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개요
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어렸을 때 미국에서 약 1년 반 동안 거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나름 외국친구들도 많았고, 영어로 말할 때 생각한대로 바로 나올 만큼 잘했습니다. 하지만 영어공부를 훨씬 많이 하는 ‘지금’ 영어를 오히려 못했습니다. 이대로 배운 것을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에 있어 그 언어권에서 살면서 적응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공부는 없을 뿐만 아니라 서울보다 큰 세계로 나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습니다. 3년의 예과가 주어진 치과대학 특성 덕분에 저는 반 년 간의 교환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2. 파견 지역/대학 선정 이유
우선 영어권인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신청했습니다. University of Washington(줄여서 UW이라고 하겠습니다)을 지원하게 된 세 가지 이유는 크게 학교 위치, 학교 크기, 그리고 같이 가는 서울대학교 학생 수였습니다.
첫 번째로 UW의 위치가 큰 장점으로 작용하였습니다. 넓은 미국에서 도시에서 먼 대학이라면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지 않고, 번화가도 접근성이 낮습니다. UW은 워싱턴 주의 대도시 시애틀 중앙에 위치하기에 놀거리, 볼거리, 먹을 거리가 굉장히 풍부합니다. 교환활동의 목적이 학업뿐이 아닌 것을 고려했을 때 UW의 위치는 적절했습니다.
UW을 선정한 두 번째 이유는 학교의 크기였습니다. UW은 약 4만명의 학생들이 재학하는 큰 학교입니다. 덕분에 주변에 대학거리도 발달하였고 더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교환활동 중 인종이 다양한 학생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학생을 많이 뽑는다는 장점 때문에 UW을 선정하였습니다. UW으로 교환을 가는 서울대생들이 약 10명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타지에서 서울대친구들이 있다면 덜 외로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교환활동 중에는 각자가 활동에서 목표한 바가 다르기 때문에 개인적인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서울대생들은 존재자체로 마음의 안정을 주긴 했지만, 실제로 장점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3. 파견 지역/대학 소개
시애틀은 미국에서 IT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 아마존, 보잉,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시작한 곳입니다. 그래서 UW의 컴싸과(computer science)는 취업이 잘 되어 경쟁률이 높습니다. 또한, 시애틀은 스타벅스 커피가 유명합니다. 스타벅스 1호점 및 리저브가 위치한 곳으로 정말 골목마다 스타벅스를 볼 수 있습니다. 워싱턴 주의 다른 큰 특징은 대마초가 합법이라는 것입니다. 대마초를 피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이토록 쉽게 접할 수 있지만, federal law를 따라야 하는 우리에게는 불법입니다. 치안 측면에서는 총 소지가 자유로워서 언제나 조심해야 하지만 학교는 치안은 좋은 편입니다. 또한, 시애틀은 LGBTQ가 많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Pride 달이 아니더라도 무지개 깃발을 단 카페와 음식점이 많으며, 다양한 성정체성이 존중 받는 도시입니다.
제가 간 학교, University of Washington은 시애틀에 위치한 연구 중심 대학입니다. 허스키가 마스코트여서 실제로 이름이 “Dubs"인 허스키가 가끔 캠퍼스에서 출몰합니다. 보라와 금이 상징색상이어서 UW 티셔츠 및 다른 학교 굿즈가 보라색입니다. UW은 국제학생의 비율이 커서 영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접할 수 있습니다. UW에서 유명한 과는 computer science, foster, stat, design과 등이 있습니다.
4. 파견 대학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UW에도 서울대학교의 국제협력본부와 같이 국제학생 및 교환학생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습니다. International Programs and Exchanges 부서로, 위치는 west campus의 Schmitz Hall 4층입니다. 저는 밴쿠버 여행 전 J-1 비자사인을 받기 위해서 들렀습니다.
교환학생으로서 궁금한 점이 있을 때는 보통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인 Sarah와 연락을 하였습니다. (Sarah의 email: uwexchanges@uw.edu) 성적표, 비자 관련 질의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Sarah 이외에도 studyabroad@uw.edu에 메일을 보내 2-3일 내에 도움을 받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인터뷰를 위해서 서류를 열심히 외워 갔으나 가서는 어느 학교에서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에 관한 간단한 질문만 받았습니다. 심사원이 UW을 나온 미국인이어서 쉽게 통과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UW에 합격한 후 수 많은 메일들을 받는데 UW의 기숙사 신청 기간과 방법, 수강신청 방법 등을 알리는 중요한 메일들이 많기 때문에 메일을 자주 확인해야합니다. 기숙사 신청은 선착순이고 다양한 선택기준에 일괄적인 응답을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기숙사 신청 시 보증금 약 500달러를 내야하며, 귀국 후에 같은 결제수단으로 돌려줍니다.
