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안녕하세요? 산림환경학전공 16학번 박시연입니다. 저는 4학년 2학기에 졸업을 한 학기 유예하고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3학년 여름방학에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주관하는 Global Challenger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을 방문한 후, 해외 대학에서 수학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독일 대학교에 방문해서 교수님과 인터뷰했던 경험이 인상 깊었기 때문에 파견대학을 독일로 결정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대도시가 소도시에 비해 교환학생 수도 많고 생활하기에도 편할 것 같아서 뮌헨과 베를린 중 고민하다가 뮌헨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II. 세부 경험 내용
기숙사
교환학생 파견 전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아마 비자와 기숙사 문제일텐데요, 뮌헨은 독일 내에서도 집값이 비싸고 집 구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도시이지만 한국에서 파견된 교환학생이라면 기숙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학마다 기숙사가 딸려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뮌헨에서는“Studentenwerk”라는 단체에서 기숙사를 관리합니다. 기숙사는 한 군데에만 있는 게 아니라 뮌헨 곳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LMU 지원 당시 Application을 작성하며 기숙사를 배정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면, LMU의 Housing-Incoming 담당자로부터 ‘Studentenwerk 측에서 기숙사를 배정해줬다’는 메일을 받습니다. 기숙사 임대 기간은 Summer semester는 3/1 ? 7/31, Winter semester는 9/1 ? 2/28 입니다.
LMU 교환학생의 경우 대부분 U3 Olympiazentrum역에 위치한 Olympiadorf 또는 U6 Studentenstadt역에 위치한 Studentenstadt에 기숙사를 배정받게 됩니다. 두 기숙사 모두 학교 본관이 있는 Universitat역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어요. Studentenstadt는 전체적인 시설이 Olympiadorf보다 낡았습니다. 방을 잘못 배정 받으면 벌레도 굉장히 많이 출몰한다고 하더라구요. 대신 파티가 자주 열리고 학생들끼리 교류하기 좋은 분위기라고 하니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고려해 볼만 합니다. 또한 Garching 캠퍼스를 이용하는 TUM 자연계열 학생들은 Studentenstadt가 훨씬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 거기로 배정해 주는 듯합니다. 제가 이번 학기에 만난 LMU 한국 교환학생 분들은 거의 다 Olympiadorf 혹은 Studentenstadt의 개인 욕실+개인 주방이 딸린 방에 배정 받았습니다.
저의 경우 Olympiadorf에 배정 받았는데, 여기가 제일 좋습니다. 꼭 Application 작성할 때 Olympiadorf 배정해 달라고 쓰세요!! 서류에 보면 개인 욕실 + 개인 주방 / 개인 욕실 + 공용 주방 / 공용 욕실 + 공용 주방 중 하나라고 적혀 있는데 Olympiadorf의 경우 99% 개인 욕실 + 개인 주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Olympiadorf에도 주방이나 욕실을 공유하는 Flat 형태의 건물이 있긴 하지만 한국 교환학생은 개인 욕실과 주방을 갖춘 Bunglaow(독채) / Hochhaus(고층건물) 중 하나에 배정되는 듯합니다. Internet access는 있지만 wifi는 없으니 공유기는 따로 준비하셔야 해요. 저는 Hochhaus에 살고 있는데 한 달 기숙사비는 342유로입니다. 친구가 살고 있는 Studentenstadt의 개인 욕실과 개인 주방이 딸린 방은 270유로니까, Studentenstadt가 확실히 저렴하긴 하죠. 보증금은 첫 달에 350유로를 지불했습니다.
비행기 예매할 때 주의하셔야 할 게, 기숙사 서류에 사인 가능한 시간을 잘 생각해야 해요. 입주 첫날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기숙사 계약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기숙사 키는 서류 사인하자마자 주는 게 아니라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또 다른 장소에서 받아야 합니다. 기숙사 입주 당일에 독일에 입국하는 경우, 공항에서 시내까지 오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뮌헨 공항에 오전에 도착하는 비행기여야 마음 편히 기숙사 계약이 가능한거죠. 아예 일찍 독일에 입국하시는 분들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요.
