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2017년 1학기, 국제협력본부를 통하여 신청한 University College London (이하 UCL) 내
Arts and Sciences (이하 BASc) 과정에서의 1년간 국외수학을 허가받았습니다. UCL은 이름대로
런던 중심부 Bloomsbury에 위치한 학교로, King’s College나 London School of Economics와 같
은 타 대학과 더불어 University of London (이하 UoL)의 일부입니다. 이중 BASc는 그야말로
‘Arts’, 즉 인문-사회 계열과 ‘Sciences’, 순수과학 및 공학의 통섭(interdisciplinarity)을 주요 가
치로 꼽는 학부입니다. 때문에 학생들은 넓게 문화(Cultures), 보건과 환경(Health and
Environment), 과학과 공학(Sciences and Engineering) 그리고 사회학(Societies)의 네 가지에서
중점으로 둘 전공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UCL에 교환학생으로서 참여
하는 학생들은 Affiliate 과정 소속으로 불리며, 일부 소속 학생에게만 열린 강좌들을 제하고 수
강 가능한 수업은 학부 학생과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교환학생의 수강신청은 모두 국외수학 프로그램 담당자분과의 이메일을 통하여 이루어집
니다. 프로그램 신청 과정에서부터 UCL의 학부 웹사이트를 자주 드나들게 되는데, 여기서 쉽게
그 해(제 경우에는 2017/2018)에 개설되는 강의들의 목록과 강의개요, 학점(unit) 등의 세부사항
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심강좌들을 확인한 후 UCL 시간표 웹사이트 (timetable.ucl.ac.uk) 를
통해 대략적인 시간표를 작성, 수강신청을 희망하는 강의들의 목록을 담당자분께 제출합니다. 이
후 담당자분을 통하여 중복시간 유무 확인과 혹여 다른 학부에서 개설되는 강좌일 경우 해당 학
부의 승인이 이루어집니다. 시간이 겹치는 강좌일 경우, 또는 개설 학부의 수강 승인을 받지 못
할 경우 담당자님과 상의를 통해 적절한 변경을 거쳐 수강신청이 확정됩니다. 제 경우에는 1차
적으로 영문학과 개설 강의들을 신청하였으나, 학과 내 교환학생이 아니면 승인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타 학부의 수업들로 수강신청을 변경해야 하였습니다.
UCL 측에서부터 교환 프로그램 합격 통지를 받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은 accommodation
신청을 별도로 거치게 됩니다. 이 때 선택지는 크게 UCL이 운영하는 기숙사와 UoL에서 운영하
는 기숙사로 나뉘는데, UCL 쪽의 기숙사는 수용인원이 적다고 알고 있습니다. 반면 UCL 외로도
런던 대학 연합 내 다양한 학생들이 머무르게 되는 UoL 운영 대학협력(intercollegiate) 기숙사의
경우 여러 곳에 위치하여 많은 수의 현지 학생들 및 교환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다양한 사(hall)가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 개인이 별도로 위치, 시설 및 기숙사비를 살펴본 후
(halls.london.ac.uk 참고)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신청해야 합니다. 이후 신청 과정에서 사용한 이
메일로 accommodation offer를 받으면 기숙사 배정이 확정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소속 학부마다 다르리라 생각합니다만, 저는 BASc 교환학생 담당자이신 Ms. Mehvish
Ashfaq (International & Affiliates Manager, m.ashfaq@ucl.ac.uk) 및 학부 운영 전반을 관리하시
는 Ms. Cristy Meadows (Departmental Administrator, c.meadows@ucl.ac.uk) 두 분과 주로 연
락을 주고받았습니다. 다만 Ms. Ashfaq 조교님은 2017년을 마지막으로 타 대학교로 이동하셨기
에 2018년 전반의 행정은 Ms. Meadows와 Ms. Amanda Cater (Departmental Manager,
a.cater@ucl.ac.uk)께서 담당하셨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UCL의 수강학점은 ‘unit’으로 세는데, 일반적인 한 학기 강의는 0.5 unit, 1년 내내 지속되
는 일부 강좌는 1 unit을 차지합니다. 1년에 4 unit을 수강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한 학기에 2
unit, 3-4개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017년 후반기, UCL의 학제상으로 첫 학기에 수강한 수업은 BASc 학부 내에서
‘Approaches to Knowledge: An Introduction to Interdisciplinarity’와 ‘Identity Politics and
Trigger Warnings: Censored Novels’로 둘, European Language and Culture Studies (이하
SELCS) 학부에서 ‘Utopias and Dystopias in 20th Century Literature’, 그리고 영어학(Linguistics)
에서 ‘Intermediate Pragmatics’로 총 넷이었습니다. 가장 처음 수강한 ‘Approaches to
Knowledge’는 BASc 학부에 대한 입문으로서, 강의를 총괄하시는 교수님이 있지만 매주 다양한
분야들을 넘나드는 어떤 대주제에 대하여 여러 강사분들이 서로 다른 강의를 진행합니다.
