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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배O태_Hokkaido University_2018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7 February 2020

I. 파견대학

 1. 개요

홋카이도 대학교는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위치한 국립 대학입니다. 삿포로 시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삿포로 내의 거의 모든 편의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특별 청강생으로 2018년 가을, 겨울학기를 홋카이도 대학에서 생활했습니다. 특별 청강생 프로그램은 사실 쉽게 추천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단 일본어가 중상급 이상이 아니시라면 수업을 듣는 것부터가 아주 힘드실 수 있습니다. 교환 학생이 모여 있는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도 들으실 수는 있는데 신청 과정이 왠지 모르게 복잡하고, 이미 같은 프로그램에서 친해져있으신 분들이 수업을 들으시는 만큼 친해지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는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수업을 듣는 분들이 중국인, 유럽인, 미국인으로 파벌이 나눠져 있었고 한국인이 정말 한 분도 없었기 때문에 끝까지 말 한마디 못 나눠보고 종강했습니다. 

물론 특별 청강생 프로그램만의 장점도 있습니다. 특별 청강생 프로그램의 가장 좋은 점은 학생마다 연구실을 배정해준다는 점입니다. 저는 IKN(Information and Knowledge Network) 연구실이라는 곳에 배정되었는데 연구실 멤버 모두가 편견 없이 제게 친절하게 대해줬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연구실의 제 자리에서 보냈습니다. 제가 머신러닝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매주 저를 위해서 머신러닝 세미나를 열어서 이것저것 실습도 시켜 주셨습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학부 4학년들은 수업을 거의 듣지 않고 연구실에서 본인의 논문을 쓰는 구조였기 때문에 연구실에 있는 친구들과 주로 점심을 같이 먹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그 친구들이 술도 거의 하지 않고 학교 이외의 시간에는 거의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같이 놀 수 없었다는 점 정도 일 것 같습니다.

사실 경제학부에 있던 제 기숙사 룸메이트들은 저와는 상당히 다른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홋카이도 대학 내에서도 공과 대학, 특히 정보 네트워크 쪽은 여학생이 없고 다들 학업 이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저도 기숙사 룸메이트의 튜터였던 친구와 친해져서, 주로 어울렸던 친구들은 공과대학이 아닌 다른 학부 소속이었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홋카이도 대학의 공과대학은 다른 단과대와는 조금 다른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가을학기와 겨울학기 수업을 따로 신청하게 되기 때문에 중간에 수업 시간표가 바뀌는 때가 있습니다. 일단 신청하고 나면 드랍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들으셔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수강신청 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아침수업은… 한국에서와 같이 신청하지 않으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결석과 관련된 규정이 엄격하기 때문에 아침마다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정말이지 고역이었습니다. 저는 일본어 수업 1 강좌, 영어 진행 교양 2 강좌, 가을학기 전공 3 강좌와 겨울학기 전공 3 강좌를 수강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특별청강생이시라면 유학생을 위한 수업은 각을 잘 보시고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처음 2주 정도가 수강 변경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을 보시고 파벌이 생겨있다면 수강하지 않으시거나 최대한 빨리 어디라도 속하시는 방법을 택하시길 바랍니다. 추천 강좌는 딱히 없지만 배정받으신 연구실 친구들에게 수강 신청 전에 시간표를 한 번 검토 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연구실 친구들이 말리는 수업을 고집 부려서 수강했다가 결국 자체 드랍 했습니다. 족보를 공유해주기도 하니 일단은 물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저도 연구실 친구에게 학기 초에 생각없이 받은 족보가 거의 그대로 출제되어서 놀랐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수강신청시 일본어 수업을 따로 신청하게 됩니다. 서울대학교로 따지면 언어교육원 같은 곳에서 따로 진행되는 강좌로 교환학생이 들어야하는 최소 학점 요건에는 포함이 되지 않는 학점으로 처리가 됩니다. 로드가 꽤나 있는 편이므로 욕심을 부려서 지나치게 많이 신청하는 경우 학교 생활이 버거워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특별 청강생이었기 때문에 공과대학의 수업과 병행해야 할 것을 고려하여 수업을 하나만 신청하였습니다. 파견 전에 메일로 간단한 레벨 테스트를 보고 본인의 레벨에 적합한 수업에 배정받게 됩니다. 저는 고등학교에서 일본어를 꽤 공부한 편이었고 N1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고급 수업을 배정받았습니다. 제가 수강한 클래스는 고급 회화: 패실리테이션 과목이었습니다. 고급의 경우 영미권 친구들에게는 꽤나 허들이 있는 편이기 때문에 제가 듣는 수업은 한국인과 중국인뿐이었습니다. 5명정도의 소규모 클래스로 진행이 되어서 선생님과도 꽤나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고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일반적인 학과 수업에서는 일본어를 습득한다기보다는 한자 공부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려운 전공 수준의 단어들을 아주 많이 외워야 하기 때문에 단어에 해석을 붙이는 작업부터가 꽤나 힘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연구실 멤버들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눌 때나, 일본인 친구와 대화할 때, 혹은 아르바이트 도중에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의 일상생활에서 배우는 일본어가 더욱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인 친구를 사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국에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들이 한 명쯤은 꼭 있기 때문에 관심을 보여주는 친구를 잘 공략하시면 친구를 사귀실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인은 일본인인지라 적절한 선을 잘 지켜주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본 전공과는 별도로 정보문화학 연합전공을 내세워서 정보이공학 과목들을 수강했습니다. 서울대로 따지면 컴퓨터공학과쯤 되는 곳인데 상당한 수재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수업이 한국보다도 훨씬 더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과제나 레포트도 거의 없이 정말 두 번의 시험만으로 성적이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정신을 놓고 좀 놀다가도 시험 기간만 열심히 하시면 중간은 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워낙 생소한 분야의 과목을 공부해야 했기에 시험 범위 내에서 모르는 개념이 없도록 중요 개념들을 암기하는 정도로 가볍게 공부했습니다. 시험의 무게가 한국과 같지 않고, 다들 성적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교수님들도 별로 시험을 어렵게 출제하지 않으십니다. 한국으로 치면 쪽지 시험 정도의 난이도였기 때문에 저는 낙제하지 않고 패스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미 배경 지식이 있는 분야의 공부를 하신다면 저보다는 훨씬 더 편하게 성적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저는 가을에 입국했고 겨울에 주로 생활했기 때문에 겨울 옷을 챙기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결국 최소한의 겨울 옷만 챙기고 패딩은 EMS로 받았습니다. 생필품 같은 경우에는 필요한 것은 대부분 정말 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격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체감되는 물가는 싼 편입니다. 주변에 없으면 아마존으로 구입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스튜던트를 사용하시면 3일정도면 받아봤던 것 같습니다. 

