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세상에는 청춘과 젊음을 예찬하는 많은 명언들이 있습니다. 오랜 비대면 수업과 똑 같은 일상에 지쳤던 저는 진짜 청춘을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에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 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신분으로 공부와 휴식을 병행하며 해외에 거주해보는 경험은 지금이 아니면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고학년이 되면서 자연스 레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는데, 어느 순간 흔히들 선택하는 몇 개의 진로 사이에 서만 고민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22살의 저는 꿈꾸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했고, 따라서 낯선 나라에 가보고 제 세계를 넓히기로 결심했습니 다. 일상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제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선물해 주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러시아는 교환학생 목적지로 흔히 선택하는 나라는 아니기에, 특히 비전공자인 저로 써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도 제 하나의 특 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되도록 사람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곳을 선택하려는 마 음이 있었습니다. 몇 개의 후보를 추렸고, 두 번째로 고려한 점은 그 나라의 언어입 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계기로 잘하는 제2외국어를 하나 갖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습 니다. 그 중 러시아어는 적당한 희소성과 꽤 많은 쓰임새를 지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정된 후에 초급러시아어1을 듣기 시작했고, 현재 는 중급러시아어1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교환학생에 서의 행복했던 경험은 러시아어 공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선택한 이유는 역 시 모스크바보다 생소하다는 점과, 지리적으로 유럽과 가까워 여행을 다니기에 더 용 이하기 때문입니다. 덧붙여서 현실적인 측면으로는 러시아, 그 중에서도 상트페테르부 르크는 수도인 모스크바보다 물가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러시아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의 폭은 넓지 않았는데, 그 중 HSE는 제 전공인 경 제 쪽으로 특화되어있다는 점, 영어로 수업이 많이 열려서 러시아어를 못해도 부담이 덜하다는 점 그리고 러시아에서 꽤 지원을 받고 있는 대학이라고 들어서 선택하였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지역 특징: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수많은 섬과 운하들이 300여 개의 다리로 연결된 러 시아의 베네치아입니다. 표트르대제에 의해 건설된 계획도시로, 유럽으로 향하는 길을 뚫고자 했던 개혁의 상징입니다. 1712년부터 1918년까지 200년 넘게 러시아가 가장 강성했던 시절에 수도였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도시 건축시에 표트르 대제의 도시 건축 규범은 ‘석조로만 건설할 것, 그리고 페테르부르크 를 제외한 러시아 전역에서 석조 건축을 금지시킬 것, 이웃집과의 높이를 모두 다르 게 할 것, 층마다 창문 모양을 다르게 할 것’ 등이 있었고 그 결과 황제의 궁전과 더 불어 아름다운 중세풍 건물 양식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도시 자체는 크지 않지만, 북위 58도임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540만명 가까이 되어서 같은 위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를 가진 도시입니다. 백야지대로, 여름에 가면 길고 아름다운 백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학 특징: 러시아에서 가장 큰 대학 중 하나이자 명문 대학교로 알려진 Higher School of Economics는 경제학, 사회과학, 수학, 컴퓨터 과학,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과 디자인에 전문화되어 있습니다. 본 캠퍼스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하고, 상트페 테르부르크와 니즈니 노브고로드등 총 4개의 캠퍼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013년부 터 러시아 대학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이고자 정부가 추진하는 프로그램인 5-100 Russian Academic Excellence Project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어 로 가르치는 다양한 석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이 대학에서 수학하고 있습니다. 전공분야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은데, 그 중 Computer Science, Economics&Finance, Humanities, Social Sciences, Management, World Economy and International Affiars, Mathematics, Urban studies에서 영 어 석사 과정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3. 파견 대학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담당자: Ms. Dasha Sanochkina
(https://www.hse.ru/en/org/persons/426816186)
담당부서: Incoming Student Mobility (그리보예도바에 있는 International office) 연락처: incomingspb@hse.ru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를 받으려면 가장 먼저 파견 예정 대학으로부터 초청장을 수령해야 합니다. 저 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없고, 초청장이 제 시간에 오기를 기도하며 기다려야 합니 다. 저는 다행히 문제 없이 초청장을 잘 받을 수 있었으나 누락되는 경우나 정보 기 입 오류도 빈번히 발생하니 위에 적어놓은 교환프로그램 담당 부서의 이메일로 적극 문의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에이즈 검사 결과지입니다. 그리고 러시아 비자 발급에 필요 한 에이즈 검사는 지정된 병원에서만 가능하며 서울의 경우에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과 ‘아름샘 병원’이 있습니다. 저는 비교적 사람이 적고 예약 없이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아름샘 병원을 추천드립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구로구 도림로 92 (2호선 대림 역 1번 출구 근처), 전화번호 : 02-591-9119, 진료시간 평일 09:00~18:00 토요일 09:00~13:00) 준비물은 여권사진1장과 여권입니다. 검사 가격은 당일 수령 7만원, 다 음날 직접 수령 5만원, 우편 수령 5만5천원으로 나와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우편 수 령을 선택했는데, 빠르게 잘 도착했고, 5만원만 받으시고 우편비는 병원에서 부담해 주셨습니다.
