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개요
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제가 대학 생활 중 가장 하고 싶었던 활동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교환학생 기간이 제가 처음으로 혼자 살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조금은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은 타국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한 번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그 친구들의 생각과 문화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으로 신청하였습니다. 외국에서 살아보는 경험이 처음이었기에 조금은 두렵기도 했지만,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지원하였습니다.
2. 파견 지역/대학 선정 이유
저는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고 앞으로 관련된 기업 혹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수업이 있는 대학 위주로 알아보다보니 북유럽 국가들로 추려졌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에 비해 유명하진 않지만, 저에겐 북유럽 국가를 가고 싶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들이 복지 시스템과 행복한 사회로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2019년 UN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행복지수에서 핀란드 1위, 덴마크 2위, 노르웨이 3위, 스웨덴 7위로 54위인 한국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경쟁 시스템고 각자도생의 삶에 지쳐있던 저에게 이 국가들이 어떤 복지 시스템을 갖고 있고, 그것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과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북유럽 국가들은 영어를 대체로 잘 하고, 치안도 안전하다고 들었습니다.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의 대학들의 교과 과정과 공항에서 가까운지 여부, 기숙사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순서대로 스웨덴의 Uppsala University, 덴마크의 University of Copenhagen, 네덜란드의 Vrije Universiteit Amsterdam에 지원하였는데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에 가게 되었습니다.
3. 파견 지역/대학 소개
덴마크는 휘게(hygge)의 나라라고 불립니다. 겨울의 덴마크는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집에서 함께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포근한 침대에 앉아 맥주나 커피를 마시면서 사람들과 보드게임을 하거나 대화를 하는 포근한 분위기를 덴마크 사람들은 휘게라고 부릅니다. 저는 코펜하겐이라는 도시 자체에 대해서 휘게라는 감정, 분위기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코펜하겐은 인구 60만, 크기는 강남구 정도의 작은 도시입니다. 저는 교환학생 기간 동안 18개 나라, 36개 도시를 여행하였는데 살기에 가장 좋은 곳은 코펜하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도시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먼저 코펜하겐은 계획적으로 녹지와 건물을 조화롭게 만든 도시입니다. Five fingers plan으로 불리는 도시 계획에 따라 엄지부터 약지 부분을 따라 S-tog라는 기차가 다니고, 사이 부분 지역을 그린벨트로 지정하여 개발을 제한함에 따라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녹지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덴마크에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같은 큰 공원이 많고, 사람들이 아이나 개와 함께 나와서 산책을 하거나, 누워서 선텐을 하거나 책을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학업에 지칠 때 공원에 나가 누워서 햇빛을 쬐고,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게 덴마크 생활의 한 낙이었습니다. 또한 건물들의 높이가 낮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아서 빌딩 숲에 둘러싸인 한국에서 살던 저는 약간의 해방감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코펜하겐은 치안이 매우 좋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능통하게 하여서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덴마크는 술에 매우 관대한 나라여서 어디든 늦게까지 여는 술집이 많고, 무인 지하철이 24시간 운영하여 친구들과 놀기에도 정말 좋았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인종차별도 없는 편이고 사람들도 정말 친절했습니다.
