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홋카이도대학교는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위치해 있으며, 일본의 구제국대학으로, 1876년 삿포로 농업학교로 시작으로 현재는 12개의 학부를 보유한 종합대학입니다. 미국 매사츄세츠 농업대학의 교장인 클라크 박사가 초대 교장을 맡고, “Boys, be ambitious!”라는 훈화를 교훈으로 남겼습니다. 홋카이도대학교는 4가지의 기본이념을 가지는데, 「프런티어 정신」, 「국제성의 배양」, 「전인교육」 및 「실학의 중시」입니다. 교직원은 약 3900명, 학부생 12000명, 대학원생 약 6400명 정도이며, 그 중 유학생은 1,300명 이상입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홋카이도대학교에는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수업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일본어가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 학생들은 대부분 교환학생들을 위해 개설된 HUSTEP course를 수강하게 됩니다. 저는 농학부에서 개설된 교양 과목인 ‘Agriculture in Hokkaido’, ‘Food Resources and Environment’를 수강했고, 그 외에 ‘Food Culture in Contemporary Japan’, ‘Japan and Multiculturism’과 같은 일본의 역사 및 문화에 관련된 수업, 그리고 종교학과에서 개설한 ‘Personal Stories and Religion’이라는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Agriculture in Hokkaido’는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으로, 총 8분의 농학부 교수님들의 연구분야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강의입니다. 캠퍼스 내에 있는 밭과 농장, 식물원으로 현장학습을 떠나기도 하면서 농업관련 연구주제들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습니다. ‘Food Resources and Environment’은 학생들이 관심분야에 따라 조를 이루어 지도교수님 밑에서 주제를 정해 공부하고 발표하는 수업입니다. ‘Food Culture in Contemporary Japan’은 일본의 식습관, 식량안보 등 식문화에 관련된 주제들을 폭넓게 다룹니다. ‘Japan and Multiculturism’은 필연적인 다문화화와 이에 대한 일본의 대처, 그리고 일본내에 존재하는 소수집단들에 대해 공부합니다. 마지막으로, ‘Personal Stories and Religion’ 수업에서는 주요 3 종교의 간증문에서 발견되는 종교 언어의 특성을 공부하고, 학생들의 개인적인 종교 경험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저는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에는 일본어를 전혀 못했지만 교환학생 기간 동안 수업만 착실히 들은 후 JLPT N4를 치룰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에서는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흔치 않았는데, 영어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발표하는 경험을 통해서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만 쓸 수 있는 상태로 일본에 갔습니다. 사전에 봤던 시험 점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기초2반에 배정받게 되었는데, 수업의 진도가 빠르지 않고 선생님께서 체계적으로 잘 가르쳐 주시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어 코스는 문법, 회화, 한자 수업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문법은 필수로 수강해야 하고, 회화와 한자는 선택적으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문법과 회화반을 수강했는데, 두 수업의 진도가 동일해서 문법수업에서 배운 것을 회화반에서 적용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사실 일본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고, 일본어를 하지 못하면 일본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많이 적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홋카이도대학교 근처에는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100엔샵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생필품은 편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5월초까지 눈이 쌓여있을 정도로 매우 춥고, 난방비가 비싸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전기장판이나 두꺼운 잠옷을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학교에서 지난학기 교환학생들이 쓰던 중고 생활용품(선풍기, 주방물품들, 옷걸이, 이불, 옷 등)을 아주 저렴한 가격(거의 공짜)에 파는 중고장터를 여는데, 이 행사를 잘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기숙사에는 식당이 없고 부엌만 있기 때문에 요리를 직접 해먹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블럭 국, 사골 농축액, 된장 등을 사가면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학교 학식은 대략 400-600엔 정도 하고, 고른 메뉴 외에 모든 반찬은 유료입니다. 학교 밖 식당에서 외식을 할 경우, 기본 1000엔, 비싸면 1500엔 정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물론 관광지에서 식사를 할 경우 가격은 더 비싸겠죠! 