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Leiden university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서 깊은 대학교이자 다양한 학문 분과를 아우르는 종합대학입니다. 특히 인문대학으로 유명하며, 유럽 대학 중에서는 흔치 않게 한국학과가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방법은 교환학생 합격하신 후에 이메일로 상세하게 안내가 오는데, 먼저 e-prospectus라는 사이트에서 본인이 원하는 강의를 서치한 후 (이 때, 여러 조건이 맞지 않으면 수업이 반려되기 매우 쉬우므로 requirement를 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메일이 안내하는 절차에 따라 신청하면 반려가 된 과목을 알리는 메일이 올 것입니다. 이 과정을 (운이 좋지 않으면) 몇 번 반복해서 자신의 시간표를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시간표를 만들었더라도, 교환학생들은 실제 어느 시간대 어느 곳에서 수업이 열릴지 확정되기 전에 수강신청하는 것이므로 추후 강의 시간대가 확정되었을 때 강의끼리 겹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또 다시 시간표를 조정해야 합니다.
기숙사는 안내 메일이 오자 마자 최대한 빨리!! 신청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안내 메일을 받은 그 다음 날 바로 신청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비싼 방(월 100만원 정도, Sigmaplantsoein)을 배정받았습니다. 신청할 때 선호순위를 매겨서 신청할 수 있는데, 아마 가격이 저렴한 방은 인기가 많은 것으로 보이니 저렴한 방을 얻기를 희망하시는 분은 빨리 신청하시는게 중요합니다. 다행히 저는 좀 더 저렴한 방이 없느냐고 물어봐서 제가 원하던 방(월 50만원 정도, Smaragdlaan)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혹시 원하는 방을 배정받지 못하신 분은 기숙사 관계자 메일로 계속 요청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기숙사는 시설이 괜찮은 편입니다. 다만 1인실이냐 2인실이냐, 시내 중심부에 있냐 외곽에 있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저는 자전거를 장기렌트하여서 굳이 중심부에 있을 필요가 없었고, (Smaragdlaan에서 중심부까지 자전거로 15분 정도) 2인실이지만 넓은 방에서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Smaragdlaan에서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그렇지만 시내 중심부에 있는 HUGO는 학교를 포함해 어디든 걸어다닐 수 있어 편리하니, 자전거를 탈 생각이 없으신 분들은 시내 중심부에 있는 곳에 사시기를 추천드립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의 손성은 선생님 olivia1113@snu.ac.kr
(Leiden University) Nikie Veld, International Programmes Officer Exchange, (t) +31 (0)71 527 1510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총 세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1) Dutch debate: Dutch Debates ? Topical Questions in Dutch Society Culture
교환학생 대상 강의로, 네덜란드 정치, 역사, 환경 등을 주제로 한 주는 강의를 듣고 한 주는 각자 역할을 맡아 세미나를 진행하는 수업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온 많은 교환학생들과 어울리고 싶다거나 영어로 토론하는 기회를 얻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강의 난이도도 낮고, 출결체크나 과제 채점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부담이 없는 강의입니다.
2) How The World Makes Art
제가 신청한 강의는 아니었고 제가 신청한 강의들이 계속 여러 이유로 반려되면서 대학 측에서 알아서(?) 넣어준 강의입니다. 영어 진행 강의라 그런지 역시 교환학생이 상당수였습니다. 미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매우 흥미롭게 들으실 것 같습니다. 미술사에 대한 절대주의적이고 서양중심적인 접근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시대와 문화권에 존재해온 예술작품들을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예술사를 써보는 것이 강의의 주 목적입니다. 난이도가 있는 편이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시면 시험 문제를 풀기 어렵습니다. 저는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해 패스하지 못했지만, 예상문제와 강의영상을 올려주시기 때문에 마음먹으신다면 벼락치기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외워서 보는 시험 형식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쓰는 에세이 형식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수업을 잘 들으며 생각을 잘 정리해두는 편이 좋은 점수를 받기에 유리합니다.
3) Dutch Painting 1400 ? 1950: Introduction to the Art History of the Netherlands Cultuurwetenschap I
네덜란드 미술사를 훑는 강의입니다. 이 강의를 듣고 유럽의 여러 박물관을 다녔는데, 수업을 듣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아는 것이 많아져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 영상도 올려주시기 때문에 벼락치기 하기에도 편하고, 시험 난이도도 쉬워서 통과하기 쉽습니다. 출석체크 하지 않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교환학생을 다녀왔다고 해서 고급어휘를 잔뜩 배웠다거나 영어실력이 폭발적으로 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쓰게 되니 좀 더 현지인스러운 표현이나 발음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어로 소통하는 경험이 쌓이다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영어로 소통하는 일에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영어 실력 키우기가 목표이신 분들은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 학습 방법
과목 별 학습방법은 위에서 상술하였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슈퍼마켓 물가는 유럽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싸다고 느꼈습니다(야채, 과일, 육류, 유제품 등). 반면 외식 물가는 비쌉니다.
