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제게 2018년도는 참 힘든 해였습니다. 상반기에는 이석증이, 하반기에는 엄청난 양의 과제들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두 학기를 꾸역꾸역 버티다가 교환학생을 가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였습니다. 우선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고, 둘째로는 앞으로의 진로 계획을 여유 있게 짤 시간을 바랐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교환을 망설임 없이 신청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혹시 교환 가서 누구도 도와줄 사람 없이 혼자 아프게 되면 어떡하나 하는 막막함이 컸습니다. 그 외에도 혼자 외국에 나간다는 생경함, 생활력이 부족한 점, 졸업 걱정과 비용 문제도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교내 상담 선생님과 여러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했습니다.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에, 저는 아직 닥치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대학생 때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심을 굳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후회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II. 세부 경험 내용
0. 개요
1477년에 개교한 웁살라 대학교는 북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입니다. 11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식물학자 칼 폰 린네 등의 유명 인사를 배출한 만큼 명망도 높습니다. 웁살라 대학교의 건물들은 한 캠퍼스에 몰려 있지 않고 대신 웁살라 시내 이곳저곳에 떨어져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시내 곳곳에서 학생들을 많이 마주칠 수 있습니다.
웁살라 대학교가 위치한 웁살라 시는 상당히 열려 있는 분위기의 도시입니다. 우선 대학 도시이기 때문에, 국제/교환 학생들도 많고 학교 측에서도 국제 학생들을 위해 많이 신경 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시민들 또한 시민의식이 높고 영어 구사력이 매우 뛰어나므로 스웨덴어를 몰라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5개월 동안 영어를 못 하시는 분을 딱 세 분 뵈었는데, 그 중 한 분은 영어를 못한다고 영어로 능숙하게 말씀하실 정도였습니다. 인종차별 또한 저와 제 주위를 살폈을 때에는 드문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기보다는, 누구나 환영받는 느낌을 갖고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웁살라는 스웨덴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므로, 편리하지만 대도시처럼 사람에 치인다기 보다는 맑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평온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께는 심심하게까지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기도와 서울 느낌으로 스톡홀름에 매우 가까우며, 무엇보다 스톡홀름보다도 스톡홀름-알란다 공항이 가까워 여행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 웁살라는 북유럽에서 가장 큰 대성당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내에 나가면 랜드마크처럼 볼 수 있는데 꽤 아름답습니다. 덧붙여 웁살라와 그 옆의 감라 웁살라(옛 웁살라) 등이 스웨덴 고대사에도 중요한 지역이라고 합니다. 저는 비록 역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스웨덴에서 나름 유서 깊은 고장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단점이 있다면 북유럽 모든 국가와 마찬가지로 겨울에 일찍 해가 진다는 것입니다. 11월 즈음부터 오후 세 네 시면 해가 진다는 점이 사람의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큽니다. 만약 이쪽으로 교환을 생각하신다면 비타민 D를 챙기고 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또한 추위에 대해서도 악명 높은데, 막상 제가 있었을 때에는 이상고온으로 기온이 서울과 비슷했고 예년과 달리 눈도 많이 오지 않았습니다.
출국 전 준비(*하반기 교환 기준)
1.1 웁살라 대학교 application (3월 ~ 4월)
OIA 교환학생 후보자로 선정된 이후, 3월 중순 즈음 웁살라 대학에서 application 메일이 오게 됩니다. 2019년 기준으로는, 3월 16일부터 링크를 통해 인적정보와 수강 희망 과목을 8순위까지 작성했습니다. 경영대학생은 4월 1일까지, 다른 학생들은 4월 15일이 데드라인이었습니다.
