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싱가포르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대학으로서 매년 국제대학평가에 우수한 순위에 오를 정도로 명실상부 아시아 최상위권 대학 중 한 곳입니다. 학교 규모는 재학생이 4만명정도로 서울대보다 약간 큰 편이며 자국민 학생뿐 아니라 많은 수의 국제학생이 공부하고 있어 국제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수강신청은 기존 재학생과 다르게 이루어지는데, 교환학생 Online Application이 진행될 때 수강을 희망하는 강좌(module)을 미리 제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 집니다. 구체적인 강의계획서 없이 강좌명과 개설학과 그리고 강의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만 읽고 수강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느낌가는 대로 신청한다고 보면 됩니다. 본교에서 학점인정여부는 학과마다 행정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행정실에 연락해 확인해보아야합니다. 저는 1년 파견이었지만 첫번째 학기에 해당하는 강좌만 우선 신청하였고 두번째 학기의 수강신청은 첫번째 학기가 끝나가는 무렵 현지에서 다시 하게됩니다. 수강신청과목의 approve/reject 결과는 이후 admission 결과와 함께 통보되고 꽤 많은 비율의 강좌가 reject 되기 때문에 처음 신청할 때 10개씩 꽉꽉 채워서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대 10개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강좌가 신청이 안되었을 경우 서울대의 초안지에 해당하는 APU서류를 개설학과에 제출할 수 있는 add/drop 기간(수강신청변경기간)이 있기때문에 너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됩니다.
기숙사
이 역시 Online Application이 진행될 때 기숙사에 머물지 여부를 체크하게 됩니다. 이때 YES를 선택해야 이후에 accommodation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고 체크해야합니다. 파견대학에서 교환학생 승인 결과가 나온 이후 https://uhms.nus.edu.sg/Pre-Matstudents 에서 자신이 희망하는 기숙사를 3지망까지 고르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신청결과를 보고나니 여기서 선택하는 preferences는 정말 형식적인 절차일뿐 사실상 배정은 거의 임의라고 생각됩니다. 심지어 애초에 선택지에 있지 않은 기숙사가 배정되는 경우도 더러있습니다. 정말 원하는 기숙사가 있고 그 기숙사에 배정되지 않은 경우 병원진단서와 같은 정당한 서류와 함께 어필하면 기숙사를 변경해주기도 하기때문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숙사의 종류는 크게 세 개로 나뉘어 지는데,
Halls of Residence, Residential Colleges, 그리고 Student Residences가 있습니다.
Halls of Residence에는 총 6개의 홀이 있는데, 다른 기숙사들과 가장 구별되는 점이라면 한 학기마다 Activity Point를 쌓아야 다음 학기에 계속 살 수 있어 기숙사 활동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홀에 들어가면 무조건 기숙사에서 제공하는 식사인 밀 플랜(meal plan)을 구입해야 합니다. 홀에는 교환학생 비중이 매우 낮고 대부분 현지학생들이 거주합니다.
Residential Colleges는 학업과정을 동반하는 기숙사들로, Tembusu, Cinnamon, Alice and Peter Tan, 그리고 RC4 4개가 있습니다. RC들은 1, 2학년에 교양 수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이는 재학생들에게 해당하는 사항으로 교환학생들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RC들은 학생활동이 많아 활기차지만 홀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기숙사 내에 공용공간과 체육관이 있어서 학업 이외의 활동이 활발한 편이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역시 밀 플랜이 제공되어 아침과 저녁이 기숙사에서 제공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거주한 Student Residences는 Prince George's Park Residences와 UTown Residence 2개가 있습니다. 홀이나 RC처럼 기숙사 활동이 많이 없는 편이며 NUS의 기숙사들 중에 가장 조용한 편입니다. 레지던스들에는 자체 식당이 없어 매일 세 끼를 기숙사 밖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학교 내에 식당들이 많이 있기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매번 끼니(?) 걱정을 해야한다는 점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저는 UTown Residence에서 4명이 거실을 두고 각방을 사용하는 아파트 형태의 기숙사를 이용했는데, 같이 방을 쓰는 룸메이트들이 모두 교환학생이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청소업체가 거실과 화장실과같은 공용공간을 청소해주기 때문에 각자 방만 관리하면 큰 불편함 없이 공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에어컨이 있는 방을 선택할 수 있지만 충전식이라 전기를 충전해야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에어컨이 있는 방을 사용했었고 전에 살던 학생이 충전한 금액이 커서 1년동안 두세번정도만 충전했습니다. 날씨가 더워 에어컨이 있는 방이 쾌적하고 좋지만 에어컨이 없는 방 학생들도 나름대로 삶의 지혜를 터득해 살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담당자의 이메일과 연락처는 교환프로그램 승인을 받은 정보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문의사항은 nghelp@nus.edu.sg 를 통해 문의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 주요 담당부서는 International Relations Office(IRO)와 Registrar’s Office의 Non-Graduationg Students Team 으로, 해당 홈페이지를 방문해 안내되어있는 절차에 따라 행정처리를 하시면 편리합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각 학기에 3과목씩, 1년동안 총 6개의 강좌를 들었습니다.
