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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장O_University of Cergy Pontoise_2019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14 January 2021

I. 개요

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서양미술사를 공부하고 싶은 막연한 마음은 어린 시절부터 품어 왔지만, 그 중에서 어떤 것을 깊게 공부할지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연구하기에 좋은 것을 논문과 도록을 살피며 정할 수도 있겠지만, 유럽에 직접 가서 작품들을 보고 그 중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컬렉션을 가장 많이, 무료로 볼 수 있는 프랑스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여름방학과 겨울방학까지 유럽 여행을 계속 다니며 유럽 전 지역의 작품들을 모두 보겠다는 포부로 반 년 동안 유럽에 있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2. 파견 지역/대학 선정 이유

   프랑스는 이전부터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선도했을 뿐 아니라 질 좋은 소장품을 많이 소장한 박물관과 미술관으로도 유명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박물관들을 프랑스 학생 비자를 가지고 있으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야겠다고 다짐했고, 17학년도 2학기부터 프랑스어를 공부하기 시작하여 교환학생에 지원하였습니다.

    

3. 파견 지역/대학 소개

   제가 있었던 세르지퐁투아즈 대학은 프랑스 파리의 베드타운인 세르지에 위치하며, 우리나라의 판교가 이 지역을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지하철 1호선과 같은 RER A선을 타면 파리로 40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주로 사는 세르지 타운은 동화처럼 아름답고 한적한 곳으로 돌과 벽돌로 만든 전통적인 집들에 온갖 꽃이 핀 작은 정원들이 딸려 있습니다. 우아즈 강을 따라 이 세르지 타운이 조성되었는데, 강과 호수 그리고 탁 트인 들판과 나무들 덕에 풍경이 좋습니다. 이 세르지 타운은 기숙사에서 10분 거리도 안 되기 때문에, 평상시 산책을 자주 하시게 될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이과 학생이라면 Nueville역 근처에, 문과 학생이라면 학교 근처 Les Linandes Mauves에 머무르게 될텐데 문과 기숙사의 경우 외관은 다소 초라하지만 실내에 들어가면 관악사보다 훨씬 깨끗하고 넓은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각 방마다 화장실, 샤워실, 주방이 딸려 있기 때문에 관악사에만 살던 학생이라면 거의 자취를 하는 듯한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물가는 파리보다 훨씬 저렴하고 식료품의 경우 한국보다도 저렴한데, 특히 고기와 치즈, 와인을 매우 저렴하게 파는 것이 장점입니다. 저와 같이 교환학생을 했던 친구들은 한인마트에서 식자재를 구입했었는데 다소 비싸기도 하고 파리에서 세르지까지 운반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숙사 근처 마트들에서 장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와인은 가장 싼 것은 한 병당 2유로 이하로도 살 수 있는데, 이 또한 맛이 좋습니다. 식자재가 저렴하기 때문에 기숙사에서 조리하여 식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한 달 용돈 80만원 정도로 생활하였습니다.

   세르지퐁투아즈 대학은 국립종합대학으로 Cergy Prefecture역 근처의 문과 캠퍼스와 Neuville역 근처의 이과캠퍼스, Nanterre 지역의 사범대학으로 구성됩니다. 관악캠퍼스에 있다가 가면 학교가 작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으나, 이동 거리가 짧아 좋습니다. 버디 프로그램은 언어대학 전공을 선택하신다면 참여 가능하지만 다른 과의 경우 학교에서 버디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워낙 친절하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학기 초에 열리는 여러 파티에 가능한 모두 참여하고, 전공수업 때 사소한 것들을 물어보며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습니다. 저는 도서관이나 학생식당에서도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서 친구를 사귀었는데, 한국과는 달리 남들에게 말을 걸기 쉬운 분위기입니다.

    

4. 파견 대학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Relations Internationales이 우리 학교의 국제협력본부와 같습니다. 마하 선생님과 아시아따 선생님께서 근무하시는데, 두 분 모두 매우 친절하셔서 학기 초반에 도움을 많이 주실 것입니다. 각각 연락처는 Mara.Lim@u-cergy.fr / 01 34 25 67 02과 Aissata.Anne@u-cergy.fr / 01 34 25 60 96입니다.

