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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옥O훈_Keio University_2018학년도 1학기 및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8 May 2019

I. 파견대학

 

 1. 개요

 

게이오대학은 일본 최고의 사립 명문 대학으로, 한국의 연세대-고려대와 같이 와세다 대학과 라이벌 관계로 유명한 학교입니다. 작년까지 1만엔에 초상이 실려 있던 일본의 철학자 후쿠자와 유키치가 설립하였으며, 게이오 출신 유명인으로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MBA)이나 가수 miwa(문학부), 아라시의 사쿠라이 쇼(경제학부) 등이 있습니다. 캠퍼스는 미타(3-4학년 문과), 히요시(1-2학년 전체), 야가미(3-4학년 이과, 히요시에서 도보 10분)를 중심으로 추가로 약학부, 의학부 그리고 쇼난 후지사와 캠퍼스가 별도로 있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먼저 교환학생은 KIP와 JLP코스를 선택하게 됩니다. KIP는 교환학생을 위해 열리는 수업을 위주로 들으면서 KIP의 일본어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데, 일본어 고급자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 테스트를 보고 JLP의 상급 코스를 수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JLP의 수업을 듣게 될 경우 수강 신청은 수업 4개까지만 가능합니다. JLP는 일본어 수업을 위주로 수강하고, 마찬가지로 KIP 수업을 들을 수 있지만 수강 제한이 있습니다.

 

또한 유학생 대상의 수업 뿐만 아니라 일반 학부생 수업도 들을 수 있습니다. 게이오의 거의 모든 학부 수업은 일본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본어 자격이 필요합니다. JLPT N2소지자의 경우 학부 수업 4개까지 수강 가능하고 N1소지자는 제한이 없습니다만, 팀플이 메인이 되는 수업은 일본어 능력이 부족하면 교수의 판단에 의해 수강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한 번 거절당한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업은 기꺼이 받아주십니다.

 

제가 1학기에 수강한 수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컴퓨터 그래픽 표현론: 학부 수업입니다. C++을 씁니다.

 

현대 일본 경제: 국제센터 개설 수업입니다. 영어로 진행되고 주로 아베노믹스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교수님이 경제 관료 출신이었어서 정부 정책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두 번 정도 외부에서 초청 강사가 왔었고 VC나 스타트업 현업에 계시는 분들이라 정책 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하게 일본의 현대 경제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기말 발표가 있는데 그것만 좀 로드가 많고 나머지 시간엔 그냥 수업만 들으면 됐었습니다.

 

비즈니스 워크샵: GPP라는 프로그램으로, 일본인 학생과 유학생이 함께 듣는 코스의 핵심이 되는 수업입니다. 영어로 경영학 개론 수준의 내용을 듣고 최종적으로 발표를 하는데, 4학점이고 로드도 상당히 많습니다. 격주로 과제가 나오고 전부 팀플이다 보니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로드를 자랑하는 수업입니다만, 서울대에 비하면 재밌게 놀면서 할 정도의 로드라 저는 즐겁게 했습니다. 여기서 또 한국 좋아하는 캐나다인 친구 만나서 같이 피시방도 가고 그랬습니다.

 

종합일본어 7: KIP 일본어 수업 중 가장 난이도가 있는 수업입니다. 저는 JLP 상급반 배치 시험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이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책 한권을 갖고 듣기도 하고 문법도 공부합니다.

 

커뮤니케이션 7: KIP 수업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써져있지만 주로 신문이나 소설을 읽는 수업이었습니다.

 

 

 

2학기에 수업한 수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밀기계공학: 학부 수업입니다. 정밀 기계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응용유체역학: 학부 수업입니다. White 책을 씁니다.

 

반응시스템과 환경: 학부 수업인데 응용열역학 비슷한 수업입니다.

 

Material Design: 학부 수업입니다. 폴리머에 대해서 공부합니다.

 

제어공학: 학부 수업입니다.

 

일본 수업의 특징은 학생들이 하도 공부를 안 해서 ppt에 빈 칸이 많다는 점이 있습니다. 수업을 안 들으면 내용을 알 수 없게 해놨기 때문에 출석률은 좋지만 시험 기간에만 적당히 공부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옵니다.

