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개요
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및 파견 지역 선정이유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19년도 1학기에 미국 하와이 주립 대학교로 한 학기동안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에 들어와서 가장 이뤄보고 싶었던 버킷리스트였기 때문이고, 그 중에서도 하와이 주립 대학교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다른 분들이 작성해주신 귀국보고서의 영향이 컸습니다.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곳’등등, 하와이에 대해 묘사된 글을 보고 주저 없이 1지망으로 하와이대학교를 선택했습니다. 지금 제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 중에서도 어떤 나라를 고르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귀국보고서가 여러분께 하나의 선정 동기로 작용하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2. 파견 지역/대학 소개
하와이대학교는 하와이의 여러 섬들 중 Maui섬에 위치하고 있고, University of Hawaii at Manoa는 하와이의 대학들 중 가장 큰 대학교입니다. 캠퍼스 자체가 (서울대보다는 당연히 작지만) 되게 크고, 학교 주위로 버스가 많이 다녀서 교통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학교 내에도 웬만한 마켓, 스타벅스, 음식점 등은 다 있고, 세븐일레븐도 멀지 않고, 월마트도 버스 한번만 타면 금방 가기 때문에(걸어서 1시간거리) 생활 문제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살았습니다. 이외에도 하와이와 하와이대학교의 특징을 꼽아보라면 크게 아래 두 가지로 꼽을 수 있겠네요.
● 다양한 인종
먼저 하와이는, 그야말로 ‘여행객들의 도시’입니다. 학교에서 버스 한번만 타면 바로 Waikiki라는 시내에 도착하는데, 공항이랑 가깝고 교통도 편리해서 여행객들이 정말 많이 돌아다닙니다. 같은 맥락으로 University of Hawaii 또한 정말 많은 인종들이 있습니다. 여기가 미국 맞나 싶을 정도로 동양인들도 많아서 처음에 딱히 힘들게 적응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미국 본토에서 온 일본인 친구가 얘기하는데, 미국 본토는 아무래도 학교 밖으로 나가면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하더군요. 또한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하다 보니 하와이 이외의 문화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 점도 좋았습니다.
● 시간이 멈춰 있는 곳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든 생각은, 지난 5달이 정말 ‘꿈 같았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무엇이든 바쁘게, 정신없게 움직여야 사는 한국에 비하면 하와이는 시간이 ‘멈춰 있다’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 곳의 사람들은 다 각기 자신의 페이스를 가지고 있으며 남들과 비교라는 것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제 친구 중 한명은 ‘인생을 여유롭게 즐기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며 매 학기마다 수업을 6학점 정도만 신청하고 남은 시간에는 취미 생활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시험 기간마다 핫식스를 몇 십개는 먹고 버텨야 했던 한국에 비하면 이곳의 시험기간은 시험 기간같이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 속에서 저 또한 잠시 멈춰서 제 진로나 미래, 제가 좋아하는 것들 등등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3. 파견 대학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Vinnie Burns (vhb@hawaii.edu) 라는 분이 교환학생 모두를 담당합니다. 성격도 좋으시고 메일이나 전화로 여쭤볼 때마다 답장도 빨리 해주시고 친근하셨습니다.
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해당 학교에서 입학허가서와 DS-2019를 수령한 뒤 비자 신청을 해야 하는데, 순서는 DS160작성->비자 수수료 납부 & SEVIS FEE 납부->인터뷰 예약 순으로 했습니다. DS160 작성 요령은 네이버 검색창에 ‘미국 교환학생 비자 신청’이라고 치면 갖가지 블로그가 나오는데, 정말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이외에 제가 개인적으로 이건 꼭 주의해야 한다! 라는 점은 세 가지 정도로 추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DS160을 작성할 때 : 설문 내용이 워낙 길어서, save했다가 다시 들어올 때를 생각해서 맨 처음에 뜨는 application ID를 따로 적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무엇이든 작성할 때 : 비자 인터뷰에 갈 때 준비물로 DS160을 작성했다는 confirmation 종이와 SEVIS FEE 영수증 등 정말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비자 인터뷰 가기 전날 프린트하느라 고생하지 마시고, 영수증이든 DS160이든 무조건 다 그때그때 프린트해두시라는 점도 주지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셋째, 미리미리 해야 한다는 점: 저는 학교 일정이 정말 너무 바빠서 거의 막판까지 비자 신청을 하나도 하지 않고 넋 놓고 있었습니다. 비자 인터뷰 자리가 정말 딱 두 자리(그것도 엄청 이른 새벽자리) 남아있고, 비행기 좌석이 딱 세 자리 남아있을 때의 그 심장 쫄깃한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으시다면 정말 미리미리 해놓으시라는 점을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가을학기에는 기숙사에 못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봄학기에는 지원만 하면 다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기숙사는 최대한 빨리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와이에서 입학허가서가 오는데(봄학기의 경우 9월 말에 왔었어요), 찬찬히 읽어내려가다 보시면 online housing application 링크에 들어가셔서 하시면 됩니다. 이외에도 off campus housing의 경우에도 링크가 주어지는데, 저는 들어가보진 않았습니다. on campus가 안전하고 학교 다닐 때 편하긴 하지만 잘 고르면 off campus가 싼 경우가 많습니다.