    

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프랑스 학생비자는 받기가 까다로운 편입니다. 두 차례에 걸쳐 인터뷰가 있고, 각 인터뷰마다 비용을 내야하며 출국 전까지 비자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생비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이 프랑스 학생비자만 있으면 프랑스 내 대부분의 미술관과 박물관들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참 고마운 비자입니다. 첫 번째 인터뷰는 캠퍼스프랑스에서 이루어집니다. 먼저 이 캠퍼스프랑스 홈페이지에 가입한 후 온라인 서식을 작성해야 하는데, 온라인 서식은 대부분은 학생들이 한 번에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합격하시더라도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심사에 통과하면 면접일정을 예약해야 하는데, 이 때 면접비로 한화 32,5000원을 입금하셔야 합니다. 면접은 그룹면접으로 이루어지는데, 프랑스어나 영어 질문도 있으므로 외국어 면접도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프랑스어 면접의 경우 간단하게 자기소개 정도만 연습해 가셔도 됩니다. 저는 프랑스 미술을 전공하고 싶으며 박사학위를 프랑스에서 받고 싶다고 했는데, 평균적인 학생비자기간보다 두 달 정도 더 긴 비자기간을 받았습니다. 비자기간 걱정 없이 방학 동안 유럽여행을 길게 하길 희망하신다면 인터뷰 시 본인의 진로를 어필하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인터뷰는 주한프랑스대사관 영사과에서 이루어지는데, 인터뷰라기보다는 서류제출 정도이기 때문에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 두 번째 인터뷰가 빨리 이루어져야 비자를 빨리 받을 수 있습니다.

    

2. 교환 장학금 지원 시기 및 방법

    가장 유명한 교환 장학금은 미래에셋 장학금이지만 소득분위가 1~8분위에 해당하는 학생만 지원할 수 있으며, 장학복지과의 본부파견 장학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지원한 장학금은 아셈듀오 장학금인데, 2학기 파견학생이었던 저는 4-5월 동안 서류를 준비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이 장학금의 경우 제가 가는 학교에서 우리 학교로 오는 학생이 있다면, 저와 그 학생을 짝지어 장학금을 주는 시스템이며 20etcs 이상의 학점을 들어야 지원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장학금은 불합격하였으며 OIA 장학금에 추가합격하였는데, 이 장학금은 7-8월 동안 서류를 준비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이 장학금도 가정형편과 학점을 고려한다고 하니 소득분위를 다소 보는 것 같습니다.

    

3. 숙소 지원 방법

   프랑스는 대학별로 기숙사가 있는 게 아니라 CROUS라는 기관에서 전국의 기숙사를 일괄적으로 관리합니다. 제 기숙사는 CROUS Versailles 하의 기숙사였습니다. 기숙사 신청을 위해서는 프랑스주택보험을 미리 들어 두셔야 합니다. 기숙사 신청은 Mes service 사이트에서 하면 되고, 별달리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기숙사비는 관악사와 비교할 때 다소 비쌌는데, 저의 경우 화장실과 주방이 딸린 1인실을 사용했으며 월세가 관리비 포함 한 달에 393유로였습니다. 기숙사비가 비싼 만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CAF라는 주택보조제도가 있어서 내는 돈에 비례하게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한 달에 176유로를 받았는데, 기숙사가 아니라 일반 집을 계약하는 경우 더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보조금을 받으려면 프랑스 계좌를 만들어야 합니다.

    

4. 국외수학허가 신청 절차

   국외수학허가 신청은 마이스누 홈페이지의 대외교류-국외수학허가-국외수학허가신청 항목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학점 인정을 받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원어로 수업을 들으면 생각보다 학점이 잘 나오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굳이 학점인정을 받으려 하지 않는 편이 마음이 더 편안할 것 같습니다.

