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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최O정_Heidelberg University_2019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8 January 2021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한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부터 차례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째로, 독일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었습니다. 전공이 독일어 교육인 만큼 독일어를 취미로 배우는 것 이상으로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제2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지만 저의 경우에는 문법이나 해석 위주의 학습을 해 와서 회화에는 영 자신이 없었습니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국가에 가서 살아보면 어떻게든 회화에 자신감이 붙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독일어권 국가에서 생활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독일의 문화와 교육을 몸소 체험해보고 이해하고 싶어서 교환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둘 째로, 해외경험을 쌓고 싶었습니다. 여행경험은 있어도 해외에 장기간 거주해본 경험이 없었던 터라 대학생 신분으로 꼭 한 번은 교환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에서 공부해보고 싶었습니다. 한 국가에서만 20년을 살아왔기에, 다양한 국가 출신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국제적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제 세계관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셋 째로, 진로를 차분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휴학 한 번 없이 학교를 다니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바쁘게 살았던 만큼 진로에 대해 차분하게 고민하고 스스로가 어떤 것을 원하는 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당장 가시적인 결과를 추구하며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어 향후에 어떤 공부를 하거나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차분하게 생각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환학기는 대체적으로 개인 시간도 충분하고, 여유롭다고 들어서 차분히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독일로 오게 되었습니다.

 

 

II. 세부 경험 내용

첫 째로, 독일에 정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행정 절차 및 독일에서 생활하며 겪은 행정 절차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독일은, 정말 행정절차로 악명 높은 국가입니다.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기 보다는, 지역마다, 직원마다 그 절차가 모두 다른 경우가 많아서 골치아픈 일이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지냈던 하이델베르크의 경우에는, 교환학생이나 유학생 비율이 높은 국제적인 도시라서 그런지 비자발급 등의 행정절차가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비자발급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차례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1. 거주지 신고 서류“Anmeldung”- 기숙사 계약서만 있으면 학교에서 직접 맡아 해줍니다.

2. 보험서류 - 본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공보험 “AOK”직원이 학교로 직접 와서 신청을 받아줍니다.

3. 재정보증증명서 - 독일에서 몇 개월간 생활하기에 충분한 생활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입니다. 독일계좌를 개설해서 일정 금액 이상을 넣어두어야 합니다.

4. 여권사진

5. 집 계약서 ?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경우, 독일에 도착하기 2개월 정도 전에 이미 기숙사 보증금, 계약서, 첫 달 월세 등을 해외송금 한 후 정식계약서를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6. 학교 재학증명서 ? 독일에 도착한 후 학기 전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러 가면 모두 안내해주실 겁니다. 독일에 도착하기 전 받는 ‘입학허가서’와는 다른 서류입니다.

상기 서류들을 준비해서 ‘외국인청’에 가면 6개월 비자의 경우 2주만에 비자가 발급됩니다. 제 주변에 6개월 비자를 받은 학생들은 모두 별 문제 없이 비자를 받아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1년 비자를 받을 경우 생깁니다. 저는 1년 교환학생을 생각했던지라 1년 비자를 신청했으나, 1년 비자는 서류를 모두 제출하고도 한 번의 행정절차를 더 거쳐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 두 번째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Termin (약속이라는 뜻으로, 독일의 공공기관이나 은행 등에서 행정절차를 수행하려면 꼭 약속을 사전에 잡고 가야합니다)에 문제가 생겨서 비자 발급이 늦춰지는 바람에 불법체류자가 될 뻔 하기도 했습니다. 1년 비자는 발급에 6-8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저는 그냥 6개월 비자를 우선적으로 받고 이후에 비자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둘 째로, 학교 수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일반 독일어 수업, 영화수업, 글쓰기 수업, 경제수업 이렇게 4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독일의 대학교는 서울대학교와는 다르게 수강신청을 직접 수업 첫 날 강의실에 가서 하게 됩니다. 이건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는, 수강인원이 너무 많은 경우 그 자리에서 추첨을 통해 수강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수업도 있었습니다. 또, 수강신청을 했다고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수업에 해당하는 ‘시험’에 등록을 해야 시험을 볼 수 있고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업에 가시면 교수님께서 직접 알려주시는 부분이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성적은 1.0이 가장 좋은 성적입니다. 한국에서는 4.5 혹은 4.3이 가장 좋은 성적인 반면에 독일에서는 숫자가 커질수록 성적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셋 째로, 언어학습에 관한 내용입니다.

