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사회인으로서 바쁜 삶을 시작하기 전, 한번쯤은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 왔고 기왕이면 전공인 영어를 원없이 사용할 기회를 갖고 싶었습니다. 2~3학년 사이에 교환을 가려고 했던 기존의 계획이 코로나로 인해 기약없이 미뤄지고 결국 졸업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환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미련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서 졸업을 미루고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파견된 학교는 미국 뉴욕 주의 Stony Brook에 위치한 State University of New Yo가 at Stony Brook입니다. 이름처럼 뉴욕 주립대학교 중 하나이고, 인천 송도에 캠퍼스가 있습니다. Seawolf라는 이름의 바다에 사는 늑대 캐릭터가 학교 마스코트이고, 서울대학교보다 넓은 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뉴욕 주에 속하기는 하지만 롱아일랜드의 북쪽에 있어 뉴욕시티인 맨해튼까지는 기차를 타고 1시간 30분정도 이동해야 하고, 걸어서 갈 만한 곳은 세븐일레븐, 몇몇 식당과 버블티 가게 하나 정도에 불과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출국 전 개강 일자를 확인하고 먼저 왕복 비행기표를 끊었습니다. 직항으로 가더라도 14시간의 긴 비행이기에 굳이 경유하지 않고 아시아나 직항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돌아오는 표는 코로나로 인해 한 번까지는 수수료 없이 날짜 변경이 가능해서 종강 후 여행할 기간을 대략적으로 계산하고 적당한 날짜로 끊었습니다. 종강 후 일정이 확실치 않은 분들께서는 교환학생 J1 비자는 종강일로부터 30일의 Grace period가 있고 그 기간을 넘기면 불법체류 상태가 되니 이 부분만 유의하셔서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후 미국 비자 발급을 신청하고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한 후 비자를 받았고, 이 과정은 대략 4일정도 소요되었습니다.
5월쯤에는 교환교에서 여러 메일이 오기 시작합니다. 기숙사 신청, 밀플랜, 학교 포털 아이디/비밀번호 생성, 수강신청 등 모든 과정이 이 때부터 시작되는데 한 번에 몰려와서 정신이 좀 없었던 기억이 있네요. 기숙사는 1인실과 2인실로 나뉘는데 두 타입의 가격 차이가 한 학기 기준 100만원 정도인데 둘 다 나름의 메리트가 있으니 본인 스타일에 맞게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밀플랜은 필수는 아닌데 가격이 학기당 3000불 정도로 꽤 비싼 편인데다 두어달 먹다보면 질려서 굳이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교환학생 기숙사는 집 안에 주방이 있어서 웬만한 건 그냥 해먹어도 됩니다. 해 먹는 재미도 있구요!
가져갔던 물건 중 요긴하게 쓴 건 차단기능이 있는 한국 멀티탭이었습니다. 일일이 돼지코 안끼우고 멀티탭에만 쓰면 돼서 핸드폰, 노트북, 아이패드 충전기 등 한국에서 쓰던 물건들 변환기 여러개 없이도 엄청 편하게 잘 사용했어요!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코로나로 인해 동양인 혐오가 심하던 시기에 교환을 준비했기에 인종차별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요, SUNY at Stony Brook은 백인 학생들만큼이나 아시아계 학생들이 많아서 다인종이 공존하는 문화에 모두가 익숙해했고 동양인이라 받는 차별 등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가끔 장을 보러 마트에 가거나 학교 밖에서 버스를 탈 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맨해튼에서는 직접 겪기도 했지만 걱정한만큼 심하지는 않았고 무엇보다 학교 안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캠퍼스는 뉴욕시티 한가운데를 생각하신다면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게 되실거예요. 매일매일 청설모와 푸르른 잔디밭, 가끔은 사슴 가족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농구, 테니스코트, 당구대, 연습실, 유산소존, 웨이트존 등 웬만한 운동은 편하게 할 수 있는 넓은 헬스장과 수영장, 풋볼경기장 등 운동하기에 좋은 환경이고 Student Union이라고 해서 공강시간이나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 대신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의 공간도 있습니다. 학교가 전반적으로 예쁘고 깔끔해서 학교 다닐 맛이 나요! 다만 교환학생 기숙사에서 수업 건물까지 거리가 멀어서 도보로는 17분 가량 걸리는 게 단점인데 교내 셔틀이 자주 돌아다니고, 공짜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어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을 배제하고 보면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따라가기에 전혀 무리가 없고, 시험의 경우 수업에 따라 편차가 있었지만 대체로 쉬운 편이었습니다. 로드는 수업을 고르기 나름이니 여러 후기를 살펴보시고 본인이 꿈꾸는 교환생활에 적합한 수업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파견교의 또 다른 장점은 맨해튼과 가까워 마음만 먹으면 뉴욕을 설입 가듯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학교 앞 기차역까지 20분 정도 걸어야하고, 기차를 타고도 1시간 40분정도 더 소요되지만 미국 내에서 이정도 거리면 접근성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브로드웨이 뮤지컬, 뉴욕의 랜드마크 뿐만 아니라 숨은 핫플레이스들까지 알차게 뉴욕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또, 보스턴, 필라델피아, 올랜도, 워싱턴 등 다른 지역으로 여행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위치라 학기 중 주말이나 fall break, Thanksgiving 등의 연휴를 틈타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습니다.(여행하실 분들은 무조건 금공강을 만드시길 추천드립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모든 환경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볼 때, 아주 만족스러운 교환 생활이었습니다. 출국 날짜가 다가올수록 100% 새롭고 낯설어질 환경에 두렵기도 했고 가기 싫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고, 이 선택은 제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선택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워낙 학비, 기숙사비, 외식비 등 물가가 비싼 미국이기도 하고 환율이 올라 금전적인 부담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클 수 있지만, 미국 여행을 제대로 해보고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과 뉴욕을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충분히 추천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