1.1.1 수강 신청(시간표, 과목 후기)
이 8순위를 채우기 위해 교환학생용 코스 카탈로그를 열어보면 credit, period, %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상세히 설명하자면, 우선 웁살라의 학점은 credit으로 운영되며, 과목에 따라 7.5 credit, 15 credit, 30 credit 등으로 종류가 나뉩니다. 우리가 학기당 18학점을 듣듯이 학기당 채워야 할 학점은 30 credit입니다. 이 30 credit은 여러 방법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30 credit 과목 하나를 한 학기동안 들어도 되고, 7.5 credit 과목 4개를 들어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시간표를 짤 때 상당한 자율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고려해야 할 게 또 있습니다. 스웨덴에서 한 학기는 세분화되어, 한 달 당 한 period가 됩니다. 즉 한 학기는 네 개의 period로 나누어집니다. 그래서 같은 15 credit 과목이라고 하더라도 한 학기 내내 듣는 게 아니라 수강 기간이 달라집니다. 가령 이런 사례가 있을 수 있습니다. A라는 과목은 7.5 credit인데 1학기 내내, 즉 4 period 내내 듣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7.5 credit인데도 B는 9월부터 11월까지만 듣습니다. 두 달, 2 period 동안 듣는 거죠.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서 %가 사용됩니다. A는 한 달에 1/4씩 들어서 4달 동안 100%를 완료합니다. B는 한 달에 1/2씩 들어서 2달 동안 100%를 완료합니다. 그러므로 A는 한 달 기준 work load가 25%, B는 50%로 표기되는 것입니다. 수강신청을 할 때 이 점을 고려하면 여행에 최적화된 일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방학에 이미 intensive basic swedish course를 들어서 학기 중 credit을 많이 채울 필요가 없는 경우 훨씬 쉽습니다. 실제로 교환학생 중에서는 그렇게 한 달을 비워 내내 여행을 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달 (7.5 credit 기준) 100%를 채워도 여행은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저는 매 달 모두 25%인 7.5 credit 두 과목과 50% 7.5 과목 한 과목을 들었는데 여행 갈 시간이 충분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적었지만, 사실 8순위까지 채우려면 이걸 하나하나 고려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생각했을 때에는 1안 시간표를 생각해두고 4순위까지 적거나, 아니면 정말 8순위까지 % 고려하지 않고 다 적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학교에서 메일이 와서 수강신청을 도와줍니다. 게다가 변동이 많아서 신청한 순위가 아니라 갑자기 5순위에 적은 과목이 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결론적으로, 학교 측에서 다 도와주니 마음 편히 가지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시간표
생각보다 시간표가 늦게 나옵니다. 매주 시간이나 장소, 특히 장소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한 여행을 위해 마지막 period 종강 일을 알고 싶어도 한 그 전전 달 즈음 되어야 알 수 있습니다. time edit이나 학기 중에는 우리학교 etl같은 사이트인 studentportalen.uu.se에 들어가면 시간표를 볼 수 있습니다. 덤으로, Studentportalen 사이트에서 드랍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과목 후기
- Basic Swedish 1(7.5 credit, 25%)
학기 내내 들었던 과목으로,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기 때문에 친구 사귀기 좋은 수업입니다. 저도 여기서 친구들을 많이 만나 좋아했던 수업이었습니다. 분반이 많이 나누어져 있고, 이 분반을 학기 직전에 수강신청처럼 고를 수 있습니다. 만약 수업을 빠진다면 그 주의 다른 분반 수업을 들으면 출석 인정이 되며, 순수 결석은 6번까지 가능합니다. 많이들 6번을 알차게 빠지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 같았습니다.
- Practical English: Literature(7.5 credit, 25%)
역시 학기 내내 들었던 과목이지만 2주에 한번 모이기 때문에 아주 편했습니다. 성장소설들을 격주로 읽고 토의했고, 독후감과 기말과제 및 3번의 에세이가 로드였습니다. 분명 국제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한 수업이라고 했는데 영어권 원어민들이 많아 놀랐지만 간만에 양질의 영어 책도 많이 읽어보고 영어로 글을 쓰는 경험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교수님의 꼼꼼한 피드백도 감동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글 쓰고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면 잘 맞을 수업이라고 생각됩니다.
- Ancient Near East: Introduction(7.5 credit, 50%)
9월부터 11월까지 인터넷을 통해 수강했던 과목입니다. 중동 고대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좋았지만, 동영상이 아니라 줄글로 쭉쭉 나와 처음에 놀란 기억이 납니다. 매 차시마다 마지막에 퀴즈를 보는데, 인터넷으로 다 찾아볼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원격으로 치르는데, 생각보다 평가 기준이 엄격해서 놀랐습니다. 퀴즈 때나 시험 때나 피드백이 철저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 Money and Time(7.5 credit, 50%)
11월부터 1월까지 수강한 과목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12월에 끝났습니다. free-standing course라서 웁살라 대학생 뿐 아니라 다양한 나잇대, 직업군의 사람들이 함께 듣는 강의였습니다. 수업 진행 방식도 독특한데, 매 주 게스트가 오시고,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로드가 조금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프리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인상적인 수업이었습니다. 또한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을 잘 챙겨 주십니다.
