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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이O우_Paris Diderot University_2018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4 April 2019

I. 파견대학

 1. 개요

파리 디드로 대학교(파리 7대학교)는 파리 13구에 위치한 국립 종합대학입니다. 영화학 전공이 유명하지만 교환학생으로서 영화학 수업을 들을 수는 없습니다. 동아시아 연구 전통 아래 한국학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학과 사무실에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첫 주는 수업을 시작하지 않은 채 수강신청 등의 행정적 절차를 처리하게 됩니다. 이때 각 과 사무실 근처 게시판에 어떤 수업이 어떤 시간에 열리는지가 게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참고하여 강의가 겹치지 않도록 시간표를 짜고, 수업을 여는 과 사무실에 직접 가서 과목별로 수강신청을 하면 됩니다.

기숙사의 경우, 디드로 대학 측에 지원을 할 때에 파리 시에서 운영하는 CROUS 기숙사를 복수 지망하여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학교 근처의 Lepaute 기숙사에서 거주했습니다. 월세는 372유로였고 가까운 학교 건물은 2분, 학생식당과 도서관까지도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샤워부스가 딸린 화장실, 인덕션 2구와 싱크대 및 냉장고가 딸린 주방, 침대, 옷장, 책걸상이 있는 1인실을 썼습니다. 빨래와 건조는 1층 공용 세탁기를 사용했고 빨래 2.3유로, 건조 0.8유로에 가능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디드로 대학교의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는 유럽(에라스무스) 담당자와 그 이외 지역 담당자로 나뉩니다. 제가 있을 때의 비유럽 담당자 분은 Isabelle Touchefeu 씨였습니다만, 제가 귀국하기 전 업무를 그만두셨기 때문에 현재는 다른 분이 담당하고 계십니다. 담당자를 특정하지 않고 부서에 연락할 때는 다음 이메일 주소를 참고하십시오.

accueilentrants@univ-paris-diderot.fr

교환학생 업무를 주관하는 BRI(Bureau des Relations Internationales)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5, rue Thomas Mann

Batiment des Grands Moulins

Aile A ? 2eme etage (sans ascenseur)

75013 PARIS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국어교육과 학생이어서 한국학과 수업을 3과목 수강했고, FLE 수업 1과목과 체육 수업 1과목을 수강했습니다. 한국학과에서는 3학년(5학기) 과정에 속하는 한국 문법, 한국 문학, 한국 고전 연구(한문) 수업을 들었습니다. 한국 문법은 한국인 교수님께 배웠는데 프랑스 학생들의 질문을 듣는 게 즐거웠고 낯선 것을 통해 익숙한 것을 바라보는 경험이 재미있었습니다. 한국 문학은 남한과 북한의 SF(적 요소를 보이는 소설들)을 다뤘고 북한 작품을 읽어본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한문 수업에서는 사자소학을 공부했는데, 한문 원문을 세밀한 프랑스어 문법 구조로 분석하는 게 까다롭게 느껴졌습니다만 들어볼 만한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FLE는 자체 레벨 테스트를 치른 뒤 문법 수업을 들었고 접속법과 연결사 등에 대해 배웠습니다. 체육 수업은 Step Fitness를 들었는데 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라 좋았습니다. 사실 프랑스는 수업이 12주 정도이고 다양한 과목이 적은 시수로 개설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에 돌아왔을 때 학점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15시간=1학점(실기의 경우 30시간=1학점)으로 인정되고 15시간 단위에 못 미치는 나머지는 모두 버림하기 때문입니다. 학점 수에 욕심을 부리기보다 재밌어 보이는 것을 시도해본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저는 17년도 3월에 B2를 취득해서 18년도 가을에 프랑스로 갔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이 프랑스어와 무관하다 보니 대학에서 프랑스어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언어로 인해 해결하기 힘든 어려움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의사소통할 때 늘 긴장해야 해서 피로했습니다. 프랑스에 있는 것만으로 프랑스어 실력이 비약적으로 향상하지는 않으니 공부를 많이 해두고 가시면 좋습니다. 제가 들은 수업은 주로 강의식이어서 듣기는 수월해졌지만 말하기 실력은 거의 늘지 않았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항상 쓰던 표현만 계속 사용하게 되니 말하기 실력을 기르고 싶다면 프랑스어 대화 기회를 늘리는 노력을 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주로 기숙사에서 혼자 머리를 싸매며 공부하곤 했는데, 프랑스 친구를 사귀거나 해서 도움을 받으며 학습을 하시는 것도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분명 디드로 대학 측에서 도우미를 매치해 준다고 하여 신청했는데 감감무소식으로 학기가 지나갔습니다.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다가가셔야 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한국처럼 현관이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실내에서 편히 신을 슬리퍼를 챙겨오면 좋습니다. 천 슬리퍼는 구할 수 있지만 삼선슬리퍼와 같은 재질은 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전기장판을 가져갈지를 많이 고민했는데 결과적으로 얇은 여행용 전기장판을 챙겨가서 가을 학기 동안 잘 썼습니다. Lepaute 기숙사는 난방이 잘 되는 편입니다만, 라디에이터 중앙 난방 방식이기 때문에 난방을 가동하기 전에는 초가을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당황할 수 있습니다. 또 환절기에 몸이 으슬으슬할 때 따끈하게 등을 덥히고 자면 한결 낫습니다. 물론 전부 개인적 의견입니다만 수저(쇠수저는 특히 구하기 어려움), 빨아쓰는 행주(주방 관리에 편리하고 몇 번 쓴 후 청소에 이용해도 좋음), 비누 받침대(비싸고, 배수 되는 것이 많지 않음), 빨래망(세탁기, 건조기 이용 시 자잘한 빨랫감들을 한꺼번에 넣고 꺼낼 수 있음), 텀블러(한국 대학처럼 건물마다 정수기와 종이컵이 있지 않음) 등을 챙겨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지 체감 물가 수준은 비싼 편입니다. 특히 외식 물가는 한국의 배 수준입니다. 다만 학생의 경우 3.25유로에 학식을 먹을 수 있고, 마트에서 장을 봐서 음식을 해 먹으면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 Monoprix가 있어서 장을 보기 편합니다만, 역시 도보로 가능한 거리에 있는 독일계 마트인 Lidl의 식재료가 조금 더 저렴하다고 느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자기 장바구니를 챙겨 다니기 때문에 장바구니로 쓸 만한 얇은 가방을 챙겨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프랑스에서 다행히 크게 아프지 않아서 병원에 가본 적이 없고 약국에서도 바르는 약 외에 약을 사본 적이 없습니다. 학생 보험을 들기는 합니다만 프랑스의 의료 서비스가 한국만큼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프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상비약을 다양히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일례로 저는 체육 수업 중 발목을 삐어서 챙겨갔던 압박붕대로 처치하고 발목을 쉰 덕분에 괜찮아졌습니다.