제가 다녔던 코펜하겐 대학교의 캠퍼스는 도시에 뿔뿔이 흩어져 있습니다. 캠퍼스마다 도서관이 매우 잘 되어있고 수업에서도 교수님이 권위 없이 대해 주시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4. 파견 대학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코펜하겐 대학교는 담당자 분의 성함은 모르겠으나 int-admission@adm.ku.dk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 절차는 조금 복잡한 편입니다. 크게는 1) Case order ID 신청 (37만원), 2) 서류 작성 및 한국 노르웨이 대사관에 신청 (60만원) 으로 진행되는데, 2번째 절차는 덴마크에 가서 할 수 있으며, 그 경우 비용은 무료입니다. (60만원을 아낄 수 있는 꿀팁입니다.) 자세한 절차는 저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xodpwkd/)
2. 교환 장학금 지원 시기 및 방법
교환학생 장학금은 미래에셋 장학금, 듀오-코리아 장학금, 김희경유럽정신문화 장학재단, 서울장학재단 교환학생 장학금, 어시스트카드 장학금, 아셈듀오 장학금, 엡손 글로벌리더 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이 있습니다. 다만 거의 모든 장학금이 소득분위를 보고, 9분위 이상이면 받기가 어렵습니다. 저 또한 소득분위가 9분위여서 외부재단의 장학금을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타 장학금을 받지 않는 학생에 한하여 국제협력본부의 장학금이 있었고, 저는 장학금 240만원을 받았습니다. 장학금과 관련하여 유의할 점이 소득분위 신청을 미리 하여 최근에 인정된 소득분위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덴마크에서 따로 지원하는 장학금은 없었고, 기숙사와 관련하여 주방과 화장실이 방에 포함된 숙소에 한해 Housingfoundation에서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 있습니다. (경쟁률이 조금 있는 듯 합니다.) 저는 해당되지 않아 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기숙사비 480만원, 생활비 300만원, 여행비 300만원 정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3. 숙소 지원 방법
마치 수강신청과 같이 메일이 오면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 순서대로 신청합니다. 6월 정도에 신청하게 되는데,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메일이 오자마자 들어가서 신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mymail이라는 어플을 다운 받아 메일 알림이 오도록 설정하고 기다렸습니다. 원래 메일이 오기로 한 시간보다 1시간이 늦게 와서 조금 늦게 들어갔는데 (5분 정도) 제 앞에 700명이 대기하고 있어서 1시간 기다려서 신청하였습니다. 다행히 제가 가고 싶던 기숙사에 지원할 수 있었지만, 같은 기숙사를 신청한 다른 친구들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쌌습니다. 코펜하겐 대학교는 캠퍼스가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고, 기숙사도 도시 곳곳에 10여 개의 기숙사가 있습니다. 기숙사가 학교 자체의 기숙사라기보다, Housingfoundation이라는 단체에서 사립 기숙사들과 학교 사이에서 중계하여 계약을 맺어주는 형태입니다. 기숙사비는 월 60~100만원 정도입니다. 어떤 기숙사가 좋을지, 제가 방문해본 기숙사에 한해서 정리한 포스트가 제 블로그에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국외수학허가 신청 절차
학과에서 안내하는 절차에 따라 하시면 됩니다.
III.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학부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제가 속한 faculty of science에서는 사이트를 통해서 할 수 있는데, 수업마다 capacity가 있어서 빠르게 하는 게 좋지만 경쟁이 그렇게 심하진 않습니다. 다른 학부의 경우, 직접 듣고 싶은 과목에 메일을 보내야 합니다. 단과대별로 수강신청 기간이 다르니 미리 알아보고 신청하는 게 좋습니다. (인문대학의 경우 신청이 6월 21일까지로 매우 빨랐던 것 같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코펜하겐 대학교에서는 교환학생을 위한 수업이 여러 개 있습니다. 인문대학의 경우 수강신청이 6월 말까지인데, 5월 말에 메일이 와서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안내해줍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수업이 Danish Culture Course (DCC)입니다. DCC에서 여러 과목들이 있으니 참고하셔서 들으면 됩니다. 제 친구는 Danish Architecture and Urban Design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만족했다고 합니다. 저는 다른 학부의 수업이 제가 듣고 싶은 과학 학부의 수업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 듣지 못했습니다.
교환학생이 많이 듣는 다른 수업은 학기 시작 한 달전에 진행되는 Pre-Semester Danish Language Courses입니다. 이 수업은 3주 동안 월-금요일, 매일 3시간씩 진행되는 수업인데, 결석이 3번까지 허용됩니다. 저는 8월달에 이 수업을 들었는데 여기서 친한 친구들을 좀 사귈 수 있었습니다. 한 반에 15명 정도의 친구들이 있는데, 수업 끝나고 같이 점심을 먹고 시내나 해변에 같이 놀러갔었습니다. 다만 수업이 매일 아침에 있어서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또한 8월이 유럽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수업을 안 듣고 여행을 가거나, 아예 학기가 시작하는 9월에 온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과학학부의 경우 수강신청을 개강 후 1주일까지 할 수 있어서 들을 과목을 정하기가 좀 더 수월합니다. 과학학부는 9월부터 12월 중순까지 한 학기로 이어지는 다른 학부와 다르게 1월 말까지 학기가 진행되며, 한 학기는 2개의 Block으로 나눠져 Block사이에 한 주의 break가 있습니다. 제가 갔던 가을학기는 Block1, 2로 이뤄져있었으며, 보통 Block1과 2에 다른 수업을 듣습니다. (어떤 수업은 연속하여 듣는 수업도 있습니다.)
