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저는 2018년 가을학기(9월-12월)에 캐나다 온타리오 주, 워털루에 위치한 Wilfrid Laurier University(WLU)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였습니다. 워털루는 토론토에서 버스를 타고 약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도시이며 WLU 주변에 Waterloo 대학교가 가까이 있어 학생들이 많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수강신청은 서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후 WLU에 교환학생 신청을 할 때 원하는 과목 5개를 대안까지 포함하여 보내면 WLU International office에서 최대한 제 편의에 맞게 시간표를 짜 주십니다. 과목 리스트와 시간표 만드는 법 등은 캐나다에서 보내주는 메일에 상세히 적혀 있으니 그대로 따라하시면 됩니다. 만약 원하는 대로 시간표가 짜지지 않더라도 학교에 가서 add/drop할 수 있는 기간이 있습니다.
저는 총 5개 과목(4과목 경제, 1과목 일선)을 들었습니다
1) Cdn Banking & Financial System (Yan Wu)
금융체제에 대해 배우는 수업으로 금융시장, 화폐, 이자율, 금융위기, 중앙은행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교수님의 PPT로 수업을 나갔는데 과제의 일부인 online quiz를 풀려면 교재를 사야 했던 게 돈이 아까웠습니다.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지 않고 중간고사 1번, 기말고사 1번인데 모든 문제가 객관식이어서 편했습니다. 교수님이 중국계이셔서 초반에는 발음을 못 알아듣는 단어들이 있었는데 익숙해지니 괜찮았습니다.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셔서 이해하기도 좋고 교수님이 매우 친절하십니다. 수업 중에 Iclicker를 사용해 배웠던 내용에 대해 퀴즈형식으로 답을 맞히는 활동이 있는데 iclicker 문제는 굳이 다 맞히지 않아도 되고 문제가 굉장히 어려운 것도 아니어서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iclicker가 비쌌는데 사지 않고 대여를 하거나, 샀을 경우 학기 끝나고 bookstore에 되팔면 됩니다(바코드가 붙어있는 포장박스를 보관하고 있어야 bookstore에 팔 수 있습니다, 아닌 경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팔면 됩니다).
2) Public Economics: Expenditure (Tracy R. Snoddon)
공공경제이론, 특히 정부부문의 지출 부분과 연금, 교육,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경제이론에 초점을 맞춰 배우는 과목입니다. 교수님이 매 수업 전 올려 주신 PPT로 수업을 나가는데 출튀를 방지하기 위해 PPT에 빈칸을 남겨놓으십니다. 수업에 참여하면 다 채워 넣을 수 있습니다. 월요일마다 10분 정도 배운 내용과 관련된, 혹은 앞으로 배울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내주시면 옆사람과 짝을 지어 작은 종이에 답을 적어 내는 시간이 있습니다. 질문이 매우 쉽고 답이 틀려도 적어 내기만 하면 점수를 주시니 걱정할 필요는 없는 듯합니다. 중간고사 1번, 기말고사 1번, 2번의 in class quiz가 있습니다. 내용이 쉬워 경제학부가 아닌 분들이 들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3) Environmental Economics (Nicholas Bedard)
환경경제학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매주 일요일까지 교수님이 내주시는 주제에 대해 생각한 것들을 my learning space (etl과 비슷한 사이트) 4-5문장으로 올리는 로드가 있었습니다. 이것도 지각 안하고 참여만 잘하면 점수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중간고사 2번, 기말고사 1번인 수업이었고, 수업이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환경경제학의 기본을 잘 배울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수업은 PPT로 진행되고 마지막 달에 가면 이론이 끝나고 현실 환경 문제 일부에 집중해 수업이 진행됩니다.
4) International Finance (Edda Claus)
국제 금융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환율, int’l bond, share, forward, future, swap 등에 대해 배우며 매 수업시간 iclicker 10문제씩 풉니다. 다만, 목요일에는 화요일에 했던 10문제를 그대로 내주시고 두 성적 중 높은 게 반영되어 사실상 화요일에 다 틀려도 답만 기억하고 있으면 목요일 만점이 가능합니다. 중간고사 2번과 기말고사 1번을 보는데 객관식과 주관식이 함께 있습니다. 주관식 문제는 항상 15문제 정도 알려주시고 그 중에 몇 개를 내셨습니다. 교수님이 답을 안 알려주시지만 구글링하고 친구들과 같이 풀면 답을 도출해낼 수 있어서 부담이 덜합니다.
