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개요
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최근 우리나라도 위드코로나 국면에 접어들면서 교환학생 파견자들이 더욱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갔을 때인 2021-2학기에는 코로나 상황에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꼭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었던 이유는, 예전부터 보고 자란 미주 및 해외의 영화/드라마/유튜브 등등을 바탕으로 해외문화에 대한 오랜 관심과 로망이 있기도 했고, ‘이때 아니면 언제 해외에 나가서 그것도 학생의 신분으로 장기간 체류해보겠나‘ 하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사실 외국인으로써는 그 국가에 대해 온전히 체험하기에 한계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학생'이라는 신분은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분명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이미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일본인 친구들과 홈스테이 문화교류를 해본 적이 있는데 아직까지도 서로 생일날마다 택배로 선물을 주고받을 정도로 정말 좋은 추억과 인연으로 남아있기에, 이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욱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서 제 경험의 폭을 넓히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중간에 부모님의 만류도 있었고, 실제로 취소할까도 고민했지만 19년도부터 지속된 코로나를 겪으며 느낀 것은 정말 예측 불허한 바이러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교환을 취소하고 기다린다 해서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보장도 없었기에 고민 끝에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차근차근 출국 준비를 하던 와중, 다행히도 백신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어 화이자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하고 운 좋게 자가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게 되었고, 출국날짜인 2021년 8월 27일, 저의 오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 교환학생의 목적은 단순 여행이 아닌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며 그 문화에 스며들어서 이해, 공존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이루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가 캐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캐나다는 워낙에 유학생도 많고 다양성을 강조하는 나라라서 동양인으로서의 차별대우가 가장 최소화된 지역일 것이라 생각했으며, 평소 자연을 좋아하기도 해서 캐나다로 결정하게 되었고, 파견 학교 리스트 중에 영어 성적과 지역을 고려하여 토론토 바로 옆에 있는 ‘런던’의 ‘웨스턴대학교’로 파견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웨스턴대학교는 캐나다 런던이라는 작은 동네에 있는 대학교입니다. 브레샤, 킹스콜리지, 그리고 휴론 이렇게 세 개의 협정교가 존재하는데, 협정교 학생들이 웨스턴으로 수업을 들으러 오기도 하고 웨스턴 내부의 gym, 식당 등등을 공용으로 사용합니다.
학교 내부에 UCC라는 건물이 있는데 학생회관 같은 곳으로 각종 행사를 주최하기도 하고 1층에 네다섯 개의 식당과 cafeteria가 있어 공강 시간에 주로 이 곳을 활용했습니다. 그 옆으로는 Spoke라는 카페 겸 바가 있는데, 학교 안에 바가 존재한다는 것이 처음엔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여기는 베이글이 맛있기로 유명한데, 특히 할라피뇨 체다치즈 베이글이 맛있어서 식사 대용으로 자주 먹었습니다. 밤엔 bar로 변하기 때문에 학기 초반에 교환학생 친구들과 단체로 모임을 가질 때 이 곳을 주로 방문했었습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밴드가 와서 공연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수학기간동안 교내 아르바이트인 ‘event staff’를 지원해서 했었는데, 이를 매우 추천하고 싶습니다. 주로 교내 스포츠 행사 (풋볼게임, 배구, 농구, 등등)에서 보조요원으로 일하는 것인데 필수참여인 풋볼 경기를 제외하고는 자체적으로 근무시간을 정해서 나올 수도 있었고, 대부분 international 학생들을 채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권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 웨스턴의 장점 중 하나가 캠퍼스가 굉장히 아름답다는 것인데, 건물들이 하나하나 고풍스럽고 특히 가을에 단풍이 물든 캠퍼스는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시설도 나쁘지 않아서 공강시간에 주로 건물을 옮겨 다니며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international building이 가장 공부하기에 좋고 자연친화적 디자인으로 되어 있어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으시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FIMS 건물도 조용하고 넓어서 추천합니다.