홋카이도 대학 바로 옆에 있는 삿포로 역이 정말 거대한 쇼핑센터이다보니 쇼핑을 정말 많이 하게 됩니다. 저도 자잘자잘한 물건들을 정말 많이 샀는데 귀국할 때쯤 되니 도무지 가지고 돌아올 수가 없어서 고민이었습니다. EMS는 가격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에 선박택배를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블로그 같은 곳에 사용법이 자세하게 나와있으니 참고하시길! 심지어 기사님이 직접 픽업도 오십니다. 

혹시 겨울에 삿포로에 가시는 분이라면 현지에서 스노우 부츠를 꼭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말 추운데다가 눈이 말도 안되게 많이 오기 때문에 일반 신발을 신으시고는 미끄러지지 않고 100m 도 걸을 수 없습니다. 스스키노 상점가에 마주보고 있는 신발 가게가 있는데 겨울이 되면 꽤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 계절 신고 버릴 만한 ‘발목 위로 올라오는’ 스노우부츠를 판매하므로 꼭 구입하시길 바랍니다. 삿포로의 겨울은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직접 재료를 구입해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 한국보다 장바구니 물가가 훨씬 저렴합니다. 마트의 마감시간을 잘 노리시면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좋은 고기나 야채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외식비가 비싼 편이고 특히 술이 비싸기 때문에 예산이 제한적이시라면 외식을 최대한 줄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의료는 이용할 일이 없었지만 전입신고시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되어있으므로 이용하는 경우에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 청강생이시라면 연구실에서 서포터가 붙을 것이므로 혼자 병원에 가기 겁나신다면 도움을 요청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행의 경우는 서포터가 처음부터 잘 도와줍니다! 아마 우체국에서 통장을 만드시게 될텐데 혹시 아르바이트를 하시게 되는 경우 가게마다 주 거래 은행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통장을 만드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체국의 경우 서포터가 도와주기도 하고 과정이 복잡하기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부분은 도장이 없어도 되는 것 같긴 한데 가끔 필요한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일본 워홀 도장 검색하셔서 미리 파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한자 풀네임, 한자 성, 영어 성 총 세개의 도장을 파서 가져갔고 결국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아는 형의 경우는 라인페이에 가입해서 라인페이 카드를 사용했는데 포인트도 쌓이고 이것저것 혜택도 많은 것 같았습니다. 카드도 귀여우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만들어 보시길!

