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학부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면서, 한국어 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도울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한국어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는데, 비영어권 학생은 물론 영어권 학생들 역시 설명이 어려워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 와중에 일부 외국대학들에는 한국어과가 있고, 한국어 수업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그러한 외국의 한국어 수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되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II. 세부 경험 내용
- 1. 거주환경
시드니 대학교로 파견된 교환학생에게는 여러 가지 선택권이 있습니다. 상대 학교의 국제 학생처에서 상세하게 안내를 해줄 것이기 때문에 간략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시드니 대학교에서 우선적으로 기숙사를 제공하고, 기숙사에 살고 싶지 않은 학생은 Urbanest라는 학사에 거주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는 집을 렌트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쉐어하우스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간혹 호스텔에서 머물기도 합니다만,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드니의 거주 비용은 매우 비싸기 때문에, 기숙사 역시 상당히 부담이 되는 액수입니다. 호주는 렌트비를 매 주 단위로 내며, 제가 머무른 기숙사는 주당 $345를 청구했습니다. 기숙사 비용을 미리 찾아보고 한국에서 50% 정도는 충당해 갔지만, 시드니는 전반적으로 물가도 비싸기 때문에(인건비도 무척 높습니다) 주거비용뿐만 아니라 다른 비용 부담도 엄청나서 별 의미는 없었습니다. 시드니 대학교는 Regiment Building과 Queen Mary Building(QMB)를 기본 기숙사로 제공하고, 이 외에 Abercrombie나 university village, international House, 그리고 여타 college 등의 옵션이 있습니다. 다만 Abercrombie나 University village는 1학기 파견의 경우에만 선택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2학기 파견자는 기숙사 선택란에 아예 표시되지 않았고, 2020 기숙사 신청을 확인했을 때는 제공되었음). College 기숙사들은 영국 느낌이 물씬 풍기는 멋진 기숙사지만, 이쪽의 비용 부담은 여타 기숙사의 2배 가까이 되기 때문에 저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신축 기숙사(2017년)인 Regiment에 머물렀는데, 기숙사는 모두 1인실입니다. 총 8층까지 있고, 두 개의 옥상 라운지가 있습니다. 방에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더울 수 있습니다.
방의 풍경은 이러합니다. 방에 미니 냉장고가 있고, 큰 옷장과 TV, 선풍기, 히터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트는 주지만 이불이나 베게는 따로 없습니다. Regiment는 아주 근처에 Broadway라는 쇼핑몰이 있기 때문에(걸어서 약 15~20분)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기숙사는 공용화장실이며, 층별로 남녀 공용이거나 여성전용입니다.
Regiment는 Sydney 대학교의 바로 근처에 인접해 있으며 대로변에 있어서 대중교통 이용이 매우 편합니다. 빨래의 경우 지하에 세탁실이 있고, Sydney 대학교의 학생증과 연계되어 있는 SydPay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세탁 비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1회 약 $3.5)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개인 우편함이 따로 있어서 편지는 우편함으로 배달되고, 택배의 경우에는 Reception에서 개인 메일로 도착을 알려줍니다. 기숙사 청소는 본인이 해야 하고, 청소기는 Reception에서 빌릴 수 있습니다. 학기당 한 번 방 검사를 실시하는데, 거의 형식적이라 큰 의미는 없습니다. 기숙사 전체가 금연입니다. 기숙사의 모든 기물 파손이나 고장, 분실 그리고 외부인 방문 등의 사안은 기숙사의 Portal을 통해 온라인으로 보고합니다. 파손이나 분실은 처리하는데 빠르면 2~3일, 최대 1주일까지 걸립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기숙사 방의 TV 축이 헐거워져서 고정이 되지 않았는데, 고치는데 한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기숙사에서는 방 열쇠(카드키)와 우편함 열쇠, 그리고 주방 사물함 열쇠를 제공하는데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재발급시 ‘개당’$25씩 청구하고, 카드키의 경우에는 학기 중에 재발급이 안 되어 임시키를 발급받아 사용해야 합니다. 키를 두고 나오면 Reception에서 열어주기는 하지만 기숙사에서 친구를 사귀어 Key Mate를 만들어 두시면 좋습니다. Key Mate는 서로의 키를 공유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방문을 열 수 있습니다. 기숙사 층에 테이블과 의자, 대형 스크린, 칠판이 제공되는 Flexi Space가 있으니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기숙사 Reception에서 다양한 물건들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목록을 확인해 두시면 좋습니다.
