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과 다른 문화권에 단순히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실제 주민처럼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외국에서 취직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기에 외국에서 살아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 중에 교환학생은 신분이 보장되고 해외대학의 수업을 수강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안전하게 해외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어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파견된 대학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드렉셀 대학(Drexel University)입니다. 필라델피아 내에서 꽤 알아주는 종합대학이며 특히 회사에서 인턴을 하는 프로그램인 co-op이 유명합니다. semester가 아닌 quarter제로 학기가 진행되며 각 quarter는 10주 정도로 짧습니다. 필라델피아는 펜실베니아 주의 주도로 미국에서 6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미국 독립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도시라고 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우선 OIA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합격하면 교환대학에 다시 직접 지원을 해야 합니다. 교환교에서 지원 안내 메일이 오고 그 안내에 따라 영문 성적표, 여권, 토플 성적표 등을 첨부하여 온라인 지원을 하게 됩니다. 이후 과정은 대부분 안내 메일에 따라 진행하면 문제없이 진행됩니다.
학교와 관련한 준비사항 중 중요한 것은 수강신청, 기숙사 지원, immunization 관련 문서라고 생각합니다. 파견되기 한 달 전쯤 academic advisor에게서 수강신청과 관련된 메일이 옵니다. 직접 수업을 찾아보고 듣고 싶은 시간표를 템플릿에 작성하여 보내면 대부분 그대로 수강신청을 해줍니다. pre-requisite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일찍 보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기숙사 지원 역시 순서를 잘 따라서 하면 되는데 공지를 받고 빨리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기숙사 종류와 다인실 선택 여부 등)이 달랐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지원 순서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immunization 관련 문서는 제가 약간 고생했던 부분입니다. 문서가 다 영어이고 어려운 용어가 많아서 계속 미뤘는데 맞지 않은 예방접종이 많아서 기한을 못 맞출 뻔 했습니다. 코로나 백신과 겹쳐서 여러 가지 주사를 다 맞는데 시간이 꽤 필요했습니다. 공지를 받고 바로 확인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생활과 관련한 준비사항은 유심 사가기, 짐 챙기기 등이 있습니다. 유심은 한국 메가텔이라는 곳에서 AT&T 통신사 유심을 사갔는데 계약 기간 중간에 메가텔이 망해서 홈페이지에서 직접 결제해야 했습니다. 통신사 자체는 나쁘지 않아서 데이터 부족이나 특별한 문제없이 잘 사용했습니다. 짐을 챙길 때는 옷이 가장 비중이 컸습니다. 예전 귀국보고서에서도 나와 있듯이 한 주에도 기온이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사계절 옷을 다 챙기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9월부터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여름옷을 거의 안 챙겼는데 의외로 9월 내내 더웠고 따뜻한 곳으로 놀러갈 기회도 있어서 그 점을 좀 후회했습니다. 겨울은 생각보다는 춥지 않아서 추위를 많이 타지 않고 모자, 털부츠 등이 있다면 롱패딩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옷은 가서 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취향에 안 맞을 수도 있고 엄청 저렴한 것은 아니라서 좀 더 가져갔으면 좋았을 것 같았습니다. 짐은 28인치 캐리어 하나와 26인치 캐리어 하나를 가져갔는데 기내용 캐리어가 없어서 단기 여행 때에는 친구들 캐리어를 빌려서 다녔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저는 두 개의 quarter 동안 생활했기 때문에 꽤 많은 수업을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수강한 수업과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fall quarter
Finite Element Methods, Machine Design 1, Manufacturing Process 1 : 기계과 3,4학년 전공 수업들입니다. 전부 강의식 수업이라 서울대학교 수업과 비슷하지만 내용은 더 쉬운 편입니다. 전체적인 로드는 매주 나오는 과제, 기말 프로젝트, 시험 정도이고 시험은 절대평가로 진행되는 탓인지 쉽게 출제됩니다. 과제 역시 꼼꼼하게 채점하기 보다는 제출에 의의를 두고 점수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Hip-Hop Dance Technique 1, Philadelphia Theatre Let’s Go! : 둘 다 이전 귀국보고서에서 많이 보이는 수업들이라 수강했습니다.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수업들이라 좋았습니다. 힙합 댄스는 파이널 공연이 있는데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과 다른 수강생들의 무대를 보는 것이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연극 수업은 수업시간에 직접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러가게 되는데 무료로 여러 가지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내용을 알아듣는데 어려움이 좀 있었습니다.
