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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이O언_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_2018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8 May 2019

I. 파견대학

 

 1. 개요

 

   저는 2018년도 2학기 파견장학생으로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NUS)에서 한 학기 동안 교환을 다녀왔습니다. 싱가포르와 대한민국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징들이 존재하고 있는 나라이고, NUS와 서울대학교 또한 동일하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고려하는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이번 귀국 보고서를 통해 싱가포르 NUS 대학교의 교환학생을 (WHY)왜 선택했으며, (HOW)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WHAT)학업적으로는 무엇을 배웠고 문화적으로는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환을 추천 드리고 장려하는 이유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2018년도 가을학기 당시 NUS에서의 수강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4MCs: [LAC 2201] Chinese 2

 

   4MCs: [GES 1034] We the Citizen ? Understanding Singapore’s Politics

 

   4MCs: [GES 1007] South Asia in Singapore

 

   4MCs: [CE  2407] Engineering & Uncertainty Analyses

 

   4MCs: [RE  1701] Urban Land Use and Development

 

  

 

   수강과목을 설명 드리기 이전, 이해를 돕기 위하여 서울대학교와는 다른 수강신청 방법과 저의 교환학생의 목적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NUS는 선착순 수강신청이 아닙니다. 제가 듣고 싶은 최대 12개 과목들의 리스트를 산정하여 순위를 1위부터 12위까지 메기면 수용가능 인원과 전 단계 수업 이수 여부 등을 따져서 우선순위부터 배정하는 방식입니다. 최대 24MCs까지 수강 가능하구요, 보통 교환학생들은 기타 활동들을 위해 12MCs 까지도 듣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20MCs를 수강했으며, 그 중 8MCs [GES 1034 & GES 1007]은 시험이 없는 청강으로 변경했습니다. 공대생임에도 불구하고 정치학 수업과 남아시아 문화 수업을 수강한 이유는 오로지 싱가포르에서, 그것도 지금 이 때가 아니면 이 수업을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회문화적 소양이 부족했기에 성적을 반영하고 싶진 않아서 청강으로 변경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과목은 [RE 1701]도시 개발 및 토지사용과 [GES 1034]싱가포르의 정치학, 그리고 [LAC 2201] 중국어2 입니다. 우선 [RE 1701] 수업에서는 부산보다 작은 나라 싱가포르가 어떤 성장 단계를 거쳤고, 최대한 각 토지의 사용효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청사진까지 배웁니다. 이 수업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본 수업이 끝난 후에 토론시간을 갖게 되는데, 이론 바탕이 아니라 실제 사례들을 가지고 논의하고 앞서 수업에서 배웠던 개발 Tool(도구)들을 이용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때 정말 배우는 것들이 많고 또 교수님의 강의력에 탄복하게 됩니다.

 

 

 

[GES 1034] 싱가포르 정치학도 역시 꼭 들어보셨으면 하는데요, 저는 사실 싱가포르라는 나라를 잘 알지 못했었고 그 나라가 오로지 ‘잘 사는 독재국가’ 인걸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 맥락을 따라가면서 영국, 중국, 또 주변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등 나라의 정치-외교적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더욱 애착이 가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교수님이 파워가 있으신 분이어서 싱가포르에 부패한 정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시고 (수업이 아닌 밖에서 했다가는 잡혀갈 수 있습니다) 리센룽 현 총리와 만나게 해주는 아주 특별한 수업으로 남아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NUS에 오셨으면 다들 TOEFL 100점은 따셨을 테니까 영어를 좀 하시는 분들이겠죠. 그리고 수업도, 소통도 다 영어로 진행하는 관계로 영어는 정말 많이 늘게 됩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중국어, 타밀어, 말레이어까지 무려 4개국어가 공용어입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영어를 할 때 저는 중국어까지 하자 생각하고 이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수월했는데요, 그 이유는 영어로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어순이나 문법에서 더욱 유리하고 + 중국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가서 배운 것을 직접 써보고 들어보면 한국보다 100배는 빠르게 배울 수 있습니다. 저도 싱가포르에서 중국어를 처음 배웠는데 한국 돌아오자마자 HSK 4급을 땄습니다. (한자를 많이 알아서 수월했었습니다.) 언어는 힘입니다. 그만큼 새로 배우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중국어 꼭 기회 되시면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를 권유합니다.