기숙사는 필수 밀플랜(meal plan: 주당 7개, 10개, 14개 중 하나를 신청할 수 있고 돈을 학기 전에 미리 지불해서 먹는 학식)을 신청해야 하는지?, 몇 명이서 사는지? 여부로 나뉩니다. 저는 요리에 자신이 없어 밀플랜이 필수인 기숙사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밀플랜을 신청하게 되면 자연히 돈이 많이 들고, 사실 놀러 다니느라 일주일에 7끼도 벅차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Gateway를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밀플랜을 신청하지 않아도 되고, 부엌을 공유하고 있어 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 매점이나 음식점이 많고 밀플랜도 자기가 원할 때 신청할 수 있어 option이 많은 것 같습니다.
3. 국외수학허가 신청 절차
국외 수학허가 신청과정은 까다롭지 않은데(학교 홈페이지에 잘 나와 있어요) 예상수강과목을 작성해야 하는 란이 있습니다. 학점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서울대 교과목과 비슷한 교과목을 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외의 절차는 까다롭지 않았습니다.
4.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사실 비자신청, 기숙사 신청, 비행기 표 같은 큰 항목들 이외에도 자잘하게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 가기 전이 정말 힘듭니다. 이걸 바쁜 학기 중에 신경을 써야 하니 저절로 미뤄지게 되는데, 저는 그런 식으로 미루다가 Late Fee를 내야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바쁘시겠지만 시간을 쪼개서 미리미리 해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미리미리 챙기지 않아 골치 아팠던 것들은 다음과 같이 항목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1. 보험 문제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항목들이 포함된 보험에 ‘미리’가입해야 합니다. 저는 교환학생용 보험에 가입하고 난 후, 보험 가입 인증서를 출력해보니 담당자 서명이 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보험 가입 인증서만 들고 출국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미국에 도착하니, 하와이 대학에서 제공하는 특정 서류에 작성된 보험 담당자 서명이어야만 받아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국제전화도 힘들고, 시차도 있어서 이메일로 보험사랑 연락을 해야 했고, 그마저도 막판에는 제가 신청한 보험사는 미국 교환학생들을 위한 보험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연락이 와서 새로운 보험사를 찾아서 다시 컨택해야 했습니다. 보험 때문에 하와이에서 꼬박 이틀을 마음 졸이며 고생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이런 문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보험을 미리 가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서류도 꼼꼼히 읽어야 하고요!
4-2. 수강신청 문제
수강신청 Deadlin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하루 정해놓고 8시 땡 하면 수강신청 버튼을 눌러야 하는 제도가 아니라,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과목들을 특정 기한 내에 신청하면 됩니다. 저는 앞서 언급했듯, 교환학생 준비를 거의 막판에 한 케이스라, 수강신청 Deadline을 넘겨버렸습니다. 수강신청 deadline까지 반드시 모든 과목을 수강신청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한 과목이라도 넣어놓기만 하면 추후에 계속 수정이 됩니다. 그러나 한 과목도 안 넣어놓으면 수강신청 사이트 접속이 아예 막혀버립니다. 저는 그렇게 수강신청 사이트 접속이 막혀버려서 late fee를 내고 수강신청을 해야 했습니다.