3. 파견 대학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International Learning <goabroad@uwo.ca>
t. 519.661.2111 (담당자는 매번 바뀜)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일단 비자 준비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썼던 것 같습니다. 원래는 6개월 미만의 수학의 경우에는 스터디 퍼밋을 요하지 않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이 경우에도 발급을 받아야한다는 지침이 떨어졌습니다. 스터디 퍼밋에 들어가야 하는 서류는 주민등록증, 범죄경력회보서, 최종학력증명서, 유학계획서 등등 다양한데, 이를 전부 준비한 후 신체검사를 지정 병원에 받으러 가고, 마지막으로 생체인식을 위해 필요한 ‘바이오 매트릭스’까지 받고 나면 비자 신청이 완료됩니다, 신청 후에 비자가 승인되기까지는 총 두 달 가까이 걸린 것 같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보통은 교환학생들에게도 기숙사를 제공해주지만, 이번 학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Western 에서 교환학생들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할 수 없다고 공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Off-campus에서 쉐어하우스나 자취집을 구해야 했는데, 학교 홈피에 있는 중개 사이트,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활용했습니다. 메일
4개월밖에 되지 않는 단기간 렌트여서 매물이 정말 많지가 않았는데, 꾸준히 메일로 지원하다 보니 한 달 만에 학교에서 버스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의 쉐어하우스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집을 구하다 보니 여러 제약이 있었는데, 사기 방지를 위해 꼭 집주인과의 영상통화, virtual 룸투어 등을 추천드립니다.
3.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본인인증 시 필요할 수 있다고 하여 한국에서 우체국 알뜰폰을 개통해 두었고, 한식이 그리울까봐 여러 조리식품을 챙겨 갔는데 가보니 있을만한 것들은 전부 K 마트에 있고 한식집도 꽤나 있어 딱히 필요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런던이 작은 도시임에도 상황이 이러했으니 대도시에 가시는 분들은 더욱 걱정할 필요 없으실 것 같습니다.
이것은 필수는 아니지만 제가 추천 드리는 것인데, 저의 경우 필름카메라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챙겨가서 틈이 날 때마다 찍어왔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러길 정말 잘했단 생각이 들고, 추억을 생생히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또한 블로그나 동영상 등등 틈이 날 때마다 기록해 두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지나고 보니 그 상황에서 했던 생각이나 감정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웨스턴 대학교의 수강신청은 간단합니다. 먼저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과목을 선정하라는 메일이 오면, 수업 리스트에서 듣고 싶은 강의를 뽑아 메일로 목록을 보냅니다. 그러면 그 중에서 가능한 강의는 수강신청이 완료되고 간혹 반려되는 강의들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기존 재학생들이 이미 수강신청을 마쳐서 만석이 된 강의들입니다. 교환학생은 수강신청 순서에서 가장 최하위이기 때문에 인기과목을 듣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려된 강의는 또 다른 수업들을 선택해서 보내면 승인이 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하는 형식으로 수강신청이 진행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principles of microecomics, principles of macroeconomics, introduction to sexualities, entertainment industries 총 4과목 12학점을 수강했고, 이 중에서 6학점만 학점 인정을 받았습니다. 경제 수업들은 그나마 아는 내용이라 수업 듣기 수월했지만, 나머지 두 과목은 기본지식도 없고 생소한 주제이기도 해서 참여를 많이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경제학과 전공 수업을 들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제 과목 두 개는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나머지 두 과목은 생소한 내용에 토론식 수업이었기 때문에 조금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는 주변에 같이 강의를 듣는 친구에게 물어보거나 룸메이트에게 물어보는 식으로 해결해나갔던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영어를 평소에 못한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막상 대화를 해보니 프리토킹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극복하고자 최대한 파티나 사교행사에 참석하여 최대한 말을 뱉어봄으로써 배워나갔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유럽인 친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속도가 너무 빨라 말할 타이밍을 놓쳤다면, 그 친구들과 어느 정도 편해지고 나니까 자연스레 말을 트게 되었고, 이를 통해 스피킹 실력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언어를 가장 빨리 배우는 법은 그 언어를 말하는 사람과 친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5.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V. 생활
