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Universitat Pompeu Fabra는 역사가 깊은 대학은 아니지만 현재 스페인 대학 순위에 항상 꼽히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학입니다. 경제와 인문학에 특성화되어 있으며 과목에 따라 여러 개의 캠퍼스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메인 캠퍼스인 Ciutadella 캠퍼스는 바르셀로나 중심부이며 해안 근처에 있는 아름다운 공원인 Parque de la Ciutadella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고 인문학, 경제, 법 등의 부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곳이 주로 학생들이 많이 공부하는 곳이며 캠퍼스 건물 바로 옆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건물은 이전 Ciutadella공원의 분수대에 물을 공급하던 물 저장소로 쓰이던 건물인데 현재는 개조하여 도서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은 수업을 받던 캠퍼스는 중심에서는 좀 떨어져 있지만. Glories 쇼핑센터 옆에 위치하여 있는 곳은 Poblenou캠퍼스 입니다. 이곳에서는 교환학생을 위한 스페인어 중, 고급 강의나 통번역 대학이 위치한 곳입니다. 세번째로는 이공계 부서를 담당하는 Campus de Mar이 있는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다가 보이는 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캠퍼스입니다. 이 밖에도 디자인과 미술부서가 있는 캠퍼스도 있는데 축구장 Camp Nou가 있는 시내 외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oia에서 오는 안내 메일에 따라 절차를 밟다 보면 스페인 대학에서 학생 등록, 수강신청 등에 대한 정보를 차례차례 절차에 맞게 자세한 문서를 첨부하여 메일로 보내주는데, 이 과정에 맞춰서 따라 하면 됩니다. Pompeu Fabra대학은 시내중심에 위치한 만큼 따로 기숙사는 없지만 학교에서 연결해주는 여러 개의 학생용 레지던스가 있습니다. 이 곳에서 사는 학생들도 있지만, 시설은 좋은데 보통 기숙사보다 가격이 비싸서 (한달 600유로 정도-gasto 포함) 편하긴 하지만 비용이 문제라면 별로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제가 선택한 방법은 현지에 호스텔을 일주일 정도 잡아 놓은 뒤 현지에 직접 가서 홈쉐어(piso compartido)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알아보고 가도 되지만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방들이 이미 거래가 된 방들이 많고 연락이 워낙 많이 가기 때문에 방문약속을 당장 내일이나 이번 주 안으로 잡지 않으면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저는 idealista라는 사이트와 어플을 이용하여 가격, 위치, 흡연여부, 남녀성비 등의 기준으로 마음에 드는 집들에게 연락을 100개정도 돌렸고, 그렇게 약속을 잡아서 방문을 하는 방식으로 집을 구했습니다. 또한 옵션 중에 habitacion interior과 habitacion exterior이 있는데 exterior이 길가 쪽 창문이고 interior은 patio 쪽으로 난 창문입니다. Exterior은 조금 시끄러울 수 있고 interior은 빛이 잘 안들어 올 수 있는데 interior 중 patio de manzana나 patio de luces라고 표현된 곳들은 그중 patio가 넓어서 빛이 잘 들어오는 곳이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의 원룸 (estudio)는 바르셀로나에 잘 없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비싸고, 거실, 주방, 화장실을 공유하고 방을 따로 쓰는 홈쉐어방식이 더 보편적인 방식입니다. 평균적으로 gasto 포함 350유로정도에 방을 잡을 수 있고 도시 내 위치에 따라 상이하지만 도시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이 용이하기 때문에 굳이 도시중심과 관광지 근처인 Barrio gotico, Plaza catalunya la Rambla, el Born, Raval 지역은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Raval지역은 이민자들이 많고 소매치기나 각종 작은 범죄들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기 떄문에 혼자서는 밤에 돌아다니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당시 소매치기를 한번 당했는데 그곳이 raval지역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ixample지역이 가장 추천하는 곳인데 한 블록마다 큰길이 있고 깔끔한 집들이 많고 슈퍼마켓, 큰 마트, 바들이 많아서 편리합니다. 또한 버스나 지하철이 잘 되어있어서 이동도 편합니다. 저는 Poblenou 지역에서 방을 구했는데 10개월 정도 살다가 방을 Eixample쪽에서 살았습니다. Poblenou 지역은 주로 거주지역이어서 큰 마트(Mercadona-도시 곳곳에 많고 저렴하며 물건이 많음, Ridl, Bonpreu 등)도 많고 관광객들도 별로 없고 조용한 동네여서 살기에 좋았습니다. 또한 주로 가던 Poblenou캠퍼스에 걸어서 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늦게까지 여는 바들이 많이 없어서 여가생활을 즐기기에는 좋지 않아 마지막 2개월은 Eixample쪽에서 살았습니다. Poblenou쪽이 집값은 저렴하긴 하지만 더 중요한 가치에 따라서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Mobility and Welcome Office
