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2018학년도 봄학기에 홍콩 폴리텍 대학의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다녀왔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Practical English for University Studies
수업시간마다 간단한 토론과 발표를 진행하고, 기말고사 대체로 최종 발표를 위한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목입니다. 같은 강의가 여러 시간대 옵션이 있었는데 제가 들은 수업 교수님은 영국인이셨고, 따라서 영국식 발음과 미국식 발음 차이, 영국-홍콩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 수업 중에 자주 다뤄졌습니다. 로드는 매주 나오는 워크북형태의 과제, 학기말에 컴퓨터로 제출하는 Indiwork, 중간고사 대체 에세이 작문(in-class), 기말 팀 프로젝트 발표로 이루어져있었습니다. 영어 회화실력을 늘리고자 수강한 강의인데 수업 자체는 영어 작문과 문법에 더 치중되어있었습니다. 그래도 영어작문 실력에 도움이 되었고 회화도 수업 시간 중에 자연스럽게 늘 수 있어 좋았던 수업입니다.
Visual Merchandising
의류학 전공과목으로, 본교에서는 개설되어있지 않은 비주얼 머천다이징 분야의 강의여서 듣게 되었습니다. 학기 전반기에는 VMD 원리에 대한 이론 설명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후반기에는 배운 이론을 토대로 매장 디스플레이를 3D로 구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다루는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로드는 전반기에는 매주 그 주에 배운 이론이 적용된 사례를 실제 매장에 가서 조사·분석하는 과제가 있었으며 후반기에는 팀을 이뤄 3D 완성작을 발표하는 기말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이전 학기에는 최종 결과물을 실제 모형(마네킹, 소품, 조명, 패브릭 등을 설치하여)으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하는데, 제 수업은 컴퓨터로 작업하는 방식으로 달라진 걸 보면 교수님에 따라 평가 방식은 달라지는 듯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처음 다뤄보는 Lumion 이라는 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함께 수업을 듣는 현지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다루는 수준이 상당히 높아 결과물을 보는 재미가 있었고 보고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초보자의 입장으로서 수업 내에서 프로그램을 배우는 커리큘럼의 체계성이나 피드백이 약간 부족하게 느껴져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Introduction to Digital Presentation
패션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포트폴리오 제작의 기본을 배울 수 있는 과목입니다. 수업은 교수님 두 분께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뉘어 가르치시는 팀티칭 방식이었고, 각각의 교수님께서 프로젝트 하나씩을 제출하게 하셔서 총 큰 프로젝트가 2개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AI) 등을 활용하여 패션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었고, 두 번째 프로젝트는 패션디자이너(또는 패션업계 관련직업인)로서의 CV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실기 위주인 교과목이라 시간이 많이 들고 밤도 많이 샜지만, 그 과정이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결과물이 남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먼저 영어에 관해서는 미주, 유럽권 교환학생들이 아주 많고 모두 영어가 유창하여 본인이 노력한다면 회화실력은 늘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홍콩 현지 학생들도 영어로 대화하는데 큰 거리낌이 없습니다.
중국어(만다린)에 대해 생각하신다면, 사실 큰 회화 실력의 향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홍콩 학생들이 중국어로 소통은 가능하지만 실생활에서 굳이 사용하지 않으며 당연히 광동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따로 공부하지 않는 한 중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 한국에서 달리 크게 메리트가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인클래스 작문 시험 하나를 제외하곤 모두 과제로 시험을 대체하는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암기식 시험에 대비한 학습방법은 말씀드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면 한국 대학에서의 학습 방법과 다른 점은 크게 없어 보였습니다.
과제의 경우도 개인과제와 팀 과제 모두 한국에서와 크게 다를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저는 홍콩 대학교의 수업 분위기나 과제의 수준? 같은 전반적인 것들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파악하는 데에는 홍콩 현지 친구와 Full time 한국인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현지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나 조금 더 비싼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홍콩달러 단위가 원보다 더 작아서 계획 없이 쓰다 보면 생각보다 지출이 컸다고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이것저것 많이 챙겨간 편이었는데 사실 웬만한 물품들은 홍콩에도 다 있어서 (기숙사 근처 마트나 드럭스토어들만 가도 거의 다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굳이 가져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 정말 잘 가져갔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전기장판입니다. 특히 1월 개강인 봄학기에 파견 나가시는 분들은 전기장판이나 전기담요 등의 방한용품을 꼭 챙기시는 걸 추천합니다. 홍콩의 겨울은 한국에 비해 기온은 높지만 훨씬 습하기 때문에 더 춥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기숙사 방은 난방이 아예 되지 않아 저는 3월 초까지도 장판을 키고 잤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폴리텍 대학은 기숙사 근처에 정말 웬만한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생활하기에는 정말 좋은 위치에 학교와 기숙사가 위치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숙사 바로 근처에 식당이 엄청나게 많고, 메인 은행인 City Bank와 Bank of China도 매우 가깝습니다. 기숙사에서 요리를 해먹을 수도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재료를 한꺼번에 사두고 보관하기가 힘들어서 거의 라면이나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을 수 있는 간단한 가공식품만 기숙사에서 먹고 평소에는 거의 외식을 했습니다.
근처에 역은 Hunghom역과 Whampoa역이 있는데 모두 기숙사에서 10분 내외로 걸어갈 수 있어 교통에서도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두 역이 라인이 달라 목적지에 따라 더 편한 역에서 출발하면 되고, 또 두 역 모두 각자의 라인의 종점이라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ㅎㅎ 그리고 홍콩 MTR은 배차간격도 빠른 편이라고 느껴서 편했습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해외에 온 만큼 MTR을 타고 아무 역에나 내려 구경하는 것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쇼핑을 좋아하신다면 홍콩은 거의 모든 역에 대형 쇼핑몰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할 것입니다.
또 홍콩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많은데 대부분 센트럴역 페리터미널에서 페리를 타고 1~2시간 내외로 갈 수 있습니다. 저는 갔던 섬들 중 청차우 섬은 두 번 방문할 정도로 굉장히 예쁘고 좋았습니다.
다른 여가생활로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카페에 가거나 영화를 보러 갔고 기숙사 근처에 바닷가 산책로가 있어 날이 좋은 날엔 거의 매일 산책을 나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기숙사 안에 당구장과 게임실, 헬스장, 댄스룸, 명상실, 수영장 등이 구비되어있어 틈틈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휴나 주말을 이용하여 가까운 해외로 여행을 가는 친구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저는 설날 연휴에 중국 심천을, 학기가 끝난 후에는 태국에 다녀왔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저는 교환기간 동안 침사추이에 있는 홍콩 한인교회에 다녔는데 그곳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재미있는 추억도 많이 쌓았습니다. 종교가 있으시다면 파견국가에서도 다닐만한 곳을 알아보시길 추천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걱정도 많고 기대도 많던 교환학생이었습니다. 끝나고 나서도 행복했던 순간과 아쉬웠던 부분이 많이 생각납니다. 돌아온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벌써 교환학생으로서의 시간들이 꿈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향했던 홍콩이라는 나라가 그 짧은 시간으로 인해 굉장히 가깝게 느껴지고 언제든 또 가고 싶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임하느냐에 따라 같은 교환기간이 매우 달라질 텐데, 무엇보다 많이 즐기고 배우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