 

 

 

 3. 학습 방법

 

 

 

   공부는 각자,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해보셔서 이제 알고 계실 겁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필수) 여권(비행기는 타셔야죠) / 비자, 기숙사 등 각종 서류 / 국제학생증 카드(혜택 많음) / 여름옷, 신발, 걸칠 것(실내 추움) / 필기도구(비쌈) / 화장품(비쌈) / 전자기기 및 충전기 / 싱가포르 전용 단자 변환기(비상용) / 공유기 (기숙사 와이파이 느림&끊김) / 비상약(의학용어는 영어가 더 어려워요)

 

 

 

  선택) 정장 한 벌(혹시 모르니) / 운동복 (기숙사 헬스장 및 기타 운동시설 무료) / 수영복 + 수경 수모 / 읽을 책(한국 1.5배 가격) / 카드 여유분(지갑 분실 시) / 한국음식 ♥ (요리해서 드시는 분들, 김치 통조림이나 오뚜기 블럭국 등 완제품&간편식 추천합니다

 

 

 

준비 X) 이불, 베개, 조리도구 등(캐리어 부피 많이 차지. 근처에 이케아 있습니다.)

 

 

 

  여러 통계자료에 미뤄봤을 때, 싱가포르가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거 다 저희 학생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집을 살 것도 아니고, 차를 사거나 하진 않잖아요. 그리고 싱가포르보다 비싼 도시들 정말 많이 있습니다. 1학기 때 다녀온 코펜하겐이 2배 더 비싸고, 아이슬란드 놀러 갔을 때 서울 물가의 4배라서 놀랐습니다. 싱가포르는 그냥 서울이랑 물가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싼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학식도 종류가 정말 다양하고 3$(2500원)~12달러(100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으니까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NUS의 교내 식당은 서울대학교와 다릅니다. SNU의 식당에는 코너 A,B,C에 각 한 가지 음식들이 각 끼니마다 다르게 제공된다면, NUS는 십 수개의 코너 (한식, 일식, 중식, 양식, 할랄음식 등) 에 십 수개의 음식들이 고정적으로 제공됩니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은 다음 번에 가서 또 먹을 수 있고 반대로 수백 가지의 음식을 맛 볼 수도 있습니다.

 

+ 맥도날드, 서브웨이 등 패스트푸드나 카페, 빵집 들이 학생식당 외 곳곳에 존재합니다.

 

+ 마라샹궈(Mala Xiangguo)라는 중국음식이 진짜 맛있어요. 현지 친구들도 아주 좋아해요.

 

        

 

    은행 계좌는 꼭 만들어주세요. 6개월이라도 만드셔야 합니다. 현지 계좌가 없으면 결제할 수 있는 공간이나 수단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Citi은행, 스탠다트 차터드 은행, HSBC 은행, DBS가 있는데요, NUS는 DBS라는 빨간색 은행과 파트너 계약을 맺어서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3. 여가 생활

 

 

 

NUS에 한 학기 동안 지내면서 정말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있었고 모두 매우 친절하고 열린 마음이어서 본인이 열린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얼마든지 좋은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KCS라는 모임을 추천합니다. 한국인 유학생과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고요, 아마 가시면 본인의 이메일로 KCS에서 연락이 올 것입니다. 그 중 몇몇 친구들은 서울대학교로 교환을 오거나 한국으로 놀러 온다고 하더군요. 기대중입니다. 헤헷.

 

 

 

싱가포르 인들은 한국인들만큼 술을 많이 마시지 않습니다. 아니 대한민국만큼 술을 많이 마시는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동아리 활동이 끝나도 단체 뒤풀이가 없고요 밤까지 놀더라도 술을 마시지 않고 Supper(야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싱가포르는 술값이 매우 비쌉니다. 국가 정책인데,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도 있고 밤 10시 이후로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 이유도 그 맥락입니다. 술 없어도 놀 방법을 찾아보시길 바라며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 낙담하진 마세요.

 

 

 

한 학기 동안 있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거짓말은 “싱가포르 할 거 없다. 나는 싱가포르에서 해볼 것들은 다 해봤다.” 입니다. 싱가포르는 관광지의 도시인 만큼 개인이나 단체로 즐길 것들이 많습니다. 중심가에 가보시면 MBS와 두리안 공연장, 센토사는 Luge와 Universal Studio, 오차드 거리는 Ion, Tang 쇼핑몰, Clarke Quay의 클럽거리 등등.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런 것들은 널리 알려진 정보이고 남들이 몰라서 가지 않는 곳들이 정말 군데군데 있습니다.

