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University of Utah는 미국 서부 유타주 주도 솔트레이크 시티에 위치한 주립대학교 입니다. 학생수가 3만 1천명으로 서울대학교 2만 8천명보다 비슷하지만 조금 많고, 캠퍼스는 유타대학교가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보다 큽니다. 학생 편의시설(Gym, Swimming pool, Library 등)이 매우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솔트레이크시티가 주도라고는 하지만 주변 생활권 인구 합쳐서 100만 정도로 크지 않습니다. 서울 같은 metropolitan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고 오히려 시골에 가깝습니다. Salt Lake City 내에 놀거리는 별로 없지만 학교 내에 파티가 많고 Sports game 관람하거나 저는 안가봤지만 콘서트장도 학교 주변에 있습니다.
솔트레이크시티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환경입니다. 한 학기동안 주변 자연 환경 돌아다니는 것으로도 지루할 겨를이 없을만큼 대단하고, 겨울에는 세계 최고의 설질을 자랑하는 스키장이 1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수강신청은 15학점까지 가능하고, 16학점부터는 추가로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저는 16학점을 수강하였고, 25만원 정도 추가로 지불했습니다. 강의 신청은 유타대학교 포털 아이디를 받은 후에 바로 할 수 있습니다. 우리학교 스누라이프 강의실+ 같은 커뮤니티는 없기 때문에, 강의평을 참고할 수 없고 유타대학교 홈페이지와 강의계획서를 보고 신청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강의는 대체로 교수님들의 수준이 높고 쌍방향적인 수업이 많아서 만족스럽지만, 언제나 그렇듯 불만족스러운 강의도 있습니다. 수강신청이 우리학교처럼 하루만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강하고 싶은 강의를 미리미리 검색하여 신청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학점은 4.0 만점으로 A, A-, B+, B, B- …로 부여되고 좋은 학점을 받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A+이 있는 수업도 간혹있는데, 이는 명예 등급으로 학점은 4.0으로 A와 동일하고 다음 레벨의 수업을 면제시켜주는 기능이 있는데 이 부분은 교환학생에게 해당사항 없습니다.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15주 강의이며, 가을학기의 경우 Fall break 전후로 중간고사, 12월 둘 째주에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저는 경제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경제학부 학점인정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학점인정 받을 수 있는 강의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경제학부 1과목과 철학 3과목을 주력 과목으로 들었습니다. 유타대학교의 좋은 점 중 하나는 교양과목이 따로 개설되지 않고 모든 수업이 전공 학과에서 개설되기 때문에, 학점인정 신청 시 전공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1) Philosophy of Law (Leslie Francis 교수님)
로스쿨 진학을 생각하고 있어서 들었던 법철학 강의입니다. 교수님께서 유타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을 가르치고 계시고, 미국에서 오랫동안 변호사 활동을 하셨던 실무경력을 가지고 있으십니다. 수업 전체적인 진행은 법철학 이론을 간단히 배운 후, 미국에서 중요한 판결문을 읽으며 이론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배웁니다.
예컨대, 법실증주의(legal positivism)과 자연법주의(natural law theory)의 비교를 통해 이론을 배우고 노예제도 금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판결을 살펴봅니다. 이때, 학생은 어떤 이론을 지지하는지, 근거는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쓰기와 토론이 이루어집니다.
강의수준이 높고 미국 대법원 판결문과 철학 이론을 읽는다는 점에서 높은 독해능력이 요구됩니다. 무엇보다 수업듣는 학생들이 미국 로스쿨 진학에 관심있고 공부를 열심히하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토론 수준이 높습니다. 20명 정도 수업을 듣고, 소규모 토론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매 수업마다 20페이지 정도 리딩자료가 있습니다. 한 학기동안 여섯 번의 반 페이지 짜리 리딩 요약, 다섯 번의 한 페이지 짜리 자신의 의견을 담은 Short writing, 마지막으로 다섯 페이지 정도의 Final paper가 있습니다. 출석체크는 하지 않으십니다. 철학수업을 한 번도 듣지 않고 이 수업을 듣는다면 어리둥절 하실 수 있으니 이 수업을 듣고 싶다면 기본적인 철학수업 한 두개 정도는 서울대에서 수강하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대다수의 수강생들이 철학전공이거나 철학수업을 들은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중요성을 갖는 판례들을 다루고 그 이면에 있는 법철학 이론들을 배우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미국 내 states들이 현재까지 사형제를 유지하는 법이론적 근거를 배울 때 흥미로웠습니다. 토론 시간에 스피킹 능력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열정적이고 친절한 학생들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 수업은 늘 부담스러웠고 저에겐 좀 어려웠습니다.