International Relations Service
CIUTADELLA CAMPUS:
C/ Ramon Trias Fargas, 25 - 27 | 08005 Barcelona
[Tel.] +34 93 542 2504
[Fax.] +34 93 542 2860
POBLENOU CAMPUS:
C/ Roc Boronat 138 | 08018 Barcelona
[Tel.] +34 93 542 1264 Office hours
oma.incoming@upf.edu
www.upf.edu/international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a. Geografia
교환학생들을 위한 강의였고 스페인의 지리, 문화, 인구, 정치, 언어에 대해서전반적으로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의 마지막에 조를 정해서 스페인의 지역 하나를 프레젠테이션 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b. Espanol Intermedio/avanzado
교환학생들을 위한 강의로 매 학기 열리는 수업인데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스페인어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과제와 시험이 중간중간 있는데 수업에 충실하면 어렵지 않게 따라 갈 수 있습니다.
c. Translation(Espanol-English)
영어와 스페인어를 양방향으로 번역하는 수업이었는데 자연스러운 표현들을 함께 찾아가면서 공부합니다. 조별로 번역을 해오는 과제와 마지막에 시험이 있는데 역시 수업과 과제에 충실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들은 특성상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d. Taller de Expresion oral
스페인어 말하기 수업인데 여러 가지 상황에서의 말하기를 연습합니다.
e. Taller de Escritura
스페인어 작문 수업인데 여러 가지 장르의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합니다.
f. Historia del Mediterraneo Antiguo
이 수업은 현지 학생들이 듣는 일반 강좌였는데 스페인어(Castellano)수업이었지만 학생들과 교수님이 모두 Catalan이 모국어이거나 할 수 있어서 가끔 질문을 까딸란어로 하면 다들 까딸란어로 말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수업은 스페인어로 진행하였고 일반 강좌여서 알아듣기가 쉽지는 않았으나 교수님이 끝나고 설명을 다시 해주시는 등 배려를 해주셔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주로 고대 그리스에서 여성의 지위를 다뤘는데 여혐(misoginia)에 대하여 보고서를 써가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g. Historia del Arte
교환학생을 위한 강의였는데 스페인, 특히 바르셀로나에 있는 모더니즘 건축물에 대한 공부를 하였습니다. 한번은 안토니오 가우디의 미완성 작품이 있는 근교 마을인 Colonia Guell을 함께 방문하기도 하였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최근들어 까딸루냐 지역의 독립 등 많은 분쟁이 있는데 바르셀로나의 공식언어는 까딸란어, 그리고 스페인어입니다. 보통 마트나 표지판들에는 까딸란어로 먼저 써있고 스페인어와 영어로 밑에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도시인 만큼 도시중심에서는 영어가 대부분 통하며 외곽으로 가도 스페인어를 하면 통합니다. 까딸란어를 많이 써서 스페인어를 배우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 할 수 있는데, 보통 까딸란어를 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스페인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고, 까딸란어도 스페인어와 비슷하여 간단한 문장은 이해하거나 유추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서 까딸란어와 까딸루냐 지방에 대한 풍부한 매력도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3. 학습 방법