‘Utopias and Dystopias’에서는 다섯 권의 소설을 선택, 각 소설 속에서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의 형태, 두 개념의 의미에 대하여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Intermediate Pragmatics’는 어학의
분야들 중 화용론에 관한 내용으로, 발화의 간접적 의미와 이를 청자가 받아들이는 매커니즘의
이론화를 집중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2018년 전반기, 학제상 두 번째 학기에 수강한 수업은 BASc 학부에서 ‘Understanding
Cities and Spatial Culture’, SELCS에서 ‘Of, On and In London’과 ‘Post-1945 Literature:
Watching the Detectives’, 그리고 영어학부에서 ‘Semantic Theory’로 총 넷이었습니다. ‘Of, On
and In London’은 강의 이름으로부터 이미 알 수 있듯 도시 ‘런던’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연극
들을 선정하여, 런던이란 공간이 어떻게 표현되고 어떤 역할을 맡는지 살펴보았습니다. ‘Post-
1945 Literature’에서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스웨덴의 추리소설을 통하여 당시 각
국가의 상황과 추리소설 장르 자체의 발전을 공부하였습니다. 의미론, ‘Semantic Theory’에서는
첫 학기에 간접적 의미를 다루었다면 이번엔 단어와 문장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명제를
구조화하는 이론을 다루었습니다.
1년을 통틀어 추천하고자 하는 강의를 꼽는다면 첫 학기에서 ‘Identity Politics and Trigger
Warnings: Censored Novels’, 두 번째 학기에선 ‘Understanding Cities and Spatial Culture’라 생
각합니다. 두 강좌 모두 BASc 학부의 강의이며, 대주제 아래 다양한 분야들을 통합하는 것을 목
표로 하였습니다. ‘Identity Politics and Trigger Warnings’는 소설에 작용하는 다양한 검열을 주제
로 하여, 실제 재판을 거쳐 법적 처벌 아래 놓였던 Madame Bovary, Jude the Obscure, 그리고
Lady Chatterley’s Lover 와 같은 작품과 현대 맥락에서 새로운 대중의 검열 아래 놓이게 된 반
유대적 색체를 띤 T.S. Eliot의 작품들, 인종차별주의가 드러난 Black Mischief, 그리고 이슬람 사
회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던 The Satanic Verses 와 같은 작품을 다루었습니다. 강의를 진행하신
교수님은 UCL에서 영어영문학 학위를 마치고 법정 변호사로 활동하였으며 수업과 동일한 주제
로 책을 집필 중에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같은 교수님께서 동일한 주제로 수업을 하실
지는 모르겠으나, 문학을 중심으로 여러 다양한 학문들을 엮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자 하
는 강좌입니다. 한편 ‘Understanding Cities’는 한 분야를 중심으로 두기보다 정말 자유롭게 학문
들 간의 연관을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라는 개념을 크게는 사회학, 인류학적 관점으로부
터, 또 공학과 자연과학의 관점으로부터 보는 이 강좌는 조별로 학기 내내 과제들을 진행하며,
마지막엔 개인 프로젝트로서 도시의 한 부분을 스스로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상당히
많은 작업을 필요로 하는 수업이며, 안 그래도 낯선 도시인 ‘런던’에 대하여 조사한다는 것이 부
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 구성에서 다양한 사람들, 제 경우에는 데이터과학과 인류학 전공