1.2 기숙사 신청 (5월)
기숙사 신청은 하반기 교환 기준 5월 달에 열립니다. 2019년 기준으로는 5월 15일부터 31일까지 열렸습니다. 3순위까지 작성할 수 있고, 여러 옵션이 있으나 제 주위 기준으로는 교환학생은 크게 Flogsta(Sernanders vag), Klosteragatan(Hotel Uppsala), Kantorsgatan 세 기숙사 중 하나에 들어갔습니다. 세 기숙사는 특징이 상이해서, 개인의 선호를 고려하여 순위를 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은 원하는 기숙사가 있다면 3순위를 전부 같은 기숙사로 채울 수도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에게 제일 유명하고 수용인원이 많은 Flogsta는 한 코리도에 12명 정도가 함께 부엌을 공유합니다. 1인 1실이며, 화장실도 방에 각자 딸려 있습니다. 친구들이 많이 살아 교류하기 좋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괜찮다는 장점과 달리, 시내와 조금 떨어져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방은 넓어서 쾌적하고 좋았지만, 다른 시설이 낙후되어 있거나 12명이 쓰는 만큼 부엌 관리가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저는 이 기숙사에 들어갔습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겨울에 난방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닙니다. 다른 기숙사는 이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Klostergatan은 시내에 위치한 호텔을 개조한 기숙사로, 시설이 매우 좋고 1인 1실에 독립적인 부엌을 사용합니다. 물론 1층에 큰 공동 부엌도 있습니다. 시내에 있는 학교나 공항으로 가는 직행버스가 있는 웁살라 중앙역 등에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그렇지만 1인 1실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친구를 사귀기에 조금 어려우며 무엇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Kantorsgatan은 한 코리도에 5명이 부엌과 샤워실을 공유합니다. 일부 동에서는 다른 기숙사처럼 샤워실을 따로 쓴다고 하던데, 랜덤 추첨이기 때문에 어떤 기숙사에 들어갈지 알 수 없습니다. 장단점에서는,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Flogsta와 Klostergatan의 중간 즈음 되는 포지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세한 사항은 housing office에서 제공하는 안내책자와 리뷰들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신청을 할 때 대부분 스웨덴 시간 기준으로 창이 열리자마자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하필이면 그날 늦잠을 자버려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가장 인원수가 많은 Flogsta를 써서 그런지 다행히 별 문제 없이 붙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특히 Flogsta 생활의 경우 한국 학생 블로그 후기(ex. 세탁기 사용 등)가 많습니다. 저도 읽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1.3 거주허가증 신청(Residence Permit) ? 스웨덴 이민청 (5월~)
5월 즈음 되면 Certificate of Acceptance가 학교 측에서 메일로 옵니다. 그 서류를 가지고 바로 직접 스웨덴 이민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거주허가증 신청을 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도 안내를 하겠지만, 학교에서 절대 알아서 해 주지 않습니다. 반드시 이민청 안내를 면밀히 읽으신 후, 최대한 빨리 서류를 구비하고 신청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입국하기 전에는 반드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승인받지 못하면 스웨덴에 교환학생 신분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또한 거주허가증 기간 설정은 들어 놓은 보험 기간 안으로만 가능합니다(즉, 거주허가 기간 ⊂ 보험 기간). 학교 보험 기간을 고려하여 설정하시고, 또한 무엇보다 본인이 신청한 기간과 실제 거주허가증에 나온 허락받은 기간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제가 그걸 모르고 지내다가 막판에 비행기 표를 바꿨습니다. 덧붙여 거주허가증 신청을 하면 허가증에 필요한 사진과 지문 등록 등등을 하러 나중에 스웨덴의 이민청에 가야 하는데, 이 때 예약을 일찍 잡아두면 좋습니다. 나중에는 다 시간이 차 있어서,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거주허가증은 직접 이민청에 찾으러 갈 수도 있고, 주소를 알려주면 우편으로도 받을 수 있습니다.
1.4 보험
학교에서 보험을 들어줍니다. 하지만 스웨덴 내에서 아픈 경우에만 해당이 되고, 스웨덴 밖을 여행할 때에는 보험이 필요하시다면 따로 여행자 보험을 들어야 합니다.