챙겨가길 잘했다고 생각한 물품은 공유기입니다. 현지에서 구매하려면 비싸고 사용법도 알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물건은 현지에서도 구할 수 있고,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 밥솥 등도 중고거래가 가능하니 무작정 모든 물건을 사오시는 것보다 오셔서 하나하나 마련해가시기를 추천합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많은 분들이 단순히 파견국가에 머무르기보다 여러 곳을 여행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을 하게 되면 그 때부터 필요한 비용이 훨씬 많아집니다. 저는 15개국을 여행하였기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나왔습니다.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최대한 예산을 많이 확보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지만 주로 네덜란드에 머무르며 학업에 집중하실 계획이시라면 생각보다 생활비는 그렇게 많이 들지 않습니다. 기숙사비를 제외하면 서울에서 생활하는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적은 수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앞서 언급한 대로 외식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주로 해먹게 됩니다. JUMBO, Albert Heijn. Dirk 등 식료품점에서 식재료를 살 수 있습니다. 각자 기숙사에 따라 인접한 슈퍼마켓이 다른데, 제가 산 Smaragdlaan에서 가장 가까운 식료품점은 JUMBO였고 그 다음으로는 Albert Heijn과 Dirk가 있었습니다. 품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체감하기로 가격은 Dirk<Jumbo<Albert Heijn 순입니다. 다만 Albert Heijn은 네덜란드 최대 체인인 만큼 상품 가짓수가 더 많은 편이기도 하고 건강식품, 유기농식품 등을 더 폭넓게 판매합니다.
교통은 주로 자전거를 이용했습니다. 헤이그나 스키폴 공항, 암스테르담 등 다른 도시를 방문해야 할 때는 기차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 때 ov chip kaart 라는 교통카드가 필요합니다. 네덜란드 계좌를 만드실 분들은 계좌와 연결되는 교통카드를 만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할인 폭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 사정 상 네덜란드 계좌를 만들지 못해서 계좌와 연결되지 않는 충전식 ov chip kaart를 사용했습니다. 카드를 만들지 않고 매번 탑승권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기차의 경유 1유로씩 더 붙게 되고 버스의 경우도 카드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식비 다음으로 교통비가 많이 나왔을 만큼 교통비는 비쌉니다. leiden에서 스키폴 공항까지는 15분 정도 거리인데, 편도 8000원 정도입니다. leiden에서 암스테르담까지는 편도 13000원 정도입니다. 네덜란드 구석구석을 다니고 싶으신 분들은 이점을 잘 고려해서 계획을 세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여가 생활
대학에서 운영하는 gym이 세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Hague에 있고, 두 개는 각각 Leiden 외곽과 중심부에 하나씩 있습니다. 저는 smaragldaan에서 자전거로 5분 거리에 있는 Leiden 외곽의 gym (USC라고 부릅니다)에 다녔는데 아주 만족하였습니다. 헬스장도 드넓지는 않지만 웬만한 기구가 다 갖춰져 있습니다. 또 매일매일 들을 수 있는 다양한 클래스들이 있는데, 이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저는 요가, 필라테스, 줌바 등을 수강해보았고 모두 만족했습니다. Leiden 중심부에 있는 gym은 외곽에 비해 소규모라고 들었습니다.
서울처럼 즐길 거리가 많은 곳에서 생활하다 Leiden에 오게 되면 심심한 일상에 적응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추천 드리는 것은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이나 언어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게 되는 네덜란드 친구들과 친해져서 자주 어울리는 방법입니다. 또 서울대학교에서 함께 간 학우들과 의지하며 어울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함께 간 학우들에게 많이 의지하고 같이 여행도 다니며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 유럽에는 학생들이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유수의 박물관이 많습니다. 특히 네덜란드에는 반 고흐 뮤지엄, 국립미술관, 마우리츠하이스 박물관, 렘브란트 하우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들이 많습니다. 네덜란드는 museum kaart를 판매하는데, 이 카드로 네덜란드 내 대부분의 박물관을 무료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약 10만원 정도에 구입했는데 그 이상 혜택을 보았습니다. 카드 유효기간은 1년입니다.
또 유럽에서는 한국에서는 티켓값을 비싸게 주고서도 겨우 볼 수 있는 유명 가수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자주 콘서트를 하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많은 문화생활 하시면 좋겠습니다. 수준 높은 뮤지컬, 오케스트라 등도 많이 열리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대형 콘서트홀인 Concertgebouw에서 30분 무료 런치 콘서트를 진행하는데,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또 암스테르담은 EDM 본고장인 만큼 매년 하반기에 EDM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라인업도 화려하고 가격도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미리 티켓팅하시기 바랍니다.
더해서, 사실 저는 교환 생활 목적 중 상당부분이 유럽여행에 있었기 때문에 네덜란드에 머무른 시간보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던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소중한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에 다른 학우분들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여행을 많이 다니시면 좋겠습니다.
5.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서울에서 일상을 보내면서도 문득문득 유럽에서 보낸 날들이 떠올라 그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환학생을 추천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다녀와보니 인생의 다른 시기에는 쉽게 하기 어려운 경험들을 할 수 있어서 인 듯합니다. 학생이라는 신분은 어디를 가든 배려 받기 쉬운 신분이고 동시에 상대적으로 여러 여건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신분이기도 합니다. 5개월 간 타지에서 생활하며 한국에서의 삶을 넘어 좀 더 다양한 삶의 형태와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고, 여행을 하며 수많은 유적과 작품들을 관람하며 지식을 쌓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힘을 얻고 행복한 경험들의 연속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인생에서 마땅히 온전한 쉬는 시간을 장기간 가져 보신 적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몇 개월 간, 또는 1년 간 얽매일 것 없는 타지에서 본인에 온전히 집중하여 하고 싶던 것들을 마음껏 하는 시간을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쉼 보다는 열심히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으셔도 좋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시게 될 모든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되었든 자신만의 교환학생 생활 목표를 꼭 정하시기를 바란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영부영 시간이 빨리 흘러가 버려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덜란드 교환학생과 관련해 질문이 있으신 분은 다음의 이메일로 해주세요: subin08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