winter quarter
Foundations of Computer Aided Design, Mechanical Behavior of Materials : 각각 기계과 2학년, 3학년 전공입니다. CAD 수업은 이론과 lab으로 이루어져 있고 시험이 없으며 매주 나오는 과제와 팝퀴즈, 기말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2D, 3D modeling과 제도 등을 배웁니다. 두 번째 수업은 시험이 세 번이지만 과제가 없어서 여유로운 편입니다. 배우는 내용 역시 많지 않고 시험이 쉽기 때문에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Class piano 1, Chinese 1 : 피아노 수업은 교수님마다 좀 다르지만 전자 피아노가 15대 정도 있는 방에 모여 다 같이 피아노를 치면서 배우게 됩니다. 수업시간이 1시간으로 짧아서 가볍게 듣기 좋습니다. 중국어 수업은 주변 친구들과 얘기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노력하기에 따라서 외국인 친구를 만들기 좋다고 느꼈습니다. 언어 수업이다보니 자잘한 로드가 좀 있지만 한국에 비하면 적습니다. 이미 잘하는 학생들이 학점을 따기 위해 많이 듣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main campus와 거리가 있는 기숙사인 Stile Hall에 거주했습니다. 셔틀버스가 15분 간격으로 다니기 때문에 학교를 오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center city와 가까워서 구경 다니기에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가을학기에는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같은 기숙사에 거주해서 파티도 자주 열고 함께 놀았으나 겨울학기에는 한국인 교환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른 곳에 거주했습니다. 2인 2실에 주방,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태였는데 주방에 전자레인지가 없어서 불편했습니다. 기숙사에 처음 들어가면 방에 등이 없습니다. 그 점이 가장 불편했기 때문에 가자마자 근처 target에서 살 것을 추천합니다.
가을학기에는 수공강이었고 겨울학기에는 목금 공강이었는데 목금 공강이 여행가기에 정말 좋습니다. 시간표를 잘 짜서 금요일이나 월요일 공강을 꼭 만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행은 계획하기에 따라 정말 많이 다닐 수 있습니다. 특히 뉴욕이 버스로 2시간 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당일치기로도 많이 다녔습니다. 버스는 megabus, peterpan bus, flix bus 등 종류가 많으니 시간대와 가격, 승하차 위치 등을 잘 비교하여 그때마다 적절한 것을 선택했습니다. 뉴욕에서 좋았던 것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인데 인터넷에 broadway lottery라고 검색하면 lottery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하는 것은 무료이고 당첨된다면 해당 뮤지컬을 정말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으니 시간이 날 때마다 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당첨 확률은 낮은 것 같지만 저는 두 학기 동안 거의 매일 넣어서 2번 정도 당첨됐습니다.
점심은 주로 학교 캠퍼스 내의 푸드트럭이나 wawa라는 편의점에서 사 먹었습니다. 야외 테이블이 많아서 따뜻할 때는 밥 먹을 곳을 찾기 쉽습니다. meal plan을 신청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비싸고 한국의 학식과는 느낌이 좀 달라서 굳이 할 필요 없다고 느꼈습니다. 캠퍼스 내에도 치폴레나 피자집 같은 식당이 있고 시간이 있다면 유펜 쪽의 식당에서 먹어도 좋았습니다. 대신 외식이 비싸기 때문에 저녁은 주로 해먹었습니다. 근처 Trader Joe’s에서 식료품을 사는 것이 가장 저렴해서 자주 갔고 품목에 따라 target이나 Whole food market도 갔습니다. 한인마트인 H-mart는 좀 멀고 위험한 지역에 있어서 친구들과 날을 정해서 우버를 타고 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의 체육관이 무료인 것이 좋았습니다. 미국에서 취미로 운동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국에서 운동을 배워갔는데 덕분에 gym을 잘 이용했습니다. 할 줄 아는 운동이 없더라도 gym이 있는 recreation center에서 여러 가지 무료 운동 수업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니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신청해서 들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헬스 외에도 squash 코트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는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외향적인 성격도 아니고 여행 계획을 능동적으로 잘 짜는 편도 아니었으며 미국에 가는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저는 좋은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서 안전하고 즐겁게 잘 지내다 왔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지 못했던 점은 좀 아쉽지만 애초에 성격을 고려했을 때 그런 목표를 세우지 않았고 다른 경험으로 시간을 채웠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하던 고민과 걱정은 전혀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학업적인 것 외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들 때마다 과거의 좋았던 경험과 기억들을 다시 떠올리며 현재를 살아가는 편인데 앞으로 살아가는데 힘이 되어줄 좋은 추억을 남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교환학생에 대해 망설이는 학생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