코펜하겐 대학교에서는 한 학기에 수업을 3-4개 정도 듣는 편입니다. 한 학기에 30ECTS를 들을 수 있는데 보통 한 수업이 7.5ECTS고, 어떤 수업은 15ECTS입니다. 저는 Block1에 수업 2개, Block2에 수업 1개를 들어서 22.5ECTS를 들었습니다. (학기 전에 듣는 덴마크어 수업은 30ECTS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음은 제가 들었던 수업입니다. (모두 석사 수업입니다.)
Climate change and water resources, 7.5ECTS
덴마크의 수자원에 대해 공부합니다. 주로 지하수를 다룹니다. 엑셀을 통해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는데, 저는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습니다. 수업은 통계적인 부분을 가르쳐주고 실습하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2. Earth and Climate physics, 7.5ECTS
해류순환, 대기대순환, 빙하 등 각 주제에 대한 논문을 읽고 연습문제를 풉니다. 주제 중 하나를 정해 Metlab으로 모델링을 합니다. 이 또한 저에게 조금 어려워서 조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3. Geopolitics of Climate Change, 7.5ECTS
가장 좋았던 수업입니다. 기후변화와 이주, 기후변화의 경제학, 기후변화협상, 기후변화 관련 거버넌스 등 매주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문을 읽고 토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저는 덴마크에서 들을 수업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갔지만, 영어 실력과 배경지식 부족으로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했고 결석도 조금 했습니다. 석사 수업을 신청한 것이 조금 무리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IV. 생활
1. 가져가야 할 물품
제가 살았던 기숙사(Signalhuset)은 식기와 수저 등 주방용품은 다 있었고, 필요한 건 마트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배게와 이불 또한 기숙사에 남은 게 있어서 저는 그걸 썼는데, 마트에서도 살 수 있어서 굳이 가져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미니밥솥, 전기장판은 챙겨가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드라이기, 면도기, 스킨로션, 블록국, 상비약 등은 가져가면 좋은 것 같습니다. 웬만한 한식 재료들은 현지 아시안 마켓에서 살 수 있습니다. 옷 같은 경우에 저는 해외 primark같은 저렴한 spa 브랜드에서 옷을 많이 샀고, 덴마크에도 red cross같은 저렴한 중고 의류 상점이 많아서 너무 많이 들고가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식수는 그냥 수돗물을 받아서 마시면 됩니다. 물에 석회가 많은데 인체에 무해하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석회에 민감하신 분은 마트에서 사서 마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덴마크는 물가가 매우 비싼 나라입니다. 레스토랑을 가면 밥 한 끼에 기본 2만원 정도 하고, 편의점 물가도 비쌉니다. 다만 외식을 자주 하지 않는다면 생활비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당 : 그나마 마트 물가가 저렴해서 주로 요리를 해서 먹었습니다. 학교에 갈 때는 도시락을 싸서 가거나 학식을 먹었습니다. 학식은 원하는 만큼 접시에 덜면 무게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데 보통 7천원 정도 했습니다. Too good to go라는 어플을 통해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싸게 사먹을 수도 있어서 애용했습니다. Nightpay라는 어플을 사용하면 술집에서 맥주를 저렴하게 마실 수 있고, 밖에서도 케밥은 7천원 정도면 먹을 수 있습니다.
통신 및 교통 : 통신비는 현지 유심을 사용하면 2만원에 99GB를 사용할 수 있고(Lebara), 교통비는 한 번 이동에 2300원, 한 달 정기권이 8만원 정도 합니다. 저는 10월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이후로는 정기권을 끊어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자전거는 중고로 사거나 swapfiets에서 월 2만5천원에 대여하여 탈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은 자전거 도로가 매우 잘 되어있고 도시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를 이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의료 : 의료의 경우 저는 유럽 전역에서 적용되는 보험을 들어갔습니다. 보험을 들 때 분실상품 보상도 포함된 것이 좋습니다. 유럽 여행 중 핸드폰이나 지갑을 잃어버리는 일이 생각보다 빈번히 일어납니다. 덴마크는 비자를 발급받고 CPR카드와 옐로카드를 받을 수 있는데, 한국으로 치면 주민등록증과 의료보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옐로카드가 있을경우 치과, 성형을 제외한 의료는 무상으로 제공됩니다.