2개의 중국어강좌, 4개의 전공과목(경영학 1개, 지리학 3개)을 들었습니다.
2017-1학기
MKT2401A <Asian Markets and Marketing Management> 아시아 지역의 특수한 마케팅전략에 대해 배울 것을 기대했지만 마케팅의 기본이론에 대한 강의에 그친 아쉬운 강좌였습니다. 같은 이름의 다른 강좌들도 많이 있고 교수님에 따라 같은 강좌여도 수업내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실라버스를 꼼꼼히 확인하고 수강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GE2229 <Water and the Environment> 물자원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배우는 강좌입니다. 유역분지와 유량, 하상계수와 같이 물과 관련된 기본개념을 계산하는 법을 배우고 이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살펴봅니다. 수업은 주로 교수님의 강좌를 듣고 관련된 논문을 읽고 계산문제를 푸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LAC3201 <Chinese3> 서울대학교 초급중국어2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강좌입니다. 수업은 영어로 이루어지고 교재를 가지고 교수님이 강의해 주시며 수업시간에 많은 연습시간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주로 회화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2017-2학기
GE3219 <Globalisation and Asian Cities> 개인적으로 교환생활 중 가장 보람찼던 수업입니다. 도시의 세계화를 아시아의 관점에서 해석하면서 “아시아 도시”의 개념을 재정립해 나가는 수업입니다. 이론적인 틀에서 시작하여 아시아도시들에 대한 다양한 케이스스터디가 포괄된 매우 방대하지만 정교한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매우 열정적이시고 수업개요가 조금은 어렵지만 짜임새있어서 매주 나오는 리딩을 열심히 따라간다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GE3204 <Cities and Regions: Planning for Change> 싱가포르가 훌륭한 도시정책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만큼 도시관련 수업이 많습니다. 이 수업은 도시정책이 수립되는 과정을 이론적, 실용적틀과 함께 분석하는 수업입니다. 도시정책을 수립할 때 사용되는 다양한 이론적인 도구에 대한 개론 이후, 도시문제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책들에 대해 다루는 수업입니다. 이 수업 역시 매주 많은 리딩이 있으며 강좌와 함께 토론식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LAC3202<Chinese4> 서울대학교 중급중국어1에 해당하는 수준의 강좌입니다. 수업은 영어와 중국어가 병용되며 진행됩니다. 회화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Chinese3보다는 심도있는 문법내용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학습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처음에는 싱글리쉬 억양이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차츰가면 익숙해지고 오히려 지금은 정감이 갈 정도입니다. 다른 국가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영어를 연습할 수 있고 수업이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는 자연스럽게 많이 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어에 대한 기본적인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가게되면 아무래도 많이 위축이 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정도 있는 상태에서 교환생활을 하면 더욱더 보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지원한 이유가 영어와 중국어를 같이 연습하고 싶은 이유가 컸는데 대부분 중국계이기 때문에 중국어를 사용할 줄 아는 현지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식당을 가게되면 중국어를 연습할 기회도 간혹 있기 때문에 중국어를 어느정도 연습할 환경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어처럼 교환생활 곳곳에서 많이 접하게 되지는 않기때문에 어느정도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중국어를 많이 접해볼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1년동안 중국계 싱가포리언 친구와 언어교환을 하면서 중국어 회화를 늘리려고 노력했습니다.
