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영어권 국가에서 오래 머무르면서 현지 생활과 교육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기에 참가하였습니다. 본래 더 일찍 참가하려고 준비 중이었으나 코로나 상황 때문에 미뤄져서 4학년 2학기에 파견을 가게 되었습니다. 대학 생활 중에 타 국가에서 수학하는 교환학생은 반드시 경험해보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졸업이 늦어지더라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은 런던의 동쪽 중간쯤 (East London에) 위치한 대학입니다. Zone 1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Zone 2에 위치해 있고 5분~10분 거리에 Mile End Station, Stepney Green Station이 있어 Tube를 이용해 런던의 중심가로 이동하기 편리합니다. 법 및 정치 분야가 타 분야에 비해 발달한 학교로 알려져 있으며, 국제 학생의 비중이 큽니다. 주변에 식료품점이 가까이에 다수 있고 대학 안에 기숙사가 많으며 런던의 여러 대학들과 달리 캠퍼스 건물이 한 군데에 모여 있어 수학하기 편리한 대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가 런던 중심가에서 많이 벗어난 지역이 아니기에 수학하시게 되면 런던 곳곳을 쉽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수도의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은 주변 유럽 국가들에 비해, 런던은 서울과 비슷하게 여러 인프라가 발달한 매우 큰 도시입니다. 특히 West End 뮤지컬을 쉽게 관람할 수 있고, 박물관, 미술관 등 전시 관람을 위한 곳이 많으며 대부분이 무료이니 문화생활을 좋아하신다면 런던 생활에 매우 만족할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우선 영국 대학을 지원하기 위해서 아이엘츠 또는 토플 성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에 한해서는 우리나라의 영문 백신접종증명서를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2021년 하반기에는 영화관이나 뮤지컬, 또는 박물관 등 여러 공공시설을 갈 때 백신접종증명서 또는 음성확인서를 확인하는 곳들이 많았습니다.(이후에 가시는 분들은 상황 변화로 인해 접종증명서가 의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퀸 메리 대학교에서 수학하기 위해서는 출국 전에 비자가 발급되어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다만 1학기만 수학하시는 분들은 꼭 Student Visa를 발급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에는 학생비자를 발급받아야 했으나 비자 체계가 변동되어 2021년 이후로는 6개월 이하의 국제 수학에는 Tier 4 visa 말고 방문객 비자(Visitor Visa)만 있어도 수학이 가능합니다. 학생 비자를 발급받는 것이 학생신분 보장에는 더 적합하기는 하지만 받는 과정이 복잡합니다. 저는 한 학기만 수학해서 6개월동안 유효한 Standard Visitor Visa를 발급받아 갔습니다.
한국에서 쓰던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그대로 가서 사용하셔도 되지만, 간혹 승인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수수료가 들기에, 영국에서 발급받은 카드를 쓰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6개월 이하 머무시는 경우 현금카드를 쓰기 위한 계좌는 Monzo 또는 Revolut를 많이 사용합니다. 두 앱으로 한국의 카카오페이처럼 비대면으로 앱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고 돈을 국제 송금으로 입금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정식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싶다면 학교에서 발급받은 학생 신분 증명 문서를 가지고 은행에 가야 합니다. 대중교통은 현지에서 Oyster 카드를 구매해 충전해서 사용하시거나 영국에서 발급받은 Contactless 카드를 그대로 대중교통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통신은 영국의 알뜰폰과 같은 giffgaff 유심을 사용했습니다. 홈페이지에 가서 유심을 신청하면 한국으로도 (1~2주 걸리지만) 미리 유심을 배송해 줍니다. (혹은 배정받은 기숙사로 입국 날짜에 맞춰 배송해도 됩니다.)저는 미리 배송받은 유심을 영국에 가져가서 바꿔 끼고 요금제 결제 후 사용하였습니다.