4-3. TB 예방접종
TB 예방접종은 하와이 대학교 안 Health Center에서 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Health Center가 특정 요일에는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 안일하게 ‘영어 배치고사 치러 학교 갈 때 가는 김에 TB 예방접종을 하고 오면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필 오리엔테이션 당일 Health Center가 쉬는 날이라 다른 날에 가야 했습니다. 그것도 TB 예방접종은 주사만 맞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2일 후에 반응을 본 후 양성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아야 수강신청 등 다른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방접종을 하러 가기 전에 학교 Health Center 시간을 꼭 알아보시고, 하와이 도착하시자마자 TB 예방접종부터 받으러 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III.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우리나라처럼 8시 땡하면 일제히 들어가서 신청해야 하는 제도가 아니라 그냥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넣는 방법이라 편합니다. “STAR GPS Registration”이라는 사이트에서 수강신청을 하고, 자리는 널널한 편입니다. 다만 ‘Hold’라는 게 걸려있는 경우가 많은데, prerequisite hold와 major hold가 있습니다. prerequisite hold의 경우 저는 교수님께 서울대 영문 성적표를 첨부해서 ‘이러이러한 과목을 미리 한국에서 수강하였으니 이 과목을 수강하게 해달라’고 메일을 일일이 보내서 hold를 풀었습니다. major hold 또한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서 이 과목을 듣고 싶다고 하면 풀어주십니다.
여기에서 제가 겪었던 문제는, 전공과목을 들으려 prerequisite hold를 풀어달라고 메일을 보냈는데 한 교수님께서 자기는 권한이 없어 hold를 풀어주지 못한다고 회신이 왔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강의는 제가 꼭 듣고 싶었던 전공과목이라 고민 끝에 학장님께 직접 찾아가서 사정을 말씀드리고 hold를 풀어달라고 부탁드려서 겨우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어떤 과목 prerequisite hold를 풀어달라고 메일을 보냈을 때 어떤 교수님께서는 저와 대면상담을 한 후에 hold를 풀어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웬만하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주시는 편이고, 얘기를 하면 안 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너무 걱정하진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17학점 꽉꽉 채워서 총 7과목을 수강했습니다. ELI라는 영어 배치고사에서 일정 점수를 넘기지 못하면 영어수업도 수강해야 하는데, 일정 점수를 넘겼을 경우에는 영어 수업을 수강할래? 하지 않을래? 라는 메일이 옵니다. 이 때 수강하지 않는 것이 좋은 거 같습니다. 하와이 대학의 다른 여러 다양한 수업도 들어볼 수 있고, 영어수업은 학점인정 또한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영어 수업은 듣지 않았습니다.
제가 들은 수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Aerobic Fitness
: 합기도, 복싱, 에어로빅, 역기 등등 다양한 활동의 체육 수업을 진행합니다. 저는 아침시간에 일부러 신청해서 상쾌하게 운동하면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출석과 final test(어렵지 않습니다)로 점수가 결정됩니다.
-Programming for Engineers
: 초급 C언어 수업입니다. 중간 1,2차와 기말 시험에, 매주 개인과제가 있고, 일주일에 한번 쪽지시험이 있고, 팀별 과제가 한 학기에 4-5개 정도 있고, 한 달짜리 final team project로 막을 내립니다. 팀플로 진행되었는데 조원이 정말 잘못 걸려 제가 한 학기동안 애를 가장 많이 먹었던 과목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코딩에 시달리고 나니 막판에는 자유자재로 코딩을 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만족합니다.
-Object Oriented Programming
: C++언어 수업입니다. 앞선 C언어 수업이 prerequisite입니다. 저는 C언어를 알지 못해 교수님과 면담을 한 뒤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매주 팀별과제가 있고, 중간 1,2차와 기말 시험, 그리고 Team Project와 발표가 있습니다. 이 수업에서는 조원을 정말 잘 만나서, 저는 팀별과제를 해나가면서 팀원한테도 많이 배웠고, 코딩 실력도 수직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만족도가 높은 수업이었습니다.
-Component Design
: 한국어로 기계요소설계라는 과목입니다. 저희 과 전선 과목이라 신청을 했고, 저희 과에서 배우는 교과서와 동일한 교과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제 교수님은 Professor Russ였는데, 재료역학을 너무 잘 설명하셔서 개념이 확실하게 정립되었습니다. 중간 1,2차와 기말고사, 그리고 자잘자잘한 과제점수로 평가합니다.
-Hula Dance/Ensemble
: 훌라 댄스 수업입니다. 원래는 학기말에 공연을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Marrie Monarch Festival’이라는 큰 훌라대회가 있어서 소감문 작성으로 대체되었습니다. 하와이에 갔으니 훌라댄스 수업을 수강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신청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춤을 추고 교수님 말씀도 들으면서 하와이 문화를 더 잘 알게 된 것 같습니다.