이제 비자 신청을 할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비자 신청을 할 때 반드시 대사관 예약 신청을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사관 운영 시간도 짧고, 기다리 는 사람은 굉장히 많습니다. 예약 신청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해 야할 것은 전자 비자를 신청하는 것입니다. 러시아 전자 비자 신청 홈페이지 (https://visa.kdmid.ru/)에서 신청이 가능합니다. 그 다음 대사관 예약 신청을 합니 다. 이는 (http://russian-embassy.org/ko/?page_id=358) 주한 러시아 대사관 홈 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대사관은 월, 수, 금에만 업무를 보기 때문에 이 중에서만 날 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약이 금방 차기 때문에 미리 신청하는 것을 추천드립니 다.
비자신청을 위한 최종 준비물은 여권, 여권사진 1장, 전자 비자 신청서, 대사관 방문 예약 변호, 초청장 원본, 에이즈 검사 결과지 원본입니다. 예약을 했어도 대기시간이 길 수 있기 때문에 업무시작 시간인 9시에 맞추어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자 발 급에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 정도로 당일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어떤 형태의 숙소에 거주할 것인지(아파트 렌트 또는 기숙사 등)에 대한 설문조사와 기숙사 신청링크가 이메일로 옵니다. 기숙사 신청은 선착순이기 때문에, 경쟁이 엄청 치열한 정도는 아니나 그래도 메일을 확인하는 즉시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을 추천드 립니다. 교환학생이 거주하는 기숙사는 위치는 시내에서 좀 떨어져있으나, 시설은 러 시아 내에서 최상급이라고 합니다. 방은 2인 1실이고, 4명이서 하나의 화장실을 공유 하며 16명이 한 플랫에서 생활하고 주방을 공유합니다. 개인적으로 시설은 평범한 기 숙사 수준이라고 느꼈지만 한 달에 기숙사비가 약 2만원으로 굉장히 저렴한 것을 생 각하면 기숙사 거주는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숙사 외에 따로 방을 구 하고 싶으신 분들은 설문조사에 아파트를 렌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 학교 측에 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 보험에 대한 내용은 따로 안내가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스스로 가입해가야 합니다. 체류 전 기간이 커버되는 것 그리고 코로나 관련해서도 보장이 되는 상품을 가입해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외국에서 사용할 체크카드와 관련해서, 보통 하나은행에서 많이 발급을 받고 저도 어떤 카 드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스베르방크 카드를 발급받고 사용 하는 것이 굉장히 편리하기 때문에 한국 카드는 비상용으로만 쓰여서 크게 고민은 하지 않으 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하나은행 국제 학생증 체크 카드를 발급 받아 갔고, 결제의 용도 보다는 티켓 할인을 받을 때 유용하게 썼습니다.