UW의 기숙사는 크게 West Campus와 North Campus가 있습니다. West는 North 보다 신식인 대신 약간 비쌉니다. District Market(마트), Local Point(식당), Fitness Center West, Cultivate(식당) 등의 facility가 있습니다. 또한 the Ave(대학거리)와 매우 가깝기 때문에 음식점, 한인마트, 카페에 도보 10분 내로 갈 수 있습니다. West에 Alder, Lander, Maple, Terry, Elm, Poplar, Stevens, Mercer 등의 기숙사가 있습니다. 그 중 Stevens 와 Mercer은 아파트로 거실과 화장실, 그리고 주방을 4~6명이 공유하며 1인실입니다. 나머지 기숙사는 대부분 룸메이트와 배정됩니다. 저는 기숙사 신청 당시 1인실을 가장 중요한 선정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Stevens로 배정되었습니다. 개인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하우스메이트와 친해질 수 있어서 매우 만족했습니다. Stevens와 Mercer은 Meal Plan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Meal Plan이란, 캠퍼스 내의 음식점, 마트, 카페, food truck 등에 쓸 수 있는 비용입니다. 쿼터 끝에 환불이 불가하기 때문에 가장 낮은 Level 1을 신청하거나 opt out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기숙사들은 meal plan을 요구하기 때문에 Level 1을 사시길 바랍니다. Stevens와 Mercer은 재학생 경쟁률이 세지만 교환학생을 많이 뽑기 때문에 신청하실 때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North Campus 역시 Center Table(식당), The Nook(편의점) 등의 시설이 있습니다. West만큼 신식은 아니지만 더 저렴하고 IMA(큰 체육관)과 University of Washington Link Station(전철역), University Village(쇼핑센터)와 비교적 가깝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North Campus에는 McMahon, Haggett, McCarty, Hansee 등의 기숙사가 있습니다.
3. 국외수학허가 신청 절차
출국 전 합격한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에서 OT를 진행하는데 국외수학허가 신청절차를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빠지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국외 수학허가 신청은 mysnu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mysnu로그인 - 학사정보 - 대외교류 - 국제교환학생 - 교환학생 선발내역을 조회한 후 그리드를 선택하고 확인버튼을 클릭하면 선발 내역이 국외수학신청화면에 조회됩니다. 수학기간을 입력하고 이상 외국학교에서 수학할 과목을 입력한 후 신청버튼을 클릭하면 국외 수학허가 신청은 간단히 완료가 됩니다. 나중에 수강과목이 변경되어도 귀국 후 국외수학변경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4.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합격 후 받는 메일에는 실시하는 설문과 묻는 질문이 많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자신이 응답했던 내용을 기록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tran'script'ion(성적표)를 어떤 메일로 받을 것인가 등의 문제는 귀국 후에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Husky Card는 Odegaard Library 지하층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학생증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자마자 빨리 만드시면 좋습니다. 버스와 link의 교통카드로도 쓰이고, meal plan, laundry room, IMA 출입 용도로도 쓸 수 있습니다. 한 쿼터에 약 90달러를 내면(총 tuition에 포함됩니다) 무제한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III.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UW에는 서울대에는 없는 다양한 수업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에게는 재학생보다 보통 늦은 순서로 수강신청을 열어주기 때문에 인기강의는 대부분 차있고, 일선은 prerequisite과목들이 있어서 첫 쿼터인 교환학생들에게는 신청이 제한적입니다.