생들과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고, 이제껏 다루어보지 못한 주제들에 대하여 생각해볼 시간이라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UCL을 포함 영국 대학교에 교환학생을 신청하는 학생들은 TOEFL 혹은 IELTS 성적을
제출하여 일정 실력을 증명하기 때문에 아마 기본적인 영어로의 의사소통 및 강의 수강은 쉬운
편이리라 생각합니다. 수업을 위하여 열심히 듣고, 말하고, 읽고, 특히 과제로서 글을 써내면 실
력 향상 또한 자연스러이 따라올 것입니다. 다만 영국의 억양, 원체 다양한 도시이니만큼 굳이
영국식 억양이 아니라 온갖 배경의 억양을 알아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 점은 적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가장 어려웠던 때가 이탈리아 출신 교수님의 강의를 수강할 때였는데,
억양을 알아듣기가 힘들어 수업 내용을 놓치는 경우도 이따금 있었습니다.
별도로 언어실력 향상을 위한 수업을 듣지 않는 이상 영어 습득이란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겠지만, UCL에는 매우 도움이 된 시스템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Writing Lab’이라 불리며 학
기 내내 진행되는 이 워크숍은 학기의 전반에는 영어로 학문적인 글쓰기에 대한 기본 강의들을,
기말 과제들이 다가오는 후반에는 예약제 과제 첨삭을 진행합니다. 물론 이는 과제를 일찍부터
시작하여 조교님들께 보여드릴 만한 뼈대가 있다는 가정을 포함한 방법입니다만, 예약에 성공해
첨삭받았던 두세번의 경험은 다른 에세이를 작성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워크숍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놓치더라도 온라인 데이터베이스(ucl.ac.uk/writing-lab/)에서 글쓰기에 대한
기본 자료 및 형식적인 면, 특히 학부별 및 강의별로 요구사항이 달라 가장 문제가 되는 인용법
에 대한 자료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3. 학습 방법
UCL을 포함한 대부분의 영국 대학의 수업은 크게 강연(lecture)과 세미나로 나뉩니다. 강
연은 그야말로 교수님의 수업만이며, 질문을 받긴 하나 보통은 그 주의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하
는 데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보다 심도 있는 토론 및 질문은 세미나 시간에 이루어지고, 조교님
혹은 교수님께서 이를 진행하십니다. 수업이 강연과 세미나를 통틀어 한 주에 2시간, 그리고 전
체 학기도 10주밖에 없기 때문에 상당한 양의 강의 내용에서 최대한 많이 얻어가려면 개인의 노
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수강한 보통의 문학 수업의 경우 한 학기에 적어도 네 권의 소설을
다루었고, 하나의 소설에 관련하여 또 수많은 보충 자료들을 미리 제공하며 스스로 찾아보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수업은 한 번이었음에도 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좋
아하는 주제에 대하여 열심히 한다면 공부한 내용이 정말로 오래 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입국 시 필요한 생활용품이라면 정말 사람마다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제 1년치 짐을
사소한 것까지 전부 런던으로 부쳤고, 거의 아무것도 새로 살 필요 없이 생활한 후 그 짐을 고
스란히 서울로 들고 귀환하였습니다. 그러나 보통이라면 저보다는 적게 짐을 싸고 런던에서 필
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잦으리라 생각합니다. 영국의 물가는, 비록 제가 생활할 무렵엔 파
운드화가 유로와 원화에 비하여 내린 편이었지만, 비싼 편입니다. 런던은 더더욱이 그렇습니다.
