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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심O아_Hitotsubashi University_2017학년도 1학기 및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17 December 2018

I. 파견대학

 1. 개요

히토츠바시 대학(一橋大?)은 한국에서의 비교적 낮은 인지도와 달리 일본 내에서는 도쿄대와 교토대를 잇는 명문 국립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상학부, 경제학부, 법학부, 사회학부로 구성된 문과 대학이고, 그 중에서도 상(商)학부가 유명하여 재계로의 진출이 우세한 학교이죠. 또한 타 학교에 비해 진보성향의 교수진이 많은 것도 특징적입니다.

교환학생으로서 보기에, 히토츠바시 대학은 교환학생 복지가 뛰어나고, 인근 4개 대학 학생들의 자치로 자유롭고 활발하게 운영되는 국제 기숙사는 일본 내에서도 드문 사례로서 여러 일본인 학생 및 교환학생들과 교류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또한 도심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어 고즈넉한 일본의 교외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지요. 반면, 아무래도 문과대학인 만큼 종합대학의 교환학생에게는 수업의 선택 폭이 좁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 신주쿠까지 약 40분의 시간, 약 500-700엔의 교통비가 소모되어 도심탐방에 썩 적합하지 않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교환학생 생활을 원하는 학우에게, 학교가 제공하는 안정적인 시스템과 국제기숙사의 생활공동체가 존재하는 히토츠바시 대학을 거침없이 추천합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히토츠바시 대학은 2017년 봄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학기의 4학기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강신청은 봄, 가을학기 이전에 두 학기 단위로 신청하지만, 수업은 봄[가을], 여름[겨울], 봄-여름[가을-겨울], 통년 수업으로 나뉘지요. 기말고사 기간이 정해져 있기에 봄, 가을학기가 끝나면 짧은 방학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일본어 수업의 경우, 레벨 테스트를 기반으로 선택하게 되지만 반드시 맞춰서 들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하, 중, 상 전반, 상 후반 중에서 상 전반의 레벨을 받았지만, 중급과 상급 후반의 수업도 선생님과의 상담 뒤에 무리없이 수강하였습니다. 추천 수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야나기다 나오미 (문장표현 중급): 문장 수업이라고는 하나 그룹활동이 주가 되기에 다른 교환학생들과 안면을 트고 편안하게 일본어 연습을 하기에 좋았습니다. 물론 일본어 문장 연습도 매번 두 번의 첨삭을 받을 수 있어 자연스러운 표현을 익히고, 본인이 자주 틀리는 부분이나 문장 습관을 고치기에 좋습니다. 선생님도 정말 매력적이고 좋은 분이세요. 반드시 중급을 맡으시는 건 아닌 듯이 보이지만 다른 레벨이어도 큰 틀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아베 타츠오 (문장표현 상급 2): 추천합니다. 현직? 전직? 코미디언 출신인 선생님이기에 꽤나 위트 있게 수업을 하시고, 매번 독특한 주제의 글쓰기 숙제를 내주시기에 다양한 관점의 글을 써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길거리의 모르는 사람에게 1만엔을 빌리는 문장”과 같은 주제가 있었네요. 이렇게 쓴 글 중에 우수한 사례와 부족한 사례를 뽑아 수업에서 함께 살펴보고, 그 외에 문법 표현과 일본의 문화에 대해 배우는 것이 수업의 큰 틀입니다. 단점은 정규 유학생도 함께 수강하는 만큼 난이도가 상당히 높고 낮은 레벨의 학생은 잘 받지 않기에 듣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상급 전반과 후반 수업을 모두 담당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첫 수업은 어중간한 마음으로 들어온 학생을 걸러내기 위함인지 상당히 과격하고 날카로운 분위기를 연출하시기도 합니다. 저도 기분이 상해서 그만둘 뻔했는데, 바로 다음주부터는 그러지 않으시더라고요.)

 

-      그 밖에 사에구사 레이코 선생님의 구두표현, 이오리 이사오 선생님의 문법, 마츠이 사키코 선생님의 한자 단어 수업도 추천합니다. 이오리 선생님의 경우, 수업이 매우… 졸립긴 하지만 친구의 말로는 자주 틀리는 문법 표현을 굉장히 잘 짚어주신다고 합니다.

-      고은숙 선생님의 독해 수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내신 공부할 때와 비슷한 교육방식이어서 개인적으로 배우는 바가 별로 없었습니다.

 

 저는 일본어 수업 외에도 여러 개의 전공 수업과 학부 교양 수업, 그리고 재미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사회학부의 수업을 들어보고자 하는 분께는 다음 수업들을 추천합니다.