은행 : 덴마크 계좌의 경우 저는 딱히 필요가 없어서 한국에서 만들어간 하나 VIVA G 체크카드를 사용했습니다. 친구는 N26이라는 외국 계좌를 이용했는데 이용하기에 편리하다고 들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동아리 활동은 하지 않았고, 보통은 친구들과 집에서 같이 요리를 해먹고 놀았습니다. 덴마크는 기본적으로 날씨가 흐리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에는 친구들과 공원에 가서 피크닉을 하거나 근교 여행을 갔습니다. 그 외에도 이쁜 카페를 가거나, 술집에서 술을 마시거나, 보드게임 카페를 가면서 놀았습니다. 코펜하겐은 제 생각보다 놀 거리가 많았습니다.
저는 교환학생 기간 동안 18개 나라를 돌아다녔습니다. 여행 갔던 시기를 총합해보니 2달 정도는 덴마크 밖에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여행 시기 및 갔던 나라들은 제 블로그에 포스팅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코펜하겐에서는 소매치기가 거의 없으나, 티볼리라는 놀이공원에서 소매치기 당한 친구가 있었으니 조심은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코펜하겐은 밤 늦게 돌아다녀도 안전한 도시입니다. 유럽의 다른 관광지 도시에는 소매치기가 많으니 준비를 좀 하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6.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도움이 되는 어플이나 갈만한 곳을 블로그에 적어놨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식당이나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도 있으나 학업이나 여행과 병행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덴마크에서 보낸 시간은 제 생애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덴마크의 흐린 날씨와 영어 실력의 부족으로 우울해하던 때도 있었지만,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대화를 나누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학교를 가면서 보았던 풍경, 알아들으려고 끙끙댔던 수업, 사귀었던 친구들, 친구들과 해먹었던 요리, 같이 갔던 카페, 술집, 같이 봤던 축구, 영화, 같이 갔던 여행 등의 기억들이 저에겐 너무나 소중한 기억들로 남아있습니다. 귀국한지 3주째인 지금도 덴마크의 모든 것이 참 그립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 친구가 되었고, 요리 실력도 늘었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어느 정도 생겼으며, 무엇보다 언젠간 유럽에 다시 돌아가 살아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덴마크는 참 여유가 있는 나라였습니다. 법정근로시간이 37시간이라 사람들이 평균 4시에 퇴근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러쉬아워는 오후 3시 반부터 5시 반이고, 그 시간에는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 통근자의 70%가 자전거로 통근을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특히 저는 유모차가 앞에 달린 전기자전거가 인상 깊었습니다. 가족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볼 때 저도 행복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사회 시스템이 참 부러웠습니다. 덴마크의 출산율은 1.71명으로 한국의 0.98명보다 훨씬 높습니다. 부부 합산 1년의 유급휴가가 가능하고(월급의 80%를 정부가 지원), 다시 출근하게 되면 아이를 유아원에 맡기는데 비용의 50% 정도를 정부에서 지원합니다. 공공 유치원도 많고, 아동수당도 4분기로 나누어 분기별로 200만원 가량 받습니다. 대학교의 학비도 무료이고, 부모와 독립하여 살 경우 월 100만원 정도를 지원하여 주거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줍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생활하고, 그 과정에서 독립심을 기릅니다. 이런 복지를 위해 덴마크에 사는 사람들은 기꺼이 많은 세금을 냅니다. 월급의 최소 37%를 내야 하는 덴마크이지만 제가 만났던 덴마크인 친구들은 모두 기꺼이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로 신뢰하며 만들어낸 복지 시스템 안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는 친구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저 또한 그곳에 살면서 모든 요리를 스스로 해먹고, 수업과 여행을 어떻게 조율할지 고민하고, 친구들을 사귀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스스로 살아갈 힘을 조금은 기른 것 같습니다. 아파서 혼자 끙끙 앓기도 하고, 한 달 내내 흐린 날씨에 우울해하기도 하고, 친구가 별로 없는 것 같아 외로워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시간이 제겐 의미있는 시간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돈을 너무 많이 쓴 것 같아 부모님께 죄송하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값진 시간을 보내고 온 것 같습니다. 코펜하겐 관련 더 많은 정보는 블로그(https://blog.naver.com/xodpwkd/)에 있으니 참고하시고, 댓글로 질문해주시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모두 덴마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