-Hawaiian Navigation 2
: 봄학기라 1수업이 열리지 않고 2수업만 열렸습니다. (가을학기에는 1수업이 열립니다.) 1수업은 별자리를 배우는 수업이고, 2수업은 항해술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항해 관련 비디오도 보고, 책 없이 교수님이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수업이 진행됩니다. 또한 하와이안 항해 중 하나를 뽑아 조사한 후 발표를 해야 했는데, 발표를 준비하면서 하와이 문화를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닻을 묶는 방법, 지도를 놓고 항해를 계획하는 방법 등 실습도 해서 재미있었습니다.
-Hawaiian Navigation 2 Lab
: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도가 낮은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을 공항 근처 Sand Island라는 곳에서 하는데, 가는 교통이 불편해서 항상 친구 차를 타고 갔어야 했습니다. 친구한테 매번 부탁하는 것도 번거롭고 미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앞선 하와이안 항해 수업의 Lab 수업으로, 직접 카누를 타고 항해를 하는 수업입니다. 배 위에서 교수님께서 이런저런 얘기도 해주시고, 앞선 수업에서 듣기만 했던 항해를 직접 해보면서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업이 금요일 3시~6시에 진행되고 끝나고 기숙사에 도착하면 저녁 7시쯤 되어서 친구들과 금요일 저녁약속을 잡으면 항상 늦참을 해야 했던 슬픈 기억이 있습니다.
3. 학습 방법
하와이 대학교의 수업이나 학생들 수준은 서울대보다 낮은 편입니다. 마음 놓고 수업을 많이 신청하셔도 생각보다 엄청 바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공대의 경우에는 공대 라운지라는 곳이 있었는데, 저는 그곳에서 친구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친구들한테 모르는 것을 알려주며 그런 식으로 친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와이는 일반적으로 경쟁 구도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스터디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저는 중간고사 때 학교 끝나면 매일 친구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시켜서 같이 공부를 하면서 정말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수업 내용이 어렵지가 않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말고사에는 ‘Final Cram Week’라면서 학교 자체 내에서 새벽까지 공짜 간식을 제공해줍니다. 간식도 조그마한 과자 같은 레벨이 아니라, 아사이빙수, 버블티, 파스타, 치킨, 피자 등 다양했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야식은 다 먹으러 돌아다니면서 행복한 기말고사 주간을 보냈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와이는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영어공부가 가장 큰 목적이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한국 사람들과 많이 안 다니려 노력했고, 현지 사람들을 많이 사귀었습니다. 동아리를 3개 정도 신청해서 들었고 봄방학에 현지 친구들과 다른 섬으로 여행도 가면서 영어에만 노출하려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매주 수요일마다 1시간씩 Free Talking할 친구를 구해서 free talking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매주 주말마다 현지 친구들과 약속도 잡고 술도 먹으러 다니고요. 이렇게 5달을 생활한 결과 Listening과 Speaking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간혹 같이 한국에서 교환학생 온 친구들과만 붙어 다니는 경우를 보는데 그건 비추하고 싶습니다.
IV. 생활
1. 가져가야 할 물품
네이버에 미국 교환학생 준비물이라고 치면 블로그에 엑셀 파일 형식으로 정리한 포스트가 나오는데, 저는 그걸 약간 바꿔서 목록에서 하나씩 지워가면서 물품을 챙겼습니다.
-가져가야 할 물품 : 저는 개인적으로 운동화는 두 켤레 챙기라고 얘기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와이에서는 놀러 하이킹을 자주 가는데, 저는 친해지기 위해서 하이킹이란 하이킹은 다 신청해서 다닌 바람에 갖고 간 운동화 하나 바닥이 아예 닳고 찢어져 버렸습니다. 샌달은 1개만 들고 갔었는데 그것도 바닥이 닳고 찢어져서 하나 사야 했습니다.
또 하와이가 밤 되면 진짜 춥습니다. 진짜 두꺼운 옷 한 두개쯤은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후드집업 2개 이상 챙겨가세요!!)
-가져가지 않아도 되는 물품 : 하와이에 Ross라는 옷가게가 있는데 굉장히 싼 가격에 옷을 팔아서 잘 건지면 정말 좋은 옷도 싸게 입을 수 있습니다. 저는 옷을 많이 들고 갔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와이켈레 아울렛이라고 해서, 명품 옷을 싸게 파는 아울렛이 있는데 그 곳에서 쇼핑하면서 옷을 살 수도 있습니다. 고추장 같은 한국음식들도 하와이에 정말 많이 팔기 때문에 굳이 가져갈 필요가 없습니다.