저는 기숙사 입주일보다 늦은 9월 3일에 뮌헨에 도착했고, 9월 4일에 기숙사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9월 2일 이후 도착하는 경우 월, 수, 금엔 9시부터 12시까지만, 화, 목에는 그에 더해 2시에서 4시까지 기숙사 오피스가 운영합니다. 그래서 첫날은 친구와 기숙사 근처 호텔에서 숙박했습니다. 기숙사 오피스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은 <Arthotel ANA im Olympiapark>입니다. 진짜 오피스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요… 추천합니다. 저는 H2 호텔에서 숙박했는데 오피스까지 걸어서 15분, 지하철로는 한 정거장 거리입니다. 호텔 바로 앞이 지하철역이라 갈만 했어요. 호텔 체크아웃하기 전에 얼른 오피스 가서 사인하고, 다시 호텔 돌아와서 짐 챙겨서 2시에 키 받으러 갔습니다.
2. 비자 (residental permit)
독일 교환학생의 경우 대부분 독일에 와서 비자를 받습니다. 한국에서 받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독일에서 받는 게 절차적으로 간단하기 때문인데요. 독일에서 비자를 받으려면 테어민을 잡은 뒤, 1) 안멜둥 서류, 2) 재정증명서, 3) 보험가입증명서, 입학허가서, 그리고 여권과 여권 사진을 들고 KVR(외국인청)에 가면됩니다. 비용은 한 학기 교환학생 기준 56유로입니다. 입학허가서, 여권, 여권 사진은 한국에서 준비해 가는 서류이니 넘어가고 앞의 세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안멜둥 서류
독일에 입국해서 기숙사 계약을 완료했다면 2주 안에 안멜둥(거주지 등록)을 해야 합니다. 저는 기숙사 계약 바로 다음날에 KVR에 가서 안멜둥을 했습니다. 준비물은 여권, Wohnungsgeberbestatigung(landlord confirmation)입니다. 비용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긴 이름의 서류는 <Ihre Wohnungsgeberbestatigung vom Studentenwerk Munchen (Einzug) / Your landlord confirmation from Studentenwerk Munchen (move-in)>라는 제목의 이메일로 받게 됩니다. KVR은 월수금은 7:30부터, 화목은 8:30부터 여는데 저는 목요일에 1시간 정도 일찍 가서 기다렸습니다. 안멜둥 테어민 잡는 곳은 ground floor(한국 기준으로 1층)에 있습니다. 문 열자마자 보이는 인포메이션을 뒤로 하고 쭉 걸어가면 나옵니다. 테어민을 잡으면 대기번호와 방번호가 적힌 종이를 주는데, 모니터에 본인의 대기번호와 방번호가 뜨면 그 방을 찾아가면 됩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 뿐이지, 안멜둥 업무 자체는 금방 끝납니다. 첫 행정업무라서 괜히 긴장했는데 어차피 영어도 다 통하고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이 때 받은 서류를 비자 받을 때까지 잘 가지고 계시면 됩니다.
2) 재정증명서
독일의 다른 도시는 재정증명을 위해 슈페어콘토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뮌헨은 슈페어콘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뮌헨시 홈페이지에는 슈페어콘토가 필요하다고 적혀있지만 제가 아는 뮌헨 교환학생들은 모두 일반 계좌의 잔고 내역을 인쇄해 간 걸로 무사히 비자를 받았습니다. 비자 받으러 가는 날 기준으로 남은 독일 체류 개월 수*853유로가 계좌에 들어있으면 됩니다. 예전에 720유로였는데 2019년 하반기부터 853유로로 인상되었습니다.