오타루 해산물덮밥은 3000엔 정도입니다). 저는 장을 볼 때 기숙사 근처에 위치한 이온몰을 이용했는데, 식재료는 대부분 한국에 비해 살짝 비싼 편입니다. ‘떨이’ 개념이 없어서 좋은 품질의 식재료를 높은 가격에 파는데, 양파를 낱개로 살 경우, 하나에 68엔, 두부 한 모는 80엔 정도입니다. 과일은 비싸서 사본 적이 없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다행히 교환학생 기간 동안 아픈 적이 없어서 병원에 갈 일은 없었습니다. 은행은 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단체라 가입시켜준 北洋銀行(Hokuyo Bank)을 사용했는데, 입출금 카드만 만들어주기 때문에 체크카드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교내에 atm기기가 있고, 시내 곳곳에 은행이 있으나 환전 업무는 담당하지 않습니다. 귀국시 통장을 해지할 때도, 특정 지역에 있는 은행을 방문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삿포로 시내는 지하철과 JR 두 노선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고, 값은 거리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본요금은 200엔 정도입니다. 환승제도가 없어서 노선을 바꾸거나 버스를 갈아탈 때 돈을 다시 지불해야 합니다. 저는 JR을 많이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서 SAPICA 교통카드에 현금을 충전해서 이용했습니다. SAPICA는 사용할때마다 금액의 10% 가 적립되어 10번의 1번 꼴로 교통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학교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주로 걸어다녔는데, 유학생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삿포로 주민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삿포로영사관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자전거 나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꼭 웹페이지를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길 추천합니다.
삿포로역 근처에 ‘요도바시 카메라’와 ‘빅카메라’에서 유심칩을 살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미리 저렴한 유심칩을 구매해서 가기도 합니다. 저는 빅카메라의 ‘빅심’에서 유심을 샀었는데, 최소계약단위가 6개월이고, 더 일찍 해약할 시 해지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해지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6개월 사용하신 후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으로 해지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통화와 문자 가능, 데이터 한달에 3기가 조건으로 한달에 1300엔 정도를 지출했습니다. 신용카드(체크카드 불가능)가 있어야 거래가 되기 때문에, 신분증 외에도 한국에서 사용하시는 신용카드를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3. 여가 생활
홋카이도에는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관광명소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비행기를 타거나 차를 타고 가야하는 먼 지역들이기 때문에 재정적인 여유와 운전면허증이 필요합니다. 저는 주말마다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지역들(오타루, 히쯔지가오카, 시로이코이비토 파크, 삿포로시내 등)을 여행했고, 친구가 왔을 때 한국인 버스투어(네이버 쇼핑)를 신청해 후라노와 비에이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삿포로에서의 생활이 장학금으로는 충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JASSO 장학금 8000엔 중 기숙사비가 4000엔)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유학생들이 많습니다. 저는 운좋게 과외를 구할 수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 주말에 시간을 내서 과외를 했습니다. 일요일에는 학교 북문 근처 한인교회(삿포로 글로리아 챠치)에 출석했고, 농학부 내 낙농업 동아리 ‘Nitobeco’에 가입해 일주일에 한번 홋카이도 각지에 있는 농장을 견학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졸업하기 전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비록 영어로 열리는 강의가 없어서 전공 수업을 수강할 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지만, 서울대학교에는 존재하지 않는 강의들을 들으면서 새로운 공부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낙농업 동아리 Nitobeco와 ‘Agriculture in Hokkaido’ 수업을 통해서 이론으로만 농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육종된 농산물들을 따서 먹어보고, organic beef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를 인터뷰하는 등 농업의 실황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을 해볼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외국에서 혼자 살아보는 경험, 일본이라는 나라에 살아본 경험도 뜻 깊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엽서를 주고받을 정도로 관계가 쌓인 외국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