  

5.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프랑스 교환학생 준비에서 가장 중요하고 까다로운 것은 아무래도 비자신청인데, 비자를 받은 방법 자체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어렵지만 출국 전까지 비자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합니다. 비행기 티켓이 미리 살수록 저렴하다 보니 아무 생각없이 비행기 티켓부터 구입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자 인터뷰는 원칙상으로는 첫 번째 인터뷰가 끝난 다음에 두 번째 인터뷰를 잡을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첫 번째 인터뷰 전에도 두 번째 인터뷰를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최대한 빠른 날짜로 잡으시길 바랍니다. 또한 두 번째 인터뷰의 경우 날짜를 변경할 수 있으니 매일 사이트에 들어가서 빈 날짜가 생기는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III.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학기 시작 전 한국에서 원하는 강의들을 PDF 파일로 작성해 학과 조교에게 보낸 후 학기 시작 후 1-2주일간 시간표 조정 및 확정 작업을 조교님과 함께 합니다.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강의들을 보고 한국에서 몇몇 과목들을 고를 수는 있지만, 실제로 그 강의의 존재유무와 강의 시간대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학과 조교님과 실제 시간표를 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학교처럼 수강신청 경쟁이 있지 않고 원하는 과목은 다 들을 수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역사과 과목인 ‘중세사 입문’, ‘예술과 문화유산학’, ‘종교사’, 관광과 과목인 ‘관광학’, 체육수업 ‘펜싱’을 수강하였습니다. 중세사 입문의 경우 중세 문학작품을 통해 중세사를 유추하는 것이었는데 기사문학인 롤랑의 노래와 아서왕 전설을 공부하였습니다. 같은 기사문학이지만 프랑스와 영국의 것을 각각 공부하여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롤랑의 노래같은 경우는 샤를마뉴에 대한 내용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지만 아서왕의 경우 실제 유물이나 유적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 전설을 역사적으로 공부한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기말고사 1회로 평가하는데, 여러 학년이 섞여 듣는 교양강의이지만 학년별로 시험 문제가 다릅니다. 예술과 문화유산학의 경우 문화유산 보존에 대해 공부할 줄 알고 신청하였지만 프랑스 중세건축사 내용을 다루었는데, 이 또한 매우 좋았습니다. 온갖 프랑스 성당들을 공부하고 이 성당들을 다양한 카테고리로 묶었는데 ‘프랑스에서 공부했다’는 느낌을 주는 강의였습니다. 일반 학생들은 발표 1회로 평가하는데, 저는 5페이지 분량의 레포트로 대체하였습니다. 종교사 수업은 기독교의 역사를 다루는데 진도를 매우 빨리 나가서 이 강의를 듣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소위 이단으로 분류되는 것들까지 수업시간에 모두 다루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2회로 평가하는데, 교수님께서 교환학생은 기말고사 1회만 보도록 배려하셨습니다. 중세사 입문과 마찬가지로 학년별로 시험 문제가 다릅니다. 관광학의 경우 관광의 역사부터 현 인기 관광지의 실태, 관광 프로그램의 문제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룹니다. 또한 관광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관광을 정치, 경제, 사회와 엮어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레포트 1회와 기말고사 1회로 평가합니다. 펜싱의 경우 이론이나 자세 연습보다는 게임 위주로 이루어져 실력이 빨리 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으로 금메달을 따신 적도 있다고 하니, 세르지 퐁투아즈 대학에 가시면 펜싱 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말고사 1회로 평가합니다.

    

3. 학습 방법

   제가 들은 모든 과목은 프랑스인 학생들이 듣는 일반 전공강의와 교양강의였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기가 다소 힘들었습니다. 우선 역사과 과목들은 교환학기 전 들었던 수업들의 내용을 함께 맞춰가는 식으로 공부했지만, 프랑스에서 듣는 프랑스 문학이나 건축사 수업은 한국에서의 것보다 훨씬 디테일했기 때문에 한국 대학에서의 수업자료로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 대학의 수업자료는 프랑스어로 옮겨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보다는 차라리 프랑스어 위키피디아를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랑스 위키피디아는 한국의 것보다 내용이 충실하고 디테일한 내용을 항목별로 다루기 때문에 공부하기에 좋았습니다. 특히 강의내용을 그대로 받아적지 못하는 상황에서 프랑스어 텍스트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그 장점입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반복되는 단어들을 우선 외운다면 수업을 따라가기가 비교적 쉬워집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DELF B2를 취득하고 프랑스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듣거나 일생생활을 하는 데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외국어 공부를 오래 하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듣기의 경우 프랑스어 국영 라디오 방송인 rfi를 듣는 것이 좋은데, 해당 방송과 스크립트를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고 방송에 대한 문제들도 같이 나오기 때문에 공부하기에 편했습니다. 또한 친구들을 많이 사귀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좋고 whatsapp이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프랑스어로 메신저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동아리가 많거나 교환학생이 즐길 만한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초반에 파티가 열리는 대로 모두 참석하여 친구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프랑스인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보다는 남의 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편이기 때문에, 학과의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친하게 지내며 프랑스어 실력을 늘리는 것도 좋습니다.

