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아일랜드의 Trinity College Dublin은 아일랜드에서 가장 유명하고 전통이 깊은 종합대학입니다. 유럽에서는 흔치 않지만 한국 대학교들과 비슷하게 캠퍼스가 잘 갖춰져 있고 도시의 중심에 있습니다. 학구적인 분위기와 똑똑한 학생들이 서울대학교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체계가 잘 잡혀있고 일처리가 빠른 편이어서 여러 가지 행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편했습니다. 입국 후 학교까지 찾아오는 것, 학교에 금방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부터 학기가 끝난 후 성적을 처리하는 절차까지 교환학생에 대한 배려가 인상깊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개강일에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수강신청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데, 수강신청서에 수기로 과목명을 작성하여 담당 선생님께 확인받고 학생과에 오프라인으로 제출합니다. 수강신청 기간도 개강 후 2-3주로 여유로운 편입니다.
교내 기숙사가 두세 곳 정도 있었지만 한 학기 교환학생에게는 배정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소개해주는 사설 기숙사 중 Binary Hub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5명이 주방과 거실을 공유하는 1인1실 형태였고 대부분이 Trinity의 교환학생이었습니다. 시설은 깔끔했고 기숙사에서 보드게임 파티, 할로윈 파티 등 주기적으로 친목 이벤트를 열어주어서, 친화력이 좋은 분이라면 외국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학교까지 걸어서 25분 정도 걸리고 한달에 약 133만원 정도로 아일랜드 평균 주거비에 비해서도 너무 비싸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Hannah Hopkins Kilgore
Study Abroad Officer, International Partnerships and Study Abroad Team
+353 87 703 2238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Topics in Political Economy와 History of Economic Thought and Ideology라는 경제학부 과목 두 개를 들었습니다. 학년 별로 ECTS라고 부르는 credit(학점)이 다른데, 한 학기 교환학생에게 1-3학년 과목은 5ECTS, 4학년 과목은 10ECTS이고 위의 두 과목은 모두 4학년 과목이었습니다. 두 과목 모두 교수님의 강의력과 수업 체계가 좋았고, 한 학기 교환학생에게는 시험 없이 과제로만 평가하는 방식이라 편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아일랜드의 실사용 언어는 영어인데, 억양이 특이하다고 해서 걱정했지만 다른 영어권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수도인 더블린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민자가 많아서 아일랜드 사람보다는 유럽, 아시아권 사람들과 대화할 일이 많았고, 제각각의 영어 억양을 알아듣는 것에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영어 공부는 리딩, 문법 위주로 치우쳐 있어서 실제로 사용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편이었는데 항상 영어로 의사소통하고 과제를 제출하면서 영어로 말하고 듣고 쓰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3. 학습 방법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출국 전 후기들을 찾아보면서 대부분의 물건이 현지에도 있으니 짐을 많이 챙겨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소한 생필품 중에 펜, 커터칼처럼 우리나라에서 훨씬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아 아쉬웠습니다. 한인 마트도 여러 개 있고 거의 대부분의 재료가 갖춰져 있기는 하지만, 햇반이나 라면 가격은 한국과 비슷한 반면 기초적인 양념 가격은 비싸게 느껴져서 한국에서 챙겨왔다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옷이나 화장품은 저렴하고 다양한 편이라서 현지에서 사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병원을 이용하거나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해본 적은 없습니다. 대중교통은 한국보다 약간 비싼 편인데 학생들은 보통 신청비 10유로를 내고 student leap card라는 교통카드를 만들어서 이용합니다. 그 카드를 만들 때, 발급일이 8월 31일까지라면 유효기간이 그해 12월 31일까지고 발급일이 9월부터라면 유효기간이 다음해 12월까지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몰랐지만 운좋게 9월에 만들어서 1월에도 교통카드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교환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통신사는 three 사인데, 20유로짜리 탑업유심을 구매하여 데이터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이용 방법은 인터넷에 많이 나와있고, 다른 유럽 국가를 여행할 때도 한 달에 6기가까지 무료로 로밍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서 유용했습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수도인 더블린에 있었지만, 아일랜드가 크지 않은 나라이다 보니 문화생활은 많이 즐기기 힘들었습니다. 유일하게 접근 가능한 문화생활은 영화 정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일랜드 전체가 아름다운 대자연으로 유명한데, 더블린 근교까지 기차도 잘 연결되어 있어서 주말에 주로 근교의 해변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기네스를 비롯한 다양한 맥주와 밴드 공연을 즐기는 펍 문화가 발달해서, 펍마다 다른 맥주 맛과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일랜드만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교환학생을 하면서 맥주와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되어 책을 찾아 읽고, 같은 맥주나 와인이라도 보관 방법에 따라 어떻게 다른 맛이 나는지 직접 느껴보기도 해서 좋았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까지 정말 가도 괜찮을까, 들이는 비용에 비해 얻는 것이 별로 없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외국에 도착하는 순간 ‘그래도 오길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지내던 모든 순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외국 대학교의 새로운 문화에서 친구들을 사귀는 것, 서울대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주제의 전공 수업을 듣는 것 자체도 행복했지만 그런 새로운 환경에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제가 가지고 돌아온 가장 큰 자산입니다. 한국에서는 공부를 하고 있어도, 쉬고 있어도 늘 하던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연속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느낌이었는데, 전혀 다른 환경에서는 ‘생활하는 것’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시간과 마음에 여유가 생겼고, 그것을 온전히 나에게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과제를 하고 여행을 다니고도 남는 시간 동안 미뤄왔던 책도 읽고, 하고싶은 것도 해보았습니다. 고작 4개월동안 무엇이 달라질까 했지만 지금의 저는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