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다보니 교환학생을 통해 스페인 현지에서 생활해보고 어학 실력도 향상시키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바다 보는 것을 좋아하고 가우디 건축에 관심이 많아 바르셀로나에 가장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그 쪽으로 지원했습니다. 스페인 다른 지역들과 조금 다른 카탈루냐 지방의 문화와 언어를 체험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유럽에 처음 가보는 것이라 바르셀로나에서 생활하면서 틈틈이 다른 유럽 도시들로 자유 여행을 다녀올 계획도 있었습니다.
II. 세부 경험 내용
가. 대학생활에 관하여
1. 파견 대학에 관하여
폼페우파브라대학교(Universitat Pompeu Fabra)는 1990년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의해 설립된 공립대학교이고, 경영학, 경제학 분야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는 대학교입니다. 캠퍼스가 크게 세 곳이 있는데 모두 시내에 위치하고 있고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이 좋습니다. 사회과학대학과 인문대학은 Ciutadella 캠퍼스에, 커뮤니케이션 학부와 통번역대학, 공과대학은 Poblenou 캠퍼스에, 의과대학과 생명과학대학은 Mar 캠퍼스에 있습니다. Ciutadella 캠퍼스과 Mar 캠퍼스는 걸어서 해변에 갈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 덕분에 공강 시간에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3학기제를 따르고 있어 한 학기가 10주이고, 학기가 끝나면 2~3주 정도의 시험 기간 중 수강 과목에 배정된 날짜, 시간에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시험을 과제로 대체하는 과목들도 꽤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etl과 유사한 aula global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수업 자료를 다운로드하고 과제를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하반기에 한 학기 파견을 신청하여 1학기(9월 중순~12월 중순)에 학교 생활을 했는데, 상반기에 교환 학생으로 가신다면 2학기(1~3월)와 3학기(4~6월) 두 학기에 걸쳐 수학하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학기 초에 학교 생활이 잘 맞아 수학 기간 연장을 알아보기도 했었는데,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1년에 4학기까지만(2명이 2학기씩 파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파견을 받는 것 같고 현지에서 비자를 연장하기도 거의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연장 의향이 있으시다면 1년 파견 신청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수강 신청에 대하여
경제학 전공 학점을 인정받고 싶어 경영, 경제대학으로 파견을 신청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통번역대학에서 열리는 서어서문학 전공 수업들을 더 듣게 되었습니다. 타 전공의 수업들을 수강신청하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에 어떤 전공의 수업이 가장 듣고 싶은지 미리 살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수강할 과목을 미리 결정해서 서울대학교의 담당자 분들께 제출해야하는 때가 몇 차례 있는데, 추후 수강 과목도 수업 시간도 달라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 때 결정에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전공 선택으로 최대 6학점, 일반 선택으로 나머지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평점은 반영되지 않고 성적표 상에 표기만 되는 것 같습니다. 실습은 절반의 시간만 인정된다고 하며, 어떤 과목을 전공 학점으로 인정받으려면 서울대학교에 유사한 전공 과목이 있어야 하는 것 같은데 전공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대개 사후적으로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파견 대학의 학기가 길지 않아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한 학기에 열리는 수업의 개수가 제한적이고 학기 당 신청할 수 있는 수업이 최대 4개 정도이며, 자연스레 각 과목의 주당 수업시간이 많아서 수강신청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과목들이 본 수업과 더불어 주 1회 세미나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수업이 주 3일 있는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세미나 시간대는 분반에 따라 추후 결정되는 경우도 있어서 수강신청 하실 때 감안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강신청에 관해서는 입학이 허가된 후 메일을 통해 안내받게 되는데, 본 수강신청은 현지 학생들과 같은 시간대에 하게 되고 본인이 신청한 전공의 수업만 할 수 있습니다. 단과대학마다 교환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지정해서 공지하는데 교환학생들은 대개 3, 4학년 전공 수업만 신청할 수 있는 것 같고 일부 단과대학의 경우 상당히 소수의 수업만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았습니다. 