학교를 다니면서 언어교환친구들과 만나서 대화하거나 함께 여행을 다녔고, 델레 책을 사서 스스로 공부를 했습니다. 무엇보다 언어에 대한 많은 노출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스페인어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하였고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지만 기대 이상으로 실력이 향상 될 수 있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보통 외식은 한끼에 15-20유로 정도가 들어서 비싼 편이지만 식료품과 생필품은 한국보다 저렴합니다. 화장품이나 위생용품도 더 저렴하기 때문에 굳이 한국에서 짐을 많이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소매치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휴대폰 공기계를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잦은 외식보다는 바에서 bocadillo를 가끔 사먹는다거나 마트에서 식료품들을 사서 요리를 해 먹으면 생활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한인마트도 5개정도 있는데 꼭 한인마트가 아니더라도 김치(한봉지 6유로정도), 두부, 라면(1~2유로정도) 등은 아시아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은행은 한국에서 하나은해-비바2, 비바G카드를 발급해 가서 수수료가 적은 bbva같은 은행 atm에서 돈을 인출하여 썼고, 핸드폰은 유심칩을 갈아 끼우면 됩니다. 현지에 도착해서 tarjeta de prepago라고 불리는 유심칩을 사면 충전한 돈만큼 데이터와 통화, 문자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유심칩을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미리 구매할 수도 있는데 통신사 중 본인에게 맞는 요금제를 제공하는 통신사를 선택하여 유심칩을 미리 구매해 가면 더 편리할 것 같습니다.
3. 여가 생활
까딸루냐 지방은 근처에 Costa Brava, Cadaques, Girona, Tarragona, Sitges, Monserrat 등등 근교에 기차인 renfe를 통해 갈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 정말 많고 바르셀로나 자체에도 고대로마시대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시대에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담은 건축물과 장소들이 넘쳐 흐릅니다. 고딕지구의 굽이굽이 이어지는 신비로운 골목들, 에이샴쁠레의 탁 트이고 정돈된 도시적 분위기, 도시 곳곳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 사람들이 웃고 떠들며 어울릴 수 있는 수많은 광장들, 역사가 표면에서 묻어 나오는 대성당과 오래된 집들 이외에도 무수한 매력이 바르셀로나에 가득합니다. 또한 유럽의 특성상 다른 나라로 여행가기도 용이하고 교환학생으로서 시간이 많기 때문에 여행을 가는 일이 잦았습니다. 세계적인 축구장인 Camp Nou와 가우디의 꿈이 담긴 Sagrada Familia, 또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해변도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한 순간순간을 소중히 보내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가기 전 해외에 혼자 오랫동안 나가있는 것이 처음이고 무언가를 배워와야 한다는 무거운 부담감에 가기 싫어 매일매일을 한숨을 쉬며 보내던 나날이 있었습니다. 막상 가서도 짧은 스페인어로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나기 어려웠으며 한국에 두고 온 소중한 사람들과 눈을 마주하며 대화할 수 없음에 외로움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12개월후 한국에 돌아온 저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많이 얻어 올 수 있었습니다. 나 자신은 정말 소중한 존재이며 나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 사는 것에는 정해진 방식이 없고 그 방식은 정말 무한하다는 것, 항상 완벽하고 모든 순간이 의미를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조금 느리고 여유롭게 걸어도 된다는 것, 내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순간이 얼마나 값진 것이며 그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행복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 고개를 숙인 채 앞으로만 달려가기 보다는 모든 것에 감사하며 세상을 즐길 수 있는 것,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워 하거나 기죽을 필요가 없다는 것, 남의 시선보다는 내 의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 등 1년간의 시간이 저에게 알려준 것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가치였습니다. 교환학생 이후 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대강 정해서 말하던 제가 막연하지만 진짜로 좋아하는 것이 생겼고 어떻게 사는 것이 저에게 행복을 줄 지, 제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12개월간의 시간이 모두 알차고 즐거움의 연속이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시간들은 제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을 주었고, 삶의 제 2막을 열어준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