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네덜란드의 최남단에 있는 소도시 마스트리히트는 벨기에,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도시에 노인 아니면 학생만 있다고 할 정도로 평화롭고 조용한 도시입니다. 주말에는 네덜란드 사람들도 많이 찾는 유서 깊은 도시이기도 하고요. 자전거로 벨기에까지 가는 것도 가능하고, 네덜란드 하면 운하를 많이 떠올리시지만 운하는 없고 도시를 관통하는 강이 흐릅니다. 마스트리히트대학교는 도시 곳곳에 캠퍼스가 있고, 네덜란드 내에서도 PBL 프로그램의 도입과 높은 학구열로 유명한 대학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제가 파견되었던 UCM college는 2009년에 신설된 자유전공학부입니다. 단대 건물도 하나로 무척 규모가 작고 아담한 곳이에요. 대신 문?이과 상관 없이 수업의 선택권이 정말 넓습니다. 7주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period에서 거의 30개 가까이의 수업 선택권이 주어졌어요. 다른 단대에 비해서 정말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강신청은 메일로 보내준 강의계획서들을 읽고 실제 원본을 EMS로 제출하면 학교 측에서 미리 수업을 넣어줍니다. 다만 같은 section에 배치된 과목은 강의 시간이 겹치는 것이니 하나의 Section에서는 하나의 강의만을 고르셔야 합니다. 개강 첫 주에 드랍 혹은 수업 변경이 가능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흥미로운 과목 들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기숙사는 maastrichthousing.com 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네덜란드 내에서 머무르는 기간이 길지 않아서 날짜 당 돈을 내는 플랫에서 살았는데, 다른 한국 친구들은 기간이 정해져있지만 한달 월세가 보다 저렴한 M building에서 많이 살았어요. 제가 살았던 곳은 Volksplein70번지였는데, 5명이 부엌과 욕실, 화장실 2개를 공유하고 약 8평정도로 추정되는 개인 방을 하나씩 씁니다. 해당 빌딩에서 한국인은 저 혼자였는데, M building과 한 블록 거리라서 한국 친구들 만나기도 좋고 빌딩 내 외국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서 무척 만족했습니다. 다만 80만원 가량의 월세는 약간 부담되기는 했습니다. 기숙사는 조금 일찍부터 구하시는 게 좋아요. 너무 늦게 구하면 방이 없어서 무척 멀리 있는 플랫에 살거나 아예 벨기에에서 통학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Sylvia brandt, sylvia.brandt@maastrichtuniversity.nl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Digital Media
SNS와 온라인 상에서 일어나는 각종 새로운 트렌드를 다루는 과목입니다. 교수님이 무척이나 ‘힙’한 분이셔서, RPG 게임의 길드에 대해서 논의한다거나 하는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았어요. 다만 학술지 논문을 읽는다거나 하지는 않고 주로 유튜브 영상이나 다큐멘터리를 보고 수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제가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아서 수업을 따라가기가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는 들어보기 어려운 참신한 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 Classical Society
서울대 2학년 사회학과 전공필수 과목인 사회학사와 유사한 과목입니다. 사회학사가 15주 간 13명의 사회학자들을 다루는 것처럼, 7주간에 걸쳐 뒤르켐, 베버, 맑스, 짐멜 등 사회학자들을 다루고 현실에 적용해보는 연습을 합니다. 첫 튜토리얼에서는 이론과 개념을 배우고, 두번째 튜토리얼에서는 튜터가 제시하는 짧은 사설이나 신문기사를 읽고 현실 적용 연습을 합니다.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수업이었어요. 사회학사를 듣고 가지 않았더라면 조금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네덜란드는 EU 내에서 영어 수준이 가장 뛰어난 국가입니다. 또한 Maastricht 대학은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 선택권에 제한이 없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1주에 수업이 2시간의 강의(Lecture)와 4시간의 토론(Tutorial)로 구성되어 있어서 반드시 일정 시간/횟수 이상 말을 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외국에 있더라도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말을 할 기회는 한정적인데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말 할 준비를 하게 되었고, 돌아보니 외국어 실력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학습 방법
튜터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는 6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튜토리얼에서 튜터님의 도움을 무척 많이 받았습니다. 주어진 리딩을 소화하는 것과 별개로 토론 주제를 따라가면서 발화를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대답을 할 것인지를 미리 간략하게 준비해가면 좋습니다. 저는 ‘한 수업에 3번 말하기’와 같은 목표를 정해서 그 기준은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저는 한 달 정도 서유럽을 여행하고 네덜란드로 들어갔기 때문에 짐이 많지 않았습니다. 28인치 캐리어 하나 + 기내용 작은 캐리어였어요. 여름에 들어갔기 때문에 가을 겨울 옷은 도착 이후에 집에서 EMS로 보내주셨습니다. 15kg를 보내면 12만원 정도 하고, 돌아올 때는 18kg를 110유로 정도에 보냈습니다. 소요 기간은 2-3주 정도에요.
