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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김O환_Universite Paris Diderot_2018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8 November 2018

 

I. 파견대학

 

1. 개요

 

파리 7대학은 파리 14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는 프랑스 국립 도서관이 역이 있습니다. 정확한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Universite Paris Diderot, 5 Rue Thomas Mann, 75013 Paris, France.

파리 7대학의 시설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4대학과 같이 고풍스런 건물로 이루어진 캠퍼스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이 지역 자체가 재개발된 구역이라 건축적으로나, 도시 개발의 측면에서나 매우 휑한 느낌을 줍니다. 학교 소재의 그랑 물랑 도서관이 그나마 봐줄 만한 정도입니다만, 그다지 크지는 않으며, 학부생들이 굉장히 시끄럽게 떠들어대기 때문에 공부하기에 그다지 이상적인 장소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 가지 7대학의 장점이라면 CROUS 레스토랑이 학교 안에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대학이 CROUS 소재의 카페테리아를 가지고는 있으나, 레스토랑이 있는 곳은 드뭅니다. 따라서 저렴한 가격에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편합니다. 저녁 식사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학교에는 꽤 괜찮은 스포츠 시설들이 있습니다. 강좌를 수강하실 수도 있고 일정 금액을 내시면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우선은 1년마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두꺼운 수강 계획서들을 일독합니다. 듣고 싶은 것들 것 미리 골라놓아도 좋습니다. 그러나 수정이 매우 자유로우므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미리 듣겠다고 한 과목들은 하나도 듣지 않았고, 가서 완전히 새로 수강 계획을 짰습니다. 특히 석사 프로그램의 경우, 참으로 요상하게도, 강의 내용만 나와 있을 뿐 요일이나 시간과 같은 실질적 정보는 강의 계획서에 있지 않으므로, 심지어 홈페이지에도 올라오지 않고, 물리적 해당 과 사무실 앞의 게시판에 종이 한 장 달랑 붙여놓으므로 여기서 아무리 이리 볶고 저리 볶아 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대충 듣고 싶은 것들만 정해 놓으시고, 실질적 계획은 가서 짜시면 됩니다. 이미 교환학생 보고서에서 천만번 들으셨겠지만, 종이에 듣고 싶은 과목을 써서 과사무실 담당 비서에게 제출하면 그 자리에서 비서가 여러분을 붙들고 하나 하나 컴퓨터에 입력하기 시작합니다. 귀찮지만 그만큼 수강 인원에 있어서나 변경에 있어서나 여유로운 면이 있습니다. 말만 잘하면 안 되는 것도 잘 봐주는 특성들이 있습니다.

 기숙사는 복불복입니다. 우리 학교는 자매 결연을 맺은 학교라 교환 학생들이 모두 기숙사를 제공 받는다는 이상한 소문이 있던데 우선 결과적으로 저는 배정을 받았으나 참으로 요상하게도 1월부터가 아니라 2월부터 받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1월 한달은 기숙사가 아닌 파리 근교의 친구의 친구 집을 쉐어했습니다. 매우 힘들고 돈도 돈대로 나가고 이사를 무려 두 번이나 ^.^ 해야하는 끔찍한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집 관련해서는 마음을 단단히 드십시오 저와 같은 전대미문의 상황이 닥칠지도 모릅니다 4대학 학생들은 아예 기숙사 배정을 못 받던데 어떻게들 살았을지 아마 그분들이 더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정보들을 제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숙사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저는 Lepaute 건물에 살았습니다. 학교에서 가깝다 뿐이지, 좁고 감옥 같으며 벌레가 난무하고 더럽습니다. 주변에 다른 기숙사들이 두 개 더 있는데 돈 조금 더 주더라도 그쪽에서 사는 걸 추천합니다. 정원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고 진짜 감옥입니다 르포트는