또 가져가지 말아야 할 물품으로는 고데기가 있습니다. 한국 고데기의 경우 거의 220V에서만 작동하고 110V 호환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부피만 차지하고 쓸모가 없었습니다.(저는 하와이에서 고데기를 새로 샀습니다) 이불, 베개 등도 가서 사면 됩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하와이는 물가가 정말 비쌉니다. 음식과 책을 살 때 많이 느끼는데, 그래서 교과서는 구입하지 마시고 e-book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정말 비쌉니다) 음식도 우리 나라에서 7000원 정도면 살 수 있는 게 하와이에서는 20000원은 기본적으로 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팁문화도 있기 때문에 일반 음식점을 가실 때마다 지갑이 얇아지는 것을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당 : 아래는 제가 정리했던(가보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맛집들입니다.
Shaka Shaka Tea Express ? 버블티카페(걸어서 갈 수 있어요)
Teapresso ? 버블티 카페(걸어서 갈 수 있어요)
Glazer’s Coffee ? 커피집. 초반에 과제하려고 많이 갔었습니다.
Friend’s cafe ? 버블티집(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갔던 버블티집. 과제하기 좋았습니다.)
Chogajib(초가집) - 한국음식점(맛있습니다)
Gen ? 무한리필 고기집(맛있습니다)
Shirokiya ? 일본음식점(맛있습니다)
Choonchun(춘천) - 한국술집, 저를 배려해서 친구들이 가장 많이 데려갔던 술집입니다.
GS Karaoke ? 노래방이 겸비된 일본식? 술집
Matcha stand Maiko ? 말차집.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가게입니다.
Lanikai Juice ? 아사이빙수집.
Paina Cafe ? 포케집. 여럿이서 가면 포케를 종류별로 조금씩 먹는 choice도 있습니다.
Auntie’s Ramen ? 라멘집. 양이 정말 많고 많이 가면 엄청 큰 빙수를 공짜로 줍니다.
Rainbow Drive-in ? 햄버거 등 갖가지 패스트푸드를 파는데, 한번 쯤 가볼만 합니다.
Matsumoto Shave Ice ? 아이스크림 가게
(Kawai 섬) Keoki restaurant ? 갖가지 음식을 파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외에도 금요일 저녁과 주말마다 매일 외식을 했기 때문에 정말 많은 곳을 왔다갔다 거렸는데 가게 이름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하와이에 가시면 포케와 아사이볼은 질릴 정도로 먹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말 맛있고 한국 와서 아직까지도 생각이 납니다.
의료 : 저는 병원에 갈 일이 딱 한 번 있었는데, 한국에서 앓았던 눈 관련 질병이 도져서 학교 보건소에서 진찰을 받고 약을 타서 먹었습니다. 의사 선생님 얼굴 한 번 보는 것만 3만원 정도가 들었고, 처방전을 받으면 더 돈이 많이 듭니다. 다칠 일을 안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외에 그냥 약만 필요할 경우에는(안약 등 의료용품을 처방전 없이 사고 싶을 경우) Longs Drugs라는 곳에서 살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걸어서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은행 : 저는 5달밖에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현지 계좌를 개설하진 않았고 한국에서 하나 VIVA G 체크카드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계좌를 개설하면 물론 돈을 인출한다던지 할 때 수수료가 안 붙어서 좋은 점은 있겠지만 나중에 계좌를 닫을 때가 번거롭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현금을 인출할 일이 없게 한국에서 환전을 애초에 많이 해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교통 : 하와이 대학교에서 발급해주는 학생증이 Bus Pass 기능도 하기 때문에 한 학기동안 버스 요금을 낸 적이 없습니다. 이외에도 밤늦게 친구들이랑 놀다 보면 우버가 필요한데, 그 때 우버 앱을 이용합니다. 친구들은 버스 기다릴 때 DaBus 등 앱을 이용했는데, 저는 다른 거 안 깔고 그냥 구글맵으로도 한 학기를 잘 버텼습니다.
