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하이델베르크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 있는 소도시로,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기차로 약 50분, 버스로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은 도시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자체가 대학 도시로, 도시 전역 곳곳에 강의실과 캠퍼스가 퍼져 있으며 학생이 도시 구성원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1386년 팔츠 선제후였던 루프레히트 1세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몇 백 년에 걸쳐 신학, 법학, 의학, 철학과로 구성되었다가 19세기 말부터 자연과학부가 추가되었고, 현재는 12학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세계대학랭킹에서 세계 30위권 정도의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 내 1위이자 유럽 내 7위의 유서 깊은 명문대학교입니다. 특히 전통적인 신학, 법학, 의학, 철학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명성이 높은 학과입니다. 총 학생 수는 2018년 기준 약 3만 명 정도이며, 그 중 외국인 학생이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 국제적인 대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하이델베르크로 파견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2018학년도 1학기에 처음 열렸습니다.
외국인 학생의 비중이 높은 만큼 도시 내 시민들 대부분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독일어를 배우는 것이 유리합니다. 특히 마트에서 생활용품을 구입할 때 기본적인 독일어 단어는 필수입니다. 교환학생과 유럽 내 Erasmus 프로그램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 학기 시작 전 preparatory German language course를 제공하는데, 이 어학코스의 신청은 교환학생 지원 후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보내는 서류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약 1달 간 주 5회 15시간씩 진행되는 수준별 독일어 어학코스이며,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므로 참여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저의 경우 이 코스를 통해 친해진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덴마크 친구와 학기 중 수업도 함께 듣고 공부와 여행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기가 시작되기 전 esn(Erasmus Student Network) 등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가하여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막상 학기가 시작되면 독일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바로 다음 수업으로 이동하므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으므로, 학기가 시작되는 4월 중순(겨울 학기의 경우 10월 중순) 이전에 미리 도착하여 이런 준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어학코스는 학기 중에 주 2회 진행되는 것도 신청할 수 있으며, 학기 중에는 더욱 다양한 주제와 코스로 진행됩니다. 앞으로 독일 대학에서 공부하실 분들을 위한 TestDaf 시험 대비반 등도 있습니다. A1~C2 수준까지 수준별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B2이하의 수업은 무료이지만 C1 이상의 경우 150유로의 수업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경제학부 강좌의 경우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도 꽤 많았습니다. 아마 다른 학과의 경우도 영어 수업이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들은 영어 수업들은 교수님께서 영어를 정확한 발음으로 천천히 말씀하신 편이라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강좌에 대한 정보는 https://lsf.uni-heidelberg.de에서 Veranstaltungen-Vorlesungsverzeichnis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 홈페이지, lsf 사이트, 그리고 자신이 지원한 분과(저의 경우 경제학부였습니다.)의 사이트, HEIDI(대학 도서관 사이트) 등을 미리 탐색해보시면 학기 중 시험 등록 등의 절차를 문제없이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어를 못 하시는 분들의 경우 사이트에서 언어설정을 영어로 바꾸고 탐색하셔야 합니다. 이것을 추천 드리는 이유는 Buddy Program 때문입니다. 초기 정착 때나 학교생활 중 다양한 어려움을 마주치실 때 Buddy가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Buddy Program의 경우 하이델베르크 측에서 보내는 서류에 지원 서류가 없는데, 저는 대학 홈페이지를 열심히 탐색하다가 우연히 지원창을 찾아냈습니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알아내려는 시도가 없으면 이런 유용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www.uni-heidelberg.de 사이트에서 Studium-Studium Kontakt-Internationale Beziehungen-Angebote und Veranstaltungen des Dezernats Internationale Beziehungen에 들어가면 국제 교류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중 저에게 가장 유용했던 것은 Exkursionen과 Buddy-Programm입니다. 