2) Philosophy of the social contract theory (Heber Soriano Gomez 교수님) 3학점
미국에서 들었던 강의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많이 배웠던 강의입니다. 사회계약론의 철학을 홉스부터 시작하여 로크, 루소, 도덕적 자연주의, 계약론적 이론의 확장(고티에, 게임이론), 응용이론(The sexual contract, the racial contract)까지 다룹니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이 있는데, 주 첫 수업에서는 교수님의 이론 강의 및 이론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다음 수업에는 수강생들이 그 이론에 대한 지지 혹은 반박 논변을 만들어와 교수님과 함께 불꽃튀는 토론을 진행합니다. 8명 정도의 세미나 수업으로, 대학원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대학원 수업 느낌이 물씬납니다.
교수님은 철학과 소속 대학원생으로 매우 열정적이고 친절합니다. 이해가 안되어 물어보면 학생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 설명, 새로운 자료 제공 등 최대한 노력하십니다. 교수님이 스페인 출신이시고 영국에서 석사를 받으셔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에 대한 이해심이 남다릅니다. 중간, 기말 페이퍼 글쓰기 첨삭지도 수준이 거의 개인과외교습 이상으로 꼼꼼하게 이루어지고 매 수업마다 논리적 허점을 지적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십니다. 이 강의는 소규모 강의로 천천히 생각을 말하더라도 이해받을 수 있어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매주 30페이지 정도의 철학 이론 리딩이 있고, 주 1회 리딩에 대한 질문(3~4줄 정도), 1회 리딩에 대한 지지/반박 논변(반페이지 정도) 글쓰기 과제가 있습니다. 중간, 기말은 모두 5페이지 정도의 철학 소논문입니다.
이 수업은 Philosophy of ___________ 라고 표기되어 있던 철학 특강 수업이었기 때문에 같은 수업이 다시 열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회계약론 자체가 윤리학 모델의 일종이어서, 우리학교 철학과 윤리학 수업을 듣고 간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Reasoning & rational decision (Jordan Shonberg 교수님) 3학점
우리학교 교양 논리학에 해당하는 수업으로, 술어논증과 연역논증을 다룹니다. 너무 쉬워서 쉬어가는 수업이었습니다. 출석체크는 한 학기에 한 두번 정도 하십니다.
4) Money & Banking (Doyoun Won 교수님) 3학점
최악의 수업이었습니다. 대학원 박사과정 재학중인 한국인 선생님이었는데, 학생 질문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영어를 거의 못하셨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 읽어주는 선생님이 있는 수업처럼 강의가 진행되어서 수업에서 얻어가는 게 없었습니다. 경제학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과목이어서 드랍하지 않고 듣긴했는데 시간아까웠습니다. 성적받는 것은 매우 쉽고, 출석체크도 보너스 점수로만 들어갑니다.
5) Intermediate french conversation 1학점
프랑스어 회화를 지속하고 싶어서 들었던 1학점짜리 수업입니다. 수강생은 7명 정도이고 할머니들과 학생들이 섞여 있습니다. 준비할 것 없고 시험도 없어 맘편히 가서 선생님과 주변 사람들과 떠들다가 오면 되는 부담없는 수업입니다. 물론 학점인정은 안 됩니다. 제 프랑스어 실력이 초급 수준이라 이것을 들었고, 만약 B2이상이시라면 다른 수업을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6) Composition for non-native speaker (Amber Christensen 교수님) 3학점
외국인 학생을 위한 영어 글쓰기 수업으로 서울대학교의 글쓰기의 기초, 대학 글쓰기에 해당하는 수업입니다. 수업 내용이 영어 문장쓰기 같은 것 보다는 How to write an academic paper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잘못 신청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수업입니다. 사정이 생겨서 듣다가 자체 드랍했습니다. 끝까지 들었어도 서울대학교 학점인정은 불가능한 과목입니다. 현지 교환학생 OT 때 학교에 영어수업 있으니 수강신청하라고 추천할텐데 그게 바로 이 수업입니다. 듣지 마십시오.
2. 외국어 습득 정도
엄청 많이 늘었습니다. 거의 toddler에서 runner가 되었습니다. 특히 스피킹과 리스닝은 다녀오기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되었습니다. 우선 교환학생 전에 영어를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많이 늘 수 있었고(가기 전 토익 900, 토플 82), 가서 한국어를 쓰지 않고 영어로만 의사소통 했던 덕분입니다. 친구들과 여행 많이 하면서 웃고 떠들기도 하고 때로는 의견충돌로 다투기도 하면서 영어 실력은 꾸준히 늘었습니다.