 

-      프랑스어권지역문화론(森千香子모리 치카코): 강의명만 보면 개괄수업 같지만 선생님의 전공 내용에 충실한 수업입니다. 프랑스의 ‘교외’지역을 둘러싼 계급 격차와 이민(移民)의 문제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아주 재밌는 수업이었습니다.

 

-      젠더와 사회, 젠더론(佐藤文香사토 후미카): 사토 선생님은 히토츠바시 대학 내에서 대표적인 젠더 연구자이시고, 젠더를 주제로 하는 재미를 운영하는 분입니다. 총 3개의 학부 교양 수업을 진행하시는데, 젠더와 사회는 젠더와 페미니즘의 개괄적 내용을 다루는 선수강 과목이고, 젠더론은 페미니즘 논의 내에서 논쟁이 되는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심화 과목입니다. 해외의 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본 학자들 간의 논쟁에 대해서도 다뤄주시기에 흥미로웠습니다.

 

 

-      아시아사회사총론B(佐藤仁史사토 요시후미): 이 수업 또한 적극 추천합니다. 구술사를 방법론으로 중국지역을 전공하신 선생님께서 중국 농민, 일본 화교, 그리고 전후 인양자(引揚者)에 대해 가르쳐주십니다. 특히 인양자의 경우, 일본의 민간인들이 어떻게 만주로 건너가게 되었는지, 전후 만주지역으로부터 돌아오지 못하고 남게 되었던 일본인들이 어떤 식으로 패전과 냉전, 혁명을 경험했는지를 배웁니다. 한국에서는 쉬이 접하기 어려운 역사인 만큼 꼭 들어보길 권합니다.

 

 한편, 일본 대학의 교육 제도에서 특징적인 것은, 지금까지 몇 번 언급했던 ‘재미’ 제도입니다. 3학년 학생들이 관심있는 세부전공의 지도교수님을 선택하여 2년 간 함께 책 세미나를 포함한 전공 지도 및 논문 지도를 받는 것입니다. 강의식 수업이 대부분인 히토츠바시에서 현지 학생들은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을 수 있고, 학생들의 논문 발표회나 선생님이 종종 알려주시는 외부강연, 관련 행사에 참석하며 관심 주제에 대해 더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다만 역시 현지 학생들의 논의를 따라가고, 발제를 주도하는 게 녹록치 않은 일이긴 했습니다. 숙련된 연사에 의해 정리된 내용이 전달되는 수업과 달리, 학생들은 대체로 본인 스스로도 정리되지 않은 내용을 빠르게 말하기 때문에 청해 난이도가 배는 어려웠습니다. 일상 회화가 아니라 전공지식에 대한 생각을 일본어로 전달하는 것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어려운 만큼 일본어가 많이 느는 건 확실합니다. 또한 달리 얻어갈 수 있는 게 정말 많은 것이 재미인 만큼, 공부에 의욕이 있는 학우라면 꼭 참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속했던 사토 후미카 선생님의 재미는 가을-겨울학기 간 총 4권의 책을 교대로 발제하여 논의하는 책 세미나로 진행되었는데, 지도교수님에 따라 난이도 및 분위기가 상이하다고 하니 국제과 사람들이나 해당 교수님과 상담하여 사정에 맞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일본에 가기 전에는 N1의 합격선(100)을 조금 넘는 점수였는데요, 다녀온 뒤에는 별도의 공부 없이도 단어에서만 9점 틀린 171점을 받았습니다.

 

 3. 학습 방법

 

일본어 수업보다도 학부 수업과 재미에 참여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재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주 책 수십페이지를 읽어야 했기 때문에 단지 따라가기만 해도 습득되는 단어량이 꽤 많았습니다. 수업의 경우, 일본어로 필기하는 연습을 조금씩 해보는 게 단어를 정확히 외우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청해는 사실 수업을 듣기만 해도 많이 늡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현지물가는 대체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고 생필품은 오히려 조금 싸다고도 합니다. 유난히 저렴한 것은 아보카도이고, 유난히 비싼 것은 교통비입니다. 신주쿠까지 나가는데 아무리 싸게 가도 편도로 510엔이 듭니다.