1.5 buddy(6월)
6월 달 즈음이면 버디 신청 링크가 열립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버디들이 초반에 적응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좋은 친구를 사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청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1.6 짐 싸기
스웨덴도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것은 다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추천하는 것이 있다면 우선 전기장판이나 욕실 슬리퍼나 슬리퍼 등이 생각납니다. 비타민 D도 챙겨 오면 좋고요. 또 특히 전기장판이 겨울에 아주 유용합니다. 전기밥솥도 매우 유용한데, 짐으로 들고 오기는 무거우니 한국에서 부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또 개스크에 참여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정장을 현지에서 구하기보다는 미리 들고 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몇몇 물품은 페이스북 Uppsala buy & sell 페이지에서 보고 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구하지 못해 짐에 들고 왔지만, 가령 와이파이 공유기 같은 것들을 거기서 구할 수도 있습니다.
출국 후
2.1 도착 직후
2.1.1 공항에서 웁살라까지
우선 학교에서 제시한 추천 날짜에 오는 것을 제일 추천합니다. 이 때면 학교에서 셔틀 버스를 대절해서 필요한 건물들에 알아서 데려가 주고 나중에 기숙사에까지 데려다 줍니다. 만약 사정상 추천 기간에 가지 못한다면, 우선 행정관 격인 Segerstedt 빌딩에 가셔서 기숙사 열쇠와 studentportalen 회원 가입, 학생증 등록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당연히 학교 측에서 안내를 해 줍니다.
처음 웁살라 시내로 가실 때는 확실하게 flixbus 표를 사서 미리 가실 수도 있고, 혹은 여유가 있다면 미리 웁살라 시내버스 앱인 UL 앱을 다운 받아, 표를 사서 801번 버스를 타고 웁살라 중앙역까지 가실 수 있습니다. 혹은 SJ 앱을 통해 웁살라 중앙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살 수도 있는데, 어떤 기차들은 훨씬 빠르지만 버스보다 많이 비쌉니다.
2.1.2 유심
저는 Comviq사 것을 사서 Fastpris 5GB 요금제를 이용했습니다. 유심은 웁살라 시내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충전할 때에는, 직접 Comviq 앱에서 하거나 편의점에서 충전하겠다고 구매를 하면 영수증과 함께 번호가 적힌 종이를 줍니다. 이 번호를 안내에 따라 폰에 입력하면 충전됩니다. Fastpris 요금제는 5GB부터 데이터를 유럽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 가능해서 여행 다닐 때 편리했습니다. 또한 1달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충전하면 아주 풍족하게 쌓입니다.
2.1.3 시내/외 교통편
▶ 자전거
우선 시내에 자전거가 정말 많이 다닙니다. 또 도로가 빙판길이 되는 겨울을 제외하고, 봄에서 가을은 자전거를 이용하기 편리하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지 못해도 교통편은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 버스
앞서 서술한 노란 바탕의 UL 앱을 깔고 travel fund에 돈을 넣어 다니거나 그때그때 표를 살 수 있습니다. 흔히 1달 정기권을 끊어서 다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버스에서 이 모바일 표를 기사님께 보여드리면 됩니다. 혹은, 편의점에서 UL 버스카드도 구매 가능합니다. 충전식으로 돈도 채워 넣을 수 있고요. 이 경우에는 카드를 찍고 타고, 내릴 때는 찍지 않습니다. 물론 버스에서도 구매가 가능한데, 카드 결제만 가능하며 무엇보다 비쌉니다. 덧붙여 웁살라 버스 노선은 공항까지 포괄합니다. 그래서 UL 카드로 공항까지는 다닐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에는 SL 앱이나 카드가 사용됩니다. 얼핏 들은 말로는 앱이 값이 싼 UL과 달리, SL은 편의점에서 카드를 사서 다니는 게 더 저렴하다고 합니다.
▶ 기차
SJ가 기차 앱입니다. SJ에서 표를 사서 스웨덴 다른 지역이나 덴마크 코펜하겐 등 근교 나라를 오갈 수 있습니다. 특히 SJ에서는 공항까지 20분 만에 가는 기차와, 스톡홀름으로 50분이면 가는 통근열차 표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2.1.4 물품 구매 및 물가
열쇠를 받고 방에 들어오면 보통 음식을 살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아울러 이불이나 후라이팬, 머그컵 등도 구매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방과 코리도마다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운 좋게 공용 부엌에 요리도구가 잘 갖추어져 있고 이불까지 있는 방이라면 많이 사지 않아도 될 수도 있습니다.
