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교 2학년이 끝날 때쯤, 문득 절반 가량이 지나간 제 대학생활을 돌아봤습니다. 돌이켜보니 참 열심히도 달려왔더군요. 치열했던 공부에서 벗어나 새로운 여유를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해야 하는 공부가 아닌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고민 없이 여유를 즐기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런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보기 위해 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라는 나라를 선택했던 건 유럽의 문화를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한국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다양한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 공존하는 곳이라는 일종의 낭만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실질적으로는 네덜란드 내에서 영어 사용이 자유롭다는 점이 제 선택을 가장 크게 좌우했습니다. 유럽권 언어를 오랜기간 공부해본 적이 없기에 영어가 잘 통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최우선 기준이었고, 주변국을 다니기에 비교적 편한 위치에 존재한다는 것도 매력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II. 세부 경험 내용
개요
Leiden은 암스테르담, 헤이그, 로테르담 등 네덜란드 주요 도시 모두와 인접해있으며 아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대학도시입니다. Leiden University는 Leiden 시내 곳곳에 각 단과별 도서관과 건물이 흩어져있는 형태로 존재합니다. 인문학, 법학이 유명한 곳이며 네덜란드에서 유일하게 한국어학과가 존재하는 대학교이기도 합니다. 또한 제가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었을 당시에는 개교 444주년 행사를 했을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학교입니다.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교환학생 프로그램 담당자와 이메일로 연락하며 진행됩니다. 우선 처음에 수강신청과 학교 교환 프로그램 등록을 할 수 있는 사이트를 안내받고, 사이트에 원하는 과목을 기입합니다. 이후에 프로그램 담당자한테 이 과목이 admit되었는지 연락을 주고받으며 거절된 과목은 새로운 과목으로 바꾸어 등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수강신청은 네덜란드에 도착하고 나서도 일부 바꿀 수 있다고 들었기에, 너무 큰 부담을 가지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저의 교환학생 생활을 가장 발목 잡는 일이었습니다. 기숙사 신청 서류를 deadline 직전에 보냈더니 이미 기숙사 공급이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리하여 큰 혼자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혼란스러워서 네덜란드 부동산 사이트를 모두 찾아보았고, 결국은 facebook page 중 저처럼 기숙사를 살지 못하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leiden housing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하우스쉐어를 구했습니다. 간략하게 서술하였지만 사기를 당할 뻔 하기도 했고, 네덜란드에서 생활하는 도중에 집 계약이 끝나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하는 등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기에 꼭 기숙사 신청을 빠르게 하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출국하시길 바랍니다.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Student and Educational Affairs (SEA) 본부가 교환학생 안내를 담당해주고 계십니다.
Ms. Fatima Jouhri
International Programmes Officer Exchange
Leiden University | Student and Educational Affairs (SEA)
Gravensteen | International Relations
Pieterskerkhof 6 | 2311 SR Leiden
(t) +31 (0)71 527 3587
<학업>
수강 과목
1) Dutch Painting
네덜란드 미술사에 관한 수업입니다. 네덜란드 미술사의 큰 흐름을 이루는 작가들을 필두로 작품에 사용된 기법, 작가들의 특징 등을 배우게 됩니다. 렘브란트, 반 고흐, 몬드리안 등의 유명한 화가들 역시 접하실 수 있게 됩니다. 수업은 lecture로만 구성되어 있고, 교수님의 강의식 수업으로 진행됩니다. web lecture를 올려주시기 때문에, 만약 수업에 불참하게 될 경우 그 부분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보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네덜란드 화가들의 작품을 디테일하게 배운 후에 바로 미술관에 가서 그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네덜란드 교환학생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되어서 더욱 뜻 깊었던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렘브란트와 반 고흐에 대해 배우고, 국립미술관에서 그들의 작품을 실제로 대면하는 감격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2) Dutch Debate
네덜란드의 정치, 사회, 문화, 역사 등에 대해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관련 reading을 읽어온 후에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토론하는 수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네덜란드의 복지체계에 관한 수업과 토론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한 주는 수업을 듣고 한 주는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다양하게 섞어 토론하는 그룹을 만들어주십니다. 한 그룹에 정말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각 나라의 이야기와 다채로운 의견들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이 수업의 즐거운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우선 수업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고, 외국인 친구들과의 대화 역시 영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가 훨씬 더 친숙해질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다만 이는 내가 영어 공부를 하고 바로 활용할 수 있기에 영어 실력을 상승시키기 좋은 ‘환경’인 것이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영어 실력이 알아서 늘거라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환학생으로서 빡센 공부를 하고싶지는 않아서 그리 공부에 시간을 투입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영어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가 계신 분이라면 본인이 공부한 만큼 이 환경을 잘 이용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정말 모두 영어를 잘합니다. 