은행은 디드로 대학 근처의 Societe Generale을 이용했습니다. 계좌를 열고 집 보험도 들었는데, 워낙 프랑스 은행이 절차 복잡하기로 악명 높다 보니 그에 비해서는 가입과 해지 절차가 수월하게 느껴졌습니다만 Ca depend이 심하기는 합니다.

파리 디드로 대학은 파리 1존의 남동부 끄트머리에 위치하여 시내 중심부와는 먼 편이나, 메트로 14호선과 RER C선의 환승역인 Bibiliotheque Francois Mitterand 역이 가까워 주요 지점에 대한 실질적인 접근성은 좋은 편입니다. 메트로 14호선은 주요 환승역을 관통하는 노선으로, 대형 쇼핑센터가 근처에 있고 다양한 라인으로 환승이 가능한 Chatelet, 아시아 식당가와 오페라 가르니에가 근처인 Pyramides, 주요 기차역인 Gare de Lyon, Gare de Saint-Lazare 등을 지나칩니다. RER C 선은, 센 강 좌안을 따라서 노트르담 대성당, 오르세 미술관, 에펠탑 등 주요 지점에 빠르게 접근하게 해 줍니다. 이에 더하여 Lepaute 기숙사 앞이 종점인 버스 노선이 2개 있고, 근처에 T3a 트램 노선도 있습니다. 저는 거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마음 편하게 한 달짜리 나비고를 충전해서 사용했습니다.

핸드폰은 Free의 19.99유로짜리 유심을 이용했습니다. 데이터 품질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지하철에서는 거의 항상 터지지 않습니다) 데이터 양이 많고 유럽을 여행할 때 대부분의 국가에서 별다른 제한 없이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입니다. 구입은 파리 지점에 방문해서 했고 해지는 등기 우편을 이용했습니다.

 

3.     여가 생활

프랑스는 26세 미만의 EU 거주자의 문화생활에 관대한 나라입니다. 무료인 미술관을 많이 다녔습니다.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 등 유명한 곳에서 익히 들어온 작품들을 보는 것도 좋았고, 피카소, 로댕, 들라크루아 등 짧은 여행으로는 들르기 어려운 곳을 가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가장 좋아하고 자주 들른 곳은 규모가 아담하고 모네의 수련 연작 전시실이 아름다운 오랑주리 미술관입니다. 퐁피두 센터는 늦은 시간까지 개관하기 때문에, 카페가 오후 5시쯤 문을 닫으면 느지막이 들어가서 4층 영상실의 푹신한 소파에 반쯤 누워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7시쯤 여는 식당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Francois Mitterand 도서관 근처에 MK2 영화관이 있고 평일 학생 요금이 4.9유로로 매력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좋아해서 여러 군데 카페를 찾아 다녔습니다. 날씨가 좋으면(10월 중순을 넘어가면 해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산책을 다니면서 시내를 구경하거나 센 강변에 앉아 있거나 에펠탑이나 노트르담 같은 것을 하염없이 바라봐도 좋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교환학생을 다녀오는 동안 힘든 때도 많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단기간이나마 살기 위해 준비할 때에는 서류며 절차며 이모저모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테지만 너무 안달복달하지 말고 마음을 편히 먹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겨울의 파리는 해가 나지 않으니 비타민D 같은 것을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초겨울에 불면과 폭면을 반복하며 수면 장애를 겪고 몸도 마음도 계속 처졌는데 돌이켜보면 햇빛이 부족했던 게 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시간이 아주 빨리 지나갔습니다. 교환학생을 앞두고는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될 텐데 뭔가를 꼭 얻어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어쨌든 순간순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을 다녀도 좋고 수업을 들어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도 좋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라면 미처 하지 못했을 소중한 경험들을 겪어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교환학생을 기점으로 인생에 극적인 변화가 생기지는 않지만, 분명히 점 하나를 찍는 기간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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