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는 영국 런던에 위치하고 런던 대학교를 구성하는 17개의 칼리지 중 하나입니다. 학교 이름에 나타나 있듯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학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법학, 정치학, 경제학, 인문학, 언어학 등의 수업에서도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다룹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인류가 마주하는 민주주의, 개발, 인권, 빈곤, 종교, 사회변화 등의 긴급한 문제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011년 기준 전체 재학생 5,000여 명 가운데 47%가 130개국에서 온 유학생들로, 다양한 문화와 자유롭고 독특한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교환학생으로 등록되면 개강하기 전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수강신청을 합니다. 서울대학교처럼 선착순으로 신청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천천히 신청할 수 있고 변경이 자유롭습니다.
기숙사는 여러 교외 기숙사들을 관리하는 Sanctuary Students라는 업체에 따로 신청하는 시스템인데, 신청이 제대로 완료되기만 하면 교환학생들은 의무적으로 Dinwiddy House에 배정됩니다. 5-7명이 각자 1인실을 사용하고 주방을 공유하는 flat에 살게 되고, 학교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인 King’s Cross 역 주변에 위치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Sarah Goodyear라는 분이 담당자였는데, 교환학생들 전용 페이스북 그룹이나 메일로 항상 친절하게 공지해주셨고, 수업 문제로 메일을 보냈을 때도 교환학생인 점을 고려하여 문제를 유연하게 해결해주셨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대부분의 수업이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을 특정 주제로 다루는 수업이기 때문에 전공인정을 받기가 어려워 총 8개의 1 Term짜리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철학 전공으로 Buddhist Philosophy, Taoism을 수강했고 미술사 전공으로 Museums and Museology, Contemporary Korean Arts in East Asia, Themes in the Art & Archaeology of East Asia, Art and Culture in Imperial China를 수강했고, 경영학 전공으로 Corporate Governance와 Understanding company accounts and reports를 수강했습니다. 철학 수업은 서양권 시점에서 영어로 듣는 동양철학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지만 대학원생들과 함께 수강해 내용이 다소 어려웠고, SOAS가 경영대학의 규모가 크지 않아 경영 수업은 서울대학교의 수업이 나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영국과 서양권의 입장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미술사를 다루는 수업들이 흥미로웠는데, 한국현대미술은 어릴 때부터 보고 알고 있던 작품들이나 한국 정치, 사회 상황들의 영향을 새롭게 접근하게 된 것 같아 재미있었고 Themes in the Art & Archaeology는 East Asia뿐 아니라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지역에 따라 나눠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술사 전공 1학년 학생들과 같이 듣는 수업이기 때문에 가볍게 듣기 좋을 것 같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대부분의 수업이 tutorial과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업과 튜토리얼을 위해 많은 양의 reading을 소화해야 하고 essay도 많이 써서 reading, writing 실력은 향상된 것 같습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교환학생을 갔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수업에 집중하고 튜토리얼에 참여하거나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listening, speaking도 향상된 것 같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상태에서 교환을 가면 영어 실력 향상에는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essay를 정말 많이 쓰기 때문에 수업 자료로 제공된 reading을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험도 모두 essay 형식이기 때문에 수업 내용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더 발전시켜서 자기 생각까지 써야하기 때문에 평소에 과제인 essay를 열심히 쓰면서 연습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1 파운드에 1500원대이지만 생필품이나 식재료들은 오히려 한국보다 싸서 큰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런던에 살았기 때문에 세일 행사도 자주 있어서 쇼핑하기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체감상 식당 물가가 가장 살인적입니다. 항상 요리해서 먹었고, 런던에는 한인마트가 아주 많기 때문에 한식을 만들어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한국에서 가져갔던 것 중에 가장 소중했던 것은 전기장판이었습니다. 런던은 처음 학교에 가는 10월, 1월부터 춥고 특히 스산하기 때문에 방에 난방을 켜도 공기만 더워지는 느낌인데, 전기장판을 가져가지 않았더라면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살뻔 했습니다. 런던은 5월까지도 그리 따뜻하지 않습니다. 전기장판이 최고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저는 교환기간이 2학기였기 때문에 tier 4 비자를 받으면서 의무적으로 의료 보험에 가긴 했지만, 병원에 가지 않으려고 아프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의료 보험이 있더라도 영국 병원은 비싸고, 만일 크게 다치면 한국에 들어와서 치료받고 돌아가는 것이 더 싸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아프지 않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은행에서 계좌를 만드는 것은 학생 비자가 있어서 쉬웠고 통신비가 저렴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교통비가 매우 비싼데, 학교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지만 런던은 생각보다 크고 갈 곳이 많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을 꼭 타게 됩니다. 일단 지하철인 tube는 버스의 약 2배이기 때문에 되도록 타지 않는 것이 좋고, 출퇴근 시간이 아닌 off-peak time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student oyster card를 만들면 교통비가 할인되고 버스 일주일권처럼 정기권을 할인하여 살 수 있으니 꼭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3. 여가 생활
외국 친구들을 보면 음주가무를 즐기던데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요리를 하면서 시간을 많이 보냈고, 교환을 온 가장 큰 목적인 여행을 열심히 다녔습니다. 학기 중에도 reading week인 일주일 방학이 있고, 영국은 학기가 셋으로 나눠져 있고 마지막 학기는 시험만 있는 학기이기 때문에 시간표를 잘 짜면 정말 많은 시간을 방학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런던은 가장 많은 비행편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저렴하게 유럽 여러 나라들을 여행했고 버스나 기차를 타고 런던 외곽이나 영국 다른 지역들도 여행했습니다. 기차는 railcard를 만들면 30프로 정도 할인 되니 여행을 좋아하시면 처음에 내는 금액은 신경쓰지 마시고 꼭 만들어서 기차 여행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벌써 1년간의 교환생활이 끝난지도 몇 달이 지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데, 정말 느리고도 빠르게 지나간 1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냥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교환 생활은 생각보다 외롭고 힘들었지만, 또 그 어느 때보다 재밌게 즐기기만 하다 온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큰 목적이었던 여행을 원없이 할 수 있었고, 혼자 타지에서 떨어져 있는 시간동안 혼자 살아가고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문화권에서 살면서 타인종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느낄 수 있었고 오로지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특히 유럽에서 이렇게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다 올 수 있었던 것은 교환학생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우리 학교 등록금을 내고 영국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돌아보면 대학 생활에서만 누릴 수 있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었다고 느낄 정도로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