입국 시 꼭 필요한 것은 “전기장판”입니다. 하반기 교환학생뿐만 아니라, 상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은 4월까지는 두꺼운 겉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꽤 쌀쌀하고, 실내는 정말 춥습니다. 보일러가 아니라 히터를 사용하기에 건조해서 밤새 틀어 놓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므로, 전기장판은 그야말로 필수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상반기 교환학생은 여름과 간절기 옷뿐만 아니라 겨울 옷도 챙기고, 두꺼운 코트 하나쯤은 꼭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그 외에는 대부분 현지조달이 가능하고, 한국 라면 정도만 잔뜩 챙겨오면 좋습니다. 기숙사 근처 마트(オ?ケ??分寺支店)에서 신라면과 고추장을 팔고, 신오오쿠보역의 서울시장에서 한국 식재료를 구할 수 있긴 하지만 그 값이 4봉에 500엔 수준이고 종류도 다소 한정적이라 조금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기숙사에 대해 궁금할 것 같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히토츠바시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온다면 코다이라 국제캠퍼스에 투숙하게 될 것입니다. 1인 1실이고, 6인이 하나의 키친과 각각 두 개의 화장실, 샤워실을 공유하는 형태입니다. 옷장, 책상, 책장, 스탠드는 모두 구비되어 있고, 내부공간과 냉장고는 넉넉하며, 창이 큰 데다가 테라스까지 있어서 아주 쾌적합니다. 키친에 무엇이 구비되어 있을지는 철저히 거쳐간 학생들, 관리를 담당한 정규생의 성향에 따릅니다. 제가 머문 곳은 대부분의 향신료와 조리도구, 식기가 모두 갖춰져 있었는데, 친구의 경우 약간의 기본적인 도구밖에 없어서 자신의 것을 따로 구입해야 했다고 하는군요.

기숙사의 관리 및 운영은 상근직 관리자들과 더불어, ISDK(이스닥)이라고 하는 4개 대학 연합 학생자치조직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각 플로어를 총괄하는 RA, 하우스를 관리하는 CA가 존재하고, RA들은 welcome 파티, farewell 파티, 플로어 파티, 여름 물놀이 등을 주최하니 참여하여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의료의 경우, 이용한 바는 없으나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 의료보험에 가입하여 매달 1,000엔을 지불하게 되니 그에 해당하는 혜택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은행의 경우, 대부분 현지 체류 6개월이 지나지 않으면 통장개설이 되지 불가능한데요, 우체국(ゆうちょ)과 미츠비시(三菱) MFG 은행은 해당 조건 없이도 개설이 가능합니다. 우체국 FTM이 더 찾기 쉬우니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우체국을 이용하는 걸 권합니다. 한편, 한국으로부터의 엔 조달은 수수료가 적은 하나카드를 가져온 뒤, 환율이 낮을 때를 노려 수수료가 없는 세븐일레븐 ATM에서 돈을 뽑는 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교통은 스이카(전국)나 파스모(아마도 국지범위)를 구입하여 충전해서 쓰면 환승과 함께 약간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역에서 500엔에 팝니다.

통신의 경우 저는 B-mobile 등에서 유심을 구입해서 사용했습니다. 약 2-3,000엔 정도의 통신비면 현지생활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없으면 부재중 우편 수령 등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생기니 꼭 만들어두는 게 좋습니다.

 

3.    여가 생활

 기숙사 근처의 맛집을 몇 군데 추천합니다.

 

-      압구정(アックジョン): 자이니치이신 마마가 운영하는 한식 식당입니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파전, 부추전, 떡볶이, 냉면 등 대부분의 한식을 팝니다. 좀 비싸지만 일본 한식물가 평균이고, 좀 짜지만 맛있어요.

 

-      가츠라(桂): 가쿠엔 역에서 고쿠분지 역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돈카츠 식당으로, 일본 맛집평가 사이트인 타베로그에서도 평점이 아주 높은 장인의 맛집입니다. 11-1시만 문을 열고, 그마저도 평일의 이틀은 휴무인데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습니다. 미용실 바로 옆에 있는데 커다란 간판이 없으니 처음에는 찾기 힘들 수 있습니다.

 

-      다이키치(大吉): 기숙사 후문(?)으로부터 5-10분 거리에 있는 야키토리 맛집입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현지 아르바이트에 대해서. 저는 마지막 5개월간 슈퍼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도쿄에서는 최저시급이 1,000엔이 조금 안되는 정도이므로 적은 시간만 일해도 충분한 용돈 벌이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만날 수 없는 중장년 세대의 일본인들과 가깝게 교류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어요. 정보는 AN, イ?アイデム, downtown 등의 구인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개인사정으로 보고서 작성이 늦어져 교환학생을 마친 지가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초과학기에 다녀온 지라 마냥 즐길 수만은 없었던 일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일년이었습니다. 다른 말을 사용하는 낯선 곳에서 혼자 지내며 자신의 열등감이나 약점과 마주하게 되었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깊이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를 통해 저는 조금 복잡하면서도 한층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게끔 도움을 준 OIA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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