 

 

 

추천해드리자면, 싱가포르 서쪽 끝으로 가면 Tiger 맥주 공장이 있는데 박물관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예약 하셔야 하구요 15SGD 정도 지불하셔서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맥주를 맛볼 수 있습니다. 또 싱가포르는 섬들이 많잖아요. 동쪽 끝으로 가시면 Pulau Ubin 섬을 갈 수 있는데 자연경관이 잘 조성되어있고 산악 자전거를 빌려서 대략 1~2시간 정도 즐기고 올 수 있습니다. 중심가에서 서북쪽으로 살짝 벗어나면 Sports Hub가 있어요. 거기서 10SDG 정도 지불하시고 카약을 즐길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등산을 좋아하신다면 MacRitchie 저수지를 가셔서 Treetop 걷기를 하시거나 싱가포르에서 가장 높은 산인 Bukit Timah를 가보시길 바랍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물론 지지난학기의 덴마크만큼 높은 물가는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기숙사 월세(한 달 75만원)와 비행기 값(저가항공사 기준 캐리어 추가요금 포함 100만원), 생활용품 구매, 필기도구, 책 등에서 지출이 진짜 엄청 큽니다. 계산해보니까 한 학기에 1500만원을 썼더군요. 용돈을 많이 받은 것이 절대 아니고요 많이 지출한 것도 아닙니다. 다 제가 아르바이트나 과외로 번 돈입니다. OIA의 200만원 장학금을 받았었더라면 기숙사 한 학기 비용 300만원이라도 커버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 가족의 소득 분위가 높아도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OIA가 학생을 단순히 많이 보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장학금에 더욱 많은 예산을 책정해서 많은 학생들에게 균등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득 분위가 높다고 아예 안주는 것보다 최소 비용은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진짜 돈이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대학생들의 3대 로망이 있다면 바로 연애-동아리-해외활동입니다. 그 중에서도 해외활동, 즉 교환학생은 실력도 따라주고 운도 따라줘야 하기 떄문에 많은 학생들 주에서도 교환을 다녀온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저는 학부와 학교, 그리고 지인들의 큰 배려 덕분에 교환을 두 차레나 다녀왔습니다. 다녀오고 난 후에는 주위 지인들에게 정말 많은 격려와 질문도 받았습니다. 1년 전과 지금의 저를 비교해보면 상당히 많이 변했습니다. 사고방식, 인간관계, 배움의 정도 모두 과거보다 지금이 더욱 만족스럽습니다.

 

 

 

교환을 결심했을 당시 저는 3학년으로 진급해야 했던 시기였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공감하는 부분은 바로 대학교 4학년을 통틀어 3학년이 가장 힘든 시기라는 것이죠. 전공 필수과목들은 물론이고 본격적으로 전공선택을 들어야 하니 본인에게 어떤 커리큘럼이 적합한지 탐색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게 되는 시기가 바로 사망년이라 불리는 3학년입니다. 저 또한 제가 어떤 세부전공을 선택해야 하는지, 복부전은 어디 과로 가야 하는지 부족한 지식 때문에 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교환학생을 선택한 것도 바로 시간을 두고 더 많이 경험하면서 이 고민에 대한 답과 가까워지기 위함이었습니다.

 

 

 

1년씩이나 익숙한 것들과 떨어져 새로운 나라에 거주한다는 것은 재정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설날과 추석을 보낼 수 없고, 내가 좋아하는 단골 감자탕집도, 화장품을 살 올리브영, 한 달 마다 가는 미용실, 생일을 같이 축하해 줄 친구나 부모님도 없거든요. 1년이 그렇게 긴 시간입니다. 남자들은 군대를 2년이나 다녀오기 때문에 하루 일초가 아깝지요. 이 모든 걸 고려하더라도 저는 교환을 다녀온 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한된 가르침과 제한된 한국의 시각에서 벗어나 소위 “살고 싶은 나라”들의 최고 대학교를 다녔습니다. 학업은 물론이고 학업 외적인 것들도 모두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서울대학교 학생이었기 때문에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Think Out of the Box(=박스 밖에서 생각하다)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환에 투자한 시간과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고 오히려 끝나서 아쉽습니다.

 

 

 

OIA에게 너무 감사하고, NUS에게도 너무 감사하고, 싱가포르도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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