 

작문 8: JLP상급반 수업입니다. 매시간 원고지 두 장을 수업 시간 내에 쓰고, 다음 시간에 첨삭본을 돌려받습니다. 시간이 촉박한데 중국인 친구들이 한자를 거침없이 쓰는 것을 보면 신기합니다. 상급반에는 거의 중국인 밖에 없습니다.

 

문법 8: JLP상급반 수업입니다. JLPT N1수준의 문법을 배웁니다. 사실 JLP 상급반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일본어 실력이 N1합격기준을 상회하는데, 막상 상급반의 수업 수준은 N1보다 비슷하거나 낮습니다. 지루했습니다.

 

회화 8A: 한자는 기가 막히게 잘 쓰는 중국인 친구들이 회화에서는 맥을 못 춥니다. 아마 어순이 달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을 배웁니다만 회화는 서클 친구들과 익히도록 합시다. 수업은 거의 도움이 안 됐습니다.

 

음성언어이해 7: 드라마나 뉴스를 ‘듣고’ 거기에 나오는 표현들을 공부합니다. 시오자키 선생님이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셔서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 일본어가 어느 수준 이상에 이르면 드라마를 보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다소 모르는 표현이 나와도 지나치게 되는데, 하나하나 짚어가며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제가 게이오에 유학갈 때는 JLPT N2를 가지고 있었는데, 1년 동안 아르바이트도 하고 일본어 수업도 듣고 또 친구들, 여자친구하고 대화를 많이 하다 보니 일본어 실력이 많이 늘어서 12월에 JLPT N1을 만점 가까운 점수로 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어 실력이 좋지 않은데, 현지에 가서 실력을 늘리겠다는 생각으로 유학을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데 일본어를 못하면 그냥 편의점 행입니다. 편의점에서 일본어 절대 늘지 않습니다. 또 일본인들은 절대 편의점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건 뒤에 설명하겠습니다. 어쨌든 일본어를 현지에서 공부하고 싶다면 한국에서 책으로 익힐 수 있는 부분(단어, 문법, 한자)는 최대한 익히시고, 현지에서 듣기 말하기 쓰기를 위주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럼 어느 정도 공부하고 가는 것이 좋은가. JLNP N3를 합격할 레벨이라면 일상생활 자체에는 지장이 없습니다만,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아서 일본인 친구를 사귀는 것은 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에도 수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있지만 그 학생들과 친해지고 어울려서 술 마시러 가는 한국인 학생들은 스누 버디 구성원이 아니라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충분한 일본어 실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기숙사에서 유학생들끼리만 어울리다가 돌아오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한국에서 최대한 일본어를 공부하고, 일본에 가서는 아르바이트나 서클을 통해서 일본인 친구들을 많이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크게 학교에서의 공부, 친구와 공부, 책으로 공부 이렇게 세 가지를 했습니다.

 

학교 일본어 수업은 작문은 매우 추천 드리지만, 회화나 문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작문의 경우는 친구에게 내가 쓴 글 첨삭해달라고 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매번 부탁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 쫓아다니면서 배우는 게 좋습니다. 선생님도 열정적인 학생이 별로 없기 때문에 질문 많이 하면 좋아하시고, 많이 쓰다 보면 굉장히 빨리 늡니다. 문법이야 책으로 배우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회화는 외국인 학생들만 모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굳이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상상이 되실 것입니다.

 

친구 같은 경우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서클과 아르바이트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Tomodachi program이라는 것을 운영하여 유학생의 적응을 도와주지만,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그룹은 와해됩니다. 따라서 소속된 집단이 없는 유학생은 유학생끼리만 어울리기 십상이죠. 그렇기 때문에 일본인 친구를 만들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서클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클은 2학기에 모집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1학기에 유학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다행히 한류가 인기있기 때문에, 일본어가 받쳐준다면 대화 주제는 많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만난 친구들 중에 한국어를 공부하는 친구와 언어교환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본어를 많이 쓰려고 했습니다.