학기 끝날 때쯤 되어 가장 친하게 지냈던 스페인에서 온 룸메이트 친구랑 이런 대화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Dahyang, we were having a hard time communicating each other at the first day when we met. But now we don’t feel uncomfortable anymore. Our english is so much better than before, definitely.”
3. 학습 방법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 중 독일계 친구들이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해서 표현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게는 영어실력 향상이 교환학생의 주요 목적이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대화할 때 자연스러운 표현을 배우고 따라하려고 의식적으로도 많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이랑 여행할 때 노래를 듣다가 친구가 “Ed shreen is not my style. He is too cheesy.”라고 한다면, ‘cheesy’라는 표현을 친구에게 물어보거나 검색해서 찾아보고 다음부터는 저도 쓰곤 했습니다.
홈메이트 중 한 명이 미국인이어서 질문거리들을 생각해놨다가 친구에게 물어보곤 했습니다. 가르쳐주는 걸 좋아하는 친절한 친구여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친구랑 같이 월마트에 장보러갔다가 “’내가 두 물건 모두 상관 없이 맘에 든다’라고 표현할 때 어떻게 해야해?” 라고 물어보면 친구가 “I don’t mind either one 이라고 해” 하는 식으로 가르쳐줬습니다.
학기 초에 유타대학교 교환학생 담당 부서에서 language exchange 관련한 메일이 왔었습니다. 저는 최대한 많이 하려고 했고, 세 명과 일주일에 한 번씩 각각 하다가 한 명과는 스타일이 맞지 않아 그만두고 두 명이랑은 학기 끝날 때까지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유타가 몰몬 교도들이 많이 살고있어서 한국으로 missionary 다녀온 학생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은 한국어를 잘 해서 언어교환하면 배우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특히 한국어로는 자주 쓰지만 영어로는 어색한 표현이나 한국어로는 안쓰지만 영어로는 자주 쓰는 표현 같은 것들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언어교환 강추!
또, 철학 전공 수업에서 세미나하면서 고차원적인 생각을 말하는 연습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영어글쓰기 수업 같은 것 듣지 말고 철학수업이나 하나 더 들을 걸 싶습니다. 철학 토론에서는 자기 생각에 근거를 붙여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하는데, 이를 영어로 하다보니 처음엔 힘들었고 끝까지 힘들었지만 확실히 academic한 말하기 연습으로는 최적인 것 같습니다.
철학 reading이 꽤 많았기 때문에 reading 실력도 많이 늘었습니다. 특히, 법철학 수업에서 미국 법원 판례 읽는 것은 처음에는 고역이었습니다. 기말고사 시즌에는 불평할 시간도 없고 미친듯이 읽다보니 확실히 reading 능력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산더미 같았는데 항상 영영사전 검색해서 찾다보니까 이제 reading이나 speaking할 때 머릿속으로 통역해서 나오는게 아니라 영어로 사고하게 된 것 같습니다.
철학 essay writing 하면서 거의 울면서 번역기와 함께 썼는데, 아직도 writing은 갈길이 멀다고 느낍니다. 확실히 말이랑 글은 다른 것 같아요. 교환학생에서 writing을 얻으려면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습니다.
밤에 침대에 누워서 netflix로 미국 드라마를 종종 보았는데, 이것도 크게는 아니더라도 도움이 조금은 된 것 같습니다. 룸메이트 친구랑 쇼파에 앉아서 둘이 ‘Friends’를 자막 없이 본 건 확실히 listening에 도움 많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Youtube에 영어 선생님 나와서 자주쓰는 영어 표현 몇 가지 알려주는 동영상들도 도움되었습니다. 맨날 추울 때 cold 만 쓰다가 freezing을 쓴다든지, I don’t have money 말고 I’m in destitute를 쓴다든가 하는 표현이요.