    

5.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원래 공부하고 싶은 게 많아서 프랑스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하였지만, 생각만큼 공부를 제대로 하지는 못했습니다. 프랑스어 실력을 최대한 높인 후 수업을 들었다면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수업들을 일부로 골라 들었기 때문에 공부할 만한 내용들이 특히 많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같은 이유로 수업을 따라가기가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학기가 끝나는 방학에 유럽 여행을 하실 거라면, 학기 시작 직전까지 외국어 공부를 하시고 학기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IV. 생활

1. 가져가야 할 물품

   일반적인 물건들은 다 현지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만, 미리 준비해야 할 소소한 물건들이 있습니다. 편지지를 준비해 가시길 추천하는데, 프랑스는 보통 카드(엽서)를 쓰기 때문에 한국 같은 편지지가 없습니다. 편지를 쓰는 경우에도 밋밋한 종이에 타이핑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기에는 애매합니다. 때수건 역시 유럽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물건으로, 샤워볼은 흔히 볼 수 있는 반면 마트에서 때수건을 사기는 어렵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시면 수업 외에도 여행을 많이 하시게 되어 때수건이 꼭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스킨, 로션을 구하는 것이 의외로 어렵기 때문에 기초화장품을 넉넉히 챙기시길 권합니다. 또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면 줄 전통문양이 프린트된 작은 선물들을 준비하셔도 좋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파리의 물가는 서울의 1.5배(외식비의 경우 2배 이상), 세르지의 물가는 서울의 0.8배 정도입니다. 공산품이 비싼 편인 대신 식자재와 술이 정말 저렴하기 때문에 살이 찔 정도로 많이 드실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잘 먹지 못하는 치즈와 고기, 와인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특장점입니다. 외식비는 정말 비싸기 때문에 집 밖에 하루종일 나가 있는 경우 도시락을 싸 다니시는 것이 좋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생식당은 3.9유로에 전채요리, 메인요리, 간단한 디저트까지 먹을 수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학기 초반에는 식단이 좋았기 때문에 학생식당이 학생들로 북적였으나 점차 메뉴가 안 좋아졌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생식당을 잘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외식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외식은 쉽지 않습니다. 기숙사와 학교가 가깝다면 기숙사에서 식사를 하고 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랑스는 병원에 가기가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족 주치의가 있고, 병원에 가려면 헝데부를 잡고 1~2주일 후에 의사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에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은행 계좌를 여는 것은 헝데부를 잡고 열어야 하며, 그 이후 업무처리는 헝데부 없이도 가능합니다. 계좌유지비가 원래 있지만 BNP은행의 경우 학생에게 계좌유지비를 1년간 받지 않을뿐더러 계좌개설시 50유로를 주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교통은 나비고 카드를 사서 한달마다 충전했는데, 한국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2개 학기동안 교환학생을 하신다면 이마지네 카드를 사실 수 있는데, 나비고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합니다. 버스나 지하철이 많아서 파업만 하지 않는다면 수월하게 이동 가능합니다. 프랑스 지하철은 더럽고 냄새나기로 악명이 높지만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더럽진 않습니다. 통신비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데, 저는 49기가를 한 달에 10유로로 사용했었고 제 친구들은 200기가를 한 달에 20유로로 사용했었습니다. 다만 지하철, 건물 내부, 골목길 등에서 데이터가 터지지 않습니다. 와이파이존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스무 여 가지의 동아리가 있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동아리 활동을 자주 하지는 않았고, 또 동아리 시간 내내 프랑스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포함한 한국인 교환학생들 뿐 아니라 외국인 교환학생들 중에서도 동아리를 한 학생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학기 초에 다양한 파티들이 많이 열리니, 그 때 파티들에 열심히 참여하여 친구들을 많이 만드시면 외롭지 않은 한 학기를 보낼 수 있습니다.

