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라이덴대학교는 네덜란드 뿐 아니라 북유럽 전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로 1575년, 네덜란드 건국의 영웅으로 불리는 ‘오렌지공 윌리엄’(Willem III van Oranje)에 의해 설립된 유서 깊은 대학입니다. 또한 대항해시대 이래 활발하게 식민지 개척활동을 했던 네덜란드 제국주의의 학문적 유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유럽 동양학의 중심지’로 칭하기도 합니다. 동양사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기에, 유럽 교환학생 파견대학으로 라이덴대학교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최근 네덜란드는 국제 학생과 이민자들로 인해 주택난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네덜란드의 대학들은 별도의 기숙사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숙사 신청 경쟁이 상당히 치열합니다. 무난히 기숙사를 배정받은 다른 학교 친구들을 보면, 담당자의 연락이 오기도 전에 미리 메일을 보내 신청을 문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혹시 라이덴이나 네덜란드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빠르게 신청을 해야합니다. 그 사정을 알 리가 없었던 저는 거처 없이 여러 숙소를 돌아다니며 방을 구하러 다녀야 했습니다. 운이 좋게 3주간의 떠돌이 생활 끝에, 부동산을 통해 방을 구할 수 있었지만 추천할만한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학교를 통해 방을 구하지 않으면, 직접 부동산에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거나, 저의 경우처럼 추후에 계약문제가 발생할 경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은 라이덴 측 담당자의 수강신청 안내 메일이 오면, 수강 희망 과목을 알려주면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반려처리가 되기 때문에,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가능성은 크게 높지 않습니다. 저 역시 듣고 싶었던 강의는 청강했고, 나머지 정규 학점으로 수강하는 수업은 전공과 무관한 과목들이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International Programmes Officer Exchange라는 부서에서 국제학생을 관리합니다. 제가 소통했던 담당자의 이름은 Olaf Hoenselaar였고, 메일주소는 o.a.hoenselaar@sea.leidenuniv.nl입니다. 다만 지금은 담당자가 바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최초에 신청한 과목은 <박물관과 문화유산>(Museums, collections, and cultural heritage), <불교 미술>(Buddhist art), <티벳의 문화>(Culture of Tibet)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주 수업 후 기대했던 것과 수업 내용이 많이 달랐다. 그래서 <티벳의 문화> 대신 대학원 수업인 <근대 중국의 국가>(State in Modern Chinese Histroy)라는 수업을 청강하고, <송원명대 중국 미술>(Art in Song Yuan Ming)이라는 수업을 청강했습니다. 박물관학 수업은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수업이고, 내용은 어렵지만 배울 수 있는게 많은 강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미술관이 잘 갖춰져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미술사 수업을 들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네덜란드 사람들은 정말정말 영어를 잘 합니다. 그래서 더치어를 습득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저 역시 아주 기본적인 회화 표현들만 숙지하고, 나머지는 모두 영어로 소통하였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학생들이 오다보니, 여러 가지 악센트의 영어를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마트의 직원들, 버스 기사들, 길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모두 영어를 잘하는 편이라, 의사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ATM이나 중요한 행정문서들은 모두 더치어로 작성되어 있어, 기본적인 표현들은 습득해 놓아야 했습니다.
3. 학습 방법
서울대의 ETL과 같은 온라인 게시판이 있고, 도서관이 잘 갖춰져 있는 학교라 특별한 학습 방법은 없었습니다. 다만 모두 영어 강의이다보니, 영어로 리딩을 하고 수업 필기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면 불편한 점이었습니다. 같이 수업을 듣는 다른 한국인 학생과 시험 대비를 같이 했던 것이 아무래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 가지 라이덴에서 수학 하며 당황했던 것은 성적 기준이 서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재시험은 빈번하고, 5.5 이하의 학점을 받아 F를 받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서울대 수준의 널널한 학점 체계를 상정하고 수업과 시험에 임한다면, 큰 충격을 받게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네덜란드에 풍차가 많은 이유는 바람이 정말 너무도 심각하게 대단히 많이 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그 바람을 마주하며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스카프나 목도리 혹은 장갑을 챙겨갈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캐리어 보다는 배낭이 여행하기 편하기 때문에, 여행을 많이 할 것이라면 좋은 여행 배낭을 챙길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는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두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가져올 필요는 없습니다.
현지 물가는 장바구니 물가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외식비가 상당히 비쌉니다. 그래서 집에서 주로 해먹게 되고, 친구들끼리도 친구 집에 가서 같이 요리를 해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리 실력이 자동으로 향상됩니다. 그러나 요리를 하지 않는다면, 네덜란드에서 먹을 것이라고는 식빵과 치즈 그리고 잼과 햄 밖에 없습니다. 더치 사람들은 정말 세끼 빵을 먹기도 합니다. 음식에 있어서는 네덜란드에서 무엇도 기대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하링이나 키블링 같은 신선한 해산물 요리는 추천하고 싶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은행은 Rabobank라는 네덜란드 은행 계좌를 이용하게 됩니다. 국제학생을 위해 제공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메일을 보내거나 트위터를 보내면 궁금한 것에 대한 답변도 친절하게 옵니다. 교통은 OV-chipkaart라는 교통카드를 이용하게 되는데, 돈을 내고 연회원에 등록하고 40%할인 받는 상품을 추천합니다. 통신으로는 Vodafone pre-paid 유심을 추천합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통신사라, 여행 시에 편리합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약 13개국을 다닐만큼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주로 박물관과 미술관을 중심으로 원없이 여행하고 원없이 보고 원없이 느끼고 왔습니다. 일상 속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닌 다거나, 네덜란드 내에서는 Museum Kaart를 구매했기 때문에 시간이 날때마다, 좋았던 미술관과 박물관을 자주 방문했습니다. 그 외에도 현지 친구가 사는 네덜란드 동네라던가, 다른 국제 학생들의 집에 방문하여 친구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유학의 목적에는 학문적인 습득도 여행을 통한 견문의 확대도 있겠지만,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경험해 보는 것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에 처해있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은 물론, ‘내가 처해 있는 사회’에 대한 의문을 던질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반년 간의 유럽 생활동안 학생으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많은 것을 보고, 겪고, 느끼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