요약하자면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모르는 표현, 알고 싶은 표현을 물어보고, 사람들이 쓰는 표현을 따라하는 것이 가장 쉽고 빨리 배울 수 있는 길인 것 같습니다. 미국인 여자친구를 사귀는데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친구들만으로도 충분히 영어실력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11월부터 겨울이 시작되는데 이때 추워서 전기장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가는 요리를 해먹는다면 기숙사비 제외하고 한 달에 30만원 이내로 생활 가능합니다. 학교 내에서 밥먹는 것 외에 돈 쓸 일이 없습니다. 요리해서 도시락 싸서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돈을 거의 안썼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유타대학교에서 가장 부실한 것 1번을 꼽으라면 식사라고 하겠습니다. 식당이 거의 없고 있어도 비싸고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유니온빌딩 꼭대기에 레스토랑 하나 있는게 거의 정상적인 ‘식당’의 전부이고 나머지는 panda express나 샐러드가게, 피자가게, 푸드트럭처럼 뭔가 부실해보이는 음식들 뿐입니다. 심지어 이런 것들 전부 한 끼에 만원이라서 현자타임이 찾아옵니다. 저는 좋은 룸메들을 만나서 룸메이트들과 함께 2주에 한 번씩 차타고 장보고와서 함께 요리를 해먹었는데, 혼자 요리해먹는 친구들은 차가 없어서 매주 장보러 가는게 힘들어보이기도 했습니다.
Mean plan 이라고 기숙사 옆에 있는 식당에서 밥먹을 수 있는 식권을 학기 시작 전에 미리 사게 됩니다. 이거 매우 비추천합니다. Meal plan 신청했던 친구들 100%가 다 괜히 신청했다고 후회했습니다. 기숙사 식당이 뷔페인데, 학기 중간이 넘어가면 매일 나오는게 똑같아서 질립니다. Kitchen이 있는 기숙사에 살면 Meal plan 신청 안해도 됩니다. Sage point에 살게 되면 신청해야 하는데 최대한 적게 신청하십시오. 한 학기에 40개 + flex dollor 정도는 큰 후회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청안하는게 제일 좋음! 신청 안해도 돈내면 먹을 수 있고 식권 남는 친구들이 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여가 생활
유타대학교 여가생활의 큰 부분은 여행입니다. 저는 어울렸던 친구들이 함께 exchange온 친구들이었는데,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학기초에 차를 사서 그것 타고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운전 잘 하시고 돈 여유가 있으시다면 중고차 한 대 사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3천~4천달러 정도) 솔트레이크 위치를 보면 와이오미 주 아래, 아리조나 주 위에 있습니다.
와이오미에 있는 Yellow stone National park는 미국 최대의 국립공원입니다. 낮에는 Geyser, 다양한 야생동물들, bison 떼를 보고 밤에는 아름다운 milky way를 처음봤던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 별똥별도 가끔 보입니다. 이 못잊을 관경을 보고 난 뒤에는 곰 나올까 가슴졸이면서, bear spray도 없이 잠을 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친구들에게 Bear spray나 gun 사야하는 것 아니냐니까, 심지어 first aid kit까지도 돈아깝다고 안산다고 하더군요. 이런 노답친구들이랑 같이다니면서, 3~4일 동안 씻지도 못하고 더럽게 여행했던게 이제는 추억이네요. Yellow stone은 날씨가 빨리 추워지므로, 친구들 사귀고 바로 8월~9월초에 빠르게 떠나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9월초에 갔는데 낮에는 땀뻘뻘 30도 + 밤에는 영하 3도 였습니다.
학기 중에 plan 짜서 여행가는 시간은 10월 초~중순에 걸쳐 있는 약 10일간의 Fall break와 11월 말 Thanks giving 전후로 5일 정도의 기간이 있습니다. 제 경우 앞의 여행은 한국1 독일2 오스트리아1 일본1 중국1로 구성된 여섯명으로 유타 남부~아리조나 그랜드캐년 북부를 8일간 여행했습니다. 대부분은 캠핑하고 인디언 숙소에서 자보기도 했습니다. 이때 독일 여자애가 저보다 체력이 좋길래 반성 많이하고 다녀온 뒤로 열심히 운동했습니다. Germans are super organizing… 독일애들이랑 여행하시게 되면 아침 7시 기상은 각오하셔야합니다.
Thanks giving trip은 유타 남부 Zion canyon national park에서 라스베가스를 다녀왔습니다. Zion에서 Angel’s landing이라고 1년에 두 명씩 꾸준히 죽어나가는 지옥의 hinking track이 있는데, 아까 Bear spray 안산다는 노답친구들이 도발해서 저도 결국 정상을 갔습니다. 진짜 위험하니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누가 도발하더라도 가지마십시오. 라스베가스가서 카지노도 가보고 strip club갔다가 친구들 나이제한으로 짤 당하기도 했습니다.
다 쓸수 없는데 사실 학기 중간 중간에 수업 빼먹고 여행도 종종 갔습니다. 금요일 공강 잡는 친구들이 많아서 금-토로 가까운 National forest가서 캠핑도 하고, 가깝지만 먼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도 혼자 가보고, Hot spring이라고 산 속에 야외 온천 같은 것이 있어서 온도가 딱 온천욕하기 좋은 곳이 있는데 여기서 11월에 눈맞으면서 온천욕도 해봤습니다. 월~목은 학교 공부하고 금~일은 여행다니는 맛에 살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유타가 지겨울 날이 별로 없었습니다.
