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몇 차례 여행 외에는 해외에 가본 경험이 많지 않아, 학생 신분으로 외국에 장기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4학년 1학기에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다소 늦지 않았나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계속해서 반복되는 학기에 지치던 와중에 스스로 리프레시할 만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맞닥뜨리며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을 거라 생각이 들어서 고민 없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Wilfrid Laurier University는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에 위치한 국립대학입니다. 저는 갑작스레 교환학생에 지원하게 된 지라 토플 성적이 없어서 토익으로 지원할 수 있는 캐나다 학교를 찾다가 해당 학교를 선택하게 되었기에, 학교 선택에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이후에 담당자에게 알아보니 토익 성적도 아예 필요 없고, 어학 실력은 파트너십을 맺은 학교, 즉 서울대학교에 온전히 맡겨 어학 성적을 제출할 필요가 아예 없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어학 성적표를 제출하지 않고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저처럼 급하게 교환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또 조건이 변할 수 있으니 해당 학교 담당자에게 미리 문의해보심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wlu는 white school로 알려진 학교입니다. “인종”이 다양하기로 알려진 캐나다이지만, 바로 옆에 있는 워털루 대학에 비해 wlu의 경우 대부분 백인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고, 왜인지 교환학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겨울학기의 경우 한국 학생은 물론 저 혼자였고, 아시아에서 온 학생들은 일본 한 명 중국 한 명 정도가 다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교환 협력을 맺은 학교의 영향인지 교환학생의 70%는 프랑스 학생이었습니다. 덕분에 한국말을 할 일이 거의 없어서 영어 실력 향상에는 확실히 도움이 된 것 같고, 다만 제가 캐나다를 교환 프로그램 국가로 선정한 가장 큰 이유였던 ‘다양성’의 측면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긴 했습니다.
학교는 Waterloo-Kitchner라는 동네에 위치했는데, 학교 바로 옆에 워털루 대학이 붙어 있어서 이 두 학교를 중심으로 한 동네입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갈 만한 식당, 학생 거주 시설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토처럼 둘러볼 곳이 많다거나 인구 자체가 많은 역동적인 도시는 아니었으나, 전반적으로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대도시로 교통이 간편히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사실 저와 같이 겨울 학기(1월~4월)에 가게 된다면, 날씨가 정말 추워서 바깥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많지는 않습니다. 눈 썰매나 스케이트 정도?! 날이 풀리기 전에는 홈 파티나 펍에서 교환학생들끼리 만나서 노는 게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WLU의 국제학생본부는 매우 친절합니다. 이메일 답변도 다른 부서에 비해 매우 빠른 편이고 (물론 한국만큼 빠르진 않아요), 매주 질문을 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zoom office hour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에 서울대학교 본부에서 합격 소식을 전해 받은 후 바로 wlu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입학 허가서를 pdf 형태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해당 서류를 통해 학생 비자 신청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던 걸리고 제출 서류도 많았던 걸로 기억해서, 특히나 비자 신청은 되도록 빠르게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학업을 따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교환 학생들은 4~5개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데, 저의 경우 전공 두 과목과 교양 두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해당 학기에 개설된 수업들의 목록을 보고 희망 과목을 제출해서 내면 국제학생본부에서 수강 등록을 해주기에 수강 신청의 어려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수업은 아무래도 전공과 담당 교수에 따라 형식이 다양해서, 이론과 자료 위주의 수업도 있었고 토론이나 에세이 제출이 주요인 수업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각자 의견이나 경험을 나누는 토의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긴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학교의 ETL과 비슷하게 wlu에는 MyLS라는 웹사이트가 있었는데, 수업 공지나 자료 공유, 과제 제출이 모두 이 웹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수업 난이도는 우리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졌고, 대부분 절대 평가로 성적이 정해지는 듯해서 성적은 공부하는 만큼 정직하게 받을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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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교환 학생들 중에 학교 기숙사 외에 별도로 집을 구해서 다른 교환학생들끼리 지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학교 기숙사는 따로 집을 알아보지 않아도 되고 시설이 더 보장되어있다는 장점이 있고, 외부 기숙사는 가격이 더 싸고 무조건 동료 교환학생들과 방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 캠퍼스가 그리 넓지 않아서 이곳 저곳 수업을 들으러 다니기가 편리했고, 도서관을 포함해서 개인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여러 군데 마련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국제학생본부에서 운영하는 언어 교환 프로그램도 있는데, 두 세명의 학생이 짝을 이루어 서로 언어를 배우고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또 학생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헬스장이 있고, 학교 자체에서 운영되는 스포츠 팀이나 운동 수업도 잘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댄스 수업을 들어서 친구들도 사귀고,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해서 학기 말에 공연까지 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았지만 한류 동아리도 있으니 관심 있으면 참여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현지 물가에 관해서는, 채소나 과일 혹은 음식 원재료, 그리고 공산품은 우리 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인건비가 들어가는 식당이나 서비스는 확실히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졌습니다. 특히 외식을 하는 경우 세금 13%에 팁까지 포함하면 가격이 확 올라가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먹으러 갈 때만 외식을 하고 혼자 밥을 먹을 때면 주로 학교 식당만을 이용했습니다. 기숙사에 살면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meal plan이 있는데, 학교 식당이나 카페에서 쓸 수 있는 1000 달러 가량의 식사권을 미리 구매하게 됩니다. ( 적지 않은 금액이고 교내 식당의 퀄리티나 다양성이 외부 식당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것은 아니라 이를 강제하는 것에 대해 교환학생들의 불만이 학기말 피드백 세션에서 제기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변동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다행히 교내의 샌드위치, 햄버거, 초밥, 멕시칸 음식 식당과 더불어 스타벅스와 교내 마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서, 별다른 약속이나 일정이 없을 때에는 개인 카드 없이 학생증(one card)만 가지고 다니며 끼니를 해결하곤 했습니다.
교통 역시 학생증에 포함되어 있는 버스 패스를 활용해 동네를 다니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토론토와 교외 지역을 이어주는 Go 버스를 이용해 토론토나 기타 도시에 쉽게 갈 수 있었습니다. (처음 공항에서 학교로 이동할 때에도 Go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중간에 한 주 동안의 휴가인 리딩 위크가 있는데, 이때를 이용해 토론토를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학업 보충의 기간이지만, 대부분 시험이 이전에 끝나기 때문에 현지 학생들도 대부분 본가에 가서 휴식하거나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겨울 학기가 1월부터 4월까지인데, 수업은 1월부터 4월 첫 째 주가 되면 거의 마무리가 되고 (4월은 시험 기간) 리딩 위크를 포함해서 중간중간에 연휴도 있어 이때를 활용해 캐나다에서는 토론토, 퀘벡, 몬트리올, 나이아가라, 미국의 워싱턴, 뉴욕,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등을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지나고 나니 너무 짧았다는 아쉬움이 드는데, 그만큼 정말 재미있고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꼭 가서 무언가 대단한 걸 성취하지 않아도 외국에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고 새로운 것을 구경하고 가끔 생기는 여러 문제들도 혼자서 해결해보며 분명히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