A번, 6번, 13번 버스를 많이 타게 될 텐데, A번은 그나마 자주 오는 편이고 다른 버스는 배차간격이 조금 있는 편입니다. 그래도 하와이 spirit에 젖게 되면 버스정류장에 가서 버스를 20분간 기다리면서도 옆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여유를 만끽하게 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통신 : 저는 하와이에 도착하자마자 AT&T를 바로 개통했습니다. 유심을 사러 저는 Waikiki 시내에 있는 Hoku’s Wireless 라는 곳을 이용했습니다. 처음 2달 정도는 6기가를 3만원에 이용할 수 있고, 나머지 3달은 3기가를 3만원에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일단 학교 안에 와이파이가 잘 터져서 한 달 동안 저는 1.5기가 내외로 썼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맨 처음에 갔던 오리엔테이션에서 저는 학생회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동아리 목록을 엑셀 파일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한 곳 한 곳 메일을 보내서 동아리 신청 문의를 넣었습니다. 제가 신청했던 동아리는 4개정도이고, 1개는 한번정도밖에 참여를 안했습니다^^
-ASME(American Society of Mechanical Engineering) : 전 기계과 수업을 들었었는데, 정보도 받을 수 있고 관련 행사도 많다기에 신청했습니다. 저는 사실 한 번 정도 참여를 했었는데 취업박람회 관련해서 자원봉사도 하고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한우리(Hanwoori) : 한국인/한국을 사랑하는 모임입니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한국어를 할 줄 알아서 처음에 적응하기가 쉽고, 저도 여기서 한 학기동안의 제일 친한 친구를 만들었습니다 :)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여행도 다니는 동아리입니다.
-ISA(International Student Association) : 학교에 International Students들이 많아 그러한 학생들을 위한 동아리입니다. 여기서도 저는 한 학기동안의 제일 친한 친구를 만들었습니다. 하이킹도 하고 여러 다양한 활동들도 같이 합니다.
-International Baptist Center : 정확히 말하면 동아리는 아니지만, International Students들을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이나 카풀 등을 제공해줍니다. 저는 여기서 사귄 친구들과 봄방학때 여행을 가기도 했습니다. 한 학기동안 가장 도움을 많이 받았던 곳입니다.
가을학기에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봄학기에는 Spring Break라고 일주일동안 봄방학이 있습니다. 미국 본토로 놀러가는 친구도 있었고, 저는 친구들과 Kauai라는 섬에 놀러갔습니다. 마우이 섬에만 붙어있지 마시고 무조건 다른 섬 여행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꿈에 그리던 자연 속의‘하와이’를 진짜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하와이는, 미국은 정말 개방된 나라입니다. 문화가 정말 다르고 아무런 뜻 없이 내뱉는 말들이 외국인들한테는 오해의 소지가 있게 인식되기도 합니다. 제가 사귀었던 친구들 중에서도 정말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고 아무렇지 않게 선을 넘으려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었던 건데, 이럴 때 일본에서 온 제 친구는 ‘이건 문화가 다른 거니까, 내가 이해해야 하는 건가, 내가 여기서 싫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이려나’라면서 참고 넘어갈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와이는 기본적으로 많은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난 이게 싫어, 어색해”라고 말만 하면 사람들이 정말 잘 받아들여주고, ‘다름’을 확실히 이해해줍니다. 말이 한국보다 잘 통하는 나라라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문화가 다른 곳에 가더라도 내가 그 문화에 무조건적으로 맞출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주지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6.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미국에 가면 기본적으로 음식들이 달고 짜고 하기 때문에 먹는 양이 일정하더라도 살이 급속도로 찝니다.(저는 5kg정도 쪄 왔습니다.) 이럴 때 학교 체육관을 이용하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시설을 다 공짜로 이용하실 수 있고, 저는 복싱 수업을 들었었는데 복싱, 댄스, 스피닝, 요가 등 여러 수업이 있으며 다 공짜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하와이 오고 나서 4달 후 정도에 알아서 체육관 이용을 1달 정도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수업들도 다 질이 좋고 사람 만나기에도 좋습니다.
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저는 전공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았던 시점에 하와이를 가게 된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전공의 수업을 학점 상관없이 들으면서 여러 친구들도 만나볼 수 있었고 고민도, 고민상담도 실컷 하고 온 한 학기였던 것 같습니다. 학생이 이렇게까지 놀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놀아도 봤고, 친구 차를 빌려 타고 높은 산에 올라가서 하와이 경치를 바라보면서 친구들과 술도 없이 밤새도록 얘기했던 건 잊히지가 않습니다. 특히 교환학생으로 가면 모든 게 처음이고 어색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계속해서 받게 됩니다. 특히 하와이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전혀 인색하지 않는 문화라 더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공부하느라 많이 뒷전으로 하고 살았던 사람간의 ‘관계’와 ‘인연’에 대해서 감사함을 느끼게 된 한 학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