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비대면 수업이 대부분인 코로나 시기에 무기력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있었고, 휴식기를 갖는 동시에 학업적으로 자극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 하여 University of Groningen(Faculty of Arts)에 지원하였습니다. 학생과 교수 간 상호작용이 잦은 영어 토론 수업을 체험하고 싶었으며 순수미술 외에도 arts and research가 전반적으로 발달한 서유럽 중에서도 네덜란드의 학풍을 느껴보 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Groningen(흐로닝언)은 네덜란드 북부의 작은 대학도시로 대학생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며, 자전거 30분 이내로 시내 왠만한 곳은 다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의 작고 아늑한 느낌의 도시입니다. 흐로닝언대학의 인문대/법대 캠퍼스 및 중앙도 서관은 기차역과 멀지 않은 도시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대부분이 옛날식 건 물로 지어져 있습니다. 이공계 학과 건물들 및 또다른 도서관이 자리한 Zernike(제르니케) 캠퍼스는 도시의 서북부에 위치해 있으며, 훨씬 큰 규모와 신식 건물들을 자랑합니다. 이외에도 사범대 등등 학교 건물들이 도시 중심부에 뿔뿔히 흩어져 있어서, 학교 웹사이트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공간을 예약할 때 다양한 캠퍼스들을 골라 방문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2021년-22년 현재 PCR검사를 꼭 해야지만 비행기 탑승할 수 있으니 유의하시 길 바랍니다. 비자와 유사한 개념인 residence permit 카드와 BSN 넘버 (외국인 등록번호 같은 개념)를 받기 위해 먼저 IND 사이트에서 신청을 하고, 시청 (municipality), 교내 캠퍼스 등을 오가야 하며 그 과정이 복잡할 수 있으나, 한 번 해두면 매우 편리합니다. 이후 BSN 넘버가 있어야 은행계좌 개설 및 코로나 백신 패스 개설 등이 가능합니다. 한국과는 의료시스템이 조금 달라서 GP(general practicioner- 주치의 개념)을 학기 초에 사는 곳 근처 병원에서 등 록해야 해당 병원에서만 진료를 받을 수 있으므로 (대학병원 제외) 이점 또한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출국 전 AoN에서 학생보험을 들어 교환 기간 때 병 원비는 모두 보험처리 되었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며 인문대학(faculty of arts)의 경우 수업시간 도중 토론의 비중이 꽤 큽니다. 일부 과목은 강의 시간과 세미나 시간이 분리되어 있 기도 합니다. 수업시간 자체의 밀도는 보통이지만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사전에 읽어가야 하는 텍스트의 분량이 꽤 많고, 매주 summary형태의 글을 써가야 하 는 수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집 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시간 이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영어로 학문적 글쓰기 및 읽기가 매우 늘었다고 생각하며, 도서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던 것이 가치 있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비하면 외식비는 비싸지만 장을 보면 식재료비가 매우 저렴함을 알 수 있습니다. 슈퍼마켓 브랜드로는 Aldi, Lidl, Coop, Jumbo, Spar, Albert Heijn 등이 있는데 그중 Aldi와 Lidl이 가장 저렴함에 비해 Jumbo나 Albert Heijn이 매장은 더 깔끔하게 잘 되어있고 신선식품의 종류도 다양한 편입니다. 그리고 교환학생 합격이 되면 대학 측에서 거주 관련 정보가 담긴 메일을 보내주는데, 저의 경우 SSH라는 스튜던트 하우징 시스템에서 기숙사를 온라인으로 예약한 후 입주했습니다 (한달 450유로). 기숙사에서 50명 가량의 여러 곳에서 온 친구 들과 살며 각지 나라의 음식들을 공유하고 함께 주방을 쓰는 것이 즐거웠던 경 험이고, Flixbus나 Omio 등 국경 넘어 운행하는 버스들을 타고 근처의 독일, 폴 란드, 벨기에 등을 친구들과 또는 홀로 여행했던 것이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 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미술 실기 전공생이지만 이론에 관심이 있다는 것만을 이유로 자대 말고 본부 교환으로 faculty of arts(인문대학)에 지원하였고, 처음에는 읽어가야 하는 높은 수준의 글들이 너무 많아 도서관-집만 오가는 것은 아닌가 싶어 곤란해 하기도 했지만, 틈틈히 주변 국가들 여행도 하고 조금만 자전거를 타고 나가면 나오는 시골 평지에서 친구들과 소풍을 하는 등 알찬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대 학교 강사분들도 모두 젊고 학교의 전반적 학풍이 진보적인지라 한국어로 아직 번역되지 않은 영문 텍스트들, 동시대 학자들을 다양하게 접할 기회가 많은 자 극이 되었습니다. 또한 에세이가 과제였던 한 수업의 교수님 추천을 계기로 학 회에도 참가하게 되었으며, 학술적 글쓰기에 더 힘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처 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함께 지내던 친구들과 정이 들기도 하여 짧지만 앞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