우선 버디 프로그램은 교환학생 합격하신 후 바로 신청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저와 함께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파견된 두 학생 중 한 명은 독일 도착 전 버디가 배정되어 초기 정착에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었고, 나머지 한 명은 버디 배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저의 경우 신청은 일찍 했으나 경제학부 버디 배정이 조금 늦었던 모양인지 학기 시작 직전(3월 말 경)에야 버디가 배정되었습니다. 이미 비자 발급 등 초기 정착 과정은 완료한 후였지만, 이후 학교생활에 있어 버디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kursionen(영어로 excursion)은 외국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하이델베르크 대학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한 학기에 약 10번 정도 독일의 서로 다른 도시들과 지역을 단체로 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예컨대 저는 Bodensee, Trier, Schwarzbald 이 세 지역의 excursion을 신청했습니다. 학생지원처에 가면 익스커전 날짜, 장소, 신청 시작 날짜와 시간이 나와 있는 팜플렛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익스커전 프로그램은 저렴한 가격으로 가이드를 동반해 당일치기 혹은 1박/2박으로 혼자서는 쉽게 가기 힘든 곳도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인기가 매우 많습니다. 따라서 미리 가고 싶은 곳을 정해 신청 시작일에 최대한 일찍 프로그램 신청하는 곳(학생지원처)에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접 학생증과 돈을 들고 찾아가서 신청해야 한다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인기 있는 지역의 경우 신청 시작 2시간 경이면 마감됩니다.
오리엔테이션은 학기 시작 전 두 번 진행되는데, 저는 일정이 있어 첫 번째 오리엔테이션만 참여했지만 필요한 자료는 다 받았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때 나누어주는 자료는 주의 깊게 읽어보셔야 합니다. 특히 웹사이트에 학생 아이디를 등록하는 등의 절차는 학기 시작 전 정확하게 끝내야 원활한 학기 시작을 할 수 있습니다. 배부 자료에는 유용한 것이 많으니 주의 깊게 읽고 필요한 정보들을 빠짐없이 얻으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수강신청은 매우 간단합니다. 앞서 언급한 lsf 사이트에서 Veranstaltungen-Vorlesungsverzeichnis 섹션에 들어가면 학기 중 개설된 모든 과목의 강의계획서가 올라와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과에 들어가 강의 목록들을 보시면 각 강의마다 앞부분에 나와 있는 표에 강의 시간 및 장소가 나와 있습니다. 앞부분 정보에 (1) 미리 강의를 신청해야 하는 기간이 나와 있는 경우 그 기간이 되면 옆에 누르는 버튼이 활성화되거나 강의자에게 이메일로 신청하라는 지시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이메일을 보내거나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2) 기간 명시가 없는 경우 아래에 읽다보면 선수 과목이나 어떤 전공의 학생만 들을 수 있다는 제한 사항이 있습니다. 교수님께 메일로 자신의 전공, 선수 과목 이수 여부, 현재 교환학생으로 왔으며 언어 실력은 어떤지 등을 보내서 교수님의 허락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제한 사항이 없더라도 교수님의 수강 허락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교수님의 허락이 있다면 강의 첫 시간에 교실에 가 있으면 됩니다. 첫 시간에 수강자 명단을 돌릴 때 이름을 기입하면 됩니다. 이것은 시험을 보든 청강을 하든 마찬가지입니다.
서울대에서 학점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점수(Note)가 있는 성적표(Schein)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업 등록과 별개로 시험 등록을 해야 합니다. 교수님께서 따로 언급이 없으시다면 시험 기간 한 달 전 경부터 시험등록을 온라인으로 해야 합니다. 이 시험 등록을 하지 않으면 성적표를 받을 수 없으므로 시험 등록에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온라인 시험 등록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지원한 분과의 과목만 가능합니다. 다른 분과의 과목을 듣는 경우 해당 분과의 사무실에서 시험 등록을 하는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단 각 과목마다 시험 방식과 등록 방식이 다르므로 반드시 모든 과목의 교수님과 조교님께 시험 등록 절차를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 등록 절차와 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반드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각 과목의 시험을 치른 후 Schein을 직접 수거하는 경우도 있고, 온라인으로 전산 처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그 과목 해당 분과의 Sekretariat 또는 Prufungsamt에 가서 자신의 Schein을 exchange coordinator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자신이 직접 수거하는 경우 해당 분과에서 도장을 받아야만 공식적인 Schein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exchange coordinator가 누구인지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Herr Oliver Ehrhardt였습니다.