   월공강이나 금공강을 만들면 여행을 짧게 다녀올 수 있는데, 해당 대학에서 짧게 다녀오기에 좋은 곳은 벨기에와 네덜란드, 그리고 프랑스 남부와 북부 지역입니다. 이 지역들은 실제로 2박 3일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만성절을 기리는 바캉스가 있어서, 이 때 여행을 많이 다닙니다. 그리고 학기가 끝나는 방학에 여행을 길게 계획하고 다닐 수 있는데, 여행을 계획하기에 앞서 기말고사 날짜를 확실히 알아두어야 합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프랑스는 소매치기가 유난히 심한 나라 중 하나로, 같이 교환학생을 간 친구들 중에서도 소매치기를 당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핸드폰이나 지갑 등에 끈을 달아 몸에서 놓치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있지만 다소 번거롭고, 저의 경우 훔칠 게 없어 보이는 옷차림을 하고 다녔는데 이 방법이 효과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지하철에서는 백팩을 앞으로 매고, 어딘가에 앉아 있을 때에는 가방 끈을 팔에 꼭 꼬아놓은 상태로 무릎 위에 올려두시길 바랍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여학생들이라면 캣콜링도 걱정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이 역시 캣콜링을 하고 싶지 않을 차림새로 돌아다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여학생들이 같이 다닐 경우 캣콜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차라리 혼자 다니시는 게 더 안전할 수도 있습니다.

    

6.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프랑스는 헝데부의 나라입니다. 모든 사무처리를 하기 전 약속을 잡는 단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무처리가 한국에 비해 놀랄 정도로 늦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마음을 편히 가지셔야 합니다.

   또한 프랑스인들이 악명과는 달리 굉장히 친절하고 밝으며 예의바르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도움을 구할 때 프랑스어로 한다면 더욱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만, 영어로 해도 악명과는 달리 프랑스인들이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V. 파견대학 소개

1. 파견대학 및 지역의 특징 (수업, 생활, 교통, 음식, 비용, Buddy Program 등)

   제가 있었던 세르지퐁투아즈 대학은 프랑스 파리의 베드타운인 세르지에 위치하며, 우리나라의 판교가 이 지역을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지하철 1호선과 같은 RER A선을 타면 파리로 40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주로 사는 세르지 타운은 동화처럼 아름답고 한적한 곳으로 돌과 벽돌로 만든 전통적인 집들에 온갖 꽃이 핀 작은 정원들이 딸려 있습니다. 우아즈 강을 따라 이 세르지 타운이 조성되었는데, 강과 호수 그리고 탁 트인 들판과 나무들 덕에 풍경이 좋습니다. 이 세르지 타운은 기숙사에서 10분 거리도 안 되기 때문에, 평상시 산책을 자주 하시게 될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이과 학생이라면 Nueville역 근처에, 문과 학생이라면 학교 근처 Les Linandes Mauves에 머무르게 될텐데 문과 기숙사의 경우 외관은 다소 초라하지만 실내에 들어가면 관악사보다 훨씬 깨끗하고 넓은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각 방마다 화장실, 샤워실, 주방이 딸려 있기 때문에 관악사에만 살던 학생이라면 거의 자취를 하는 듯한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물가는 파리보다 훨씬 저렴하고 식료품의 경우 한국보다도 저렴한데, 특히 고기와 치즈, 와인을 매우 저렴하게 파는 것이 장점입니다. 저와 같이 교환학생을 했던 친구들은 한인마트에서 식자재를 구입했었는데 다소 비싸기도 하고 파리에서 세르지까지 운반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숙사 근처 마트들에서 장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와인은 가장 싼 것은 한 병당 2유로 이하로도 살 수 있는데, 이 또한 맛이 좋습니다. 식자재가 저렴하기 때문에 기숙사에서 조리하여 식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한 달 용돈 80만원 정도로 생활하였습니다. 버디 프로그램은 언어대학 전공을 선택하신다면 참여 가능하지만 다른 과의 경우 학교에서 버디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워낙 친절하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학기 초에 열리는 여러 파티에 가능한 모두 참여하고, 전공수업 때 사소한 것들을 물어보며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습니다. 저는 도서관이나 학생식당에서도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서 친구를 사귀었는데, 한국과는 달리 남들에게 말을 걸기 쉬운 분위기입니다.