 아 그리고 파리에는 이케아 무료 셔틀 버스가 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덕분에 힘들지 않게 필요 물품들 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저는 뽕이 차서 무려 두 번이나 갔다 왔습니다. 다양한 장소에 다양한 시간대별로 셔틀이 있으나, 저는 바스티유 광장 쪽 버스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이것이야 말로 정보값이 없는 정보들입니다. 우선 담당자가 매우 자주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담당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학기 시작 전에 많은 이들이 바캉스를 떠나므로, 사실 상 행정 처리를 동료 직원이 떠맡아서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의 경우, 떠나기 전 받았던 실질적 정보들이 거의 소용이 없었습니다. 담당자와 과목의 배정 일자 등 거의 대부분의 정보들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프랑스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프랑스 대학교의 장점은 교환학생들은 학부, 석사 과정에 상관 없이 어떤 수업이라도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석사 수업만을 들었으므로 참고해서 들으시길 바랍니다. 총 3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우선 하나는 프랑스어 언어 수업으로, 외국인 대상으로 한 FLE 수업입니다.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고 반을 배정 받아 듣게 되는데, 생각보다 문법 내용 매우 쉽고, 다른 아이들 수준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므로 굳이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들은 것을 후회합니다. 다른 것을 들으십시오. 다음으로는 세미나 수업으로 인간, 비인간을 들었습니다. 아름답고 훌륭한 수업입니다. 인간이라는 케케묵은 좁은 범주를 극한으로 밀어붙이거나 뚫고 나가버린 수많은 텍스트들을 다룹니다. 문학부터 철학, 정신분석, 시각 예술 등을 넘나듭니다. 한국에서 듣기 거의 불가능한 류의 수업이므로 추천합니다. 강의 식으로 진행되나 한국의 강의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르므로, 매 회가 주옥같습니다. 마지막으론 전형적 강의 수업인 비평 이론 수업을 들었습니다. 들뢰즈와 스피노자 전공하신 선생님과 바르트 전문가이신 선생님이 도맡으셨는데,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세미나 수업보다 재미가 있지는 않지만, 서구의 핵심적인 비평 이론들을 꽤 심도 있게 점검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의 미메시스에서 시작해 오이어바흐, 리쾨르, 누스바움, 블랑쇼, 하이데거, 들뢰즈, 바흐친, 라캉, 장 마리 섀퍼 등등 광범위한 사상가들을 다룹니다.

 사실 무엇을 들어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다만 학부 수업들은 석사 수업과는 다르게 아주 널럴하고, 뭔가 교사도 학생도 임하는 분위기 자체가 훨씬 가볍고 웃으면서 하자~ 이런 식이므로 뭐 그게 맞는 사람이라면 좋을지도 모르고, 싫은 사람도 있겠지요. 7대학은 문학, 문학 이론 쪽에서 강세를 보이는 대학이라고들 합니다. 그쪽 분야 수업들이 전반적으로 괜찮았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당연히 프랑스어 실력이 좋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듭니다. 하지만 오히려 일상 대화보다 수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면이 있기도 합니다. 우선 교사들의 또렷한 발음이나 문장 구성 방식이 글로 외국어를 배우는 입장인 사람에게는 훨씬 더 친숙하기 때문이지요. 1주 정도 적응 기간을 가지시면, 그래도 80프로는 이해하실 겁니다. 세부 사항이나 뉘앙스와 관련된 부분들은 다 캐치하지 못하겠지만요. 녹음을 해서 들어보실 수도 있겠지만 그러다가 진짜 아무것도 못하고 스트레스만 잔뜩 받습니다. 편하게 사십시오

 

3. 학습 방법

 학업 스케쥴이 매우 널럴하기 때문에, 특히 석사 프로그램은 더더욱 그러하므로, 편안하게 들으시면 됩니다. 필기 고사도 그다지 까다롭게 내지 않고 큰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문제들 위주로 출제되므로, 핵심 사항 및 전반적 흐름을 잘 이해하시면 무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여기처럼 목숨 걸고 절박하게 공부하는 이가 없습니다. 편안하게 하셔도 무방할 듯 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간단한 상비약을 꼭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겨울이 한국처럼 미친 듯 춥지는 않지만 꽤 길기 때문에 겹쳐 입을 옷도 많이 챙겨 가시구요. 우산도 꼭 챙겨 가시길 바랍니다. 1월부터 4월까지 80프로는 비와 함께 사신다고 봐야 합니다. 환전 관련해선 사실 저도 이런 돈 문제는 머리가 참 아프고 잘 모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공항에서만 환전하지 않으시면 된다는 것입니다. 철저하게 환율 계산에서 적기에 딱 바꿀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 수고를 해야 하나요? 저는 그냥 은행 방문에서 하였습니다. 현지 물가는 매우 비쌉니다. 쉽게 말해 땅에서 나는 식재료를 제외하곤 모든 것이 비쌉니다.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장학금을 받아서 가십시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교환 학생들에 대한 복지 제도는 괜찮은 편입니다. 우선 주거 보조비 지원을 해줍니다. 꼼꼼히 서류 살피시고 재빨리 처리하시면 꽤 돈을 많이 받게 됩니다. 참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의료 혜택의 보장 범위 자체는 매우 탁월하나, 그것 한 번 받는 데까지 도달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아마 학교 측에서 다양한 보험 관련해 설명을 드릴 겁니다. 그런 것들은 그래도 꼭 가입을 하시는 편이 안전하겠습니다. 병원을 갈 수 있다면 가십시오. 참 좋습니다. 하지만 가기까지가 힘들다는 문제는 있습니다. 그러나 저로선 약국의 약이 너무나 시원찮았기에 병원이 필요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자주 이용하게 되는 파리 교통수단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지하철은 끔찍합니다. 이렇게 더러울 수가 있나요. 위생 상태가 어마무시합니다. 악취는 말할 것도 없고 시각적으로도 참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물리적 공간의 측면에서도 굉장히 불편합니다. 좌석 간 간격이 매우 좁기 때문에 누구와 마주 보고 똑바로 앉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합니다.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3개월 이상 머무르실 예정이라면 교통 카드 나비고를 발급받아서 쓰시기 바랍니다. 우리 나라의 지하철 카드 제도와는 다르게 한 달 간 일정 금액을 충전하면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장단점이 물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버스가 있습니다. 버스는 한국의 버스와는 다르게 매우 쾌적합니다. 넓고, 사방이 유리라, 관광하기에도 매우 안성맞춤인 수단입니다. 고로 저는 버스로 이동을 자주 하였습니다. 일부러 갈 일 없는 동네도 지나쳐 가기에, 이곳저곳을 둘러 보기에는 괜찮습니다. 추천합니다. 다음으로는 자전거 벨립이 있습니다. 시스템도 간단하고 정류소도 많고 이용하기 편합니다. 개인적으로 움직이는 걸 싫어하므로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택시는 아주 비싸니, 우버를 사용하십시오. 많은 짐을 가지고 이동하기엔 우버가 최선입니다. RER는 빠르고 멀리까지 갈 수 있는 수단이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승강장이 일반 지하철 노선보다 밑에 위치하기 때문에 타고 내리고 이동하는 시간이 참 길어집니다. 귀찮습니다. 하지만 베르사유에 간다거나, 파리 근교로 가고 싶으실 땐 학생이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기는 합니다.