기숙사 신청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오는 신청 서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www.stw.uni-heidelberg.de 는 기숙사와 학생식당을 담당하는 Studierendenwerk 부서의 홈페이지입니다. 이곳에는 하이델베르크 대학 기숙사 정보가 나와 있는데, 기숙사 신청 서류에서 자신이 원하는 옵션(예컨대 인터넷 연결이 반드시 되어야 한다, 저렴했으면 좋겠다 등)을 기입하고 특정 원하는 건물이 있을 경우 언급해주시면 우선 사항에 들어갑니다. Altstadt의 기숙사는 인터넷 연결이 되어 있지 않으므로 랜선 등 인터넷 연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INF 133에 배정받았습니다. 독일의 학기는 4월~9월, 10월~3월까지이므로 기숙사 신청을 하는 경우 기간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저는 preparatory German course 때문에 3월에 기숙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신청했습니다. 또 하나 유의하셔야 할 점은 계약 해지입니다. 해지 신청을 미리 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9월(겨울 학기의 경우 3월)에야 기숙사 계약 해지가 됩니다. 즉 다음 학기에 한국으로 돌아오셔야 한다면 7월 혹은 8월에 계약 해지를 원한다는 신청서를 최소한 떠나기 2-3달 전에 제출하셔야 합니다. 계약 해지가 되지 않을 경우 실제로 방을 뺐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기숙사비를 내야 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집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하이델베르크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중국 제외)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담당자는 Oliver Ehrhardt씨이고, Dezernat Internationale Beziehungen(International Relations Office) 소속이십니다. 연락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E-Mail: oliver.ehrhardt@zuv.uni-heidelberg.de
Tel: +49-6221-54 12734
Fax: +49-6221-54 12789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학기 전 독일어 코스 Vorbereitender Deutsch Kurs B2를 듣고, 학기 중에는 같은 기관에서 하는(대부분 Max-Weber-Haus에서 합니다) Kursbegleitendes Deutsch C1를 들었습니다. 언어코스를 제외한 수강과목은 경제학부 과목으로는 Auβenwirtschaft(국제경제학), The US in the World Economy Since 1945를 듣고, 독문 관련 과목으로는 Novelle im 20. Jahrhundert, Das System der deutschen Wirtschaft nach 1945, Deutsche Wortgeschichte를 들었습니다. 국제경제학은 경제학부 전공선택과목으로 무역, 국제 금융 등에 관하여 배우는 과목이고, The US(이하 생략)은 경제사, 국제경제학, 국제정치학의 관점에서 1945년 이후 미국의 경제에 대해 배우는 과목입니다. Novelle im 20. Jahrhundert는 Proseminar 형식으로 독일 문학 중 노벨레라는 형식의 20세기 주요 작품들을 배우고 조사하고 연구하는 과목입니다. Das System(이하 생략)은 독일의 사회시장경제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그 하에서 보험제도, 경제 체제 등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배우는 과목입니다. Deutsche Wortgeschichte는 독일어 단어들의 기원과 그 변형 과정을 배우는 언어학 계통 수업입니다.
저는 경제학부 학생이라면 국제경제학과 The US(이하 생략)를 추천하고, 아니라면 Deutsche Wortgeschichte를 추천합니다. Deutsche Wortgeschichte는 무려 기말 한 방이고 구술시험의 형태인데, 4명 정도가 교수님과 함께 한 학기 동안 배운 내용에 대해 말하는 시험입니다. 길게 말할 필요도 없고 자신이 흥미로웠던 부분이나 기억나는 부분을 잘 말하면 1,3(상당히 높은 점수입니다)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저는 이미 독일어를 5년 정도 배우고 갔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preparatory German Course를 통해 문법이나 독해가 아닌 말하기와 청해 실력을 많이 기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강의를 독일어로 듣다 보면 청해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교환을 다녀 와서 독일어 회화에 대한 자신감이 부쩍 늘었습니다.
