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는 1905년에 설립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 대학교입니다. 아시아 대학 순위 1위를 할 정도로 명문 대학교이며, 학생들이 굉장히 학구적인 편입니다. 매년 많은 교환학생들을 받고 있으며, 수업 커리큘럼이나 기숙사, 학생 편의시설, 동아리 등 또한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입학 세 달에서 네 달 전, 입학처에서 메일이 와서 안내사항을 따라 수강신청을 하면 됩니다.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은 선호도에 따라 10순위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입학처에서 우선순위와 인원 수 등에 따라 배정해줍니다.
기숙사 신청은 입학 두 달 전 안내 메일로 공지가 됩니다. 사이트에서 원하는 타입의 기숙사를 선택하시면 배정 결과는 이후에 메일로 통보됩니다. 되도록 일찍 신청하는 게 유리한 것 같습니다. 저는 Residential College 4 (RC4)에 배정받았는데, 모든 방에 에어컨이 있고 식당이나 편의시설이 많은 Utown과 꽤 가까워서 (걸어서 10분 정도)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버스 정류장이 굉장히 가까워서 주변이나 시내에 나갈 때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Residential College 는 총 네 곳이 있는데, Tembusu, Cinnamon, CAPT, RC4로 이루어졌습니다. Residential College의 특징은 기숙사 내 학생들끼리 단합이 잘 되어 각종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많다는 점, 공용 주방과 공용 화장실 및 샤워실을 사용한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nghelp@nus.edu.sg>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 Chinese 4 [LAC3202]: 학교에서 중급중국어 1까지 수강하고난 뒤 중국어를 계속 공부하고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급중국어 1보다는 배우는 내용이 쉽고 문법이나 단어도 훨씬 적게 요구되는 편이라는 생각합니다. NUS에서 외국어 강의를 수강하려면 해당 외국어 레벨 테스트를 치러야 하는데, 보통 개강 며칠 전에 보게 되고 날짜는 일찍이 공지됩니다. 대개 중국어 수업에서 다른 학생들과 많이 교류할 수 있었다고들 하는데, 제가 수강했을 때는 강의실이 컴퓨터 랩실이어서 활동을 많이 하기보단 교수님 말씀을 듣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업은 중국어로 진행되는 한편 종종 영어로 부연 설명이 되기도 합니다. 로드는 퀴즈 몇 번과 기말고사, 그리고 중후반부에 중국어로 라디오 녹음과 TV 뉴스 진행(스크립트 사전 준비)이 있었습니다.
- History and Popular Culture [HY2260]: 서양사학 부전공을 하게 되어 신청한 강의입니다. 영국사 강의였는데, 세계2차대전 이후 영국의 제국으로서의 지위 상실과 이후 문화적 현상들을 네 가지 큰 주제로 묶어 당시의 대중문화를 통해 분석해보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제작된 영국 영화들을 중점적으로 다루었고, 매 수업마다 강의를 한 이후에는 영화를 한 편씩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엔 영화에 대해서 IVLE라는 eTL 비슷한 사이트에서 그룹별로 토론을 해야했고, 토론에 참여한 정도가 성적에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3주 마다 한 주제가 끝나고, 그때마다 감상한 영화를 분석하고 역사적 내용을 덧붙여 에세이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따로 시험을 치르지 않았고, 한 학기 동안 총 네 편의 에세이를 제출하면 됐습니다.
