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마드리드자치대학교(Universidad Autonoma de Madrid)는 약자인 UAM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1968년에 설립된 스페인의 국립 종합대학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전반까지 이루어진 에스파냐의 교육 개혁의 분위기에서 설립되었으며, 본 캠퍼스는 마드리드 북부 외곽의 칸토블랑코(Cantoblanco) 지역에 위치해 있다. 엘 문도 대학 지원기관(El Mundo University Supplement), 타임즈 고등교육기관(The Times Higher Education Supplement), 상하이 지아 통 대학(Shanghai Jiao Tong University)에서 조사한 통계에서 스페인 대학 순위에서 1위 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다. 철학 & 예술대학, 법학대학, 경제 경영대학, 과학대학, 약학대학, 교육학대학, 고등 폴리테크닉대학, 심리학대학 등 8개의 단과대학 아래 59개 학부와 8개의 연구기관이 있다. 또한 72개의 석사과정 프로그램, 94개의 박사과정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스페인 현 국왕인 펠리페 6세, 전 스페인 재무장관인 크리스토발 몬토로(Cristobal Montoro)를 비롯한 많은 각료들을 배출하였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과 관련해서는 마드리드자치대학에서 필요할 때마다 안내 메일이 오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메일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하고, 안내에 따라 학교 메일을 만들고 서울대학교의 ETL과 같은 Moodle이라는 페이지에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일단 교환을 가기 전 학기에 Learning agreement을 제출해야 하는데,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어떤 강의들이 개설되는지 찾아보고 강의계획서를 읽은 후 수강을 희망하는 강의들을 적어야 한다. 그리고 이후 메일을 통해 수강신청에 대한 안내가 오는데, 서울대학교의 수강신청과 같이 선착순으로 온라인 수강신청을 한다. 이때 시각은 당연히 스페인 현지 시각에 맞춰야 한다. 한 가지 불편했던 점이 있다면 마드리드자치대학의 수강신청은 기본적으로 1년을 단위로 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미 1학기 시작 전에 기존의 학생들이 1, 2학기의 수강신청을 해놓기 때문에 나처럼 2학기에 교환학생으로 가는 학생은(유럽의 1학기는 우리나라의 2학기이다) 정원이 차지 않은 수업 중에서 수강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온라인 수강신청을 한 후에도 학기가 시작되고 한 달 정도는 계속해서 여러 수업들을 들어보며 자신이 듣고자 하는 강의들을 다시 한 번 결정할 수 있다.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전체 교환학생들을 컴퓨터실에 모이게 해서 다시 한 번 일괄적으로 수강신청 과목들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때 희망할 경우 수강 과목을 변경한 뒤 교환학생 담당 부서에 가서 변경 신청을 하면 정원을 확인한 뒤 가능하다면 신청을 받아들여준다.
스페인어 수업의 경우, 교환학생들은 첫 학기에 60유로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수강신청을 위해서는 미리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현지에 도착해서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의 기숙사에서 지내지 않았기 때문에 기숙사의 신청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학교 자체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기숙사 역시 시내와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도심의 piso와 비교했을 때 그다지 저렴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교환학생들이 기숙사 대신 따로 집을 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기숙사 역시도 관련 안내가 메일로 오고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이 있기 때문에 기숙사 입주를 원한다면 메일과 학교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SNU:
Moon-Kyung BAIK (Ms.)
Outbound Exchange Program Manager (Europe)
Office of International AffairsSeoul National University
Bldg. No. 152 (CJ International Center)
1 Gwanak-ro, Gwanak-gu,
Seoul 08826, Korea
TEL:+82-2-880-2594
FAX:+82-2-883-8632
OFFICE HOUR: Monday through Friday 09:00 ~ 18:00 (Lunch 12:00 ~ 13:00)
UAM:
Alvaro Mateos Jimenez
Servicio de Relaciones Internacionales y Movilidad
International Relations and Mobility Service
Universidad Autonoma de Madrid ? Campus de Cantoblanco
Edificio Plaza Mayor, Planta Baja ? C/ Einstein, 7. 28049 Madrid ? SPAIN
Telefono: +34 91 497 50 92 ? Fax: +34 91 497 85 97 - www.uam.es
alvaro.mateosj@uam.es ori.movilidad@uam.es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마드리드자치대학교에서는 2학기에 수강신청을 할 경우 과목 선택에 있어 불리한 점이 많다. 나의 경우도 내가 듣고자 했던 과목들은 이미 정원이 차있었기 때문에 정원이 차지 않은 과목 중에서 수강신청을 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수강신청 과목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서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에 혼동이 있었고, 그 결과 선택한 수업 중 하나인 ‘SEMINARIO DE ARTE, PATRIMONIO E IDENTIDAD EN LATINOAMERICA’의 경우 수업에 들어가보니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이 듣는 심화 세미나 수업이었다. 이 수업의 경우 교수님이 4분이 차례로 수업을 하셨는데, 각 교수님마다 수업 스타일이 천차만별이어서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첫 번째 교수님의 경우 ppt로 진행을 하셔서 수업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수강 취소를 하지 않았는데, 이후 교수님들부터는 아무 자료 없이 말로 수업을 하셔서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기말 보고서를 작성해야 해서 교수님께 주제와 관련해 도움을 청하는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오지 않았고 스페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학생들도 교수님과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는 듯했다. 그래서 더 이상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수업은 기말 레포트를 제출하지 않았다.