▶ 식료품점/마트
Flogsta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옆에 대형 마트 ICA vast가 있다는 것입니다. 식재료 뿐 아니라 청소 도구, 휴지 등 보통의 대형마트처럼 다양한 물품을 팝니다. 그 외에도 자전거를 타고 가면 가깝다는 Willys, 가격이 더 싸다는 ICA Maxi, coop, City Gross 등의 마트들이 있습니다. ICA vast는 고기가 싸고 Willys는 과일이 괜찮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직접 이곳저곳 다니시면서 확인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웁살라 시내에는 아시안 마트가 있고, 스톡홀름에는 한인 마트가 있습니다. 가끔 김치 등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들려서 사실 수 있습니다.
▶ 스웨덴에서 먹고 살기
아무래도 스웨덴에서는 외식하기 두렵습니다. 하지만 식재료 가격 자체는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어 많이들 요리를 해 먹습니다. 그래서 요리를 생판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요리 유튜브 채널을 보고 파스타 만들기 정도만 연습해 오시면 처음에 적응하기 훨씬 수월합니다. 그렇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먹고 살기 위해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 항상 요리만 해 먹는 건 아닙니다. ICA vast 등 마트에서 샌드위치나 샐러드, 돌려 먹는 파스타나 카레 등 식품이 꽤 많습니다. 또한 기숙사 식당은 없지만, 네이션에서는 점심 저녁을 매우 싼 가격에 제공합니다. 단, 안타깝게도 학교 건물에 입점한 식당은 비쌉니다. 혹은, 시내의 카페에서 파이나 파니니 등 식사가 될 만한 음식을 사 먹는 것도 가성비가 괜찮습니다. 한편 시내의 식당 중에서도 잘 찾아보면 가격대가 샤로수길 정도거나 더 싼 곳들이 있습니다.
▶ 그 외: 전자제품, 인테리어, 요리 도구, 문구 등등
이불이나 전자제품이나 후라이팬 등을 사고 싶으면 IKEA를 찾아가는 게 좋습니다. 멀긴 하지만 가격이 쌉니다. 또 IKEA 내 식당이 가성비가 괜찮아서, 이왕 찾은 김에 식당에서 스웨덴을 대표(?)하는 미트볼과 디저트를 먹는 것도 좋습니다. 의외로 그냥 식사만 하러 오는 스웨덴인도 꽤 있는 것 같았습니다. 또 시내에 전자제품과 여러 도구들을 주로 취급하는 Clas Ohlson도 있습니다.
문구류는 flying tiger가 디자인도 예뻐서 사는 맛이 있습니다. 교과서의 경우에는, 시내에 서점들이 있지만 비싸기 때문에 최대한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프린트를 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의류의 경우에는 의외로 코트나 신발 등 괜찮은 가격에 파는 상점들이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확실히 인건비가 들어가는 분야면 일단 한국보다 비쌉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식재료비 자체는 엄청 비싸지 않으며, 또 다른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물가가 살짝 쌉니다.
2.2 학교 생활
웁살라 대학교는 전반적으로 건물들이 예쁩니다. 디자인이 유명한 북유럽 도시답게 인테리어가 참 세련되고 시설도 좋습니다. 체육관인 campus 1477이나 도서관들도 시설이 쾌적하고 잘 꾸며져 있습니다. 특히 Ekonomikum의 도서관이 예쁘다고 하는데, 저는 못 가봐서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2.2.1 네이션
웁살라 학생 생활의 꽃이라 불리는 네이션입니다. 네이션은 17세기경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학생 자치 조직들로, 각 지역에서 웁살라로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모이며 만들어 졌기 때문에 각 지방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고틀란드, GH, 예테보리, 칼마르, 놀랜드, 스몰란드, 스톡홀름, 스네리케스, 웁란드, 밤란드, VG, V-dala, OG 총 13개가 있으며 각자 건물도 따로 있고 특징도 다릅니다.
학생들은 학기 초 1주일 간은 자유롭게 네이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데 보통 그 때 이리 저리 탐색해 보고 들어갈 네이션을 정합니다. 이 기간을 지나면 네이션 카드가 있어야 어떤 네이션이든 출입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디를 가입하든 대부분의 네이션 행사에 참여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 어떤 네이션을 선택하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고민하기 보다는 일단 네이션 카드를 만들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이 네이션 카드는 학생증과 별개로, 교통에서 할인을 받을 때 이 카드로 증명을 하기 때문에 유용한 면이 많습니다.
