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늘 학부생 기간 동안 교환학생을 꼭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학부 졸업 후 대학원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쪽으로 진학하고 싶었는데, 그 전에 유럽 현지를 경험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환학생 기간 동안 유럽 전역을 여행하고 싶은 생각도 교환학생을 결심하게 된 큰 계기 중 하나였습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며 다른 문화의 대학생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을 배워보는 경험도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중 저는 영어가 편했기 때문에 영국의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교환학생 기간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런던에 거주하며 도시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런던 중심부에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UCL(Univeristy College London)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학교는 런던 Bloomsbury 동네에 캠퍼스가 있어서 King’s Cross, Camden Town, Regent’s Park, The British Museum, Covent Garden 등 다양한 관광지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있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또한 UCL의 각종 대학 건물들이 런던 곳곳에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건물들은 Bloomsbury 메인 캠퍼스에 있기 때문에 수업을 들을 때 이동거리가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습니다. Arts & Sciences Department에서 수업을 들으시는 경우 체감 상 서울대학교 캠퍼스를 이동하며 수업을 들으러 다니는 것보다 오히려 건물들이 더 가까이 붙어있었다고 생각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출국 전에 우선 한국 학교와 영국 학교에서 요구하는 서류들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교환학생을 지원하시려면 토플성적이나 ielts 성적이 반드시 필요하니 미리 준비해놓으시면 편하실 것 같습니다. 런던에 있는 동안 체류 기간에 따라 비자가 별도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Tier 4 비자를 따로 준비하여 출국하였습니다. Short-term Student 비자와 달리 Tier 4 비자는 더 오랜 기간 체류할 수 있으며, 현지에서 간단한 알바로 돈을 벌어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외국 수학 예정기간이 짧으면 Tier 4 해당 사항이 없어 Short-term Visa만 지원가능하고, 굳이 외국에서 인턴십이나 단기 알바를 경험해볼 생각이 없다면 Tier 4 비자를 받으시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비자를 신청하는 과정이 상당히 귀찮을 수 있습니다). 비자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영국대사관이 요구하는 자료를 잘 알아보셔서 충분히 준비하시면 한 번에 통과하실 수 있으니 굳이 사설업체를 사용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결핵검사지, 영어 능력 증명서, 교환학교의 수학 허가서, 등 충분히 혼자 준비할 수 있는 자료들이었습니다. 또한 시간이 급박하면 돈을 더 내고 fast-track을 신청해야하니 최대한 빨리 비자 신청을 진행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해외 대학교에서 성공적으로 수학허가서를 받으시고 비자도 잘 발급 받으셨다면 남은 일은 현지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는 일 밖에 없습니다.
기숙사 신청하기
외국에서 쓸 체크/신용카드 준비하기
해외체류 보험 들기
짐 싸기
기숙사 신청의 경우 UCL 홈페이지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저는 2nd & 3rd term 동안 교환학생을 가게 되어 혹여나 기숙사에 자리가 없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1st term부터 학교를 다니는 교환학생만 기숙사를 100프로 보장해줍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기숙사를 무리 없이 배정받았고, 혹여나 2nd term에 지원하시는 분이 있으시더라도 큰 걱정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1st term 이후에 본국으로 귀국하는 학생들이 많아 기숙사에 공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만약 기숙사에 떨어지는 경우 영국에서 한인학생들이 단기로 방을 올리는 사이트들도 있으니 그런 사이트들을 확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의 자금 조달 방법이나 해외체류 보험의 경우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면 관련하여 많은 정보들이 나오니 설명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영국에 들고 갈 짐의 경우, 런던에 가신다면 한국 식재료는 편하게 구하실 수 있으니 한국 음식은 가지고 가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구하기 비싸거나 어려운 쇠 젓가락 등은 챙겨가서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저는 가서 UCL 학생들의 학구열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UCL 소속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교환학생들 또한 학업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럽 Erasmus 프로그램으로 교환을 온 학생들의 경우 교환학기의 성적이 졸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환 기간 성적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교환학생 가면 공부를 하기보다는 놀러다녀야지’라는 상투적인 말이 전혀 체감되지 않을 정도로 주변 학생들을 따라가기 위해 한국에서만큼이나 열심히 수업과 과제에 임해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UCL 교환학생 웰컴 프로그램에서 “학업과 개인 생활을 어느 정도로 밸런스를 맞추는게 좋을까요?”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어떤 교환학생 선배는 “그냥 학업도 일이라고 생각하고 평일 9시부터 5시까지는 공부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답변을 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교환학생 기간 동안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본인의 가치관과 선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UCL에서 학습하는 기간 동안 주변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학기 중에 학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저 또한 수업이 있는 1~3월달 동안에는 수업에 집중하고, 수업이 없는 4월 달부터 귀국하는 8월 달까지 열심히 놀 생각으로 학기 내내 학업에 매진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수업이 끝난 3월 말에 귀국하게 되어 결국 여행은 거의 다니지 못하고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처음부터 여행을 틈틈이 다닐걸...’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였습니다.
현지 생활 관련하여 기숙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다양한 기숙사 건물 중 Langton Close에 거주하였습니다. 기숙사는 신청 시에 원하는 가격대, 희망 거리, 등 옵션을 선택하면 학교 측에서 기숙사를 배정해주는 시스템으로, 특정 기숙사를 신청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배정 받은 Langton Close의 경우 개인적으로 가격과 청결도, 방 크기도 적당하고 위치도 King’s Cross에서 도보 20분 거리라 여행 다니기에 좋은 기숙사입니다. (물론 King’s Cross 외에 다른 지하철역들이나 버스정류장들이 더 가까운 거리에 많이 있습니다.) King’s Cross는 런던과 파리를 잇는 기차가 다니는 역이며 런던 근처의 각종 공항과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주변에 숙소를 얻어 여러모로 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음식의 경우 외식 비용 보다 식재료 비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특별한 약속이 있지 않는 경우에는 대부분 기숙사 주방을 활용하여 직접 요리해먹었습니다. 저의 기숙사 유닛의 경우에는 저 뿐만 아니라 친구들 또한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을 선호하여 모두들 저녁 시간을 주방에서 함께 보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저는 특히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유제품이나 채소를 활용하여 새로운 요리를 다양하게 시도해보며 요리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던 교환학생 기간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게 되어 너무 아쉬운 마음이 가장 큽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약 8개월 간 영국 및 유럽을 여행하다 8월에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1월~3월간의 짧은 수학기간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3개월 동안 런던에서 더 즐기고 놀지 못했던 점이 아쉽기도 하지만, 여행은 언제든지 다시 갈 수 있기 때문에 교환학생 기간 동안 외국 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다는 사실이 뿌듯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UCL에 다니는 동안 기숙사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추억이 많이 생겼고, 친절과 배려가 몸에 배어있었던 친구들 덕분에 저 또한 삶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캐나다, 칠레 등의 각국에서 모인 학생들과 함께하며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모두들 일찍 본국으로 귀국해야했는데, 다들 “역시 기회가 있을 때 바로바로 이것저것 경험해보는게 좋았을 것”이라는 말을 입 모아 하곤 했습니다. 노는 것도 나중에 시간이 있을 것을 생각하여 미루지 말고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기회가 생길 때마다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한국과는 다른 수업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해가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저 또한 한국에서도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해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학습 태도를 함양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삶에 있어서 기억에 남을 시간들로만 가득했던 교환학생 기간이었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학우분들이 있으시다면 주저 없이 교환학생을 떠나실 것을 강력하게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UCL은 우수한 학업환경에서 각국의 학부생 동기들과 수업을 들으며 런던이라는 도시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정말 좋은 선택지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