인기강의를 신청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둘이 있습니다. 첫 번째, 수강변동이 많은 첫 주에 수시로 수강사이트를 확인하여 빠져나가는 학생들 자리에 들어가는 방법과 두 번째, 담당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 waiting list로 들어가거나 추가학생이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첫 쿼터에 들은 세 과목 중 두 과목은 이 방법을 통해 신청했습니다. 특히 대형 강의는 학생 변동이 많은 수업들은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prerequisite이 있는 강의를 신청하려면 교수님께 서울대에서 prerequisite과 비슷한 수업을 들었음을 증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도 서울대에서 Chinese 101과 비슷한 초급중국어1을 들어서 짧은 면담 후 바로 Chinese 102를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적극적으로 교수님과 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미국은 교수님과 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자유롭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첫 수업 등교는 의외로 중요합니다. 수강신청을 못했더라도 첫 수업 청강 후에 교수님을 찾아뵈면 신청가능성이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UW에서 winter quarter, spring quarter 두 쿼터를 다녔습니다. winter에는 Chinese(CHIN102), Diversity of Sexuality(PSYCH210), Appreciation of Architecture(ARCH151) 총 13학점을 수강하였으며 spring에는 Chinese(CHIN103), Art History(ART361), Gospel Choir(MUSEN) 총 11학점을 수강하였습니다. 원래 학사과정 교환학생은 J-1비자를 충족하기 위해 UW에서 쿼터 당 최소 12학점의 수업을 수강해야 합니다. 하지만, 두 개 이상의 쿼터를 수강하는 학생들에 한하여 학점 합이 최소 12xN(쿼터)학점이 되면 12학점 미만의 학점을 들어도 된다는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두 쿼터 합 24학점이 되어서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Winter quarter에 들었던 수업은 다음 세 수업입니다.
CHIN102(Liping Yu)
UW은 외국어 수업들이 유명합니다. 서울대학교의 계절학기보다 더 빡빡한 일정으로 매일 중국인 교수님한테 영어로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어로 대본을 직접 만들어 짝과 함께 짧은 발표도 하여 중국어가 늘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업부담은 있었으나 의미있었습니다.
PSYCH210(Nicole K. McNichols)
성에 대하여 개방적이고 LGBTQ가 많은 시애틀이어서 이런 수업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성 정체성뿐만 아니라 성에 대한 구체적인 강의로 700명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수강생이 차는, 정말 유명한 강의입니다. 한 때는 너무 적나라한 수업자료로 인해 수강생 나이제한이 있었지만 현재는 재학생 전체 수강 가능합니다. 가끔 트렌스젠더, 동성애자, 폴리아모리 패널들이 초청되어 그들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도 있습니다. 수업부담 거의 없이 정말 흥미롭고 들었던 수업입니다.
ARCH151(Professor Merlino)
교수님은 진지하시지만 나름 재밌는 수업입니다. 수업을 들으며 시애틀에 세워진 현대 건축물에 관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과제로 campus 주변의 건축물의 사진을 찍고 짧은 관찰보고서를 쓰는 게 있어서 인상적인 수업이었습니다.
다음은 spring quarter 때 수강했던 수업들입니다.
CHIN103(Liping Yu)
CHIN102에서 들었던 수강생들과 수업을 듣기 때문에 아는 친구들이 생겨서 재밌게 수강하였습니다. CHIN102에 비해 난이도가 좀 높아집니다.
Gospel Choir(Phyllis Byrdwell)
1학점 수업이지만 정말로 추천하는 성가대 수업입니다. 재치있는 흑인 할머니 교수님께서 반주하시는 African American Gospel을 부르는데 스트레스를 정말 실컷 풀 수 있는 수업입니다. 마지막에는 music concert를 하여 학교 학생들 앞에서 함께 합창하는 날은 UW에서 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ART361(Stuart Lingo)
매 수업 예술비평가들이 르네상스 예술가들에 대하여 쓴 에세이를 읽는 과제가 난이도가 조금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상한 교수님께서 르네상스 예술작품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나가셔서 수업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롭습니다. 영어 독해 능력을 향상할 수 있으며 예술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꼭 추천합니다. 시험은 서술식입니다.