네이션에서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 학기 동안 네이션 펍이나 식당 등에서 일할 수도 있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나, 친구들과 fika를 하거나 개스크에 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fika는 스웨덴 식 커피 타임으로 친구들끼리 편하게 커피와 디저트를 먹는 시간을 말합니다. 개스크는 정장을 차려 입고 가는 격식 있는 저녁 식사 자리인데 남자는 수트, 여자는 무릎까지 오는 포멀한 드레스를 입는 것이 관례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캐주얼하지만 않으면 용인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개스크에 가면 코스 식사와 함께 전통에 따라 여러 노래를 다 같이 부르게 됩니다. 또한, 가령 어떨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어떨 때는 의자 위로 올라서야 한다 등의 암묵적인 규칙들이 많아 스웨덴 대학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인 것 같습니다.
네이션 이벤트에 대해서는 nationsguiden.se를 참고하시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2.3 웁살라 생활
웁살라는 평화로운 도시입니다. 날씨 좋을 때는 친구들과 산책하거나 카페에 가서 fika하기 좋습니다. 한편 행사들도 꽤 열리는데, 저는 경험을 못 해봤지만 4월 말에 발보리라는 크고 떠들썩한 행사가 있다고 합니다. 10월 즈음에는 웁살라 단편 영화제를 열기 때문에, 영화를 보거나 미리 자원봉사자로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2.3.1 병원과 보험 환급
웁살라 대학 사이트에 더 자세한 정보가 있지만, 혹시 몰라 제 경험을 공유합니다. 저는 시내에 Uppsala Narakut Aleris 병원에 갔고, 1시간 정도 대기해서 간호사가 진찰을 했습니다. (스웨덴은 환자가 오면 간호사가 먼저 봐서 판단하기에 심각할 경우 의사에게 보내줍니다.)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어서 의사까지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영수증과 약값 영수증을 보관하다가, international office에 메일을 보내 상황을 설명하고 보험 신청서를 작성해서 함께 제출했습니다. 외국인인지라 병원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기는 했지만, 보험이 잘 나와서 다행이었습니다.
2.4 여행 팁
유럽 지역 교환학생의 특장점은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들 여행을 자주 갑니다. 한 가지 팁은 웁살라 대학교를 통해서도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학기 초가 되면 학교 홈페이지에 웁살라 근교의 스웨덴 지방 여행 코스가 올라옵니다. 학교 Segerstedt 건물에 가서 신청을 하면 대절 버스를 타고 관광을 할 수 있습니다.
북유럽을 오시면 많이들 생각하실 오로라 투어의 경우, 제가 있는 학기에는 학교 측에서 오로라 관광 상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숙사 벽에 전문 여행사 홍보지가 붙어 있어 그 회사를 통해서도 많이 다녀왔고, 또 해당 지역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제공하는 오로라 투어를 갈 수도 있습니다. 주로 스웨덴 북쪽의 키루나를 많이 다녀오는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저는 처음 알란다 공항에 발을 내딛을 즈음 아무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 돌아올 때도 한 번도 교환 간 적이 없는 듯 기분이 얼떨떨했습니다. 이처럼 있었는데 없었던 것 같은 교환 생활이었지만, 찬찬히 돌아보면 스스로 참 많은 점이 바뀌었습니다.
우선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웁살라 사람들은 경쟁적인 한국에 비해 느립니다. 어떨 때는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버스에서 모든 사람이 타고 내릴 때 까지 기다려주는 모습들, 거리를 느긋하지만 꾸준히 오가는 노인 분들의 모습들을 보며 여유를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무언가를 반드시 쌓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한결 자기 자신에게 너그러운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세상 사람들이 다르면서 닮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함께 지내며 좋은 친구들, 멋진 사람들을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웁살라의 여름이 그립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껴본 적이 그 전에는 별로 없었는데, 웁살라에 간 후 초가을에 해 뜨는 날이면 매일 감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한국 여름의 무더위가 벌써 두려워지는 것은 그 부작용인 것 같습니다. 정말로 즐겁고 편안했던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웁살라에 가고 싶습니다. 웁살라에 가시는 교환학생 분들이 참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