3) 보험가입증명서
독일 대학에서는 보험 가입을 요구합니다. 공보험, 사보험이 있는데 공보험이 가격이 비싼 대신 보험을 사용하게 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절차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그냥 마음 편하게 공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공보험에는 TK와 AOK가 있는데, 뮌헨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TK에 가입합니다. 중앙역 근처에 위치한 TK 사무실에 가서 LMU 교환학생인데 보험에 가입하고 싶다고 하면 됩니다. 보험비는 한 달에 약 100유로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보험가입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서류가 다 준비되었으면 테어민을 잡습니다. 한국인의 경우 쉥겐 조약에 의해 90일까지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90일이 끝나갈 때쯤 비자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미리미리 비자를 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뮌헨은 이제 월, 수, 금의 경우 온라인으로만 테어민을 잡을 수 있습니다. KVR 영업 30분 전부터 온라인 페이지에 당일의 테어민이 풀립니다. 티켓팅하듯이 얼른 테어민을 잡으시면 되는데, 주의하셔야 할 점은 30분 전에 땡하고 자리가 다 풀리는 게 아니라 어떤 날은 정각에, 어떤 날은 6분 쯤 뒤에, 또 어떤 날은 10분 넘어서 자리가 풀립니다. 그러니까 정각에 테어민 자리가 안 났다고 해서 당황하지 마시고 계속 새로고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테어민이 안 풀리는 날도 있긴 해요... 테어민만 잡으셨다면 가서 비자를 받는 것은 수월합니다.
3. 수업 및 어학코스
*수강 과목
Seminar: Current topics in cell biology and physiology of plants
Smartphone video 'document'ation of my exchange semester at LMU
수업 유형은 크게 Lecture와 Seminar로 나뉩니다. Lecture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형의 강의이고, Seminar는 발표 및 토론 위주의 수업입니다. 저는 원래 산림과학부지만 LMU에는 산림과학부가 없기 때에 Biology로 지원했습니다. 걸 미리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Biology 수업이 열리는 캠퍼스는 U6 노선 종점의 Klinikum Großhadern역에서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야 합니다. 아쉽게도 Biology의 학사 과정에서는 영어 강의가 거의 열리지 않고, 교환학생이 10명밖에 없더라구요. 본 전공이 생명과학부가 아니기 때문에 석사 과정 수업을 따라가는 데는 어려움이 클 것 같아 전공 수업은 Seminar 하나만 수강했습니다. 최근 논문을 읽고 정리해서 20분 가량 발표하는 수업이었습니다. 또 교환학생 대상으로 열리는 영상 만드는 수업을 수강했는데 명이 한 조가 되어 LMU에서의 교환 학기를 담은 짧은 영상을 만드는 수업이었습니다. LMU에 지원할 당시에는 19-20 winter semester 수강편람이 아직 업로드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전년도 수강편람을 보고 수강할 과목을 결정했으나, 이번 년도에는 제가 들으려고 했던 Lecture가 개설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할 학점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을 적게 듣는 걸로 결정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강의 선택의 폭이 좁은 점을 유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강신청은 서울대학교처럼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Lecture의 경우 LSF라는 수강편람 사이트에서 시간표에 강의를 담아두고 학기 말에 시험 등록을 하는 방식입니다. Seminar는 학기 초에 등록하는데, LSF에서 등록해야 할 수도 있고, 교수님께 직접 메일을 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전공별로 진행되는 orientation에서 알려줍니다.
어학코스는 학기 시작 전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어학코스와, 학기 중에 진행되는 어학코스가 있습니다. 학기 시작 전 어학코스는 매일 네 시간씩 진행되는데 이 어학코스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기에 좋은 기회입니다. 저는 학기 중에 진행되는 어학코스만 수강했는데 제가 속한 반은 대학원생이 많아서 다들 굉장히 바빴습니다. 또 저녁에 수업이 열리기 때문에 끝나고 약속을 잡기가 애매합니다. 반면에 학기 전 어학코스는 개강 전 여유가 있는 학부생들이 많이 수강하기 때문에 같이 밥을 먹거나 피크닉을 가기도 합니다. 2학기의 경우 옥토버페스트도 있기 때문에 함께 축제를 가기도 합니다.
4. 생활
1) 통신, 교통
유심은 독일의 대형마트인 ALDI에서 판매하는 ALDI TALK을 사용하였습니다. 마트에서 Starter Kit를 구매한 뒤 영상통화로 유심을 개통할 수 있습니다. 전화&문자 무제한+데이터 4GB에 한 달 12.99유로로 독일의 다른 통신사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스위스를 제외한 유럽 국가에서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전화, 문자가 포함되지 않은 요금도 있습니다. 독일에 도착한 다음 날 바로 개통했습니다.