 

책으로 공부하는 것은 사실 한국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JLPT 수험서를 한국에서 사와서 일본에서 공부했고, 생활에서 쓰면서 동시에 책으로 공부를 하니 실력이 확실하게 느는 것이 체감되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필요한 물품은 특별히 없습니다. 국제 배송보다 현지에서 사는 것이 쌉니다. 동유모(동경 유학생 모임)이라는 다음 카페가 있는데, 일본 유학생 뿐만 아니라 현지 거주 교포분들도 많이 쓰시는 사이트로, 거기에서 중고품을 굉장히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드라이기나 선풍기 밥솥 등은 거기서 저렴하게 구입을 했고, 필요한 것은 그 때마다 사서 썼습니다. 기숙사에 입주하게 되면 전에 살던 학생이 쓰던 가전제품 등을 공짜로 받을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입주하여 가능한 많이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지 물가는 비쌉니다. 요즘 한국 물가와 일본 물가가 많이 비슷해졌다는 글이 많이 보이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교통비와 주거비가 비쌉니다. 게이오의 기숙사는 전부 히요시에 위치하는데, 서울로 치면 경기도 부천 시 정도 되는 입지에 역에서 도보로 15분 걸리는 곳에 있는 기숙사 월세가 6~7만엔 선입니다. 제일 비싼 곳은 8만엔 합니다. 또 교통비는 한국의 3배라고 생각하시면 대충 맞습니다. 또한 식비도 싸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신주쿠에서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술 한 잔 하고 히요시로 돌아온다고 가정하면, 왕복 전철비가 800엔 + 밥 1500엔 + 술 2500엔으로 금새 5000엔이 됩니다. 일본은 맥주 등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많이 마시고, 잔 단위로 마시는 데다 자릿세를 받기 때문에 술 두어 잔 마시다 보면 금방 2000엔이 넘어갑니다. 단 일본의 음식점은 양적으로 또 질적으로 가격차별화가 많이 되어있기 때문에 절약하고자 하면 또 식비를 꽤 아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한국에서의 생활비에 1.5를 곱하시면 무리 없을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한국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냥 밥과 반찬을 먹습니다. 저는 학식은 거의 먹지 않았고(게이오 학식은 메뉴가 정해져 있고, 원하는 반찬을 구매해서 먹습니다) 주로 마츠야나 텐야 등 밥집과 돈까스집 등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편의점 도시락은 모든 종류를 다 먹어봤습니다만, 세븐일레븐이 제일 낫습니다. 미타는 직장인들도 많기 때문에 물가가 비싸지만, 히요시는 학생이 주 소비층이라 점심 무한 리필이 되는 가게가 많고, 전체적으로 싸고 양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시면 게이오 한국인 유학생들이 맛집 정보를 이미 다 조사해 놓았으니 찾아보시고 하나씩 가보세요.

 

병원은 한 번도 가본 적 없어서 아쉽지만 조언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는데 매달 천 엔 정도를 지불하게 됩니다. 은행은 우체국 은행과 신세이 은행 두 가지를 이용했는데, 원래 ATM수수료가 없는 신세이 은행만 이용하려다 JASSO 장학금이 신세이 계좌로 지급되지 않아 우체국 계좌도 개설했습니다. 참고로 일본은 은행 수수료도 상당히 비쌉니다. 타행 계좌이체는 불가능하고, 타지점 계좌로 이체하는 비용도 수수료가 한국의 3배 이상입니다.

 

교통은 보통 미타 캠퍼스로 수업을 들으러 가기 때문에 히요시에서 미타 간의 파스모 정기권을 이용하게 됩니다. 단 저처럼 미타에서 수업을 주 2회 이하로 듣게 되면 정기권을 사는 쪽이 더 손해이니 계산해 보시고 구매하세요. 또 아이폰 이용자라면 스이카를 아이폰에 넣고 쓸 수 있으니 스이카 구매를 추천 드립니다. 버스는 기숙사에 살게 되면 탈 일이 많지 않겠지만, 일본의 버스는 한국과 다르게 멀리 가지 않습니다. 교통은 전철 시스템을 축으로 하고 버스는 전철역에서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굉장히 천천히 다닙니다. 승객이 앉아야 출발하고, 차간 거리도 많이 벌리기 때문에 아주 안전운전이지만 다이어를 무시하고 천천히 가기 때문에 버스를 믿으면 약속시간에 늦기 딱 좋습니다. 택시는 일본 살면서 딱 2번 타봤는데, 한 번은 알바에서 일 때문에 타고, 한 번은 제 돈 내고 탔습니다만 요금이 90엔씩 올라가는 것을 보고 다시는 타지 않았습니다. 앞서 교통비가 한국 3배라고 말씀드렸는데 택시는 그 이상입니다.