3. 학습 방법
대부분의 Vorlesung 즉 강의 형식의 과목들은 서울대에서 공부하시던 것처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책을 찾아보고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두되, 시험을 독일어로 치든 영어로 치든 단어가 막힐 가능성이 높으니 단어를 유의해서 보다 보면 시간이 1.5배~2배 정도 더 드는 것 같습니다. Proseminar의 경우 매주 읽을거리도 많고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 해서 훨씬 높은 독일어 실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고 실력도 일취월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주로 Hauptbibliothek 즉 중앙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는데, 시험 기간에 자리가 꽉 차기 때문에 좌석 찾기가 다소 힘들 수 있습니다. 어떨 때는 Mensa(학생식당)이 주전부리도 있고 책상도 넓어 좋을 때가 있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다양한 블로그 탐색을 통해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물품의 리스트를 만들고 하나씩 챙겨갔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온갖 것을 다 챙겨갔지만, 막상 가 보니 현지에 있는 것도 많아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은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챙긴 결과 두 개의 캐리어+한 개의 배낭+한 개의 크로스백의 무게가 합쳐서 50kg쯤 되는 무시무시한 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공항에서 도시로 이동해 기숙사에 짐을 풀기까지의 여정이 매우 많이 험난합니다.
저는 무려 밥솥을 배낭에 넣어 갔는데, 현지에서도 아시아마켓에서 밥솥을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밥의 맛이나 활용도에 있어서는 한국 밥솥이 좋지만, 너무 무거우면 그냥 현지에서 사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밥솥은 초기 정착 때 밥도 할 수 있고 간혹 가스레인지가 들어오지 않을 때 국이나 라면도 끓일 수 있어 매우 유용했습니다. 심지어 가스레인지가 안 될 때 삼계탕도 그것으로 해 먹었으니까요.^^
여권과 증명사진, 여권사진, 여권 복사본, 기숙사 계약서 및 입학허가서 등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온 모든 서류들은 원본과 사본 5장 정도를 가져갔습니다. 약간 남았지만 생각보다 사본과 사진들이 들어가야 하는 서류가 많기 때문에, 증명사진과 여권사진은 반드시 많이 챙겨가세요. 독일 사진관은 매우 사진도 못 찍고 비쌉니다. 서울대 학생증은 입국 후 독일 학생증이 나오기 전까지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외국에서 인터넷 결제를 할 때가 있어, 공인인증서도 챙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급할 때 쓸 수 있는 현금도 초기 정착 비용을 생각해 1000유로 정도 들고 가시되, 도난을 대비해 지갑 외의 다른 곳에 분산시켜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세면용품 등은 독일 것이 있으니 많이 가져가실 필요는 없고, 초반 일주일 정도 버틸 분량만 가져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수건은 6개월 분량 들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 수건이 값싸고 질이 좋으며 한국인 피부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노트는 가서 사셔도 무방하나, 볼펜 등 필기구는 가져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동전지갑도 당장 도착해서부터 현금을 쓰기 때문에 꼭 필요합니다. 노트북은 당연히 챙기셔야 하고, 공유기나 드라이기도 한국에서 가져가시는 것이 훨씬 저렴합니다. 약 종류도 드시는 것과 비상약은 챙겨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독일은 병원이 미리 예약하고 가는 시스템이라 시간이 상당히 걸립니다. 숟가락은 구입할 수 있지만 젓가락은 반드시 챙겨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방에서 신을 슬리퍼와 욕실용 슬리퍼는 다이소 등에서 저렴하게 구입해 가세요. 특히 실내용 슬리퍼는 이상하게 발견하기 쉽지 않습니다. 참고로 옷걸이는 인터넷에서 주문하거나 백화점 혹은 IKEA에 가야만 구입할 수 있고 괜히 비싼 편이기 때문에, 초반에 급한 것 걸어놓을 양은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옷걸이가 도중에 부족해져서 구하려고 했는데 IKEA가 하이델베르크에 없어 백화점에서 살 수 밖에 없었고, 그것들은 가성비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물품들은 대부분 독일에서 DM 등의 마트에서 저렴하게 구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 통신