교통권의 경우 학생은 Semester ticket을 이용하는데, 한 학기 195.70유로입니다. 다만 학기가 시작하는 10월부터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9월에 입국하신다면 한 달 동안은 따로 교통권을 끊으셔야 합니다. Semester ticket은 U반, S반, 버스, 트램 모두를 커버합니다. 한국처럼 교통권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복 검표원들이 불시에 검표하는 방식이므로 교통권 까먹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벌금은 60유로입니다. Semester ticket은 학생증과 함께 소지해야 유효합니다.
2) 은행
은행의 경우 독일의 카카오뱅크라 불리는 N26을 이용했습니다. 보안 관련 이슈가 있다고 들었으나 도이치방크나 슈파카세에 비해 훨씬 편리합니다.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영상통화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한국과 달리 독일 계좌끼리 계좌이체를 해도 바로 이체되지 않는데 N26 사용자끼리는 바로 이체가 됩니다. 또한 독일 출국할 때 계좌를 닫지 않아도 됩니다. 카드는 배송되는 데 5일 정도 걸렸고 카드 비밀번호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ATM기기에서 현금 출금하는 것은 한 달 5회 무료입니다. 독일 외의 국가에서 카드를 사용해도 수수료가 따로 붙지 않습니다. 다만 해외에서 현금 출금할 때는 기기에 따라 수수료가 있는 경우도, 없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해외송금은 카카오뱅크를 이용했습니다. 500만원까지는 수수료 5000원, 그 이상은 10000원이고 환율도 괜찮게 적용되더라구요. 그리고 주말 제외하고 하루 이틀이면 송금이 완료되어서 좋았습니다. 해외여행 시 많이 이용한다는 하나 비바 G 카드와 신한 글로벌 멀티 카드도 다 챙겨왔는데 거의 이용하지 않고, 해외송금을 받아 N26카드만 이용했습니다.
3) 식사
독일의 외식 물가는 한국보다 비싸고, 식료품 물가는 한국보다 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환학생이 직접 요리를 해먹습니다. 혼자 살아본 것이 처음이라 요리를 해 본 적이 거의 없어 걱정했는데 실력이 금방 늘었습니다. 일반 식료품은 Olympiadorf 내에 위치한 Edeka에서 주로 구매했습니다. 가끔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의 Olympia-Einkaufzentrum역에 위치한 Aldi도 갔습니다. 전체적으로 Aldi가 Edeka에 비해 물건이 저렴합니다. Goetheplatz역에 한인마트가 있지만 중앙역에 대형 아시아 마트인 Go Asia가 개점한 이후로 한국 식료품은 Go Asia에서 구매했습니다. 규모도 크고 가격도 저렴할뿐더러 할인 행사도 합니다. 뮌헨은 대도시라 웬만한 한국 식료품 구하는 게 어렵지 않으니 입국할 때 굳이 많이 챙겨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져올 식품으로 추천드리는 건 블럭국, 코인 육수처럼 무게 별로 안 나가고 국물 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저는 괜히 무게 많이 나가는 캔김치 챙겨온 게 제일 후회돼요.
식기도구는 Woolworth에서 구매했습니다. 한국의 다이소 느낌입니다. 냄비, 후라이팬, 그릇은 쓸 만 했는데 포크, 나이프, 칼, 가위는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 IKEA에서 구매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올 때 라면포트 하나를 챙겨왔는데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초반에 구매하지 않아 후회한 물건은 밥솥입니다. 밥솥 사는 게 아까워서 냄비밥을 해먹었는데, 10-20유로 선이면 1인용 전기밥솥을 구매할 수 있으니 밥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쌀은 아시아마트에서 대용량 쌀을 들고 올 자신이 없어서 Edeka에서 500g에 1유로 하는 Milch reis를 사 먹었습니다.
4) 생필품, 기타 물품
독일은 dm, Rossmann 등 드럭스토어가 잘 되어 있어서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생필품 구하기가 쉽습니다. 저는 피부가 예민한 편이 아니라서 기초 화장품의 경우 dm의 저렴한 PB상품을 사용했어요. 파운데이션, 쿠션, 색조화장품은 그냥 한국에서 쓰던 것들을 들고 왔습니다. 렌즈액도 dm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는 여행용 렌즈액의 경우 인공눈물처럼 소포장되어 있는 제품밖에 못 봤습니다. 생리대는 대체적으로 한국 제품보다 얇은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 못 찾은 것들은 바로 고무장갑과 욕실화입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꼭 챙겨오세요.