여행 말고는 할 것이 없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타가 스포츠에 강하기 때문에, 학교 내 gym 시설이 좋습니다. Swimming pool, rock climbing, tennis, badminton, basket ball 정도가 기억납니다. 저는 수영을 해서 swimming pool만 이용했는데, 여기 수영장 길이가 올림픽용 50m입니다. 처음으로 50m lane에서 놀아보니 천조국 스케일이 느껴졌습니다. Gym에서 운동하는 것은 거의 기본입니다. 쉬는 주말에 뭐할까 얘기나오면 “Shell we go to the gym tomorrow? And then after we can have brunch at the P.H.C(기숙사 뷔페).” 한 명이 이렇게 말하면 다 좋다고 그러자고 합니다. 이 얘기했던 친구들이 여자애들이었는데 gym가서 muscle 운동하는데 저보다 강력했습니다. 만약 남자분이라면 유타대학교 오기 전에 기본적인 웨이트를 배워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roomie는 테니스를 좋아했는데, tennis club 가입해서 친구들도 사귀고 매일매일 즐겁게 치는 것보니 좋아보였습니다. 운동 좋아하시면 맘껏 할 수 있습니다.
유흥은 거의 금지입니다. 저는 술을 좋아하긴 하는데 유타대학교에서는 12월 되기 전까지 음주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교내에서 술 금지, club이나 bar는 모두 1시 전 마감이라 건전하게 놀게됩니다. 학기 중순 넘어가면 그냥 기숙사에서 술파티 벌이기도하는데 기본적으로 외국애들이 술을 많이 먹지 않습니다.
유타 겨울 여가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스키입니다. 기숙사에서 차로 1시간 이내 거리에 solitude, brighton이 있고 다른 방향으로 가면 snowbird 등 여러 리조트가 있습니다. 저는 스키를 좋아하지만 아쉽게도 12월 말에 귀국해야 해서 11월 말~ 12월 초 밖에 스키 탈 수 있는 기간이 없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4회 다녀왔습니다. 교환학생 1년 하는 친구들은 상당수가 season pass를 $360 주고 샀고, 장비도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교 Gym에 gear rental shop이 있는데, 여기서 스키복, 스키, 헬멧을 아주 싸게(하루 2만원)에 빌릴 수 있습니다. 다음 날 6시까지 반납하면 추가요금 없어서 이틀 간 쓰고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타 설질이 world best인 것을 누구나 다 알기 때문에 리조트들이 lift 값을 엄청 비싸게 받습니다. Day pass가 $80 정도 합니다. 한 번 스키타러 갈 때 100달러 정도는 생각하셔야 하는 돈.. 그렇지만 정말 값어치 합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학기 개강 직전 OT for exchange 1번, OT for all the international 1번 있는데, 특히 교환학생을 위한 OT에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 너무 일찍 유타에 가야해서 저 OT를 안가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저때 만난 친구들과 함께 What’s app에서 그룹톡방을 팝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으나 저 OT에 오지 않은 친구들과는 학기 끝날 때까지 친해지기 어려웠고, 톡방을 중심으로 학기초에 hiking 다니고 salt lake city 놀러다니면서 친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타를 선택할까 고민하시는 분들께 짧게 말씀드리자면, 유타대학교는 중위권 주립대학으로 서울대학교 학생들에게 그렇게까지 ‘공부 잘하는 대학’이라고 생각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유타가 제공해줄 수 있는 자연경관, 여유와 평화, 그리고 여기서 비롯되는 사람들의 친절함, 따뜻함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교환학생에게는 The best일 수도 있습니다. 앞서 후기를 올려주신 분들이 유타에 대해 좋게만 적어주신 것이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 선택할 때는 한 학기 더 기다려서 더 순위 높은 대학을 가야하나 생각했지만, 적절한 시기에 유타에 다녀온 것을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유타대학교 추천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유타에 다녀와서 지금 제 삶은 더 행복해졌습니다. 서울대학교의 경쟁적인 분위기랑은 또 다른 곳에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야는 더 깊고 넓어졌습니다. 외국생활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견뎌낼만한 어려움과 휴식이 병행되었던 시간, 이것이 저에게는 정신적 평안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교환 가기 전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기에 긴 귀국 보고서를 남겼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class@snu.ac.kr로 메일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