1. 가져가야 할 물품
사실 왠만한 건 가져가고 나서 괜히 가져갔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한국 전통문양의 편지지나 한국 관련 물품을 가져갔던 것이 좋았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선물로 하나씩 주면 굉장히 특색있다고 좋아해주어서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장 보는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습니다. 사소하게 유제품이나 식재료, 그리고 생활용품이 전부 한국보다 비싸서 초반엔 굉장히 많은 비용이 지출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스터디 퍼밋이 있으시다면 현지 은행계좌 한 개 정도는 만드시길 추천드립니다. 국제학생 친구들과 거래하거나 월급을 받는 등 현지계좌가 있는 점이 편할 때가 은근히 많습니다. 저는 cibc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교통은 런던으로 말하자면 정말 안 좋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배차 간격이 기본으로 2~30분은 되어서 우버를 이용할 때가 많았습니다. 우버나 차라리 자전거를 구입하여 타고 다니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현지생활에 대해 말하자면, 제가 갔을 당시 코로나 때문에 기숙사 제공이 되지 않아 쉐어하우스에 살았는데, 학교에서 버스로 한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룸메 4명과 집주인 부부 이렇게 대규모로 집을 쉐어해야 하는 악조건이었습니다. 그래도 룸메이트인 네덜라인들, 캐나다인, 중국인과 다 함께 지내며 다른 문화에 대해 직접 경험하고 추억도 많이 쌓고 오히려 현지 학생처럼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캐나다 대학교는 기숙사비가 비싸서 2학년 때부터 주로 친한 친구들과 함께 룸쉐어 형태로 지낸다고 합니다.)
초반에는 주로 유럽 교환학생들과 어울려 지냈습니다. 런던에 도착한 첫날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한 오티를 갔었는데, 여기서 만난 친구들과 한 학기를 보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저와 홍콩인 친구 두 명을 제외하고 전부 유럽인이어서 당황했지만, 그럴수록 더 적극적으로 그들의 문화를 알아가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들의 홈파티 문화, 개방적인 마인드, 가지각색의 영어발음 등등에 흡수되어 새로운 나날들을 보내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문화차이로 인해 개개인과 적정 수준 이상으로 가까워지지 못함을 알게 된 후로는, 평소에는 주로 동양 친구들과 놀다가 교환무리에서 큰 모임이나 파티가 있을 때 참석하여 다 같이 만나는 식으로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래도 정말 가까이에서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등 다양한 나라 출신의 친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주말에는 메이슨빌 몰이라는 곳을 갔는데, 런던에서 가장 큰 쇼핑센터이자 백화점입니다. 주말마다 그곳으로 장을 보거나 쇼핑하러 가면, 웨스턴 대학 후드티를 입고 있는 학생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영화관, 오락실, 바 등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어 친구들끼리 어울려 놀기 좋습니다.
런던은 교통이 안 좋고 작은 마을이라 놀 거리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주로 친구들과 놀거나 동아리, 교내 활동을 하며 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체계적이고 개성 강한 동아리들이 많기 때문에 학기 초 동아리 소개제를 ucc에서 하는데, 가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저는 동아리만 5개 정도 가입하였는데, 코로나 때문에 정상적으로 활동을 못한 동아리가 꽤나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왕이면 관심 있는 동아리들을 전부 등록해놓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 중 해리포터 동아리에서는 실제 기숙사 배정부터 시작해 Trivia night, Yule ball, Slughorn’s party 등등 다양한 활동을 주최해서 동아리들 가운데 가장 활발히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가을학기에 갔기 때문에 할로윈, 땡스기빙,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를 전부 거기서 보내고 왔는데 서양의 명절인 만큼 땡스기빙 때는 다양한 국가 친구들이 각자 나라 요리를 가지고 모인다던지, 할로윈 시즌엔 전부 코스튬을 입고 홈파티를 다닌다던지 등등 매일 매일이 축제 같고 행사가 끊이지 않는 기분이었습니다. 또 외국은 가을학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