[독일 유학생들의 네트워크], [뮌헨 한인 학생회] 등의 페이스북 그룹에서 중고 물품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Olympiadorf의 경우 [Oly-Dorf “Bungalow-village”und Hochhauser]라는 페이스북 그룹이 있습니다. 중고거래 뿐만 아니라, 사소한 문제가 생겼을 때 그룹 내 검색을 이용해서 해결책을 찾은 적도 있으니 가입해 두시는 걸 추천합니다.
5. 여행
저는 원래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유럽여행도 교환학생의 큰 목표였습니다. 6개월의 기간 동안 13개국 약 30개 도시를 여행했으니 어느 정도는 목표를 달성한 것 같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첫 한 달입니다. 2학기의 유럽은 날씨가 정말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9월에는 날씨가 좋기 때문에 어학코스도 신청하지 않고 많이 여행을 다니려고 했으나 그 기간에 생각보다 여행을 많이 다니진 못했습니다. 유럽에 오면 어디로든 떠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혼자 사는 게 처음이라 적응 기간이 필요했고, 9월 중후반이 되자 옥토버페스트와 겹쳐서 그런지 비행기표와 기차표가 다른 기간에 비해 훨씬 비쌌습니다. 학기 시작 전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한국에서 교통편을 미리 에매하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교통은 Omio라는 어플로 기차, 버스, 항공권 가격을 비교한 뒤 괜찮은 교통수단을 찾으면 그 회사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서 예매하였습니다. Omio에서 예약하면 수수료가 붙을 때도 있고, 대행사이기 때문에 교통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도움을 받기가 비교적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차를 많이 탈 줄 알고 DB(도이치반) 반카드까지 신청했는데 생각보다 기차 가격이 비싸서 그냥 몇 시간 더 긴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예 먼 거리만 비행기를 탔습니다. 버스는 Flixbus를 주로 이용했는데, 노선에 상관없이 무조건 20유로로 이용할 수 있는 코드를 홈페이지에서 5개 묶음으로 판매합니다. 친구와 나눠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에 가면 MESA라는 단체가 있는데 MESA를 통해 10유로에 esn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esn카드가 있으면 유럽의 대표적인 저가항공인 라이언에어를 15% 할인 받을 수 있고, 캐리어 하나를 무료로 추가할 수 있습니다. 원래 유럽의 저가항공은 짐 추가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굉장한 혜택입니다. 다만 무조건 여행 한 달 전에 예매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고, 뮌헨 공항에는 라이언에어가 거의 취항하지 않습니다.
숙소는 호텔, 호스텔, 한인민박, 에어비앤비 등 다양하게 이용했습니다. 한인민박을 제외하면 슬리퍼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슬리퍼를 챙겨 다니시면 편합니다. 외식 물가가 비싼 도시에서는 취사가 가능한 에어비앤비나 호스텔을 이용해서 경비를 아꼈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졸업을 미루고 온 교환학생이라 처음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들을 수 있는 수업의 폭이 좁았기 때문에 학업적인 부분에서는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진작 오지 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로 저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했으며, 혼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한국에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도와줄 주변 사람들이 많았는데, 타지에서 홀로 살아가다 보니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생기더라구요. 또한 아무래도 한국에서 학교생활을 할 때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뮌헨 생활에 크게 만족했습니다. 뮌헨은 치안이 좋은 편에 속하며, 지하철이나 거리의 청결 상태도 높았습니다. 유럽 여행을 다니다 보면 소매치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일상생활 공간인 뮌헨에서는 소매치기 걱정에서 자유로워 좋았습니다. 그리고 TUM까지 포함하면 한국인 교환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을 쉽게 만들 수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혹시 귀국보고서를 읽은 후 궁금한 점이 있다면 siyeonms@snu.ac.kr 로 연락주세요. 저도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던 편이라,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열심히 답장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