ISIC에서 우리나라 은행과 연계해주는 국제학생증을 발급해 가면 학생 할인 혜택을 이곳저곳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영국이 아니더라도 유럽의 관광지는 대부분이 학생 입장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니, 국제학생증을 꼭 발급받아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숙사는 대학과의 수학 등록 절차를 진행하다 보면 신청 방법을 메일을 통해 알려주고, 기숙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1순위, 2순위를 지정해서 신청하면 되고 거의 모든 교환학생이 기숙사를 배정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강신청도 마찬가지로 메일을 통해 절차와 기간을 미리 알려줍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과목에 대한 정보를 얻으신 뒤 정해진 기간에 순위를 정해 제출하면 됩니다. 수강신청은 학기가 시작하기 거의 한 달 전에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개강 첫 주에 온/오프라인으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영국의 학점 이수 단위는 우리나라와 매우 다르고, 수업 방식도 크게 차이가 납니다. 대부분의 수업은 이론식이 아니라 토론식, 세미나식입니다. 실제 수업 시간에 이론을 알려주는, 교수자가 강의를 하는 수업이 우리나라보다 비중이 훨씬 적고, 대부분 세미나만 진행합니다. 리딩 자료를 미리 읽고 주어진 질문이나 자신의 의견에 대해 생각해 가야 하고 수업은 특정 주제에 대해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퀸 메리 대학교에서는 15 credit 또는 30 credit 강의가 주로 열리고, 교환학생은 총 60 credit, 즉 15 credit 강좌들로만 선택한다면 최대 4과목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15 credit 강의 2개, 30 credit 강의 하나로 총 세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다만 일주일에 리딩을 제외하고 1~2시간 수업(세미나)을 하는 과목이 대부분이니 학점 인정을 원하신다면 한국과의 학점 변환 체계를 반드시 참고하셔서 수강하셔야 합니다. 저는 School of English and Drama에서 열리는 ‘Shakespeare’, ‘Art Histories: An Introduction to the Visual Arts in London’ 수업과 School of History에서 열리는 ‘London on Film: Representing the City in British and American Cinema’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세 수업 모두 주어진 리딩자료를 미리 읽은 후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미리 듣고 실제 대면 수업은 토론식 세미나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론식 강의와는 다르게 영미권 학생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참고로, 제가 수강한 학기에는 교환학생의 반 이상이 미국인이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들은 수업은 학생들이 저를 제외하면 영국인, 미국인으로만 구성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 오래 있다 보니 이전보다는 확실하게 듣기와 말하기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느꼈습니다.
또한 퀸 메리 대학교에는 외국에서 국제입학한 학생들의 비중이 매우 크기에,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학교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여러 행사에 참가하거나 수업을 듣다 보면, 이러한 국제 학생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다양한 영어 accent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오히려 영국인들의 발음이 너무 다양하여 알아듣기 어려웠습니다. 영국 영어에 있는 다양한 악센트를 미리 알고 가시면 더 수월할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배정되는 동마다 다르지만 주로 6~10명의 flatmate들과 같이 플랫을 공유하게 됩니다. 부엌을 공용으로 사용하고 방은 하나씩 각자 쓰게 됩니다. 다만 영국은 도어락과 같은 비밀번호 방식을 널리 사용하지 않아 1층 열쇠와 플랫 열쇠를 항상 들고 다녀야 합니다. 택배나 우편도 기숙사로의 배송이 쉽게 가능하고, 기숙사 시설도 나름 깨끗한 편이라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저는 수업 외 시간에 주로 런던 곳곳에 있는 미술관과 박물관, 그리고 뮤지컬을 관람하러 많이 다녔습니다. British Museum, Tate Modern, Tate Britain, National Gallery, Victoria and Albert Museum, National History Museum, Sherlock Holmes Museum, Sir John Soane's Museum, London Museum, Whitechapel Gallery, National Maritime Museum 등을 관람했습니다. 대부분은 무료이니 박물관과 미술관을 많이 다니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뮤지컬은 당일 티켓으로 싸게 구해 여러 유명 뮤지컬을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빈티지 마켓이나 스트릿푸드 마켓 등이 많으니 Brick Lane Vintage Market, Old Spitalfields market, Columbia Road Flower Market, Borough Market, Southbank Center Food Market, Camden Market, Portbello Market 등 방문을 추천드립니다. Piccadily Circus 역 주변, Carnaby Street, Soho 등의 거리에서는 쇼핑하고 놀기에 좋습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EPL 경기를 자주 관람하기에 좋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관광지와 볼거리가 있어 런던 생활이 절대 지겹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영국은 유럽과 인접해 있어 유럽 여행을 다니기에도 좋습니다. 학기 중 1주간 쉬어가는 Reading Week, 또는 공강과 주말을 활용하여 국내 여행 및 국외 여행을 다니기 매우 좋습니다. 저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입국이 제한되는 국가가 대부분이라 덴마크, 그리스, 스페인만을 여행하고 왔는데 코로나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라면 비행기로 3시간 안에 유럽 내 거의 모든 나라를 갈 수 있습니다. 유럽 내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면 5만원 이내로 모든 비행기를 탈 수 있기에 틈틈이 가는 유럽 여행을 추천드립니다. 영국 내에서는 Edinburgh, Brighton 등을 다녀왔는데 스코틀랜드, 웨일즈, 또는 잉글랜드 다양한 도시들로 가는 영국 내 여행도 많이 다녀올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이 끝나가는 시기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심해져서 계획했던 유럽 여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돌아와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졸업 등의 이유로 더 오래 영국에 머물지 못하고 한 학기만 수학했기에, 저학년에 참가해 두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다만 영국에서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대학 생활 동안 경험했던 것 중에 가장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독해하는 능력, 듣고 말하는 능력 모두 향상되었다고 느꼈으며 영어로 나의 의견을 표현하고 듣는 기회를 통해 더 이상 영어로 소통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있었으나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고 소통할 수 있었고 그 시간도 매우 소중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시는 것에 주저하는 분이 있다면 반드시 지원하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느꼈고, 기회가 된다면 외국에서 오래 머물거나 거주하는 경험을 꼭 다시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