수업은 스페인어, 카탈란어, 영어 중 하나로 진행되고, 수강편람과 강의계획서는 홈페이지에서 전년도 것들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스페인어 공부를 위해 통번역대학 수업들을 알아보았었는데, 본교 통번역대학의 경우 카탈란어를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어 번역, 스페인어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개강 직후에는 다시 이메일로 수강신청 변경에 대해 안내해주시는데, 이때는 수강신청 프로그램에서 기존에 정원이 다 차지 않은 과목만 새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특정 수업을 반드시 들어야 하는 교환학생들은 구글 폼을 제출하여 수업을 신청해볼 수 있는데, 결과가 나오는데 2주 정도 소요되고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어 처음의 수강신청을 변경하기가 대체로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3. 시험에 관하여
대학이 단과대마다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시험 일정의 경우도 각 단과대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기간이 끝나고 성적이 발표된 후 12월 말~1월 초에 필요할 경우 교수님과 함께 결과를 검토할 수 있는 클레임 시간이 있었습니다. 10점 만점에 5점 이상인 경우 pass할 수 있는데 fail한 경우 1월 중이나 한 학년이 마무리되는 여름에 재시험을 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8점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만 과목을 통과하는 것 자체는 노력한다면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4. 수강 과목 소개
DELE 준비 수업(C1): 교내 언어교육원인 Idiomes UPF에서 개강 전 2주 동안 개설한 DELE 준비 수업을 들었습니다. 분기별로 수업이 있어서 방학 집중반뿐만 아니라 학기 중에 진행되는 수업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Idiomes UPF에서는 A1부터 C2까지의 스페인어 수업과 카탈란어 수업, 그 외 외국어 수업들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시내의 사설 어학원들에 비해 수강료가 저렴하지는 않고 서울대학교에서는 학점 인정이 되지 않으나 교내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다양한 문화권의 다른 교환학생들을 만나는 계기가 된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업 시수가 많지는 않아 실력이 많이 늘기는 어렵지만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 영역을 고르게 연습할 수 있고 현지인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표현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Translation 7(Elia Sala Robert): 영어를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통번역대 수업입니다. 스페인어로 진행됩니다. 주 1회 본 수업과 주 1회 분반 세미나로 진행되는데 수업 방식이나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실제로 통번역가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실무 배경 지식 소개와 실습 위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영어와 스페인어 모두 잘 구사하시는 분께 추천드리고 싶은 수업인데, 시, 광고, 레시피, 드라마 대본 등을 번역하는 과제가 있어 구어 표현들을 많이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를 좋아하시므로 실습과 과제를 잘 수행하시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업을 따라가고 과제를 해내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수업 덕분에 스페인어 듣기 실력이 조금 늘게 된 것 같습니다.
History of Translation(Enric Gallen Miret): 수강신청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신청하게 된 통번역대 수업입니다. 수업 진행 언어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잘 몰랐었는데 카탈란어로 진행되는 수업이며 카탈란어의 번역사를 다루는 수업입니다. 주 1회 본 수업과 주 1회 분반 세미나가 있는데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교수님께서 스페인어와 영어도 구사하시고 질문도 잘 받아주시며, 수업자료를 미리 aula global에 올려주셔서 수업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는 시험 없이 번역이나 번역사 관련 논문에 대한 2번의 comentario 제출로 이뤄졌는데, 2번째 comentario는 교수님의 추천으로 한국의 번역사에 대해 썼습니다. 영어나 스페인어로도 제출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언어적 한계로 수업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카탈란어를 체험해보고 카탈루냐인들이 고유한 언어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배우게 되어 뜻 깊었습니다.