- Introduction to Art History [AH2101]: NUS에서 몇 안 되는 미술사 강의 중 미술사 전반을 공부하는 입문 수업이었습니다. NUS에 미술사 강의가 개설된지 실제로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로드는 중간고사 한 번과 조별 발표, 그리고 2,000단어 가량의 기말 레포트였습니다. 수업 시간에 내셔널 갤러리와 NUS 뮤지엄을 방문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교수님께서 전반적으로 교환학생도 배려해주시는 모습을 보이셨고, 기말 레포트 피드백도 상세하게 해주십니다. 튜토리얼은 격주로 있었는데, 조별로 발표를 진행하는 시간으로 활용되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영어와 중국어 둘 다 접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 NUS를 선택했었는데, 중국어를 접할 기회는 생각보다 적어서 수업 시간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영어는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싱가포르식 영어 발음, 즉 싱글리쉬가 심해서 처음엔 알아듣기가 힘들었으나 점차 적응되었습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나 수업에서 모두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공부하는 방식은 한국에서 수업을 들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리딩이 좀 더 많이 요구되는 편이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와이파이 공유기, 멀티탭, 어댑터(여러 개 있으면 유용함) 등이 필요합니다. 이불, 베개, 매트리스 커버는 학교 근처 이케아에서 구입했습니다. 세제 같은 소모품은 구입해서 쓰는 게 편합니다. 저는 작은 캐리어 하나를 챙겨가서 장기간 여행을 다닐 때 유용하게 썼습니다.
싱가포르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데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느꼈고, 다만 담배나 술은 굉장히 비싼 편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주로 Utown 식당을 이용했는데, 푸드코트 같은 곳도 두 군데 있고 ‘황’이라는 한식당도 있어서 종종 이용했습니다. 가격도 한 끼에 4-6달러 내외로 적당한 편입니다. 그리고 Residential College는 기숙사 식당에서 아침, 저녁마다 meal plan을 제공해서 아침을 꼬박꼬박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 내에 University Health Centre (UHC)라는 보건소가 있고, 정문 근처에는 대학 병원도 있는데 이곳은 진료 받으려면 예약을 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내에 ATM이 여러 군데 있어서 거기서 주로 돈을 인출했습니다. 특히 Utown에 ATM이 대략 4-5개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Kent Ridge역에는 씨티은행 ATM이 있어서 씨티카드를 발급받았던 저는 Kent Ridge역에 갈 때 겸사겸사 돈을 인출했습니다.
교통은 주로 버스나 MRT를 이용했고 eZ-Link카드로 모두 이용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eZ-Link카드는 기숙사에서 세탁기를 이용하거나 도서관에서 복사, 출력을 할 때, 또 키오스크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할 때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싱가포르 내 주요 통신사로는 SingTel과 StarHub가 있는데, 저는 SingTel 유심을 공항에 도착했을 때 15달러짜리 선불 유심을 사서 싱가포르 번호를 발급받고 계속 충전해서 썼습니다. 통신사 앱을 깔면 잔액 확인 및 충전이 가능합니다. SingTel이 좀 더 많이 쓰이고 빠르다고 하는데, StarHub를 쓰면 동남아 여행 시 자동으로 로밍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해당 국가 유심을 구매해서 썼습니다.
3. 여가 생활
주로 싱가포르 시내 탐방을 하거나 여행을 갔습니다. 주말을 이용해서 짧게, 그리고 Recess Week이나 Reading Week에는 길게 여행을 갔습니다. 저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바탐, 미얀마, 태국, 베트남, 호주를 다녀왔습니다. 항공편 요금도 저렴해서 동남아나 호주 여행을 하기 적합합니다.
매주 목요일에는 KCS라는 한국 문화 교류 동아리에서 한국인 교환학생들과 한국에 관심이 많은 싱가포르 친구들이 모여 모임을 가졌습니다. 저는 목요일 저녁까지 수업이 있어서 자주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학교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싱가포르 버디,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자리입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싱가포르에 떠나기 직전까지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막상 도착한 후에는 하루하루 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즐겁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NUS에서 새롭고도 소중한 경험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낯선 외국에서 오랫동안 지내보며 저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고, 상대적으로 가뿐한 한 학기를 보내며 학업 외에 제가 하고싶었던 다양한 활동들을 해볼 수 있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 친구들도 사귀며 문화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를 대하는 데에 두려움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 경험은 후회 없는 시간이자 대학생활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