기타 유럽권 국가를 여행하다가 네덜란드로 처음 입국했을 때, 사람들의 영어 실력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네덜란드어 자체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고,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기에 영어 실력을 높이기에 좋은 환경일거라 생각합니다. 네덜란드어는 본인이 공부하지 않는 이상, 마트에서 장 볼 때 사용하는 실전 네덜란드어 그 이상으로는 크게 습득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3. 학교에서 진행되는 활동
1) 탁잡담
Leiden University는 네덜란드에서 유일하게 한국어 학과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교입니다. 그래서 한국어 학과에 다니는 네덜란드 현지 학생들이 진행하는 ‘탁잡담’이라는 한국어 말하기 동아리가 존재합니다. 이곳에서는 저처럼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온 학생들과 한국어를 공부하는 네덜란드 현지 학생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매주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다 보니, 친해지기가 보다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탁잡담에서 만난 네덜란드 친구와 굉장히 친해져서 숙소에 놀러가서 함께 요리도 하고 깊은 대화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2) 언어교환
한국어 학과에서 주최하는 언어교환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것 역시 Leiden University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 학기마다 facebook page ‘낮은 땅 높은 꿈’에 언어교환 모집글이 올라오고, 양식에 맞추어 자기소개나 관심사를 써서 보내면 몇 주 후에 현지 학생과 언어교환 매칭이 이루어집니다. 저는 음악을 좋아하여 관련 관심사를 써서 보냈더니, k-pop을 사랑하는 네덜란드 한국어 학과 친구와 언어교환 파트너로 매칭되어 교환학생 기간 내내 이 친구와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k-pop 춤을 배우기도, 암스테르담 축제에 놀러가기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에, 여러분도 꼭 언어교환에 참가하시길 권해드립니다.
3) Orientation Week Leiden
개강 전 일주일 가량, OWL이라고 불리는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됩니다. 저는 유럽여행을 하다가 네덜란드에 들어가서 마지막 이틀밖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네덜란드 학교생활과 관련된 전반적인 정보를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OWL에서도 다양한 국적의 교환학생들과 조를 만들어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활동을 함께할 수 있게끔 해주어서,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좋은 인연을 지속해나갈 수 있습니다. 저희 조는 네덜란드 현지 친구가 Dutch pancake을 만들거나 한국인 학생들끼리 모여 김밥을 만들어 같은 조 사람들을 초대하여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생활>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출국할 때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잔뜩 챙겨서 오시겠지만, 사실 네덜란드도 사람 사는 곳이다보니 챙겨온 것들이 전부 현지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꼭 한국에서 가져오시길 추천드리는 것은 ‘방수가 잘 되는 외투’입니다. 네덜란드는 정말 하루에도 수십번씩 비가 내리다 그치는 것이 반복되는 곳이기 때문에, 방수가 잘 되는 바람막이를 입고 다니는 것이 심신에 좋습니다. 신발도 웬만하면 비오는 날 신기 좋은 걸로 챙겨오시면 좋습니다.
압력밥솥을 챙겨오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네덜란드 blokker라는 상점에 가면 전기밥솥을 팔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밥솥을 사서 사용했는데 아주 유용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blokker에서는 전기장판도 팔고 있으니, 추운 겨울이 걱정되시는 분이라면 전기장판을 구매하여 사용하시는 것도 좋겠네요.
식사 및 편의시설
*통신사
유심은 대부분 vodafone과 lebara 중 하나를 사용하곤 하는데, 두 개 다 사용해본 경험에 의하면 vodafone이 더 수월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lebara 유심이 안 터지는 일이 생겨서 꽤나 곤경을 겪었습니다. Leiden University에서 개최하는 orientation week leiden에 참여하면, 참여한 학생들에게 모두 lebara유심을 나눠줍니다. 저는 vodafone유심이 이미 있는 상태라 처음에는 사용하지 않고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가지고만 있었는데, 나중에 실제로 제 vodafone유심이 더 이상 충전이 되지 않는 일이 발생하여 가지고 있던 lebara유심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유심을 받으신다면 꼭 가지고 계셨다가 필요한 일이 생길 때 사용하세요!
*자전거
자전거는 네덜란드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eiden에는 swap fiets와 easy fiets 등의 자전거 대여점이 존재하는데, 보증금과 사용료를 내고 자전거를 설정한 기간만큼 빌릴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장을 보거나 학교를 갈 때 자전거를 많이 타기 때문에 물건을 넣을 수 있도록, 가방이 달려있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자전거 사고를 유의하셔야 합니다. 현지 사람들은 자전거를 빠르게 타는 것과 자전거 수신호에 아주 능숙하지만, 처음 네덜란드에서 자전거를 타면 자전거 도로와 수신호에 익숙지 않기 때문에 잘못하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자전거를 탄 상태로 좌회전을 하다가 충돌 사고가 발생하여 크게 다칠 뻔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꼭 학생보험도 가입해두시고, 늘 유의하며 자전거를 타시길 바라겠습니다.