International Financial Economics(Roland Umlauft): 경영경제학부 수업이며 영어로 진행됩니다. 본 수업에서는 환차익거래, 주식, 선물, 옵션 등에 대해 배웁니다. 수업자료가 잘 되어 있고 어렵지 않게 설명해주셔서 원론 수준의 배경지식이 있으면 따라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세미나 때는 브렉시트, 유로존, 암호화폐 등의 이슈에 대해 미리 읽어온 자료를 토대로 토의하는 시간을 가지며 기말시험을 대비하는 문제풀이시간도 가집니다. 평가는 기말 시험과 세미나 참여, 경제 관련 레포트 제출로 이뤄집니다. 시험 때는 계산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Contemporary Literature(Javier Aparicio Maydeu): 수강신청을 하려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인문대학 수업입니다.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수업이고 현대 세계 문학의 흐름을 다룹니다. 교수님께서 문학계에서 권위 있으신 분인 것 같고 강의력도 좋으신 것 같은데 매주 리딩 부담이 좀 있는 것 같고 말씀을 다 알아듣기 어려웠습니다. 외국인 학생이 듣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수업 같은데 스페인어를 잘 하신다면 많이 배워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이 쓰신 책이 주교재인데 참고하면 수업을 따라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통번역대학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스페인어 수업도 개설하는데, 전공 학점 인정 여부가 불분명하나 스페인어 공부를 목표로 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또한 체육 수업, 댄스 수업이 매학기 개설되어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5. 주거에 관하여
대학 자체 기숙사가 없는 대신 학교와 연계된 기숙사들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보내주는 메일을 통해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기숙사보다 방을 구하는 것이 저렴하다고 하여 많이들 하시는 것처럼 Idealista앱을 통해 방(piso)을 구했는데, 바르셀로나 월세가 오르고 있고 기숙사에 사는 친구가 위치나 시설에 만족스러워했기 때문에 기숙사도 고려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piso는 보통 월 400유로 이상이고 수도, 전기 등의 gasto를 별도로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개 보증금으로 한 달치 월세를 받습니다. Idealista 메시지와 왓츠앱으로 집주인에게 연락해서 약속을 잡았는데 방을 구하는 데까지는 3~4일 정도 걸렸습니다. 일주일 정도 잡으시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학교와 시내와의 접근성, 함께 거주하는 사람들(집주인과 함께 거주하는 것보다 학생들끼리 지낼 수 있는 곳을 추천드립니다), 흡연 허용 여부, 주변 편의시설 등을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 집주인과의 마찰이나 예기치 못했던 시설의 문제로 방을 옮기는 경우도 있었는데, 처음 계약한 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나가는 경우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신중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학교 공식 기숙사(Resa housing)가 가장 저렴하고 학교와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고 월 480유로부터 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piso도 기숙사도 개강이 가까워지면 옵션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개강 전 달부터 구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특히 기숙사는 인기가 많아 지내실 의향이 있으시면 가능한 빨리 연락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6. 외국어 공부 방법 및 습득 정도
스페인어가 크게 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스페인어를 들을 일이 많다보니 듣기 실력은 전과 비교해서 많이 늘었습니다. 어휘나 문법은 따로 교재로 DELE 준비를 한 것이 조금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학에 교환학생-현지학생 교류 단체인 ESN이 잘 조직되어 있고 매주 모임이 있어서 사람을 만나기 좋은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들끼리는 영어로 대화하게 될 경우가 많지만 스페인어를 할 수 있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카탈루냐의 언어와 문화를 소개하는 교내 단체인 voluntariat linguistic에서 정기적으로 견학을 기획하고 스페인 학생과 매주 언어 교환을 할 수 있도록 매칭해주는데, 이 단체를 통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관심 있는 스페인 학생들이 꽤 있어서 다양한 기회를 통해 만나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카탈루냐 사람이라도 스페인어는 모두 잘 구사하기 때문에 평소 생활하면서 간단한 말이라도 스페인어로 걸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내에 International House, Speakeasy 등 정기적으로 스페인어를 배울 수 있는 어학원도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공문서나 표지판, 상점 라벨 등은 카탈란어로만 되어있는 경우도 있어서, 스페인어와 비슷하긴 하지만 카탈란어를 알면 생활에 도움이 꽤 되는 듯합니다. 프랑스어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하니 프랑스어를 아신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교내외에서 카탈란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제공되고 있는 편이며 주정부, 시의 지원으로 비용도 저렴한 편입니다.