두 번째 수업은 동아시아와 관련된 수업인 ‘TENDENCIAS SOCIO-CULTURALES DE ASIA ORIENTAL’이었는데, 여러 강의계획서들을 읽다가 동아시아에 관해 다루는 수업이 있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껴 신청하게 되었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스페인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칠지도 궁금했고, 아시아를 바라보는 스페인 학생들의 시선도 궁금했기 때문에 이 수업을 통해 직접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수업은 매 수업 학생들의 조별 발표와 발표 주제에 관한 강의 및 토론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수업에서는 아시아의 신화와 전설, 외모지상주의, 기술, 북한과의 관계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도 대화에 참여하면서 한국의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그에 대한 스페인 학생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수업 자체가 아시아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수업 분위기도 좋았고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강의 자체는 생각보다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어서 강의보다는 발표와 토의에 초점을 맞추고 수업을 들었던 것 같다.
영어 수업도 하나 들었는데, 인권에 관한 다양한 주제에 관해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수업인 ‘ETICA Y DERECHOS HUMANOS’였다. 스페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한데 모여 각자의 국가에서의 사례를 공유하며 교수님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대학 모습과는 상당히 달라서 인상 깊었다. 세 번의 쪽지시험과 발표, 기말 시험으로 이루어졌는데 자료를 충실히 읽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한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페인어 수업을 수강했다. 수강신청을 한 후에 안내 메일이 오면 레벨 테스트를 하고 그 점수에 따라 배정된 반에서 수준별로 수업을 듣는다. 나는 B1반에서 수업을 들었는데 난이도가 적당하다고 느꼈다. B1 레벨에 해당하는 주요 문법 내용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그와 함께 독해, 작문, 회화, 듣기 연습을 할 수 있는 활동들이 제시되었다. 실질적으로 나의 언어 실력 향상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과목은 이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수시 과제와 참여도, 기말 시험을 바탕으로 성적이 매겨졌는데 모든 활동에 충실히 참여하고 학습한 문법 내용 및 문장 표현을 바탕으로 올바른 표현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긴 글을 작문할 수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교환학생을 가기 전까지 스페인어를 몇 년 간 공부하기는 했지만 학교에서 하는 스페인어 수업이 주로 기본 문법이나 독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다 심화된 문법 내용의 적용이나 회화 부분에서는 많은 연습을 할 기회가 없었다. 스페인에 와서 문법 및 회화 수업을 들으면서 기존에 부족했던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문법의 경우 드라마틱하게 는 것은 아니지만 방대한 양을 빠르게 지나치며 배웠던 기존 경험과 달리 몇 가지 주제를 다양한 예문을 통해 심도 있게 배우면서 문법 지식보다도 문법 사용에 대한 ‘감’이 느는 것을 느꼈다. 회화의 경우 스페인어 수업이 짝, 조별, 학급 전체 활동의 형태로 끊임없이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각 표현 및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 수업 외적인 면에서도 은행 업무, 장보기, 여행지에서의 소통 등 실질적인 의사소통 기회가 많았고 이것이 실전회화 능력이 느는 데 도움이 되었다. 물론 5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스페인어 실력이 드라마틱하게 향상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실제로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3. 학습 방법
주로 스페인어 시간에 배우는 문법과 회화, 독해 내용에 집중해서 공부했던 것 같다. 그날그날 배운 수업 내용에 대한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에 과제를 하면서 예습, 복습을 할 수 있었고 가끔씩 긴 스페인어 지문이나 영상이 참고 자료로 주어졌을 때는 독해와 듣기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작문 과제도 종종 주어졌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배운 문법 내용을 활용하여 나의 의견을 주장하는 글이나 나의 경험에 대한 글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쓰는 활동을 하였다.