<요약>
3. 학습 방법
이론 수업부터 체육수업까지 다양한 수업들이 열리는 UW에서 학습방법이라고 하면 정말 다양한 가지각색의 방법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크게 학습을 한 장소, 함께할 수 있는 공부메이트, 그리고 공부팁에 대하여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학습장소는 주로 학교 도서관과 학교 카페였습니다. 기숙사에는 침대가 바로 옆에 있고 어두워서 공부환경이 조성이 잘 되지 않는 까닭에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Odegaard library3층, Suzzallo library2층, Suzzallo 1층 Starbucks 이 셋이 제가 가장 많이 이용했던 학습장소였습니다. 도서관이 정말 많은 UW에서는 개개인이 선호하는 학습환경을 갖춘 도서관을 찾기 쉽습니다. 저는 조용한 장소를 찾고 싶은 날은 Odegaard와 Suzzallo3층을, 그리고 음료를 마시면서 음악소리와 약간은 시끌벅적한 장소를 찾고 싶은 날에는 Suzzallo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주로 공부하였습니다. 그 외에 캠퍼스에서 버스로 약 10분 떨어진 Fremont 동네에 위치한 정말 예쁜 카페인 milstead & co에서도 책 읽고 공부하기도 하였습니다.
공부를 할 때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 재밌기도 하고 학습능률도 올라갑니다. 같은 수업을 듣는 한인학생뿐만 아니라 옆자리 앉는 미국친구나 동아리친구까지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하는 공부는 교환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공부를 하다보면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질문들과 난관이 펼쳐질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에세이 주제를 선정하지 못한 경우와 수업내용 이해가 안된 경우 등이 있습니다. 이 때 제가 쓴 팁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우선, 교수님 또는 그 조교님과 가깝게 지내는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따로 office hour에 찾아뵈어서 면담을 하거나 수업 직후에 교수님께 상담요청을 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수업 조교들도 메일을 주고받는 등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교수님과 학생의 관계가 굉장히 수평적이어서 마치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만큼 편합니다. 또 다른 팁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UW은 대략 18개의 도서관이 있습니다. 영화, 논문에서부터 옛 서적과 사진책들까지 가지각색의 수업자료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캠퍼스 내에 없는 도서들이라도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약 한 주 후에 기숙사 근처의 도서관으로 배달받을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저도 수업자료뿐만 아니라 소설책들까지 빌려 볼 수 있었습니다. 원서들을 해석한 한국도서들도 좋지만 원서를 원본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 역시 후회없이 누리시길 바랍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반년간 영어실력이 많이 늘었던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미국 친구들과의 관계 덕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서 외국인과의 대화가 두렵고 한국학생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대외활동을 하게 되면서 UW에 있는 international student와 미국현지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지만 교환활동 중에서는 혼자 보내는 시간도 아깝고 언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보나 하는 심정으로 학교에서 하는 행사 등을 혼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일회적인 행사뿐만 아니라 주기적인 만남을 요구하는 동아리에서는 친구들과 더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에 모르는 구어적표현들, 또는 slang들을 그 때 그 때 핸드폰으로 찾아봐서 나중에 비슷한 상황에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체화하였습니다. 영어를 잘해야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친구들을 사귀다보니 영어문장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친구들과 하는 심리적 소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귄 친구들과 생활하니 저절로 영어 말하기 실력이 늘 수밖에 없었습니다.
5.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한국과 달리 small talk는 미국의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페 직원이 손님에게 마치 오랜만에 본 친구와 같이 안부를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small talk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치는 연습도 생활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IV. 생활
1. 가져가야 할 물품
긴 여행을 간다는 생각으로 짐을 싸면 놓칠 수 있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라 생활을 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구하기 힘든, 혹은 평소에 자주 쓰는 생활용품도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가져와야하는 귀중한 물건보다는 가서 쓰다가 귀국 전에 버릴 수 있는 옷과 물건들을 가져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리스트를 준비하고 가져갈 수 있는 것은 가져가고 가서 살 수 있는 물건은 가서 사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기본적인 여벌 옷들 제외)
<놓칠 수 있는 리스트>
이불 및 베게 겉, 멀티탭, 돼지코, 스피커, 옷걸이, 쿠션이나 인형, 거울, 스텐드, 그릇 및 컵, 플라스틱 반찬통, 실내화, 한국음식 조금 (가서 한인마트 있음), 수저, 포크 나이프, 후라이팬, ziplock, 호일, 비닐봉지, 비상약, 운동화, 수건, 쓰레기통 및 쓰레기봉지, 헤어드라이어, 습기제거제, 공책 및 필통, 학교 가방과 여행용 작은 캐리어, 머리끈 여러 개, 플라스틱 물통, 등등
이외에도 필요한 것은 시애틀 다운타운에 있는 Target과 TJmax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식재는 주로 University Village에 있는 QFC와 Safeway, 그리고 The Ave에 위치한 H-mart(한인마트)에서 샀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식재료나 브랜드 옷 등과 같은 물품은 싸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 비해 물가가 비싸고 15% 팁문화가 있어서 음식을 사 먹기보다 기숙사에서 요리해 먹었습니다. 특히, 인건비가 비쌉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캠퍼스 내 식당으로 Center Table, Local Point, By George, The Hub 뿐만 아니라 카페들과 red square과 HUB에 항상 있는 푸드트럭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meal plan을 쓸 필요가 없다면 The Ave, Wallingford, International District도 시도해보실 바랍니다.
