에서는 보통 6페소이지만 지역마다 가격은 다릅니다. 저는 주로 친구들이랑 다닐 때에만 까미온을 탔습니다. 혼자서는 어느 루트에 어느 까미온이 다니는지를 아는 게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흔히 Uber가 시티택시보다 안전하다고 합니다. Uber는 운전자의 정보와 얼굴이 공개되어 있는 반면 분홍색 시티 택시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반엔 택시를 탈 일이 있으면 Uber만 타고 다녔는데 나중에는 거리에 따라 시티택시가 더 저렴할 때는 시티택시도 자주 이용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실 때도 Uber나 시티택시를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출구로 나가자마자 택시기사들이 달라붙어서 호객행위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영역엔 공항 택시들뿐이어서 가격이 상당히 높습니다. Uber를 타면 1/3 가격에 시내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만약 Uber가 시스템 상 오류나 데이터 문제로 여의치 않다고 하면, 출구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가면 시티 택시기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택시를 타면 마찬가지로 1/3 가격에 택시를 탈 수 있습니다. 아마 미터기를 꺼 두고서 가격을 올리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땐 ‘그 구간은 원래 ?페소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라고 같이 흥정을 하시거나 ‘그냥 미터기를 켜고 가자’라고 하시면 됩니다.
통신
네이버 블로그 등을 보면 Telcel을 추천하는 글이 그렇게 많던데, 제가 발품을 팔아서 비교해 본 결과 Movistar가 제일 싸고 합리적입니다. 이것은 엄청난 꿀팁입니다! 멕시코에 통신사가 세 개가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보통 유심칩 40-80에다가 월 100에서 300을 내고 Telcel과 AT&T를 사용합니다. 그런데도 데이터나 전화 문자 서비스를 금방 다 써 버립니다. 저는 Movistar에서 유심칩 40에 월 40으로 페이스북과 whatsapp 무제한, 전화와 문자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한국 돈으로는 월 2500원 정도밖에 안 합니다. 월마트 맞은편 상가에 Movistar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plan de prepago를 보여달라고 한 뒤 원하시는 데이터 크기에 따라 계약을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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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생활
멕시코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유롭습니다. 저도 친구들을 따라서 여유를 만끽하다 왔습니다. 저는 수업이 많지 않아서 평일에는 아침에 수업 한 두 개만 들으면 열 두 시 전에 수업이 끝났습니다. 그러면 친구들이랑 점심 먹고 운동 좀 하다가 Las Islas라고 하는, 학교 중앙에 있는 넓은 잔디밭에 가서 뒹굴거렸습니다. 오토바이 있는 친구가 헬멧을 두 개 가져오는 날에는 오토바이 타고 교외 지역이나 센트로 쪽으로 당일치기로 놀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보통 금요일에는 파티를 갑니다. 클럽이 될 수도 있고 바가 될 수도 있고 친구네 집이 될 수도 있는데 여하튼 멕시코에서도 불금을 보냅니다. 저는 금요일에 수업이 없어서 오전에는 친구들한테 한국어 수업을 해 주고, 그 친구들이랑 다 같이 살사 수업을 갔다가 밤에 파티를 갔습니다.
주말에는 여행을 다녔습니다. 멕시코는 나라가 워낙 크고 지역마다 자연 경관이나 특색이 다 달라서 어딜 가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5일 이상의 시간 여유가 있다면 Oaxaca, Quintana Roo, Chiapas, Baja California 등 한 주도를 잡아서 여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말에 이 삼일 씩 다닐 때엔 비교적 가까운 Puebla, Queretaro, Guanajuato 등이 다녀올 만 합니다. 멕시코에는 경관이 아름답거나 독특한 특산물이 있는 마을을 101개 선정해 Pueblos Magicos라고 이름 붙였는데, Tepoztlan, Malinalco, Tepozotlan 등 편도 2시간 미만의 가까운 Pueblos Magicos는 부담 없이 당일치기로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마을이 있으니 취향에 따라서 여행지를 선정하시면 되겠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사실 출국 전에는 불안한 마음에, 한국에서의 일상이 충분히 즐겁고 안정적인데 왜 이걸 포기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지에 가겠다고 했나, 가지 말까, 가면 친구나 사귈 수 있을까 등등 지레 겁을 먹었습니다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다섯 달을 보냈습니다. 교환학생을 보내주신 OIA와 본부 장학처에 정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