5) Canadian Studies for Int/Exch (Bina Mehta)
국제학생과 교환학생을 위한 수업이며 캐나다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을 배웁니다. 매주 리딩이 있고, 퀴즈 2번과 중간 대체 에세이(약 1800단어) 기말 대체 에세이(1000단어 2개)가 있습니다. 교수님이 정말 좋으시고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친해지기도 좋은 수업입니다. 학기가 끝날 즈음에 교수님이 학생들을 집으로 초청해주시기도 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WLU에는 한국인이 거의 없고 같이 다녔던 친구들도 전부 다른 나라 교환학생들이어서 영어를 듣고 말하는 게 많이 늘었습니다. 그 외에도 international office가 주관하는 언어 교환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행사에 참여해 실력을 많이 올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캐나다의 수업들은 어려운 문제를 제한시간 안에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내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정확한 개념을 잘 알고 있는지를 묻는 것 같았습니다. 수업마다 어려운 정도는 달랐지만 대체로 서울대보다는 난이도가 낮았습니다. 제가 들었던 대부분의 수업은 PPT를 가지고 수업을 나가서 공부하는 방식은 한국과 비슷했습니다. 다만, 한국에 비해 발표와 같은 수업참여를 더 중요시 여기는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대부분의 물건은 캐나다에서도 살 수 있으니 너무 많이 챙길 필요는 없고 11월부터 추워지니 방한용품을 잘 챙겨오는 게 좋습니다. 다만, 9월은 여름 날씨여서 여름 옷과 가을 옷도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월마트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싸게 살 수 있지만 밖에서 먹는 음식은 세금과 팁이 붙어 좀 비쌉니다. 요리를 직접 해먹거나 원카드에 있는 달러를 사용해 교내에서 음식을 사 먹으면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학교 기숙사에서 살기 위해서는 meal plan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그러면 1000달러 정도 원카드에 들어있게 되는데 학교 식당과 카페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Dining hall에서는 뷔페식으로 식사가 가능하고 Food court에서는 스시나 햄버거, 피자, 샌드위치 등을 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하루에 한끼 정도는 학교에서 먹고 나머지는 요리를 해서 먹었습니다. 학교 근처에 아시안마트(Waterloo Central Supermarket)가 있고 버스를 타고 가면 월마트와 그 옆에 있는 Sobeys도 금방 갈 수 있습니다. 7번 버스를 15분 정도 타고 한인마트(KW Korean Food Market)도 갈 수 있는데 크기는 아시안마트보다는 작지만 한국 음식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의료-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보험을 가입하게 하였는데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은행-하나카드로 돈을 뽑아서 사용해서 굳이 계좌를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한번에 뽑을 때 많이 인출해서 현금을 사용했습니다.
교통-학교에서 발급받는 원카드를 사용하면 waterloo 시내에 있는 버스를 다 이용할 수 있습니다. 등록할 때 bus pass 돈을 내기 때문에 한 학기 내내 버스를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시내 버스는 7번을 빼고는 대체로 1시간에 2대 정도 오니 구글맵으로 미리 시간을 보고 나가는 게 좋습니다.
근처 토론토로 이동할 때는 주로 greyhound나 go bus를 이용하면 되며 그레이하운드는 Kitchener Charles Terminal이나 Waterloo 대학에 있는 정류장을 이용하면 되고 go bus는 학교 앞에서 이용 가능합니다.
3. 여가 생활
Waterloo가 엄청나게 번화한 도시는 아니지만 은근 즐길 게 많은 도시입니다. Conestoga Mall에 있는 Galaxy cinema에서 영화도 보고 친구들과 쇼핑도 갈 수 있습니다. 저는 토요일에 열리는 St. Jacob’s Market에 가보기도 하고 워털루 퍼블릭 스퀘어 근처에 있는 음식점을 탐방하기도 했습니다. 10월에는 Homecoming 행사가 있는데 타학교와 하는 football 경기도 보고 축제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또 International Office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도 참가해 토론토로 당일치기 여행도 다녀오고 식사하는(?) 여러 프로그램에도 참여했습니다. 저는 주로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과 다녔는데 다같이 Kitchener Rangers 아이스하키 경기도 보러 가고, 네다섯명이 기숙사에 모여서 노트북으로 영화도 많이 봤던 것 같습니다.
Reading week에는 나이아가라, 토론토, 몬트리올, 퀘벡으로 여행을 다녀왔고 그 외에도 주말과 공강일을 이용해 캘거리와 밴프(록키산맥), 뉴욕을 여행했습니다. 캐나다의 엄청난 자연을 보는 게 여행의 큰 즐거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기숙사의 경우 메일이 왔을 때 신청하면 되는데 건물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여러 정보와 성향을 입력하면 특정 건물로 배정되는 것 같습니다(저희 방 친구들은 모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과, 집 내부에서 파티를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등을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260 Regina St에서 지냈는데 총 18층 정도 되는 건물이었고 시설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한 층에 4개의 apartment 유닛이 있고 한 유닛 안에 5명이 다섯 개의 방을 하나씩 쓰며 한 방에 화장실이 하나씩 있어 개인공간이 있었습니다. 거실과 주방만 공용으로 사용했으며, 한 학기에 370만원 정도였습니다. 제가 살던 기숙사는 2층씩 묶어 한 명의 Don이 있었습니다. 기숙사에 살지 않으면 이것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집을 구할 수 있는 듯했지만 저는 집을 직접 구해야 한다는 게 걱정이 되어 기숙사를 선택했습니다. 기숙사에 살게 되면 의무적으로 밀플랜을 가입해야 하기에 90만원 정도가 더 들게 됩니다. 그 외에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bus pass, health plan 등의 비용이 조금 더 나갑니다.
부엌용품과 여러 생활용품들은 학기 초 Lending Library에서 한 학기 동안 무료로 빌릴 수 있습니다. Lending Library에 없는데 꼭 필요한 물건들과 이불, 베개 등은 월마트에서 싸게 구입 가능합니다.
Laurier International Office는 교환학생에게 매우 친절합니다. 조금 느릴 수는 있지만 친절하게 답해주니 궁금한 게 있을 때 메일로, 혹은 office hour에 찾아가서 물어보면 금방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생활을 돌아보았을 때, 저는 다양한 나라의 교환학생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놀고 요리하고 지내면서 더 즐겁게 한 학기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의 성향은 집순이에 가까웠지만 친구들이 어디 놀러가자, 먹으러 가자 혹은 이거 하자 식으로 권유할 때 거절하지 않고 계속 같이 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고, 이런 경험들이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 굉장히 즐거웠던 추억이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이렇게 비용을 쓰고 갈 정도로 교환이 의미 있는 경험일까 고민했는데, 다 끝나고 돌아온 지금은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보다 훨씬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도 정말 좋았고, 치열한 한국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던 생활도 지금은 매우 그립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며 스스로의 생각과 시야가 넓어짐 또한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4개월의 교환학생 생활은 저에게 정말 큰 선물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