식사를 기숙사에서 해결한 덕에 식비는 거의 생각할 필요가 없었지만 (물론 그에 비례하여 기숙
사비는 비쌌습니다) 위생용품이나 교통비로 드는 생활비도 상당하였습니다. 물론 본인이 어떤 곳
에서 얼마나 자주 소비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이를테면 외식 같은 경우는 한국보다
1.5배쯤 예상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저는 매 아침과 저녁을 제공하여 주는 기숙사에서 생활하였고, 점심은 보통 학교 까페 혹
은 학식에서 해결하였기에 식료품 구매 및 조리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본인이 요리해
야 하는 기숙사라면 보통 Tesco, Salisbury 혹은 Waitrose, 보다 좋은 (비싼) 곳이라면 M&S 등
에서 주로 쇼핑을 해결한다고 들었습니다. 영국에는 한국과 같은 편의점이 없기 때문에 저 또한
Tesco는 자주 이용하였습니다. 비록 저는 이득을 볼 만큼 자주 물건을 사지는 않았지만, Tesco
Club card를 발급받아 포인트를 모으는 것도 좋은 절약 방법입니다.
6개월 이상을 영국에 머무르는 교환학생은 비자 발급시 NHS (National Health Service)
쪽에 보험금을 미리 납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당시에는 빠져나가는 몇백 파운드가 상당히 큰
돈으로 여겨지지만 이 덕에 별도의 유학/여행자보험에 등록할 필요 없이 입국 후 현지 국민과
동일한 의료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입국 후 대학에 학생으로서 등록 및 기숙사 오리엔
테이션을 거치면 안내받을 수 있는 절차가 GP(general practitioner)에의 등록입니다. 제가 묵던
기숙사의 경우는 Ridgmount Practice의 관할 지역에 들지만 어느 곳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차이
는 있습니다. 온라인과 직접 방문을 통해 등록을 마치면 이후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
든 GP를 방문하여 무료로 진찰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GP 쪽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닌 이
상 쉽게 실질적 처방을 내려주지는 않기 때문에 흔한 감기라면 결국에는 Boots 등의 대형 약국
에서 ‘countertop medicine’으로 해결하게 됩니다.
은행 계좌를 여는 과정은 꽤 복잡하며 우편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숙사 입사 후 진행해야
합니다. (그 전까지 저는 약 한 달간을 한국 카드 및 현금만으로 생활하였습니다.) 이 또한 대학
에 학생 등록을 마치면 보통 안내를 해 주나, 미리 온라인으로 여러 은행들을 살펴보고 계좌를
여는 법을 알아보면 많이 도움이 됩니다 (ucl.ac.uk/students/international/your-first-
weeks/uk-bank-accounts/open-account). 저는 HSBC에서 기본 계좌를 열었는데, 우선은 학교
오리엔테이션 혹은 전화로 면담 예약을 잡고, 지정된 은행 지점에 여권, 비자 서류, 거주 주소가
명시된 학생 증명서 등의 필요 서류를 준비해갑니다. 계좌를 여는 것 자체는 빠르나 카드를 발
급받아 사용하려면 긴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카드와 은행에서 지정해주는 PIN 번호 모두 우편으
로 배달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온갖 과정과 반대로 은행 계좌를 닫는 것은 매우 간단하여, 예금
을 모두 옮기거나 출금하고 온라인으로 계좌 해지 신청만 하면 됩니다.