7. 동아리 활동
교환학생들이 많이 참여하는 운동동아리들이 있습니다. 학기 초 OT 때 활동에 대해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1년 파견된 교환학생의 경우 정기 공연을 목표로 모집하는 합창단, 오케스트라, 연극부 활동에도 도전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8. 학내 편의시설
Ciutadella와 Poblenou 캠퍼스에 각각 카페테리아가 있어서 학식이나 빵, 커피 같은 가벼운 간식을 비교적 저렴하게 사먹을 수 있었습니다. 캠퍼스마다 도서관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 과제하거나 시험 공부할 때 좋았습니다. 학생 카드를 등록하시면 학내 곳곳에서 저렴하게 프린트도 하실 수 있습니다. 교내에서는 덜한 편이지만 소매치기가 많아 도서관이나 카페 등에서 혼자 공부하다가 자리를 비울 때는 주변 사람에게 짐을 부탁하고 나중에 그 사람의 짐을 봐주곤 했습니다. 교외에서 공부할 때는 Laie라는 북카페에 종종 갔었는데 학생들이 많고 분위기가 안전하고 좋아 추천합니다.
나.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비자 발급 절차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저는 옷, 책을 비롯한 짐을 많이 챙겨왔기 때문에 돌아갈 때 택배를 여러 차례 부쳐야 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거의 웬만한 것은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옷과 겨울용 롱패딩(바르셀로나는 겨울에 춥지 않기 때문에 패딩이 없어도 괜찮지만 다른 유럽 국가로 여행할 때 있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평소 쓰는 의약품 정도 가져오셔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가능하다면 밥솥을 가져오시는 것을 추천드리지만 역시 현지에서 구할 수도 있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즉석 국, 햇반, 김, 튜브 고추장 등을 챙겨오셔도 좋을 것 같지만 시내 곳곳 중국인 마트, 한인 마트에서 구하실 수도 있습니다.
<가져오면 좋을 물품>
비자
휴대폰 소매치기 방지 줄, 자물쇠 및 각종 잠금장치, 카드 목걸이
지퍼백, 기내반입 가능한 공병들
테이프(평상시에 쓸 작은 것과 택배용 큰 것)
가위, 스테이플러, 스테이플러 심 뽑개
가볍고 튼튼한 에코백(배낭이나 끈이 긴 핸드백은 소매치기 당할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복대
의약품(연고류를 비롯한 대부분의 약을 현지에서 구할 수도 있습니다. 소화제, 밴드에이드, 개인 상비약 정도 가져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행용 카메라
쇠수저
선물할 만한 한국 기념품
롱패딩
밥솥
즉석 국, 햇반, 김, 튜브 고추장
고춧가루(현지 것이 한국 것과 조금 다릅니다.)
여행 가이드북
접이식 옷걸이(여행용)
변압기
휴대폰 공기계 두어 개
usb
저가항공(라이언에어, 부엘링 등) 기내용 캐리어
여권사진 여러 장
편한 운동화
썬크림, 알로에
화장솜, 기본 화장품, 클렌징폼이나 오일, 눈썹칼, 미니 손톱깎이 세트, 미니 반짇고리 세트
헤어드라이어, 고데기, 빨래망
노트북, 여분의 충전기(노트북, 휴대폰), 보조배터리
노트, 필기구(현지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한국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환전한 현금
현지에서 결제시 사용할 수수료 낮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소매치기가 많아 현금을 되도록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한글로벌멀티카드를 추천받았었습니다.)
현금 인출용 체크카드(하나 비바카드 시리즈를 많이 사용합니다.)