 

일본은 운전하기 굉장히 편한 환경입니다. 한국에서 국제면허를 발급받고 일본 면허시험 관리소에 가면 일본 면허로 교부를 해주는데, 국제면허만 있으면 렌터카 이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저는 일본 면허도 받았습니다. 렌터카를 빌리는 비용 자체는 한국과 크게 차이가 없고, 기름값은 일본이 오히려 더 싸지만 톨게이트비는 마찬가지로 3배입니다. 고속도로가 비싸니 기차를 타려고 하면, 당연한 얘기지만 신칸센은 훨씬 더 비쌉니다. 도쿄에서 나고야까지 차로 약 3시간 반인데, 서울-대구나 서울-광주와 비슷한 거리지만 요금은 약 6천엔이 나옵니다. 그나마 ETC 카드라고 하는 하이패스를 빌리지 않으면 수도 고속도로의 경우 한 번 요금소에 출입할 때마다 가장 높은 요금을 적용하기 때문에 길 한 번만 잘못 타면 2~3천엔이 추가로 나갑니다. 물론 경험담입니다. 운전해서 고속도로를 이용할 일 있으면 반드시 ETC 카드를 빌립시다. 단, 고속버스는 잘 알아보시면 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도쿄-오사카 간 야간버스는 9시간 정도가 소요되지만, 잘 알아보면 3천엔에도 갈 수 있습니다. 주간에 운행하는 버스는 조금 더 비싸지만 역시 신칸센보다는 훨씬 쌉니다.

 

통신의 경우 많은 한국인 유학생이 라인 모바일을 이용합니다. 라인 페이(카카오 페이와 비슷합니다)를 포함하여 싸고 여러가지 기능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라인 모바일과 연동되는 라인 페이 카드가 사용금액의 2%가 적립되었는데, 요즘엔 그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에 굳이 라인 페이를 이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저는 모바일 뱅킹의 불모지 일본에서 아주 편리한 기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단, 라인 모바일의 음성 전화가 들어간 서비스는 계약이 13개월이 기본이고, 그 안에 해지하면 1만엔의 위약금을 물게 됩니다. 일본에 1년간 유학 간다고 해도 한 달치 요금을 더 내야 하지만 그만큼 싸기 때문에 쓸 만 합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알바나 서클에 가고, 둘 다 없는 날에는 일본어 공부를 하였기 때문에 사실 한국에서와 크게 다른 생활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에 여자친구와 또 친구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던 것 같습니다. 골든위크 기간에는 도쿄에서 출발하여 나가노-기후-나고야-시즈오카를 한 바퀴 돌았고, 이외에도 교토, 하코네, 나가노, 야마나시, 카마쿠라, 홋카이도, 이즈 등을 여행했습니다. 만약 운전할 수 있다면, 꼭 밤에 수도고속도로 C1을 한 바퀴 돌고 레인보우브릿지를 건너보기를 추천합니다. 도쿄타워나 스카이트리 전망대보다 훨씬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 저는 남는 시간에 헬스장에 자주 갔었습니다. 서울대 이곳저곳에 헬스장이 있지만, 게이오에는 히요시 캠퍼스 내에 헬스장이 하나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히요시 짐이라고 부르는데, 한 번 이용하는 데 300엔이고 6번 회수권이 1500엔, 한달 무제한 이용이 3000엔입니다. 물론 시설이 아주 안 좋고 비좁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헬스장은 한국보다 2배는 비싸기 때문에, 운동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히요시 짐 이용을 추천 드립니다.

 

친구들과는 신오쿠보에 많이 갔습니다. 도쿄의 한인 타운인데, 신주쿠의 거대 유흥가인 가부키초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낮은 집세로 인해 한국인 뿐 아니라 여러 외국인 들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최근 한류열풍으로 인해 주말 신오쿠보는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인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백종원 씨가 운영하는 식당도 몇 군데 있으니, 일본인 친구가 생겨서 신오쿠보 맛집에 데려가 달라고 하면 무난하게 새마을 식당에 갑시다. 저는 풍금이라는 삼겹살 집에 자주 갔는데, 모든 한국인 유학생들이 입을 모아서 맛있다고 하는 집입니다.