- 러시아는 유심카드 가격이 굉장히 저렴해서 (데이터 무제한이 한달에 약 만원) 현지에 도착 해서 유심카드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려면 반드시 모 스크바에서 환승을 해야하고, 장시간 비행으로 인해 도착한 당일에는 정신이 없어서 유심을 구매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를 대비해서 미리 한국에서 검색창에 ‘MTC(=러시아 통신사 이 름) 유심’이라고 검색하셔서 하루 또는 이틀치의 유심을 구매해가시면, 환승하는 도중에 끼 워서 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할 것입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우리 학교와 유사한 방식이며 lms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신 청할 때가 되면 이메일을 통해 자세한 안내가 오니 그것에 맞춰 어렵지 않게 수강신 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착순이긴 하나 인기있는 강의가 꽉 차는 등의 현상은 거의 없어서 자유롭게 수강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파견 전에 수강신청을 하지 만 도착해서 ot를 듣고 마음이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수강신청 을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변경 절차가 전산화 되어있지 않아서 매번 이메일 로 신청해야하는 점이 다소 번거롭습니다. ot를 듣고 빼고 싶은 강의나 새롭게 넣고 싶은 강의는, 위에서 작성해놓은 교환학생 담당자 이메일로 과목명을 보내면 처리를 해줍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수강신청 시에 과목의 이름만 적혀있고 그 과목의 강의 시간 은 알 수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거의 모든 강의가 lecture와 seminar로 이루어지 는데, lecture시간은 정해져있으나 seminar시간은 랜덤으로 배정되어서 개강 직전까 지 수업 시간표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게 꽤 스트레스였는데, 수업 세개가 동일한 시간으로 배정되어 그것을 아무리 변경신청을 해도 자꾸 수업시간이 겹치는 곤란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 그냥 international office로 찾아가서 담당자분의 컴 퓨터 화면을 직접 보면서 도움을 받아 수강신청을 하면 해결이 가능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human rights>, <civil society in comparative politics>를 수강하였는데 강의 내용은 무난하였으나 교수님들이 러시아식 영어발음을 사용하셔서 알아듣기 힘 들었고 따라서 추천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비교적 젊은 교수님일수록 영어 발음이 정확한 경향이 있기에 이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룸메이트 가 들었던 <경영 윤리> 수업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것 같아 추천드립니다.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어학당 수업입니다. 수강신청과 별개로, 어학당 담당자에 게 메일이 옵니다. 객관식 문법 문제로 레벨테스트를 비대면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저 는 한국에서 초급러시아어1만 듣고 갔기 때문에 A2에 배정되었습니다. 수업은 3시간 씩 주2회(화,목) 오전반과 오후반 중 가능한 시간대에 선택이 가능합니다. 수업을 들 어보고 교수님께 얘기해서 레벨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오전반에 대체 로 학생이 많았고 저는 오후반을 수강해서 학생이 저 포함 3명뿐이라 좋았습니다. 한 국은 문법위주로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사실상 문법은 다 아는내용이었지만 듣기와 말하기에서 다른 친구들보다 많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러시아인 교수님과 100% 러시아어로 진행하는 수업은 한국에선 흔히 할 수 없는 경험이기에, 그리고 특히 말하 기와 듣기 연습을 할 수 있기에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3. 학습 방법
러시아의 수업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lecture와 seminar로 이루어져 있고, lecture 는 교수님의 강의이며 seminar은 학생들이 참여하여 토론하는 것입니다. 성적 평가 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바로 seminar의 참여도입니다. 교수님이 하신 말씀을 외우기 보다는, 그 주의 수업 주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나 질문거리를 준비해가면 됩니다. 저는 시험도 없고 전부 레포트 대체였어서, 수강 과목에 대해 스스로 많이 생각해보 고 검색해보는 것이 적합한 학습방법이라 생각되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정말 확실한 외국어 습득 요령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틀리든 말든 최대한 많이 말을 해보는 것입니다! 외국에서 살다보면 듣기는 저절로 느는 경향이 있는데 말하기는 절 대 저절로 늘지 않습니다. 실제로 한학기가 끝나고 외국어 실력이 많이 발전한 친구 들의 공통점은 평소에도 말이 많은 친구들이었다는 것입니다. 현지에서 내뱉은 한마 디 한마디는 우리 몸에 빠르게 체화됩니다. 물론 제가 아무리 말해도 러시아인들은 우리의 어설픈 러시아어를 잘 못알아듣지만, 그렇다고 말을 하지 않으면 절대 발전이 없기에 꼭 입밖으로 내뱉는 연습을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5.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러시아는 각 단과대학이 전부 30분~1시간 거리로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수강신청 시에는 이동시간을 반드시 고려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기숙사에서 가장 가까운 캠퍼 스는 40분 정도, 보통은 1시간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마치 우리의 etl처럼, 교환학생들은 모르는데 원래 학교 학생들만 접근할 수 있는 자료실이 있는 수업도 있습니다. 따라서 수업 전에 교수님이나 아니면 같은 수 업을 듣는 학생에게 꼭 이러한 자료실의 존재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V. 생활
1. 가져가야 할 물품
인터넷 검색창에 교환학생 준비물이라고 검색을 하면 많은 분들이 정리해놓은 리스트 가 나오는데, 그것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조금 특이한 준비물들에 대해 서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방한용품: 모자, 목도리, 장갑, 상하의 내복 무조건 필수! 특히 모자의 경우에는 서 양인 두상에 맞춰 제작된 모자라 한국인이 쓰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꼭 구매해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전기장판: 제가 거주한 기숙사는 난방이 아주 잘 되어서 전기장판이 필요가 없었으 나, 러시아 다른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간 분들의 말에 따르면, 기숙사가 추워서 감기 에 걸릴수도 있으니 전기장판을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행책: 여행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든든하고, 즉흥으로 여행을 떠나기에도 좋 습니다.