현지 물가는 북유럽 대비는 저렴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북유럽 제외 영국, 스위스 다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식료품은 한국보다 저렴해서 요리를 많이 해 먹었어요. 대신 외식을 하게 되면 최소 15-20유로 정도는 잡으셔야 하고, 팁 문화는 없습니다. 인터넷 쇼핑몰도 의외로 잘 되어 있는데 저는 네덜란드 배송시스템이 못 미더워서 이용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도시 내에 대형 쇼핑몰이 몇 개 있어서 생활에 필요하신 물건은 다 구매 가능합니다. 저렴한 다이소 같은 Action, 중가의 대형 슈퍼마켓 Jumbo, 비싸지만 물건의 질이 좋은 Albert Heijn이 있어요.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은행은 ING Bank를 많이 쓰는데, 저는 초반 한 달에 뚫지 않았더니 귀찮아져서 그냥 한국에서 가져간 하나비바카드로 출금해서 현금을 주로 썼습니다. 다만 ING 체크카드가 있으면 결제가 간편하고, 유럽 돌아다닐 때도 현금을 많이 소지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받은 조언들은 보통 1년 이하면 굳이 계좌를 만들 필요 없다였는데, 만들어 보시는 것도 경험 상 좋을 것 같습니다. 대신 계좌 유지비가 학생에 한해 무료인 걸로 알고 있어서 돌아오실 때 계좌를 닫고 오셔야 한다는 불편함은 있을 수 있어요.
교통은 OV chip 무기명 카드에 충전을 해서 썼는데, 여행 가기 위해 짐을 끌고 기차역에 가는 게 아니면 자전거 혹은 도보로 도시의 모든 곳을 갈 수 있습니다. 보통 2유로 안팎에 한 번을 탈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중고 거래를 하거나 Swapfiets라는 회사에서 15유로에 렌트가 가능해요. 저는 렌트를 해서 깔끔하게 4달 사용하고 반납했는데, 회사에서 제공하는 자전거 사이즈가 하나다 보니 키가 작은 친구들의 경우 중고 자전거를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핸드폰은 Lebara 선불 심을 사서 썼습니다. 앱을 통해서 충전할 수 있고, 국제전화 무제한 요금이 있어서 유용하게 잘 썼어요. 굳이 보이스톡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데이터 요금은 한국보다 싼 편인데, 보통 3기가에 5유로 정도였던 기억입니다. 캠퍼스 건물 내에서는 와이파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요. 저도 주로 여행 다닐 때만 데이터를 사용했습니다. 네덜란드 안에서만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Netherlands only 요금제만 피하시면 되어요.
3. 여가 생활
평일에는 Lacrosse 동아리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활동하고, 주말에는 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네덜란드 최남단 도시라 프랑스, 독일, 벨기에 여행이 무척 용이했어요.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버스로 충분히 갈 수 있는 나라와 도시들이 많았습니다. 저가 항공을 이용하시면 영국과 동유럽도 비싸지 않은 가격에 주말 껴서 충분히 다녀올 수 있구요. 운동 시설이 매우 잘 되어있고 다양한 GX 프로그램도 제공합니다. 저는 운동 동아리 가입비 + 운동시설 이용비 해서 6개월에 70유로(약 9만원) 정도 냈던 기억이 납니다. 수업을 한국에서만큼 많이 듣지 않으니 저녁에 운동할 시간 여유가 많아서 좋았어요.
화요일은 movie day라고 해서 모든 영화관의 영화를 5유로에 저렴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멀티플렉스 상영관 같은 Pathe와 Euroscoop, 독립영화관인 Lumiere가 있어요. 한국에 비해 다양한 영화를 오래 상영해서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같은 교환학생 친구들끼리 서로의 플랫에 놀러가서 요리를 해 먹거나, 티타임을 가지는 것도 무척 즐거운 기억이었습니다. 펍에 가서 안주 없이 맥주를 마시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었구요. 혼자서든 여럿이서든 다양한 경험을 해보실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 즐기시길 바랍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교환학생을 떠나는 게 맞는지 의구심도 많이 들었지만, 다녀온 지금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과 살아보는 것은 삶의 밀도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고, 한국에서 보지 못한 것들과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