공인인증서
유심은 입국 후 pre-paid로 Vodafone에서 많이 사는 것 같습니다. 4주 단위로 살 수 있고 요금제는 선택할 수 있는데 제가 주로 사용한 20유로 요금제는 15G까지 쓸 수 있었습니다. 사용하면서 연결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스페인 통신 요금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2. 스페인 단기 비자(SSU) 준비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것이 비자 준비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수학 기간이 180일 이하라 단기 비자를 준비했는데 180일 이상이라면 장기 비자(건강 검진과 주거 보장 empadronamiento이 수반되는 것 같습니다)를 발급받으시게 됩니다. 입학허가서를 받으시면 우선 개강 3개월 이내의 날짜 중 가장 빠른 날짜에 대사관 비자 인터뷰를 신청해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후의 준비 과정에서는 교환학생 다녀오신 분들이 서류 양식이나 사례를 많이 공유해주셔서, 대사관 홈페이지 안내와 함께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보험은 인터월드를 통해 많이 가입하시는데, 체류 기간이 모두 커버되고, 요구하는 금액 이상 보상되고, Repatriation(사망시 본국으로 송환하는 비용)이 포함된 보험 중 저렴한 것을 선택하시면 무난한 것 같습니다. 메일로 필요한 서류 주고 받으면서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여행자 보험(최대 3개월까지 가능합니다)과 달리 유학생 보험은 의료비(병원진료비, 의약품 비용) 이외의 지출은 커버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물건이 파손, 분실되어도 보상해주지 않는 듯합니다. 현지에서 병원이나 약국에 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진단서, 처방전, 영수증 등을 받아두시면 추후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증과 아포스티유를 받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었는데, 재정보증서, 소득증명서, 학력증명서(재학증명서)에 대한 아포스티유를 외교부에서 받아야하기 때문에 재정보증서에 대한 공증도 그 근처 변호사 사무소에서 먼저 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재정보증서에서 주소(영문 가능)를 제외한 대부분의 항목은 스페인어로 작성해야 합니다. 또한 아포스티유를 받을 때 재학증명서가 흑백으로 인쇄되어서, 소득금액증명 발급 주체가 국세청으로 명시되지 않아서 다시 서류를 준비해야 했었는데, 당황스럽긴 했지만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고 이후 바로 처리해주셔서 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폼페우파브라대학교의 입학허가서에는 학생의 거주지 선택을 도와준다는 문구가 있기 때문에 거주지 증명서 대신 입학허가서 사본을 추가로 제출하시면 됩니다. 비자 신청서에도 거주지에 대학 주소를 작성하시면 되는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거주지 선택을 보장해주지 않는 경우 현지 숙소를 장기 예약해둘 수도 있습니다.
준비해야 할 서류의 종류가 많고 그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비자 발급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것 같습니다. 개강일 기준으로 3개월 이내에만 비자 면접을 신청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전에 항공편을 끊어두기 때문에 비자 발급이 지연되면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경우는 주한 스페인 대사관 내 온라인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서 비자 심사가 본국에서 처리되었음에도 비자를 받으러 오라는 공지가 나지 않아 출국 며칠 전까지 기다려야했습니다. 외교부를 통해 항의한 결과 출국 전에 비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총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렇듯 발급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 바르셀로나 생활에 관하여
바르셀로나는 비 오거나 흐린 날이 드물 정도로 날씨가 좋고 해변과 시내 곳곳에 볼거리가 많아 생활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사람들도 대체로 친절하고 소매치기 문제를 제외하면 치안도 좋은 편이며 교통 체계도 잘 정비되어있습니다.
1. 현지 생활 정보, 편의시설
스페인은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물가가 저렴한 편이나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다른 도시들에 비해 물가가 비싼 편입니다. 특히 남부와 물가 차이가 많이 나는데 월세의 경우 100유로 정도 더 비싸다고 합니다. 외식비의 차이도 큰 편이라 음료 한 잔에 안주 하나를 내주는 남부의 타파스 문화를 바르셀로나에서는 아쉽게도 경험할 수 없었습니다.
식재료가 워낙 저렴해 직접 요리하면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일, 고기가 정말 저렴한 편입니다. 쇼핑할 때는 메르까도나, 까르푸를 자주 이용하게 되며, 처음에 입주해서 식기구 등을 구입할 때는 외곽에 있는 이케아에 갔었습니다. 그리고 인디텍스 브랜드들을 비롯한 각종 브랜드 옷을 한국에서보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와 더불어 매년 1~2월에는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세일을 합니다.