언어학습파트너, 소위 탄뎀파트너를 구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학과 혹은 한국어학과가 있는 학교에 가는 것입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는 ‘동아시아학과’가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중국어나 일본어를 배우기 때문에 한국의 언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양수업으로 열리는 한국어 수업이 있기 때문에, 이 수업을 듣는 독일 학생들을 직접 찾아서 탄뎀파트너를 제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탄뎀파트너를 구했는데 덕분에 독일어 공부도 정말 재미있게 했고 독일 문화에 대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현지에서 도서관이나 서점에 자주 가서 책을 많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시 도서관에도 가고 서점에도 가서 독일어 원서를 값싸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제2외국어 원서를 다양하게 직접 보고 살 수가 없으니 서점이나 도서관을 애용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자격증 공부를 하시거나 어학수업에 필요한 학습교재를 구하시는 경우에도 손쉽게 책을 구하실 수 있습니다.

 

넷 째로, 알아둬야 할 독일의 세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독일은 무조건 1가구 1방송수신료를 징수합니다. 이 말인 즉, 교환학생이든 자국민이든 무조건 독일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모두 방송수신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방송수신료’라는 말을 들으면 직관적으로 TV나 라디오를 떠올려, 이런 기계가 없는 기숙사에서는 내지 않아도 되는 건가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 역시 집에 방송을 수신할만한 기계라고는 한국에서 산 아이폰 밖에 없지만 독일에 세금을 매 달 17.5유로씩 납부해야 했습니다. 기숙사의 경우 4인실이라면 4명이서 나눠내면 크지 않은 돈이지만 저는 혼자 납부했기 때문에 꽤 부담이 됐습니다. 이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 벌금을 정말 많이 물어야할 수도 있으니 독일 교환학생 분들은 억울하시더라도 꼬박꼬박 납부하시기를 권장합니다.

방송수신료가 독일에만 있는 특이한 세금이라면, 관세는 거의 모든 나라에 있는 세금이니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독일에서 석회수 때문인지 달라진 식습관이나 생활방식 때문인지 피부에 트러블이 많이 생겨서 한국으로부터 화장품을 사서 택배로 받게 되었습니다. 비싼 앰플을 여러 개 샀더니 독일 세관에 걸려서, 세금을 20퍼센트 물고 왔습니다. 쇼핑몰에서 직접 해외로 배송한 게 아니라, 친구가 한국에서 사서 보내준 택배인데도 이렇게 세관에 걸릴 수 있으니 한화로 20만원 정도 이상의 물건은 택배로 받지 않으시기를 권장합니다.

 

다섯 번째로, 밥먹기 운동하기 쇼핑하기 등의 생활 전반입니다.

독일은 외식물가가 꽤 비싸지만 식료품 가격이 서울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요리를 자주 해먹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외식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음식들이 정말 성의 없고 맛도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직접 해먹는 것이 백 번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먹남녀’혹은 ‘만개의 레시피’등의 요리어플을 이용하면 요리초보도 쉽게 밥을 해먹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어플이 아니더라도 유튜브에 수많은 요리채널이 있어서 참고하여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한식에는 양념류 고추장, 간장, 참기름, 된장 정도만 있으면 못할 게 없습니다. 양파, 다진마늘, 달걀, 케찹, 설탕, 소금만 늘 집에 있으면 거의 모든 걸 할 수 있습니다. 고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구글에 독일 고기부위명칭을 검색하셔서 마트 정육점에서 구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삼겹살은 schweinebauch, 목살은 schweinenacken, 닭가슴살은 Haenchenbrust입니다. 여담이지만 삼겹살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독일에 있으면 먹고 싶을 것 같아서 출국 전날 제일 좋아하는 식당에서 먹고 왔는데 독일에서 한국에서보다 삼겹살을 몇 배로 많이 먹은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도시는 바다가 없는 도시라서 해물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어려운 게 아니라 신선한 해물은 그냥 구할 수가 없습니다. 있어봤자 전부 냉동식품입니다. 회, 낙지볶음 먹고 싶습니다.