교통은 배정받는 기숙사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저는 아주 운이 나쁘게도 학교에서 전차와 지하철로 3-40분이 걸리는 후시미 인터네셔널 하우스에 배정받았기 때문에 정기권을 끊어야 했습니다. 오오도리 역에 있는 정기권 발급처에서 사피카 정기권을 만드실 수 있는데 학생 할인을 받으면 3개월에 2만4천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혹시 후시미가 걸리셔서 정기권을 만드셔야 한다면 통학하는 구간(시덴 전구간 + 오오도리-키타 18조) 가 아닌, (시덴 전구간 + 스스키노- 키타 18조)로 만드시길 추천드립니다. 생각보다 스스키노 가야할 일이 많습니다(특히 친구가 놀러 올 때)

통신의 경우 저는 라인 모바일을 사용했습니다. SNS 데이터 무료가 정말 끌렸기 때문인데 상당히 만족하며 사용했습니다. 첫 달에는 요금 할인도 해주고 심카드 비용도 안 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라인 모바일도 1년 계약이기 때문에 해약료는 어쩔 수 없이 내야합니다. 워홀로 검색해서 알아보시면 해약료 안내는 곳도 있다고는 합니다! 어쨌건 원활한 생활을 위해서는 일본 번호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전입신고 후에 최대한 빨리 번호를 만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 경험을 기준으로 이것저것 써봤는데 사실 블로그에 일본 워홀로 검색해서 후기 몇 개 찾아보시는게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으신 분이라면)

절차별로 자세하게 알려주는 게시물이 많으니 참고하시면 무리없이 해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변변한 여가 생활을 즐길 시간이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수업도 많았고 생활비를 위해서 아르바이트 근무도 1주일에 13-15시간은 들어갔기 때문에 평일은 대부분 11시 정도에 귀가했고, 주말이면 거의 간단한 쇼핑 혹은 친구와 간단히 한 잔 하는 정도의 여가생활이 있었습니다. 수업들이 결석에 있어서 이상하리만치 깐깐했기 때문에 긴 여행을 가기에 조금은 무리가 있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두어번은 빠져도 되므로 주로 금요일 수업이나 월요일 수업을 결석하고 2박 3일정도로 여행을 자주 다녀왔습니다. 홋카이도에는 정말 예쁜 곳이 많기 때문에 시간과 돈이 허락하신다면 최대한 자주 여행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홋카이도 출신의 친구와 가장 친하게 지냈는데 방학에 우연한 기회로 그 친구의 본가를 방문한 것이 교환학생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친구가 다녔던 모교에도 가보고 고등학교때 자주 다니던 맛집 같은 곳에도 데려가줘서 일본에 자주 다닌 저에게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지금 돌아보면 다신 없을 좋은 기억이지만 일본에 머무는 동안에는 힘든 적이 많았습니다.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생활하며 외로움도 많이 느꼈고, 아르바이트에서 실수를 할 때마다 한국에서도 하지 않던 아르바이트를 왜 일본에 와서 하고 있는지 우울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며 점점 소중한 인연들이 생겨났고, 나름의 생활 요령도 익혀가며 삿포로를 떠날 즈음에는 아쉬운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홋카이도 대학은 교환 학생을 정말 방목하는 편에 속합니다. 특히 제가 갔던 특별 청강생 프로그램은 정말 저를 ‘청강생’으로 던져두기 때문에 국제본부에서도, 공과대학에서도 특별히 케어 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담당 교수님을 배정해주고 연구실에 속해보는 경험은 다른 어떤 일본 대학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홋카이도 대학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컴퓨터 공학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모르는 저에게 연구실 자리까지 내어주신 IKN 연구실의 키다 선생님과 연구실 멤버들, 3개월짜리 단기 알바를 고용해주시고 보듬어주신 패밀리마트의 노무라 점장님 내외, 실수투성이 25살 알바생을 자비롭게(?) 교육해준 알바생 친구들, 그리고 밤새 인생과 아이돌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던 쿠리키 상, 국제협력본부의 홍정제 선생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때늦은 교환학생 보고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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