치안은 좋은 편이고 인종 차별도 크게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라발 지구, 고딕 지구, 포룸 지구와 같이 다소 위험한 분위기로 알려진 곳들이 있는데 이런 곳들은 혼자 다니지 마시고 밤늦게 인적 드문 곳을 다니지 않는다면 문제 없을 것입니다.
바르셀로나 대중교통은 편리한 편이고 심야 버스의 운행으로 새벽 시간대에도 대중교통으로 공항에 갈 수 있습니다. 다만 하반기에는 바르셀로나 독립과 관련하여 종종 파업이 발생하는데 이 때 운행시간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또 시위가 있을 경우 그 주변에 정차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역이 폐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버스는 방향에 따라 정류장이 다를 때도 많아서 처음에 이용하기 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여러 종류의 교통권이 있는데 학생들은 약 3개월동안 무제한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t-joven을 많이 사용합니다. 교통권은 종이로 되어있는데 구겨지거나 찢겨 인식이 안 되면 역무원에게 재발급을 부탁해야하고, 한 번 잃어버리면 재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동네마다 헬스장이 있는데 저렴하게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도서관도 곳곳에 있는데 바르셀로나 도서관 카드를 만들어두면 책을 대여하고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gaudir-mes라는 바르셀로나에 주소가 있는 모든 거주민이 시청에서 등록할 수 있는 프로모션이 있는데, 등록해두면 구엘 공원, 몬주익성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여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화관도 시내에 있는데 요일마다 가격이 다르나 문화의 날이라 하는 수요일, 목요일에는 꽤 저렴하게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스페인어로 더빙되어 상영되는데, VOSE라 표시된 경우 더빙하지 않고 스페인어 자막을 넣은 것이라 외국인이 보기 좋습니다.
이외에도 바르셀로나에서 생활하면서 플라멩코 공연 관람(바르셀로나에 좋은 공연들이 있지만 남부 도시들에서 보다 저렴하게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FC 바르셀로나 경기 직관 등을 해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거주하는 도시다보니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접해볼 수도 있는데, 좋은 한식당들도 있고 해산물 뷔페, 한국식 빙수, 밀크티, 훠궈 등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은 무상의료를 제공해서 현지인들은 몸이 안 좋을 때 대개 보건소에서 무료로 진료를 받는 듯합니다. 그러나 응급 상황이 아닌 경우 오래 대기해야 하기도 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서, 교환학생들은 사설 병원에 가야하는 것 같습니다. 시내에 좋은 병원들이 있어서 찾아가기 어렵지 않고, 진료비가 저렴하지는 않으나(저의 경우 10만원 내외 정도였습니다) 의료서비스의 질 자체는 좋다고 느꼈습니다.
올해는 아쉽게도 개최되지 못했지만 매년 2월에는 MWC라는 굉장히 큰 기술 관련 박람회가 바르셀로나에서 열립니다. 그 즈음에 통역, 진행 보조 인력도 채용하는데, 체류 중 관심 있으시다면 도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소매치기 대처
바르셀로나 생활이 좋았지만 소매치기가 많아서 시내에서 안심하고 다닐 수 없었습니다. 저는 주요 역 중 하나인 Placa de Espanya 역에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었고 제 현지인 친구와 교환학생 친구는 지하철역에서 무거운 짐을 옮기는 과정에서 배낭, 주머니의 휴대폰을 소매치기당했습니다. 한 번은 배낭을 바닥에 내려놓고 식당 안쪽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잠시 일어난 사이에 밖에서 소매치기가 들어와서 배낭을 자연스럽게 들고 가려는 것을 제지한 적이 있습니다. 스타벅스와 같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카페, 음식점에는 소매치기가 상주한다고 하며 대다수의 현지인 학생들도 소매치기 피해를 당한 적이 있어서 현금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다고 합니다. 흔하지 않지만 간혹 흉기로 위협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강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배낭이나 끈이 긴 핸드백보다는 쉽게 물건을 꺼내갈 수 없는 에코백이나 복대를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광장, 지하철역, 쇼핑몰과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특히 조심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카페나 식당에서는 짐을 두고 자리를 비우면 안 됩니다.