한국에 비해서 확실히 학생들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거의 유료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필라테스, 암벽등반, 라틴댄스를 수강했는데 전부 유료였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이델베르크에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Neckar-Wiese라는 강을 따라 산책로가 있어서 가벼운 조깅이나 러닝을 하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쇼핑 : 식료품은 REWE, ALDI, EDEKA, RIDL 정도가 있는 것 같고 전자기기는 SATURN, MEDIA MARKT, 드럭스토어는 ROSSMANN, DM 정도가 있습니다. 드럭스토어에서 항상 찾을 수 있는 GARNIER 제품 추천합니다. 이외에 자취생활에 필요한 모든 용품은 IKEA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약국은 APOTHEKE 찾아가시면 됩니다.

 

 

여섯째로, 유럽여행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경우 학생들을 대상으로 EXKURSION이라는 단기여행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주로 독일 내 다른 도시를 함께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주말마다 진행되는데, 당일치기 프로그램도 있고 1박이나 2박 프로그램도 있으니 가고 싶은 도시의 프로그램에 미리 신청하셔서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 오리엔테이션에 가면 일정, 비용, 장소 등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EXKURSION 안내종이를 받으실 수 있을 것이니 이용하시면 됩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게 교환학기의 목적이신 분들은 공항이 있는 도시에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여행이 주 목적이 아니어서 공항이 없는 도시에 사는 것도 좋았는데, 확실히 유럽에 거주하면서 저렴한 항공권의 특혜를 누리시려면 공항 접근성이 높은 곳에 사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두 익히 들어서 알고 계시겠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치기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교환학기를 보낸 한국 학생들 중에 바르셀로나에서 소매치기 당한 학생이 두 명이나 있고 베를린에서 가방을 도난 당한 학생도 있습니다. 항상 안전, 도난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일곱 번째로, 교환학생으로 좋았던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절대 일반화할 수 없겠으나 대체적으로 교환학생은, 일반 학부생보다 훨씬 여유롭고 여가시간이 많습니다. 따라서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어울리고 친해질 기회와 시간이 넉넉합니다. ESN이라는 교환학생 동아리에서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해지고 함께 어울릴 수 있었던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비해 여가시간의 비중이 늘어난 만큼,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과정 역시 필요합니다. 저는 음주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 화려한 도시보다는 예쁘고 공원이 많은 도시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하이델베르크를 선택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면 강가에 있는 공원에서 야외바베큐를 하거나 돗자리를 깔고 책을 읽거나 공놀이를 하는 현지인들의 여가활동을 저 역시 그대로 즐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본인이 어떻게 여가를 즐기고 싶은지 고민한 후 도시나 대학을 선택하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확실히 알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한 선배들, 동기들이 많았지만 그들이 말해준 것과 비슷한 것도 다른 것도 정말 많았습니다. 경험하기 전에 여러 명의 말을 들어보고 여러 정보를 얻고 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고 나의 상황에는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목표했던 대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교류하면서 교환학기를 보내기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세계관을 갖게 될 수 있었습니다. 세계의 많은 장소와 역사, 문화에 대해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고, 역설적이게도 한국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던 많은 측면에 대해서도 떠올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낯선 곳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익숙한 곳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갑니다.

모든 게 그렇듯 교환학기의 시간과 경험도 모두가 확연히 다릅니다. 누구든 목적과 목표가 분명하다면 보다 알차고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기왕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만큼,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데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더니 보다 많은 경험과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 후기를 읽고 계시는 분들도 자신의 목표에 맞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교환프로그램을 마치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국내 학부에서만 공부했다면 얻을 수 없었을 값진 기회를 마련해주신 국제협력본부 측에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유럽지역 담당 선생님을 비롯하여 서울대학교 학생들, 국제 학생들을 위해 힘써주시는 선생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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