- 2. 식사
시드니는 물가가 엄청나게 비쌉니다. 정확히 말하면, 식재료는 싼데 외식비용이 높습니다. 모든 끼니를 외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닙니다. 다른 학사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QMB나 Regiment는 1층에 식당이 있어, 학생들이 모두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오븐과 스토브, 수납형 냉장고가 제공됩니다. 방에 있는 냉장고는 냉동 기능이 없으니 기숙사 Reception에서 냉동고 자리를 배정받아 사용하시면 좋습니다(자물쇠를 걸지 않으면 무단 사용으로 간주됨). 식기나 요리기구는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역시 모두 구매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Kmart나 Target에서 싼 값에 구할 수 있습니다. 주방에는 개인 사물함이 있어 학생들에게 배정해 주는데, 저 같은 경우는 프라이팬, 냄비, 각종 조리도구, 향신료, 기름, 개인용 그릇, 도마, 유리 보울 등 상당히 많은 것들을 보관했는데도 전부 수납 가능합니다. 식재료는 그리 비싸지 않고 Woolworth나 Coles, Aldi 등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Regiment의 경우에는 바로 근처에 Newtown이 있어 쇼핑하기 편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직접 해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설거지는 본인이 해야 합니다. 세제는 기본적으로 제공되지만 스펀지는 직접 사서 쓰세요. 매일 치워주시지만 금방 더러워지고 공용 물품은 다른 학생들이 그리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학교 내에도 식당이 여럿 있지만 대부분 $10불 이상이니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숙사가 가까우니 도시락을 싸거나 그냥 직접 해서 틈틈이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직접 요리한 음식 사진 첨부)외식을 한다면 일식이나 중식이 제일 저렴하고 맛있습니다. Newtown에 맛있는 가게들이 많으니 직접 탐방해 보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Taste of China나 Pie tin을 추천합니다. 또 한인 마트가 시드니 곳곳에 있고, 아시아 마트도 많기 때문에 한국 식재료를 구하는 것은 쉽습니다. 특히 근처의 Strathfield가 아주 큰 한인 타운이기 때문에 식사 측면에선 한국이 별로 아쉽지 않을 것입니다. 가격은 비쌉니다.
- 3. 행정적 차원
① 학생비자
시드니의 모든 교환학생은 반드시 학생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저는 비자 발급 과정에서 큰 고난을 겪었는데, 혹 비슷한 문제를 겪는 학생이 나온다면 제 경험담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호주의 학생비자는 이민성에서 온라인으로 신청가능합니다. 이에 관해서는 인터넷에 상세한 절차가 나와 있으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자를 발급받을 때 간혹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정확한 기준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간에 따라 다르다고는 했는데 저는 1년, 함께 간 다른 사람은 반년이었는데도 똑같이 받게 되었습니다. 건강검진은 일부 지정된 병원에서만 가능하고, 흉부 엑스레이와 소변 검사만 진행합니다. 검사 결과가 좋지 않으면 재검사를 할 수도 있으니 꼭 아침에 물을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이민성 비자 발급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건강검진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 건강검진이 늦어지면 추가 서류 요청이 오게 되고, 추가 서류 요청이 들어오면 비자 발급이 한없이 늦어져 시간이 촉박해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러한 경우였는데, 은행 측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이후에 페이지에서‘추가서류 제출 확인’ 버튼을 누르는 것이 늦어져 절차가 늘어졌습니다. 출국 날짜 직전까지도 비자가 나오지 않아 방법을 찾다가 이민성에 메일을 작성해서 보냈습니다. 이민성에 메일을 쓰실 때는 담당 사무관의 이름(비자 발급을 신청했을 때 날아오는 메일에 적혀 있습니다)과 신청 일련번호를 적고, 제목은 이민성 홈페이지의 지정된 코드를 입력하면 됩니다. 이렇게 비자 발급이 늦어져서 학교 측이 통보한 날에 가까워졌다면, CC14D(입학 14일 전을 의미)를 제목에 삽입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이민성 측에서는 처리 중이니 기다려달라는 답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저 제목으로 메일을 보낸 결과(총 3번 보냈고, 마지막의 제목이 CC14D) 바로 다음날에 비자가 발급되었습니다. 보통은 신청하자마자 바로 나옵니다.
② 학생보험
호주에 오는 모든 학생들은 학생보험을 신청해야 합니다. 학교 측에서 연계해서 바로 신청할 수도 있고, 학생보험을 제공하는 여러 회사에서 개인적으로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학교 측과 연계해서 하면 학교 측에서 발급하는 eCoE(전자 수학허가서)와 동일하게 기간이 ‘고정’되기 때문에, 혹 호주에 더 일찍 입국하고자 한다면 개별적으로 신청해서 직접 기간을 정하는게 좋습니다. 보통 OSHC기간에 따라서 비자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교를 통해서 바로 신청한 이후에도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LLIANZ의 경우 문의 메일에 답장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전화를 해서 변경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습니다. 영어에 능숙하지 않거나 전화하는 것이 꺼려진다면 처음부터 개별적으로 하셔도 됩니다. 이후 병원을 이용하기 전에 핸드폰에 OSHC 멤버숩 카드를 받아두세요. 병원 측에서 접수할 때 보험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시드니의 병원은 무조건 예약을 해서 일반 의사를 만난 이후 소견서를 받아야 전문의를 만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고 walk-in으로 진료를 받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보험 처리를 병원 측에서 자체적으로 해주는 곳도 있고 사후처리를 본인이 직접 해야 하는 곳도 있으니 잘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Broadway에 있는 Myhealth Broadway에 방문했는데, 이 병원은 인터넷 예약도 간편하고 자동으로 처리해주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약국도 바로 옆에 있고요. 시드니에는 물론 한인의사도 있지만, 한인병원은 Strathfield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조금 부답이 됩니다.
