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교 들어오기 전부터 교환학생 가는 것은 버킷리스트이자 하나의 대학교 로망이었습니다. 우리나가 아닌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며 많은 친구를 사귀고 영어를 배우며 즐겁게 생활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치의학 학사과정 마지막 학년이고 이번 학기에만 전공 필수 수업이 없다보니 본과 올라가기 전에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외국에서 오랜 기간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책으로 배우는 영어가 아니라 진짜 생활 속 영어를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이번 교환생활을 통해 좀더 자발적이고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고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작년에 SNU in the World Program 으로 호주에 다녀왔었는데 그때 3주 동안 짧게 경험했던 호주는 너무나도 제게 꼭 다시 오고 싶은 나라였고, 그래서 교환학생으로 좀 더 길게 호주의 생활을 누리고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ANU는 캔버라에 위치해있습니다. 캔버라는 호주의 수도이지만 시드니와 멜버른과 같이 번잡한 도시가 아니라 훨씬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시골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고, 차 타고 15분 정도만 외곽으로 가면 바로 넓은 들판과 농장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점은 자연이 너무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ANU는 research 로 유명한 학교이고 학생들이 자신의 degree를 스스로 설계할수 있는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은 우선 자신의 degree를 정하고 Major와 Minor을 정할 수 있으며 double degree, double major, double minor를 정할 수 있고 또한 specialization 도 할 수 있습니다. 행정수도인만큼 정부기관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의회부터 시작해서 전쟁기념관, 도서관, 미술관등을 볼 수있고, 계획도시이기 때문에 길도 언덕하나 없이 반듯하고 교통시설도 잘 되어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크게 비자 신청과 기숙사신청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비자 신청은 호주비자를 발급하는 ETA 라는 싸이트에 들어가서 각종 서류를 증명하고, 호주에 가는 사유를 쓰는 절차를 거치면 발급이 가능합니다. 어렵지는 않지만 다소 많은 페이지의 서류를 잘 읽어보고 클릭하고 파일을 업로드하고 사유를 작성해야하기 때문에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류 작성하는 시간은 오래걸려도 신청을 하고나면 저 같은 경우 하루만에 비자 허가가 나왔기 때문에 비자를 받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은 기숙사 지원 방법입니다. off campus에서 사는 교환학생들도 여럿 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학교 생활하고 친구들과 많은 추억을 쌓고 싶다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ANU 수학 허가를 받고 나면 학교에서 교환학생들에게 메일로 기숙사 지원방법등을 보내줍니다. 기숙사같은 경우 ANU 홈페이지에서 기숙사를 비교해보고 자신이 맘에 드는 기숙사를 선택하면 됩니다. 제일 고려해야 할 것은 기숙사 음식이 제공되느냐 안되느냐입니다. 저 같은 경우 직접 요리해서 먹는 것이 더 싸기도 하고 친구들과 요리를 해먹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음식 제공이 안되는 기숙사를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요리하는 것이 귀찮거나 장을 보러나가고 요리하는 시간을 줄여서 그 시간을 더 많이 활용하고 싶다면 음식이 제공되는 기숙사를 지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학부생만 사용가능하거나 대학원생만 사용가능한 기숙사가 있기 때문에 그런 기숙사를 잘 보고 선택해야 합니다. 기숙사 지원할떄 보증금을 미리 내고 나중에 교환학생이 끝나고 체크 아웃을 하고 나서 이상이 없으면 2~3주 정도 후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장학금 신청을 미리 해야 합니다. 저는 OIA에서 받는 장학금을 아쉽게 탈락하였지만 OIA에서 주는 장학금이나 다른 여러 가지 장학금의 기회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지원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했던 교환 생활이었지만 제가 생활했던 캔버라 지역을 더 세심하게, 더 오랜 시간동안 즐기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한국보다 늦게 퍼져서 3월 중순까지는 일상생활을 하다가 lockdown 이 들어가면서 거의 기숙사에서만 생활을 해야했습니다. 학교생활과 기숙사생활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학교생활입니다. 학기가 시작하기 한 주 전에는 orientation week 이 열립니다. 이 때에는 ANUSA 라고 ANU Students’ Association 이라는 학생회에서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프로그램을 개최합니다. 하루에도 5가지가 넘는 행사를 개최하고 식당, 음식점 할인이나 동아리 가입비 할인 등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케줄을 조정해서 가능한 많은 활동에 참가하였습니다. 아침 요가, 자전거 투어, 공연 관람 등의 행사에도 참여했고, 시간관리, 학업관리등의 강연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교환학생들만 따로 모아놓고 하는 설명회, 행사등도 있었는데, 그 활동에서 뱀, 거북이, 도마뱀 등의 파충류 체험하는 활동도 하였습니다. 국제학생들을 모아놓는 행사도 있어서 그 행사에서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모든 학생들 대상으로 무료로 영어 워크샵을 개최합니다. 우리학교의 CTL처럼 EWES(English Wellbeing Enhancement Series) 이라는 기관인데 일주일에도 10개가 넘는 워크샵이 매주 있기 때문에 시간 될 때 신청해서 영어 공부를 하였습니다. 