    

2. 파견대학의 장점 

   첫 번째로 꼽을 것은 파견대학의 수업입니다.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면 프랑스 역사나 건축, 미술사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부터 있었기 때문에 대학을 고를 때 수업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는데, 다른 대학에 비해 프랑스의 색채가 짙은 수업들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중세사 입문’과 ‘예술과 문화유산학’ 수업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활용하기가 매우 좋은 수업입니다. 인문대학에 다양한 과와 수업이 많기로 유명한 본교이지만 학부수업에서 기사문학을 한 학기 동안 공부한다거나 프랑스 중세 건축에만 집중하는 수업을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주제가 한국에서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제를 보는 시각 자체도 한국과는 달라서, 문학이나 전설로 치부하는 내용을 진지하게 바라볼 뿐 아니라 디테일한 부분들을 진중하게 다루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두 번째로 꼽을 것은 학생들이 매우 친절하다는 것입니다. 프랑스인들은 성격이 예민하고 개인주의적이라는 평판이 있어 걱정을 했는데, 모두들 매우 친절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전에 알아서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초반에 수업을 들을 때 필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자,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먼저 필기를 보내 주었고, 심지어는 영어로 자신의 필기를 번역하여 보내주기도 하였습니다. 필기를 한 학기 내내 보내주겠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통신사 개통이나 우편 등 개인적인 사무 처리도 친구들이 와서 직접 도와주어 수월하게 일 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험을 볼 때 시험지 표지에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작성하는 항목이 있는데, 한국의 것과는 조금 달라서 당황하자 학생들이 시험 중간에 아이덴티티 작성을 도와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시험을 볼 때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옆에서 주의를 흐트러뜨리면 불편할 법도 한데 웃으면서 표지 작성을 도와주는 친구들을 보며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가장 감사한 것은, 이제 미술사학과 대학원에서의 세부 전공을 정했다는 점입니다. 도록과 논문만 봤을 때는 사실 모든 작품이 다 좋았기 때문에 대학원을 갈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세부 전공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다양한 작품들을 매일같이 보다 보니 저를 끌어당기는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 오기 전까지 어렴풋하게 베네치아 르네상스를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베네치아도 가 보고 루브르의 티치아노나 조르조네 작품을 보았지만 큰 감동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모로 미술관이나 오르세의 프랑스 상징주의 작품들을 보았을 때, 그 고전적인 선과 보석같은 색채,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비로운 분위기에 단숨에 매료되었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프랑스어를 좀 더 열심히 공부한 후에 학기를 시작했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복수전공을 하느라 시간에 쫓기는 상황 속 프랑스는 작품을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교환학생이 요구하는 DElF B2 자격증만 급하게 따고 온 상태라 프랑스어 실력이 있다기보다는 외국어 자격증을 따는 요령만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제 프랑스어 실력이 더 좋았다면 학교 수업을 더 잘 소화했을 테고, 그 수업들은 한국에서는 열리기 어려운 수업들이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프랑스인들의 친절함에 놀랐는데, 눈이 마주치면 눈인사를 하는 것이나 문을 열 때에는 자연스럽게 뒷사람을 배려하여 문을 잡고 있는 모습, 만나면 항상 밝게 인사하는 모습이 배울 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래 볼 사람들만 잘 챙겼던 저 자신이 부끄러웠고 모든 사람들에게 유쾌하고 친절한 태도를 갖추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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