③ 교통
모든 교환학생은 Opal Adult가 아니라 Opal Concession을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Concession은 교통비가 반값입니다. 시드니의 교통비는 매우 비싸기 때문에 꼭 발급받아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홈페이지에 가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Opal 앱이 따로 있고 온라인으로 충전이 가능하지만, 한국과 다르게 바로 반영되지 않고 페리나 기차는 15분, 버스는 최대 60분까지 걸립니다. 시드니는 대중교통이 어느 정도 발달되어 있고 최근에는 트램도 다시 운행하기 시작했지만, 한국처럼 쾌적하지는 않습니다. 배차간격이 길고 버스는 정류장을 공지하지 않습니다. 탈 의사를 확실히(예 : 손을 흔든다거나) 하지 않으면 버스가 그냥 지나갈 수 있습니다. 환승 간격은 최대 60분입니다. Uber를 탈 수도 있지만 그리 싸지 않으니 가급적 걸어 다니시거나 대중교통을 활용하세요. 자전거를 탈 수도 있지만 헬멧을 무조건 착용해야 합니다. 기숙사 지하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따로 있습니다. 시드니는 지형이 평탄하고 대부분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시드니는 Train과 Metro가 두 가지 다 있는데, 시내에서는 대부분 Train을 타게 됩니다. Regiment 바로 앞에 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는 것이 편합니다. 423, 426, 428버스 중 어느 것을 타도 City로 가기 때문에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주의할 점은 Opal 불시 검문이 꽤 있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꼭 찍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버스나 기차에서 담당 직원이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확인합니다. Concession의 경우 학생증을 요구하니 시드니 대학교 학생증을 꼭 챙겨 다니세요. 꽤 늦은 시간까지도 버스가 운행(새벽 3시 30분에도 타본 적이 있음)하지만 너무 늦은 밤에 혼자 시드니를 돌아다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열차의 경우 Regiment에서는 Redfern역을 애용하게 되는데, 상당히 큰 역이라 급행도 자주 다니니 Newtown 역보다는 이곳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Redfern은 시드니에서도 우범지역입니다. 학기 중에는 늦은 시간에도 학생들이 많아 그나마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밤에는 이 역에서 내리지 않기를 추천합니다.
시드니의 특별한 교통수단 중 하나로는 앞서 언급한 Ferry가 있는데,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도시이니만큼 크게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Circular Quay라는 교통 중심지(기차, 버스, 페리가 모두 한 곳에 모여있음)에서 바로 탈 수 있는데 배선 간격이 크기 때문에 시간을 잘 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Circular Quay는 시드니 중심가에 위치했기 때문에, 처음에 길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백화점이나 큰 쇼핑몰에 갈 일이 있다면 이 곳으로 가는 게 편합니다. Google Map도 큰 도움이 됩니다.
④ 은행
호주에 장기거주하게 된다면 현지 은행을 사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계좌를 만드는 것은 무척이나 쉽습니다. 여권만 있으면 됩니다. 다만 호주의 은행들은 계좌유지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교 바로 근처에 있는 은행 commonwealth는 계좌 유지비를 내야합니다. 다만 학생전용 계좌로 만들 경우에는 상관 없다고 들었는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Regiment 기숙사 바로 근처의 Wentworth 건물에 위치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계좌 카드를 은행에서 직접 수령할 수도 있고, 우편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쪽이든 호주는 배송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영업일 기준 10일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또, 호주의 은행 역시 인터넷 뱅킹을 지원하지만 거래가 몰리는 경우 처리가 며칠씩이나 걸리는 등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많은 가게들이 카드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키기 때문에 현금도 어느 정도 들고 다니시기를 추천합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돌아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무척이나 행복한 한 학기였습니다. 좀 더 오래 남아 또 다른 한국어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바다를 끼고 아름다운 해변이 근처에 있는 시드니는 무척이나 좋은 도시입니다. 외국의 대학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한국과는 다른 느낌의 수업에 참가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한국어 수업을 들으면서 이 분야의 연구가 그렇게 잘 되어 있지 않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어, 다시 한 번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서울대학교 국제 학생부 및 시드니 대학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