다른 두 수업 시간에는 팀 발표 과제가 각각 주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과 소통하고 영어와 스페인어로 자료를 읽고 ppt 및 대본을 제작하며 독해 및 작문, 말하기 연습을 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짐을 챙길 때 겨울~초봄에 입는 옷을 많이 챙겼다. 마드리드 날씨나 4월 정도까지 쌀쌀하고 비도 자주 오기 때문에 너무 얇은 옷만 챙겨가면 추위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 여름 옷의 경우 조금만 가져가고 더 필요하다면 사 입는 것도 좋을 것 같다. H&M, Bershka, Zara, Primark 같은 옷 가게에서 여름 옷을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곳들에서 여름 옷을 사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앞서 말했듯 쌀쌀한 날씨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고 스페인의 경우 방 전체가 따뜻해지도록 하는 히터나 난방 기구가 따로 없기 때문에 밤에 잠을 잘 때 굉장히 쌀쌀할 수 있다. 그래서 전기장판을 가져갔는데 실제로 3월 말까지 굉장히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다만 전기장판과 겨울 옷이 캐리어의 부피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3월 말 부모님이 스페인에 여행을 오셨다 돌아가실 때 겨울 외투와 전기장판을 가져가셨다.
옷 외에는 미리 발급받은 국제학생증과 세면도구를 챙겼고, 휴대폰을 잃어버리거나 소매치기를 당할 경우를 대비하여 공유기도 두 개 정도 챙겨갔다. 한식 같은 경우에는 라면이나 김자반, 햇반을 많이 챙겼는데 실제로 스페인에 와보니 아시아식료품점이나 한인마트에서도 이런 것들을 팔지만 햇반이 하나에 2~3유로, 라면 하나에 1~1.5유로 정도로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캐리어에 공간이 많이 남는다면 최대한 가져갈 수 있는 만큼 라면이나 햇반 등을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스페인 사람들도 쌀은 많이 먹지만 쌀의 종류가 다르고 대부분 냄비밥을 지어먹기 때문에 혼자 해먹다 보면 밥을 잘 해먹지 않게 된다. 그래서 햇반을 가져갈 수 있다면 많이 가져가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미니 전기밥솥을 가져가거나 기존에 살던 교환학생들에게 밥솥을 받아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스페인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물가가 높지 않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옷, 신발 등은 얼마든지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살 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경우 매번 표를 구매하면 상당한 지출이 되기 때문에 교통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좋고, 외식비도 그렇게 저렴한 편이 아니다. 비교적 점심식사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menu del dia도 저렴한 것이 10유로로 거의 만 오천 정도라고 생각했을 때 외식으로 매 끼니를 해결한다면 상당히 많은 지출이 생길 것이다. 한식의 경우도 한식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시키면 10유로가 넘기 때문에 자주 먹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마트에서 판매하는 식료품의 가격은 그에 비해 훨씬 싼 편이기 때문에 주로 마트에서 빵이나 밥, 그외 식료품을 싸서 직접 요리해먹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위에서도 말했듯 여행 중이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는 외식을 했지만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주로 직접 요리해 먹었다.
오랜 기간 스페인에서 머무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따로 은행 계좌 개설을 하지 않았고, 국제학생증 겸 체크카드로 돈을 보내고 이 카드에서 필요할 때마다 현금을 뽑아 쓰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대부분의 스페인 은행 atm기에서는 카드에서 현금을 뽑을 때 수수료가 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중 ibercaja라는 은행에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교환학생 생활 내내 돈을 뽑을 일이 있으면 ibercaja 은행의 atm기를 사용했다.
마드리드에는 일반 지하철과 cercania(세르카니아)라는 마드리드 외곽까지 가는, 지하철보다 긴 거리를 움직이는 마드리드 교회 전철 있다. 물론 이용을 할 때마다 표를 끊을 수도 있지만 교환학생 생활 내내 표를 끊어서 다니면 불편하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마드리드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게 되면 대부분 만 25세 미만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마드리드 아보노(Abono) 교통카드를 발급받는다. https://www.tarjetatransportepublico.es/CRTM-ABONOS/entrada.aspx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발급 날짜와 장소를 지정하여 신청하고 해당 날짜와 시각에 여권을 지참하여 예약한 장소로 가면 교통카드를 발급해준다. 처음 발급받을 때는 카드비용 4유로를 지불해야 한다. 이후 지하철역의 발권기에서 매달 20유로씩 카드에 충전하면 한 달 동안 일반 지하철과 세르카니아,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마드리드에서 톨레도에 가는 버스를 탈 때도 이 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쓰는 유심은 보다폰vodafone과 오렌지orange인데, 나는 오렌지 유심을 사용했다. 마드리드 솔 광장에 가면 두 매장이 나란히 있는데 그곳에서 유심을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할인도 자주 하기 때문에 필요한 데이터와 통화료 등을 고려하여 요금제를 잘 선택하고 매달 모바일로 카드 결제를 하거나 직접 매장을 방문하여 데이터를 재충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모바일 충전이 잘 되지 않아서 가까운 솔 광장의 매장에서 매달 충전을 했다. 정확한 요금제는 기억나지 않고, 할인을 받았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학교와 집에서는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 달에 10유로 정도를 지불하면 충분한 데이터를 쓸 수 있었다.