 

일본에서는 택시가 비싸기 때문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막차가 끊기면 가라오케에 가서 밤을 샙니다. 그런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격 차별화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또 시간대별로 가라오케 요금을 나눠 놨습니다. 제일 싼 것이 야간 정액제고, 그 다음이 평일 점심입니다. 또 일본 가라오케는 방 단위가 아니라 사람 수 단위로 요금을 받기 때문에 혼자서 가면 싸게 많이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일 점심에 혼자서 간다고 한국 코인 노래방보다 싼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음료수를 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일본에는 돈 나가는 함정이 많이 숨어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저는 기숙사에서 살지 않았고, 또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이 두 가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본에서 집을 구할 때는 보통 스모라는 사이트를 씁니다. 여기서 원하는 지역의 집들에 연락을 할 수 있는데, 외국인은 집을 구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제가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집이 40곳 있었는데, 거주 가능한 곳이 단 두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레오팔레스라는 일본의 대형 부동산 회사의 맨션에 거주하게 되었습니다. 집이 상당히 넓었고 세탁기 TV등이 구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만족하면서 살았습니다. 한국에도 지사가 있어서 한국에서 계약을 하고 일본에서 사는 것도 가능하지만, 한국 지사에서 상담 받은 후 혹시나 해서 일본 쪽에 연락을 해보니 훨씬 싼 가격에 같은 집을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괜한 돈 지불하지 않으려면 이렇듯 뭐든 많이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르바이트의 경우 도쿄는 최저시급인 958엔보다 대부분의 가게에서 많은 돈을 지급합니다. 특히 시내로 나갈수록 일이 힘든 곳은 1300엔, 1400엔 받는 곳도 있고, 교통비도 지원되기 때문에 일부러 신주쿠나 시부야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이 끝나고 놀기에 좋기 때문입니다.

 

저는 히요시의 도큐 백화점에 있는 무인양품에서 일했고, 시급은 1050엔을 받았습니다. 앞서 편의점 얘기를 했는데, 편의점에서도 잠시 일하다가 그만 뒀습니다. 일본은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친절과 서비스를 엄격하게 요구하는 문화입니다. 일하면서 앉아있을 수 없고, 핸드폰 사용 또한 금지입니다. 편의점 알바생 입장에서는 계속 가만히 서서 응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힘들고, 따라서 일본인 학생들은 아무도 일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편의점에 외국인들이 많이 일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유학생 입장에서도 돈이 급한 것이 아니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알바생 간의 교류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알바에서 친구를 많이 만들고 싶다면, 대학 주변의 고깃집이나 음식점을 추천합니다. 직원이 많은 곳이 좋습니다. 고깃집은 일 끝나고 회식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무인양품은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단, 손님에게 일본어로 안내할 것을 요구받기 때문에 일본어 실력이 필요합니다. 일본어 연습을 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직장은 LUSH입니다. 러쉬는 알바생이 일종의 영업사원입니다. 손님에게 물건을 팔면 그 실적이 기록되기 때문에 러쉬에 들어가면 알바생들이 경쟁적으로 말을 붙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어 연습이 강제로 되고, 접객용 일본어를 잘 익힐 수 있기 때문에 일본 취업에 관심이 있으시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상당히 충동적으로 지원했고, 별다른 계획 없이 장학금만 믿고 갔다가 여러 가지 장애물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러므로 가게 되시면 왜 교환학생을 왔는지 어느 정도는 목표와 계획을 정하시고 그에 맞게 행동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 취업을 목표로 교환학생에 와서 게이오 내 취업 연구회 등의 활동을 열심히 하여 한 학기 만에 취업에 성공한 케이스도 봤고, 그냥 쉬고 싶어서 와서 정말 잘 쉬다가 간 케이스도 봤습니다. 일본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일이 가능합니다. 또 생각보다 많이 한국과 다른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직접 와서 부딪혀가며 그걸 하나씩 깨닫는 재미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준비가 안 되어 고생하는 게 싫으신 분들은 서울대 이메일로 물어봐 주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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