다음은 동네마다 추천하는 음식점들입니다. (*:강추)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UW에서 정말 다양한 동아리 및 학교 행사를 참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동아리는 Fiuts, 배드민턴, 태권도, KSA/KSU에 참여했습니다. Fiuts는 국제학생을 위한 동아리로 서울대의 스누버디와 유사합니다. 첫 쿼터는 Fiuts의 참가자로 참여하다 다음 쿼터는 Facilitator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Fiuts는 학교적응을 돕는 수많은 행사를 주최하기 때문에 새 친구를 사귀기 좋은 기회입니다. 특히 개강 후 전 주의 Fiuts 활동은 그 후 이어지는 쿼터까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배드민턴 동아리입니다. 서울대에서도 배드민턴 동아리 회원이어서 들었는데 이 선택이 제가 UW에서 한 선택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배드민턴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과는 home party, Green Lake 공원에서의 Spike Ball, 다운타운의 Gameworks, Star Karaoke, Quad에서 노래부르기 등 이제 ‘교환학생’하면 떠오르게 된 추억들을 함께한 소중한 친구들을 사겼습니다.
그 외 UW은 수 많은 동아리가 있습니다.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추천하는 동아리는 “Unite UW”입니다. 서울대 인간관계심리학 수업과 같이 주기적으로 다른 국제학생들과 만나는 동아리입니다.
여행은 겨울쿼터에는 밴쿠버, 봄방학에는 LA와 뉴욕, 여름방학에는 샌프란시스코를 갔습니다. 그 외에도 시애틀과 가까운 빅토리아, 포틀랜드도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UW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 여러 가지 보안책들을 실시합니다. 캠퍼스 주변에서 안전사고 혹은 치안문제가 생길 때 즉각적으로 학생들을 주의시키는 메일을 보냅니다. 눈이 많이 와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겨울 학기에는 snow break를 했습니다. 늦은 저녁에 캠퍼스 외까지 집에 데려다주는 night shuttle을 운영하고 집에 갈 때 신청하면 보안요원이 함께 걸어주는 night walk도 운영합니다.
6.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워싱턴 주는 자연친화적이어서 분리수거가 생활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주변에 크고 작은 공원이 많습니다. Gasworks, Kerry, Green Lake과 같은 작은 공원뿐만 아니라 Rainier Mountain, Olympic National Park도 있는데, 투어를 신청해서라도 구경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시애틀 공항에 도착한 첫 날은 정말 무서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낯선 환경에 친구도 없이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음료 하나 시키는 것도, 책 한권 빌리는 것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행사들과 동아리에서 친구가 생기기 시작하자 영어실력 향상은 물론이거니와 두려움은 곧 행복으로 바뀌었습니다. 몇 달을 함께한 그 친구들과 작별하는 마지막 날에는 인사하며 저도 모르게 울컥 했습니다.
반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생각보다 성숙해진 저에게 두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교환활동 중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기숙사문제에서 수강신청 문제까지 직접 해결해야했습니다. 결국 해내는 자신을 보며 어려운 일도 하면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외국친구들과 사귀면서도 언어소통이 완벽하지는 않아도 나를 좋아해주는 그들을 보면서 자신에게도 긍정적으로 변했습니다. 두 번째 변화는 세계가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나와 다른 성 정체성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나와 다른 문화권의 친구들을 보면서 평소에 가졌던 단일한 가치관이 얼마나 편협하고 위험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반년이었다면 놓쳤을 수도 있는 소중한 깨달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환활동이 끝이 아니라 더 큰 세계에서 더 멋있는 내가 되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보고서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