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유럽 지역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것은 제가 전공인 미술사에 대한 배움을 꿈꿀 때, 늘 함께 계획하던 소망 중 하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파리는 서양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높은 가치를 가진 작품들을 소장한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이 많아 파리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실제 작품들과 전시의 구성을 보면서 전공과 관련된 심화된 지식과 안목을 쌓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Sciences Po는 정치·외교 분야에 특성화된 그랑제꼴 중 하나로 다수의 프랑스 대통령을 배출한 학교입니다. 실제로 시앙스포 출신의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이 학교에 방문해서 연설 혹은 강연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정치와 외교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정말 귀중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시앙스포는 본교 3학년 학생이 의무적으로 1년간 해외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고 그만큼의 교환학생을 수용하기 때문에 프랑스의 다른 학교들에 비해 교환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갖추어져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앙스포 파리 캠퍼스는 파리의 중심지인 생제르망 거리 부근에 위치해있습니다. 거리의 치안이 파리의 다른 지역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우수한 편입니다. 노트르담대성당까지 걸어갈 만한 거리이고 그 외 여러 관광지에 대한 접근성도 좋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비자
파견교로부터 입학허가서를 수령하면 학생 비자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학생비자 발급은 캠퍼스 프랑스 면접과 주한프랑스대사관 면접, 총 두 번의 절차에 걸쳐 진행됩니다. 비자는 늦어도 출국 2개월 전부터는 여유 있게 준비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기숙사
파리의 대학교들은 기숙사를 직접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CROUS 기숙사, 그 외 사설 기숙사, 파리국제대학촌 기숙사, 스튜디오 렌트를 통해 숙소를 구합니다. 저는 한 학기 동안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지냈는데, 행정 처리를 한국어로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다만 2학기 파견이라면 입사신청공지가 5-6월 중으로 빨리 나오고 신청 기간도 길지 않으니 수시로 확인을 하면서 입사신청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유의하셔야합니다.
*보험
제가 지냈던 기숙사는 건강보험과 집보험 제출이 필수였습니다. 프랑스 학생비자가 있다면 프랑스의 건강보험인 amelie를 신청할 수 있는데, 프랑스의 행정처리가 빠르지 않은 편이므로 비자 발급 후 바로 준비를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국내 사설 보험 가입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amelie가 있으면 프랑스 병원 이용시 일부 환급을 받을 수 있고 pcr 검사 비용도 할인받거나 면제 받을 수 있어서 유용한 측면이 많습니다. 집보험의 경우 출국 전 해외보험사를 통해 미리 가입했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저는 영어로 진행되는 과목 3개와 프랑스어 어학 수업, 프랑스어로 진행되는 테니스 수업을 수강하였습니다. 시앙스포는 파리의 다른 대학교들에 비해 영어로 진행되는 강좌가 많은 편입니다. 다만 영어 진행 강의는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편이고 현지 학생들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프랑스어 진행 강의를 듣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앙스포에서 프랑스어 어학수업을 듣고자 한다면 수강신청 페이지에 미리 공인어학성적을 등록해두어야 늦지 않게 수강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어만 사용하면서 프랑스어를 배우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외국인들이 많이 헷갈려 하는 부분을 선생님께서 잘 찾아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1:1 언어 프로그램도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 15분가량 스피킹 혹은 본인이 원하는 부분에 대한 학습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테니스 수업의 경우, 제 프랑스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 걱정했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고 배려해주어서 어려움 없이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 강좌를 들으면서 현지 친구도 사귀고 운동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프랑스 학교의 학생증이 있으면 파리에 있는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무료로 좋은 작품을 가지고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은 파리 교환학생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다녀왔던 미술관도 주기적으로 전시가 교체되고 기획전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예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학생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미술관을 많이 둘러보시고 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늘 교환학생 생활을 꿈꿔오긴 했었지만 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기대 이상의 값진 경험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문화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면서 나름 넓다고 자부했던 스스로의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지 깨달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고 가치관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진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파견을 계속 연기하면서 4학년 2학기에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맞나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전혀 후회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학기의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과 사람들,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