식사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파리 외식 값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동네에서 정말 맛없는 버거 하나 먹는 데도 17-18유로는 깨진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알아서 자연스럽게 요리하게 됩니다. 요리를 즐기시고, 잘 하시면 천국입니다. 재료들이 굉장히 싸기 때문입니다. 과일이 특히 아주 저렴하기 때문에, 과일 매니아인 저는 이틀에 한 번 꼴로 과일을 무더기로 사서 원 없이 먹었습니다. 하지만 요리가 귀찮으신 분에겐 지옥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살아야 하니 하시겠지만요. 따라서 우리가 꿈꾸었던 맛있는 프랑스 요리를 현실적으로 먹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저는 일본 음식을 참 좋아하는데, 오페라 근처에 꽤 괜찮은 집들이 좀 있으므로, 잘 찾아서 가보시기 바랍니다. 오페라 아닌 곳의 일식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끔찍합니다. 술이 참 저렴하므로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맛도 좋고요.

 

3. 여가 생활

파리는 관광의 도시이지요. 사실 파리가 거대한 도시는 아니므로 작정하면 온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14구는 안타깝게도 그다지 뭐가 많이 없는 구입니다. 특별히 아름답지도 않고요. 도서관을 좋아하신다면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는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굉장히 크고, 시설 아주 좋으며, 책도 당연히 많고, 무엇보다 내부 조명이 참 마음에 듭니다. 아무래도 연령층 다양하고 연구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므로 젊은 사람들도 그다지 떠들지 않습니다. 도서관 열람실 의자가 아주 아름답습니다. 안에 달린 작은 서점도 그럭저럭 볼만 합니다. 본격 관광을 위해서라면 파리 소재 박물관이나 갤러리 위주로 찾아보시는 게 나을 듯 합니다. 사람 너무 많아 실망하실 수도 있지만요. 저는 다양한 공원 덕에 파리 생활을 견뎠습니다. 공원들이 많고, 아름답습니다. 주말엔 가지 마십시오.

파리 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데는 다양한 문화 혜택 덕분이었습니다. 공립 박물관들은 학생이라면 거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부지런히 다니시면 됩니다. 예쁘기는 사립 미술관들이 더 이쁘긴 하지만, 비쌉니다. 무엇보다 클래식 음악 공연 티켓 값이 아주 저렴합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저렴합니다. 막판 티켓 제도를 잘 이용하여 요령껏 다니시길 추천합니다. 물론 연극이나 오페라, 발레 등의 본격 공연 예술 티켓 값은 어마무시합니다. 그러나 발빠르게 젊은이들을 위한 쿼터 분을 차지하시면 됩니다. 물론 금방 차고 구하기 어렵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딱히 없습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메일이나 문자를 주세요~.~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뭣도 모르고 제멋대로 파리에 가진 기대가 모든 면에서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그게 좋은 것일지도, 나쁜 것일지도 있겠지요. 장학금을 꼭 받고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장학금으로 인한 금전적 여유가 없었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 지 모르겠습니다. 학기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므로 거의 한 달 반 정도가 널럴하게 남을 것입니다. 그때 하고 싶은 것들을 집중적으로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저는 리스본 여행 잠시 다녀왔는데 참 좋더군요. 어쨌든 좋은 기회로, 그르칠 수 없기 전에 미리 파리에서 수학하는 경험을 잠깐이나마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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