3. 학습 방법
학습강도는 서울대학교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현지학생들은 고등학생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며 학교 전반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잘 마련되어있어 학기 내내 공부하는 학생들을 잘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다른점은 대부분의 수업에서 강의시간 이외에 튜토리얼이라는 소규모 실습시간이 있어서 발표나 토론을 격주 간격으로 준비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강의는 강의를 녹화에 업로드해주기 때문에 수업에 빠지게 되거나 복습하고 싶을때 다시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시험주간 전 일주일동안 recess week (중간고사기간 전)과 reading week(기말고사기간 전) 이라는 방학이 주어지기 때문에 현지학생들은 이 기간을 이용해서 주로 시험공부를 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대부분의 물품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기때문에 많은 물품을 가져올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변압기는 튼튼한 제품으로 여러개 챙겨오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기숙사 방안에는 인터넷이 약하기 때문에 공유기를 별도로 가져와 인터넷선에 연결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싱가포르가 습도가 높다보니 저는 제습제를 몇개 챙겨갔었고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현지물가는 학교 안과 밖이 많이 다릅니다. 학교안 캔틴이나 외부의 저렴한 호커센터에서 식사를 해결한다면 저렴하게 먹을 수 있지만 그 이외의 대부분의 물가는 한국보다 약간 높은 편입니다. 서비스비용과 정부부과세가 별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식당을 갈때보다 약 1.5배정도 더 나오는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학교안 식당에서 해결하거나 학교 밖 식당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싱가포르에는 중국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의 다양한 음식들이 많습니다. 호커센터를 찾아가면 현지분위기를 느끼며 저렴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이외에도 학생들이 갈 수 있는 식당들이 많이 있습니다. 주로 Holland Village, Outram, Clementi 지역에 있는 식당들을 많이 갔습니다.
현지에서 아파서 병원에 간 경우는 없지만 주로 학교내 보건소와 같은 University Health Centre(UHC) 에서 간단한 질병은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은행은 현지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하시는 분들은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저같은 경우는 씨티은행 체크카드를 만들어 현금을 인출하는 식으로 생활했습니다.
교통카드는 한국의 티머니처럼 EZ-Link 카드가 있으며 충전(top-up)식으로 사용합니다.
통신은 현지 통신사의 sim-card를 구매해서 선불결제하는 형태로 사용되는데 편의점과 같은 곳에서 심카드를 구매해 휴대폰에 장착한 뒤 온/오프라인으로 충전합니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달어치의 데이터와 통화량을 선불로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3. 여가 생활
싱가포르국립대 내에도 다양한 동아리가 있기때문에 원하는 관심사에 따라 동아리에 입부하여 활동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학교내에 체육시설들이 매우 잘 갖춰져있기때문에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매우 좋습니다. 수영장, 헬스장, 스쿼시, 테니스, 트랙 등 다양한 시설들이 갖춰져있고 저도 살면서 싱가포르에서 운동을 제일 열심히 했던것 같습니다. 현지 친구들이 매우 친절하기 때문에 현지친구들과 함께 싱가포르 곳곳을 돌아다니는 일도 좋은 기억 중 하나입니다. 교환 초반에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환생활 내내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교환학생으로서 가장 보람찬 일은 여행을 많이 다녔다는 점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취항하는 저가항공사를 이용해 비교적 저렴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저 역시 1년동안 동남아 및 호주의 30여개의 도시를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온 다른 나라 친구들 역시 동남아시아 여행을 많이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마음맞는 친구들과 짧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지금 귀국보고서를 쓰면서 싱가포르에서의 1년 생활을 되돌아 보니 정말 행복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기숙사 앞 잔디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며 따뜻한 바람을 맞던 순간, 도서관에서 새벽까지 외국인들 사이에서 공부하던 순간, 호기롭게 일주일 배낭여행을 다녀오던 순간 모든게 꿈만 같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1년동안 학업적인 다양성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상황 속에 놓이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모두에게 응원받는 너무나 행복한 시기라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고 저 역시 무모하지만 용감하게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1년동안 싱가포르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앞으로 힘들때 마다 꺼내볼 수 있는 기분좋고 뿌듯한 기억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