독일 현지 유심칩은 Vodafone, O2, Deutsche Telekom 등이 있습니다. 저는 미리 조사한 결과 Alditalk이 가장 저렴했기에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Frankfurt 시내에서 Aldi에 들러 Aldi Talk Prepaid Starter Set을 구입했습니다. Aldi는 Rewe, Lidl 등과 함께 독일에서 가장 많고 유명한 마트입니다. 이 프리페이드 스타터셋은 독일 ALDI 매장 어디에서든지 살 수 있습니다. Kasse(계산대)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물건을 놓는 레일 위쪽 가판대에 많은 유심들과 충전카드가 있는데, 그 중에서 스타터셋을 찾으시면 됩니다. 혹은 줄을 서서 차례가 오면 "Prepaid Starter Set bitte"라고 하면 꺼내서 계산해주십니다. 가격은 12.99유로이며 이 중 2.99유로가 심카드 값이고 10유로는 충전할 수 있는 Guthaben(요금)이 처음에 들어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요금이 부족해지면 알디 매장에서 5유로/10유로/15유로 등등의 카드를 꺼내면 계산 후 따로 영수증 같이 생긴 것을 받게 되는데, 그 위에 기입된 16자리 숫자를 meinalditalk.de에서 Guthaben 충전 중 Bon으로 하는 곳에 입력하면 요금이 충전됩니다. 혹은 독일 계좌와 연동하면 자동으로 요금이 빠져나갑니다. 스타터셋 구입 후 포장을 뜯으면 종이에 심카드가 붙어있습니다. 이 카드를 활성화시키려면 여러 과정이 필요합니다. 심카드가 붙어 있는 옆에 자신의 Telefon-Nr.(전화번호), SIM-Karten-Nr.(심카드 고유 번호), PIN 1, PUK 1, PIN 2, PUK 2가 적혀 있습니다. 이 중 중요한 것은 PIN 1과 PUK 2입니다. PIN 1는 휴대폰을 껐다가 켤 때마다 입력해야 하는 비밀번호입니다. 이를 입력하지 않으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기억하고 어딘가에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PUK 2는 개통할 때 필요한 번호입니다. 개통을 위해서는 화상통화를 진행해야 하는데, 반드시 크롬으로 접속하셔야 합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로는 화상통화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크롬에서 알디톡 홈페이지에 들어가 SIM-Karte aktivieren을 클릭하면, 심카드 번호(휴대폰 번호가 아닙니다!)와 PUK 2 번호를 입력하는 칸이 나옵니다. 이후 개통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는데, 잘못 기입하지 않도록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독일어를 잘 못 하시는 분들은 네이버에 ‘알디톡 개통하기’를 친 후 블로그에 언급된 입력 방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Kontaktdaten에 주소를 쓰게 되어 있는데, 기숙사를 배정받으면 주소를 미리 외워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앞으로 모든 서류를 작성할 때 도로명, 도로번호, 우편번호, 도시이름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바로 요금제를 선택하셔도 되고, 개통 이후에 meinalditalk.de 홈페이지에서 요금제를 신청하셔도 됩니다. 저는 데이터 1.5기가, 통화 및 문자 무제한, 유럽 내 로밍 가능한 Paket S(28일에 7.99유로)를 계속 사용했습니다. 이 비용은 초기 비용 10유로에서 빠져나가므로 첫 한 달 동안은 요금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개인정보 입력이 끝나면 신원확인 절차로 화상통화를 하는데, 독일어에 자신이 없으신 분들은 영어를 선택해도 직원이 영어를 못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옆에 독일어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 상태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Zur Video-Identifizierung 버튼을 누르고 화상통화를 통해 직원의 지시대로 절차를 마치면 입력한 이메일로 등록 메일이 옵니다. 