-샤워기 필터, 기초화장품: 수질이 좋지 않다보니 피부가 안좋아질 수 있습니다.
-얼음틀: 아이스음료 없이 못사는 분들 많으실텐데, 러시아는 애초에 아이스 음료라 는 개념이 없고 모든 음료는 무조건 HOT만 있습니다. 아이스를 마시려면 몇 안되는 스타벅스까지 가야합니다. 얼음틀은 현지에서 구매할 수도 없기에 꼭 가져가세요!
2. 현지 물가 수준
굉장히 저렴합니다. 제가 있을 때에는 환율이 1루블에 16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아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더 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식료품가격이 정말 저 렴합니다. 참고로 밥솥은 필요하지 않고, 현지에서 파는 둥근쌀이 꽤 한국 밥이랑 비 슷하기 때문에 이것을 냄비에 끓여먹으면 됩니다. 한인마트도 꽤 많지만 한국과 비교 해 많이 비싸기 때문에 한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많이 챙겨오시길 추천드립니 다. 모든 것이 저렴한 러시아지만, 옷이나 화장품, 신발같은 공산품은 한국과 가격이 동일하거나 좀 더 비쌀 수 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 식당: 저렴하고 신선한 체인 베이커리가 정말 많습니다. 디저트가 많아서 살찌기 좋은 도시입니다. 류지류뱟, 불로치나야, 쩨흐, 부쉐, 세베르등에 꼭 가시길 바랍니 다.
- 통신: MTC라는 통신사에가서 유심을 구매하고 싶다고 하시면 쉽게 구매 가능하고, 인터넷도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잘 됩니다.
- 교통: 2GIS(지도), 얀덱스택시 어플을 설치하시고 교통카드를 구매하시면 학생요금 으로 저렴하게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은행: 스베르방크에서 쉽게 카드를 만들고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의료: 헬릭스라는 체인점 병원에서 쉽게 코로나 검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가격 은 3~4만원 정도이고 결과도 당일에 빠르게 나왔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ESN이라는 단체에서 여러 가지 행사와 여행을 주최합니다. 인스타그램
@esn_hse_spb를 팔로우하시면 다양한 소식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혼자 여행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단체로는 참여하지 않았고, 에스토니아와 헬싱키에 각각 버스, 배를 타고 다녀왔으며 기차를 이용해서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 국내 도시도 약 7개 정도 여행하였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치안이 안좋지는 않으나 그래도 여전히 인종차별로 인한 범죄가 일어난다고 들었습 니다.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마시고 꼭 최소한 한명의 현지 친구를 동반하시고, 큰 길 위주로 다니시길 바랍니다.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여권을 항상 들고다니시고, 소매치기를 주의하시고, 미그레 이션 카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러시아에서는 스푸트니크 외의 백신을 아직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로 된 접종 확인서를 반드시 소지하고 다니시길 바랍니다.