소매치기를 당하셨다면 담당 경찰서(mossos d'esquadra)인 Placa de Espanya 역 인근에 위치한 경찰서에 신고하시면 됩니다. 소매치기를 잡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폴리스 리포트가 있으면 잃어버린 학생증, 회원증 등을 무료로 재발급하거나 추후에 (여행자보험을 든 경우) 보험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라. 유럽 내 여행에 관하여
여행은 교환학생 생활의 어쩌면 가장 큰 목표이기도 했는데, 쉽지 않았고 비용도 꽤 들었고 나중에는 다소 지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여러모로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스페인은 지역마다 색깔이 많이 달라서 스페인 안에서 여행을 다니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스페인하면 흔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남부에서 찾아볼 수 있고, 북부는 저도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속버스, 열차(renfe)로도 도시 간 여행할 수 있지만 저가항공이 비교적 저렴해서 많이 이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외곽의 사리아 지역과 시체스, 지로나, 몬세랏 등의 근교를 국영열차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습니다. 이비자와 같은 지중해 섬들도 가까워서 다녀오기 좋은 것 같습니다. 학생 대상 모로코 투어를 진행하는 단체들도 많이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라이언에어와 부엘링으로 대표되는 저가 항공을 통해 스페인 밖의 유럽 주요 도시들로도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ESN에서 발급해주는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8회에 한해 라이언에어 항공편에 수화물을 무료로 추가할 수 있고(다만 꽤 미리 예약을 해야합니다) 고속버스인 알사버스 현장 발권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유용합니다. 유럽 각국 관광지, 박물관 등에서 EU 학생 대상 할인을 해서 파견 대학 학생증만으로도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주요 도시들에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팁을 기반으로 하는 무료 투어를 제공하고 있는데 낯선 곳을 여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하면서 호스텔을 이용하게 될 때가 많은데 간혹 베드 버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해서 혹시 베드 버그가 나온 적이 있는 숙소인지 미리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0월, 11월에 접어들면 해도 많이 짧아지고 유럽 우기가 시작되어 흐린 날이 많아집니다. 스페인은 겨울에도 덥고 쨍쨍한 날들이 있을 만큼 비교적 그 영향을 덜 받는 예외적인 곳이지만, 날씨가 중요한 곳을 다녀오실 계획이라면 참고하셔서 좋은 때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힘든 순간들도 있었고 혼자 많은 것들을 해결해야했기 때문에 어렵기도 했지만, 살면서 가장 잘 한 일이 교환학생으로 떠난 것이고 교환학생으로 생활한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많이 해볼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힘들고 아쉬웠던 부분들은 오히려 잊히고 좋았던 점들이 기억에 많이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건강 문제로 좀 고생했던 것과 여행자로서의 삶과 생활인으로서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는데 한편으로는 덕분에 교훈을 많이 얻은 것 같습니다. 좋은 날씨, 직접 해먹는 요리, 건강한 상태, 친구와의 만남, 새로운 배움과 같은 소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의 가치를 느꼈습니다. 각자 교환생활에서 이루고 싶으신 목표가 있으실 텐데 정진하시면서 좋은 경험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파견 대학에서 언어교육원 수업을 처음 들을 때 강의자와 학생이 대등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 소통하는 분위기가 신기하기도 하면서 사람 대 사람의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굉장히 몰입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놓친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후 전공 수업들을 들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사실 교환 생활 전반에서 사람을 존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단횡단이 빈번한데도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주는 차들을 보면서도 그랬고, 여행하는 과정에서 만난, 각자의 방식으로 여행과 생활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라 문제는 늘 있을 테고 외부인의 시선으로 본 것이 정확하다할 수는 없겠지만, 이곳 생활을 통해 조금은 자유를 얻어 돌아온 것 같습니다.
값진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국제협력본부와 담당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