이제 http://www.meinalditalk.de 에서 Neu registieren을 하고 절차대로 따라 하면 됩니다. 사실 독일에서 대중교통 내나 건물 안에서 인터넷 연결이 잘 되지 않는데다 수업동 부근에는 와이파이가 어느 정도 터지는 편이므로 기숙사 내에 공유기를 설치하셨거나 와이파이가 된다면 1.5기가로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유기는 한국이 더 저렴하니 미리 구입해가시고, 반드시 설치도우미를 미리 다운받아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개통 후 전화번호는 이후 서류 작성 시 필요한 정보이므로 외워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 날씨
저는 2월 28일 독일에 입국하여 8월 24일 귀국했습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매우 추워서 두껍게 입고 패딩을 입었는데도 그야말로 뼈를 때리는 추위였습니다. 기온이 아주 낮다기보다는 바람이 매서운 편이었습니다. 겨울에 독일에 있으시는 분은 패딩, 목도리, 장갑은 필수로 가지고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핫팩은 매우 유용했습니다. 독일은 방 한 구석에 벽에 부착된 보일러가 있으므로 넓은 공간 등은 실내여도 추운 편입니다. 3월 말까지는 햇빛이 든 날이 하루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흐리고 우울한 날씨이므로 지나치게 우울에 빠지지 않도록 활력소를 스스로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4월부터는 급속도로 날씨가 풀리고, 밝고 건조한 나날이 여름까지 계속됩니다. 독일의 경우 비가 와도 우산이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강수량이 적은 편입니다. 4월부터는 거의 얇은 블라우스와 반팔을 혼용해 입었습니다. 올해 5월에는 이상 기후로 급격하게 더운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심지어 민소매를 입어야 할 정도로 급격하게 더운 날이 연속으로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긴팔 블라우스를 입을 정도로 애매한 날씨도 종종 왔습니다. 한여름은 매우 더웠지만, 밤에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항상 가디건을 챙겨 다녔습니다. 한국과 같은 열대야는 없으며, 밤에는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편입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이상 기후로 인해 38도 경까지 기온이 올랐지만, 이후 30도, 31도 경으로 비교적 빨리 회복했으며, 8월 말에는 20도 대로 떨어졌습니다. 매일 기온이 일관성 없이 변하므로 일기예보를 보고 그날 입을 옷을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교통
도시 자체가 작은 편이라 기숙사부터 Altstadt까지 산책 삼아 걸으면 30분 정도면 중요한 곳을 전부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등교할 때는 아무래도 걷기보다는 자전거나 버스를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한 학기만 다녔기 때문에 자전거를 사지 않고 학생들을 위한 Semester Ticket(165유로)을 구입해 모든 대중교통을 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중앙역 맞은편에 있는 VRN 사무실에서 티켓을 구입했는데, 원칙 상 학기 시작이 4월부터였기에 Semester Ticket이 4월부터 9월동안 유효하다는 사무실의 정보를 믿고 3월 한 달을 위한 Monatskarte(한달권, 78유로)도 구입해서 교통비가 매우 많이 나간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학기 마찬가지로 세메스터 티켓을 구입한 다른 친구들의 정보를 종합한 결과, Uni Platz의 Studierendenwerk office와 중앙역의 VRN office에서는 유효기간이 4월부터만 가능한 반면, 중앙역 내의 DB office에서 Semester Ticket을 구입하면 운이 좋은 경우 3월부터 8월까지 유효하도록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학 코스 때문에 일찍 하이델베르크에 가시는 분들은 중앙역 내 DB Office에서 학생증과 3월(혹은 9월) 한 달간 대학에서 제공하는 어학코스를 다닌다는 증명서를 지참하여 이 Semester Ticket을 구입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세메스터 티켓을 소지하고 있을 경우 인근의 큰 도시인 Mannheim까지 S-Bahn, Bus, Tram 등을 타고 무료로 갈 수 있어 쇼핑을 종종 만하임으로 가기도 합니다.