6.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기숙사에는 베개와 이불이 있고, 커버도 제공되며 매주 수요일마다 바꿀 수 있습니다. 기타 필요한 것은 이케아에 가서 살 수 있고 저는 두꺼운 이불, 스탠드, 방석, 빨래바구니 등을 사 왔습니다.
-책이 정말 싸기 때문에 러시아어 교재는 들고 오지 마시고 현지에서 사시는 걸 추천드립니 다.
-환전의 경우,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 톡방이 있는데 그곳에 들어가셔서 좋은 환율로 환전하실 수 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생각보다 잔잔했지만 또 생각보다 순조롭진 않았던 교환학생이었습니다. 상트 공항 에 도착한 순간부터 아무리 기다려도 캐리어가 나오지 않아서 알고봤더니 내 캐리어 는 아직 모스크바에 있던 일, 마음 졸이면서 3일만에 캐리어를 받았던 일, 혼자 에스 토니아 여행을 갔었는데, 돌아오는 러시아 국경에서 “당신은 러시아연방법 몇조에 의 해 입국이 거부되셨습니다” 하고 쫓겨나서, 눈 내리고 깜깜한 철조망 국경을 터벅터 벅 넘어 에스토니아까지 걸어가서 왜 왔냐는 질문에 “러시아에서 쫓겨났어요..하루만 받아주세요..” 한 일, 새벽에 아무도 없는 국경지대를 걸어 버스를 타고 우여곡절 끝 에 상트에 돌아온 일부터 오랜만의 대면수업과 수업분위기에 적응못하고 두려워했던 날들, 화려한 넵스키대로에 감동하고 꼭 향수를 뿌리고 걷고 싶은 도시라고 생각했던 초반부터, 나중에는 찬 공기를 맞으며 바라보는 흐릿한 러시아의 하늘이 아름답게 느 껴지던 순간들,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 순간들, 배움이 마냥 설레는 두근거림이었던, 러시아인 교수님이 가르치는 3명 소수정예 러시아어 수업,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오 히려 생각을 비우고 시각적인 것들에 집중할 수 있던 날들, 한국에서 나를 괴롭히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전혀 두렵지 않던 하루하루, 새 친구를 사귀기 위한 질문 리스트 도 만들었던 일, 가족이 별로 보고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통화하고나니까 더 그리워 지던 시간들, 시차 적응 안돼서 일찍 일어났던 아침 밖에 나가서 폐에 찬공기가 가득 차고 마음도 부풀고 여기 온 내가 꿈만 같이 느껴졌던 날들, 수업시간이 언젠지도 모 르고 일단 신청하고 봐야하는 이상한 수강신청 시스템 때문에 고생하고 스트레스 받 던 날들, 한국에 데려가고 싶은 너무 맛있는 베이커리의 디저트들, 학교 카페에서 메 뉴에 없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니 아이스? 아메리카노? 너무 당황해하시던 직 원분의 모습.. 아메리카노를 아이스로 해달란거는 너무 생소한 부탁이라며 졸지에 황 당한 사람이 되어버렸던 경험, 황홀했던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 공연과 나를 압도시킨 유명한 러시아의 작품들, 국제 학생들이 모인 보트파티에서 마음이 뻥 뚫리다 못해 네바강 한가운데에서 바라보는 상트의 야경에 끝을 모르게 올라가던 텐션, 창틀에 걸 터앉아 풍경보며 멍때리기, 평일 한낮에 공원 벤치에 앉아 즐기는 여유, 죽어서 여기 묻히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아하던 학교 근처 공원, 내가 영화 주인공인 것처럼 거리 를 걷는 법, 러시아 친구의 집에 초대받은 고마운 기억, 일을 너무 못해서 한국인의 인내심을 테스트 하던 사람들, 그리고 무작정 떠났던 여행들에서 생긴 크고 작은 인 연들과 사건들, 내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고 죽기 직전에도 꺼내보 고 싶을 기억들, 곱씹을수록 단내나는 기억들. 비록 모든게 얼렁뚱땅이지만 너무나도 자유롭고 여유로운 도시라 사랑할 수밖에 없던 상트의 나날들. 이젠 보내주어야만 하 지만 이 시간들을 흘러간 꿈으로 두지 않고 저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면 좋겠습니 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국제협력본부와 직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