교통은 흔히들 들어보았을 영국의 교통카드, 통칭 ‘Oyster card’를 사용합니다. 지하철역의
키오스크에서 현금 혹은 카드로 구매(£5) 및 충전할 수 있으며, 지하철, 버스, 그리고 몇몇 기차
노선에서까지 사용할 수 있는 매우 활용도 높은 카드입니다. 특히 6개월 이상 머무를 교환학생
의 경우에는 Transport for London (oyster.tfl.gov.uk/oyster/entry.do) 측에서 학생신분으로 등록
하여 자동 충전 기능 (auto top-up) 및 학생 할인을 이용하는 쪽이 편리합니다. 필요한 것은 학
생 신분 증명서 (현지 대학에서 등록을 마친 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와 증명사진 스캔본입니
다. 지하철 시스템이야 서울과 그다지 다를 것 없이 탈 때와 내릴 때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태그
하면 되지만, 버스에서는 탈 때 한번만 단말기에 태그합니다. 이외로 자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대중교통이라면 런던 전역에 있는 Santander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저는 자
전거에 자신감이 없어 이용해보지는 않았지만 경험담에 따르면 가성비가 지하철보다 훨 낫다고
합니다. 다만 영국은 한국과 자동차가 다니는 방향이 반대이고, 신호 시스템을 익히는 것도 중요
하며 운전이 험한 편이니 사고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런던 바깥의 다른 도시들을 둘러보고 싶다면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여행을
자주 다닐 것이라 생각된다면 학생 철도카드를 발급받는 편이 좋습니다. 제가 발급받은 것은 만
16세부터 25세 사이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철도카드로 (16-25railcard.co.uk), 어느 정도 금
액을 지불하고 발급받게 되나 대부분의 기차 티켓에서 할인을 적용받으므로 상당히 유용합니다.
저는 발급받지 않았으나, 만일 기차보다 고속버스를 더 자주 이용할 것 같다면 National Express
혹은 Megabus 쪽에서도 버스카드를 통해 혜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인의 여행 계획
에 따라 더 많은 할인 혜택을 누릴 쪽을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다만, 철도의 경우 특히 겨울에
조금이라도 날씨가 나쁘다면 연착되거나 아예 취소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조심하여 계획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저는 12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부터 런던까지 대략 여섯 시간의 여정을 기
차로 계획하였으나, 중간에 신호 고장으로 철도가 마비되는 바람에 두 시간쯤을 실내 대기실조
차 없는 철도역에서 떨어야 했습니다. 겨울 여행에는 위험이 적은 저가 항공이 나을 수도 있다
는 점을 참고하길 바랍니다.
본인의 사용량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있겠지만, 저는 출국 전 한 달 가량의 기간을 두
고 온라인으로 Giffgaff라는 통신사의 SIM을 주문하였습니다. 흔히 학생들이 사용하는 저가 통
신사 중 하나인 Giffgaff는 회원 가입만으로 어느 주소로든 무료로 SIM을 배달하여 주며, 매달
통칭 ‘goodybag’ 시스템으로 데이터 플랜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한국에서 SIM을
받아 미리 개통해두어 입국 직후 바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나 학교에 따라서
는 오리엔테이션 단계에서 아직 휴대폰을 개통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이 무료 Giffgaff SIM을 배
포하기도 합니다. 다만 다른 통신사들에 비해 Giffgaff는 신호가 약하고 잡히는 지역이 좁으며,
희한하게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곳에선 신호가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어 감안하여야
합니다. Giffgaff를 포함, 대부분 영국의 통신사들은 유럽 지역 로밍에 국내 데이터 플랜을 그대
로 적용하는 곳이 많으니 한번 확인해두면 여행을 다닐 때 편리합니다. (놀랍게도 Giffgaff의 영
국 내 인터넷 속도보다 해외 로밍중의 인터넷 속도가 훨 빠른 경우도 잦았습니다.)