만약 자전거를 구입하신다면 Semester Ticket은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자전거 길도 잘 정비되어 있고 거치대도 많아 현지 학생들은 자전거를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중고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의 정보 등은 OT 시간에 나누어주는 종이에도 있고, 기숙사 1층 게시판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은행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거래 은행은 Sparkasse Heidelberg입니다. Uniplatz에 있는 Sparkasse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체크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한국과 달리 체크카드로는 인터넷 결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독일 Paypal에 계좌를 연동하여 인터넷 결제 시에는 페이팔로 결제를 하였습니다. Sparkasse Heidelberg의 경우 다른 도시 Sparkasse의 atm에서는 입금이나 인출도 불가능합니다. 또한 하이델베르크 내의 atm에는 입금 기능이 없기 때문에, 유로화를 입금하기 위해서는 은행 영업시간에 Kasse를 방문하여 직접 돈을 넣어야 합니다. 저는 초기에 모든 유로화를 다 넣어두었습니다. 은행 내에는 세 가지 유형의 기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예금 인출, Pin 변경 등을 처리하는 atm이고, 하나는 입출금 내역 및 잔액 현황을 인쇄하는 Kontoauszug이며, 마지막은 계좌이체(Uberweisung)가 가능한 기계입니다. Kontoauszug은 주기적으로 확인해 주어야 은행 측에서 잔액 및 내역을 확인하라는 편지나 벌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계좌이체의 경우, 기계로 하지 않고 은행의 Kasse에서 직원을 통해 하면 모든 내역마다 서비스 비용 8유로가 부과됩니다. 따라서 인터넷뱅킹을 신청하거나, 은행 atm의 계좌이체 기계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의료
독일 병원은 대체로 미리 전화 혹은 현장 방문으로 예약을 해서 Termin을 잡은 후 가야 합니다. 만약 AOK 등 공보험을 들었다면 매달 큰 금액을 내는 대신 Private Clinic을 제외한 모든 병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치과나 피부과 등도 최대한 많이 가시는 게 좋습니다. 미리 예약하실 때 독일어로 통화가 불가능하시다면 꼭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세요.
3. 여가 생활
저는 여행을 매우 많이 다녔습니다. 독일어 코스가 끝나고 학기가 시작하기 전 약 2주의 시간 동안 이탈리아를 다녀왔고, 학기 중에도 excursion 프로그램을 신청해 주변의 소도시들을 많이 답사하고 주말과 공휴일을 이용해 파리, 스페인, 포르투갈, 런던 등을 다녀왔습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프랑크푸르트 한 공항 모두 플릭스버스로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어 교통비가 생각보다 덜 들고, 여행상품들도 다양하고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면 한국에서 국내여행을 가는 경비로 갈 수 있습니다.
esn에서 주관하는 pub night에 참여하거나,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분을 맺으면서 함께 이야기하고 네카 강변을 산책하고 바비큐 파티를 하는 등 사람들과의 교류도 많았습니다. 또한 주변을 잘 보다 보면 콘서트 광고가 매우 많아, 각종 음악회와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을 당일에 찾아가 매우 저렴한 가격이나 때로는 무료로 보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찾고 광고를 읽을수록 이런 기회가 많이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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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어느덧 돌아온 지 3개월이 넘었습니다. 교환학생 시절이 너무나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그곳에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가치관을 교류하며, 많은 삶의 모습을 보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열린 사고방식을 갖게 된 것이 교환학생으로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문화를 보고, 평소에 접하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조금이나마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비교적 학업 스트레스가 적은 상태에서 여유롭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뜻 깊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6개월은 평생 가장 찬란하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