자전거 도난/분실 역시 자주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다 보면 자전거를 도난당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쉽사리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자전거 정차 시에는 자물쇠를 채워두시고,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 도난 보험’을 가입하시길 권장드립니다.
*의료
의료와 관련해서는 출국 전에 학생보험에 가입하였고, Leiden University에서 안내해 준 대로 house doctor를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크게 다친 적은 없어서 이용해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감기가 좀 심하게 걸려서 고생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본인에게 잘 맞는 감기약이 있다면 충분히 챙겨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교통
교통은 ov-chipkaart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교통카드처럼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형식이고, 저는 국제학생증과 연계하여 탑승 때마다 15%할인하는 할인카드를 따로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네덜란드 교통 사이트에 들어가면 40%를 할인하는 카드도 존재하는데, 1년권이라 저는 구매하지 않았지만 만약 기차를 많이 타실 분들은 이 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 교통비가 정말 비싸기 때문에 할인권을 잘 이용하시길 바랄게요!
여가생활
여가생활을 어떻게 꾸려나가느냐가 교환학생 일상에서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는 적었던 여유로운 시간들이 이곳에서는 넘쳐나게 되거든요. 저는 USC라는 학교 스포츠센터에 6개월 회원으로 가입하여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을 갔습니다. 헬스장뿐만 아니라 요가, 줌바댄스, 유도, 재즈댄스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려서 취향껏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스트레스가 생길 때마다 아침햇살을 맞으며 USC에 가서 요가를 하고, 줌바댄스로 땀을 쫙 빼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게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또한 Leiden은 네덜란드 내에서도 뮤지엄이 가장 많은 도시입니다. 정말 도시 곳곳에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방문해보시길 권장드립니다. museum kaart를 사면 1년 동안 네덜란드 내에 존재하는 몇 백개의 뮤지엄을 이 카드 하나로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카드를 사시면 여가생활의 질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카드로 Leiden 내에 있는 뮤지엄과 암스테르담, 우트렉, 헤이그 등 다양한 근교 도시의 미술관들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드리는 건 다양한 문화 공연을 접하는 것입니다.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정말 유명한 오케스트라인데, 클래식을 좋아해서 몇 번이고 로테르담 공연에 방문하곤 했습니다. 갈 때마다 느낀 것은 네덜란드는 문화를 즐기기 참 좋은 곳이라는 점입니다. 우선 학생가격이 굉장히 저렴합니다. 약 10유로 조금 넘는 학생입장료에 대부분의 공연마다 와인을 한 잔씩 제공하기 때문에 즐거움을 두 배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또 저는 암스테르담 concertgebouw에서 개최한 크리스마스 클래식 콘서트, book of mormon 뮤지컬, modern zazz live 등 다양한 공연을 즐겼는데 무엇 하나 행복하지 않았던 것이 없습니다. 꼭 다양한 공연 소식을 찾아보시고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참고로 암스테르담에는 점심마다 free lunch concert를 하는 공연장들이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방문 시 이 정보를 확인하고 찾아가본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거에요)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한국을 떠나기 전의 제 모습을 떠올려보면 참 이런저런 고민과 불안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떠나는 게 맞을까, 내 교환의 목적은 뭘까. 끊임없이 흔들렸고 또 불안해했습니다. 유럽에 도착하고 교환학생으로서의 시간을 보내며 저의 모든 고민이 끝났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20대고, 아직도 제 앞에는 무궁무진한 선택지들이 앞으로의 영문도 모른 채 놓여있거든요. 다만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확실히 알게 된 건, 제 앞에 놓인 길들이 각자 저마다의 빛으로 반짝거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이 없던 어느 9월 네덜란드에서, 그냥 집 앞 벤치에 앉아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재잘대며 지나가는 아이들, 괜시리 산뜻한 바람, 햇빛에 반짝거리는 나뭇잎. 그 풍경을 온전히 즐기고 있자니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 그동안의 나는 이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을까, 각자 저마다의 색으로 빛나고 있는 사람들과 시간들을 바라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더라구요. 그리하여 집으로 돌아와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일기를 썼습니다. 그저 이 순간을 즐겨보자고, 가끔을 이렇게 내리쬐는 햇살만으로도 충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요.
일상을 꾸려가는 것의 소중함,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었던 반짝이는 행복들. 이게 제가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가장 크게 얻은 깨달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떠나 참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각자 다른 환경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허물없이 대화하는 순간 느꼈던 깊은 공감과 유대의 힘을 잊지 못합니다. 처음 만났지만 기차 안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여행객들이 있었고, 곤경에 빠진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현지인도 있었으며, 한국이었다면 만나지 못했겠지만 오히려 이 먼 타지에서 큰 힘이 되어준 인연들도 있었습니다. 이 크고 작은 경험들을 겪으며 더 큰 세상을 마주하기로 했고, 더 큰 나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행복한 일들과 그 속에서도 몇 번이고 등장하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 여러분도 분명한 반짝이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교환학생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통해 충만한 행복의 기억을 가득 담아오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