3. 여가 생활
런던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여가 생활은 무엇보다도 공연입니다. 연극, 뮤지컬, 음악
콘서트, 빼놓을 것 없이 양질의 공연들이 매일처럼 쏟아져나오는 도시의 한가운데서 지낸다는
것은 다시없을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름으로만 들어봤던 Shakespeare’s Globe, 마찬가지로 역사
깊은 Haymarket Theatre와 최근에 설립된 Bridge Theatre, 그리고 웨스트엔드의 뮤지컬들까지
포함하면 일 년 동안 대략 서른 편이 넘는 공연을 본 것 같습니다. 런던에서 공연 티켓을 구매
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Ticketmaster나 London Theatre Direct 등 검색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
는 웹사이트들을 이용하면 편합니다. 휴대폰 앱 TodayTIX에서도 꽤 유명한 공연을 파격적인 값
에 내놓으며, 싼 가격에 1열 티켓을 구할 수 있는 lottery 시스템도 있으니 다양하게 알아본다면
적은 예산으로도 폭넓은 경험이 가능합니다. 당일 저녁, 싼값에 내놓는 티켓을 찾아 극장 자체를
방문하는 방법도 있고, 가끔은 온라인 예매 티켓을 찾을 때 (당일 극장에 여유가 있다면) 더 좋
은 좌석으로 승격시켜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1년간의 국외 수학을 준비할 때 가장 어렵고 중요한 부분은 비자 신청이었습니다. ‘생활’
카테고리에 맞아떨어지는지 잘 모르겠으니 기타 보고 사항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들은 바로는 6개월 이하의 교환학생은 단기 학생 비자가 필요하며 이는 공항에서도 발급 가능하
다고 하나, 그 이상의 기간을 위해서는 Tier 4 학생 비자가 요구됩니다 (www.gov.uk/tier-4-
general-visa). Tier 4 비자는 포인트제로, 상대 학교에서 확인을 받았는지 (Confirmation of
Acceptance for Studies, CAS)가 30, 학업을 지속할 예산이 마련되어 있는지가 10포인트를 차지
합니다. 우선 온라인 신청 과정을 거치며, 이때 대부분 서류를 준비하여 스캔 후 업로드하게 됩
니다. 이는 영어자격시험 성적 증명서, TB(결핵) 검사 결과와 CAS 서류를 포함합니다. 특히 한
국 학생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진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확실히 하고 싶다면 학업 기간 동
안 학습비 및 생활비가 마련되어 있는지와 관련하여 통장 사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온라인 신청을 마치면 그 신청 내역을 출력, 비자센터에 직접 방문하여 여권
과 서류를 제출하고 사진과 지문을 찍게 됩니다. 보낸 여권은 (비자 심사에 통과하였을 경우) 약
2주에서 한 달의 여유를 두고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또한 비자 센터에서 찍은 사진과 지문은 영
국에 입국한 후, Biometric Residence Permit (BRP)를 받는 데에 사용됩니다. BRP의 경우 보통
대학마다 정해진 주소로 보내게 되어 있으며, 입국 후 한 달 이내에 수령해야 합니다. UCL에선
외국 학생들을 위하여 대학 등록 과정에서 BRP를 함께 찾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위의 기술은 전부 2017/18년 기준의 경험이기 때문에 물론 이런
편의시설의 측면은 항상 온라인으로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UCL의 경우에
는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데에 익숙한 대학이니만큼 교환학생들을 위한 설명이 자
세히 되어 있으며 (ucl.ac.uk/prospective-students/international/) 이는 런던 타 대학 교환학생이
라도 기본적인 생활 측면에서는 참고할 만하다 생각합니다. UCL에의 합격 통지 이후 학교 및
학생회 측에서 이메일로 전달할 정보들을 꼼꼼하게 읽어보는 것도 한국에서 필요한 것들을 미리
준비하고 현지에서 허둥대지 않는 데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여러 기대도 걱정도 많았던 지난 여름이었는데 눈 깜짝할 새에 1년이 지나가 버렸습니
다. 일전에 수업 때 공부하였던 자료들을 들추어 보며, 새로이 사귄 친구들과 연락을 하며, 그리
고 이 보고서를 마무리지으면서도 돌이켜 보면 허투루 보내지 않은 시간이지만 하나라도 더 공
부하고 더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은 한없이 많이 남습니다. 그러나 얻은 것을 따져보면 무
엇보다도 제 생에 큰 족적을 남긴 기간이었다 생각합니다. UCL 소속으로서 얻을 수 있는 방대
한 자료들과 다양한 인간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런던’이라는 위치적 배경과 그 속에서 연극과
같은 다양한 형식으로 살아숨쉬는 문학은 영어영문학 전공자로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편 BASc 학부 내의 수업들과 더불어 여러 다른 학부의 강의들을 수강하였기에 영어영문학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방향으로의 생각을 자극받을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1년을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낯선 도시를 느껴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토
록 좋은 기회를 통하여 알차고 행복한 교환 생활을 보낼 수 있어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