또한 에세이 쓰기를 도와주는 활동도 있어서 학업관련해서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ANU 의 한과목 학점은 6학점으로 이루어지고 보통 4개의 과목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강의는 일주일에 두시간 혹은 세시간으로 이루어지지만 각 과목마다 튜토리얼이 일주일에 한번씩 있어서 수업내용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고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과제와는 별도로 읽어가야하는 읽기 자료가 많아서 자료를 읽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습니다. 공부할 때 좋았던 점은 모든 강의가 녹화되어 싸이트에 올라오기 때문에 복습을 하고 싶을 땐 언제든지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6주하고 2주 방학이 있고 6주한 후에 시험기간이 있습니다. 따라서 2주 방학동안 쉬면서, 또는 12주가 끝나고 시험 공부에 전념해서 공부를 할 수있었습니다. 시험기간에는 친구와 같이 도서관에가서 밤 늦게까지 공부하고 돌아오기도 하였습니다.
다음은 기숙사 생활입니다. 교환생활이 거의 기숙사 생활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숙사에서 대부분의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특히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많은 시간을 기숙사에서 보내야 했고, 모든 domestic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다소 여유로운 공간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3월 중순까지는 정상적인 기숙사 생활을 하였습니다. 기숙사에서는 학기 시작 2주전부터 정말 많은 프로그램을 개최하는데 이 기간동안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습니다. 아침 조깅, 등산가기, 헬스장 가서 운동하기, 커피숍 가기, 브런치 먹기, 시내로 장 보러 나가기, 저녁 같이 해먹기, 영화보기, 식물 심기, 그림 그리기, 아이스크림 사러가기 등의 행사가 있는데 그때마다 모이는 친구들끼리 인사하고 친해지고 활동을 같이 하면서 추억을 쌓을 수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파티도 자주 열립니다. 파티마다 주제가 있어서 그 주제에 맞게 옷을 입고하는 파티도 있습니다. domestic 친구들이 떠나고 나서는 international 친구들과 같이 지내게 되었습니다. 소수의 인원이다 보니 더 친밀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기숙사 공용공간 사용이 금지되고, 부엌에서는 식탁과 의자가 없어지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인원도 제한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환경 속에서도 같이 장을 보러 가거나, 요리를 해서 나눠먹거나, 방에서 영화를 보고, 소풍을 가고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등의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부엌에 오븐이 많다보니 친구들하고 심심하면 베이킹을 많이 해서 영화를 보면서 나눠먹거나 카드게임을 하면서 먹기도 하고 도서관을 갈 떄면 간식으로 챙겨가기도 하는 등 소소하지만 즐겁게 생활하였습니다. 학기말이 되면서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캔버라 맛집, 카페도 같이 놀러가기도 하였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후회되는 거 하나 없이 너무 잘 선택했고 잘 즐기다가 돌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 때문에 보통 상상하는 교환학생 생활은 아니었지만, 덕분에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특별한 교환학생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3월 초쯤 친하게 지내던 domestic 친구들이 전부 기숙사에서 나가서 속상하기도 하였지만 남아있는 international 친구들끼리 더 친밀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까지만 해도 영어 실력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가 있는 동안 제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영어도 많이 늘있고, 또, 각양각색의 국적을 가진 친구들과 사귀면서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이 길러졌으며,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건강, 개인의 생활에 집중하며 자신을 가꾸고 통제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기관리과 시간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여유를 즐기는 방법 등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짧게 6개월만 있다가 가야한다는 생각 덕분인지 모든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했고 그래서 호주에서 경험한 모든 활동들이 기억에 남고 추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서투르면 서투른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도움을 구하고, 그런 저에게 항상 도움을 주시는 분들,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너무나 감사했고, 그런 나에 대해 더 잘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으로 가족들과 떨어져서 비행기도 혼자 타보고 기숙사 생활도 처음 해보는 것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교환 지원하는 서류작업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들을 혼자 해보고 나니까 한층 더 성숙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만 바라보던 자연, 한국에서만 느끼고 경험하던 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와 문화를 경험하고 매일 봐도 질리지 않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