3. 여가 생활
수업이 없는 날이나 주말, 학기가 끝난 뒤에는 주로 여행을 다녔다. 한 달에 한두 번 다른 지역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과 만나서 스페인 여러 지역으로 여행을 다녔다. 국내 여행을 갈 때는 기차인 렌페나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데, 기차가 더 빠르긴 하지만 아주 오래 전에 표를 끊지 않는 이상 버스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나는 주로 버스를 많이 이용했다. 이렇게 해서 스페인에서만 열 군데가 훨씬 넘는 도시들을 다녔다.
스페인 외의 나라들도 여행했는데, 확실히 같은 유럽 내에서는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었다. 비행기의 경우 유럽에서는 저가항공이 굉장히 활성화 되어있기 때문에 잘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다. 다만 항공료가 싼 대신 수하물을 추가할 경우 추가 비용이 붙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교환학생 생활 도중에 여행을 다닌다면 많은 짐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기내용 캐리어나 배낭 하나면 충분하기 때문에 따로 추가 비용을 내야 할 필요는 별로 없을 것이다. 온라인이나 앱으로 미리 체크인을 해서 보딩 패스를 다운받으면 되기 때문에 공항에서의 절차도 굉장히 간단하다.
포르투갈과 동유럽의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를 다녀왔는데 네 국가 모두 그렇게 물가도 비싸지 않고 한국인 관광객들도 꽤 있을 뿐만 아니라 치안도 괜찮은 편이기 때문에 혼자 여행을 다녀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실제로 동유럽의 세 국가는 혼자서 다녀왔는데 큰 문제 없이 잘 다녀왔다.
4. 기타 보고 사항
들은 대로 스페인에는 소매치기가 상당히 많았다. 특히 관광지나 시내같이 사람들이 밀집한 곳에는 소매치기나 관광객에게 강제로 물건을 구매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다행히 한 번도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았지만 휴대폰을 두 손으로 붙잡고 있었는데도 대놓고 그것을 빼앗아가려고 시도했던 사람이 있었고, 주변 사람들이나 함께 교환을 간 친구들이 소매치기를 당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특히 관광지나 도심에서는 여권, 지갑, 휴대폰 등 소지품을 굉장히 잘 챙겨야 한다.
또한 스페인에서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이 인종차별과 캣콜링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차별적 언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아무래도 좋은 일보다 나쁜 일들이 기억에 잘 남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교환학생을 하는 동안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함께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친구들도 이와 관련하여 많은 일들을 겪었고, 스페인에서 지내면서 그러한 차별적 시선의 불합리함과 심각성에 대해 많이 느끼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그러한 것들을 무시한 적도 있고 맞받아친 적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에 대항하는 실질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물론 이러한 일들을 겪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좋은 스페인 사람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미리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이러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스페인은 각 도시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거의 각각의 다른 국가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직접 스페인을 경험하면서 이러한 스페인의 다양한 매력에 빠질 수 있었고 다음에 스페인에 또 방문한다면 그때는 보다 익숙하고 자신 있게 스페인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내가 공부하는 언어 및 문화권의 사람들과 직접 부딪히고 소통하는 값진 경험을 하였고, 단순히 학습 면에서뿐만 아니라 삶의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도 한국에서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일들을 혼자 해내면서 스스로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그전까지의 대학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여유를 느낄 수 있었고, 주어진 시간 동안 직접 계획을 세워 여행을 다니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물론 같이 파견된 친한 친구들 중 마드리드에 함께 간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외로움을 많이 느꼈고 인종차별, 캣콜링 등을 겪으며 슬픔과 분노를 느낀 적도 굉장히 많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지역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였다.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시간이 흐른 지금 생각해보면 두고두고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된 것 같다. 5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의 경험이 나에게서 어떤 눈에 보이는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않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 것은 확실하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인생의 중요한 순간 중 한 부분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