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개요
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국제협력본부의 방학 해외교류 프로그램 등을 참가하면서 그동안 해외 수학의 꿈을 키워오다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서양화과 졸업 전시를 마치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생각해보고 결정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다.
2. 파견 지역/대학 선정 이유
미술관련 전공이 있는 학교를 찾아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룬드 대학교의 미술대학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매 학기 바뀌는 수업들이 흥미로워 보이고 또 북유럽 자체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어서 신청하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아는 디자인과 친구가 같은 학교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다 온 것을 보았고 많은 긍정적인 얘기를 들으면서 룬드대학교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3. 파견 지역/대학 소개
룬드/말뫼는 스웨덴에서 남쪽에 위치해 있고, 북유럽에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도시에 속한다. 코펜하겐 공항이 가까워서 짬짬이 여행을 다니기에도 아주 좋다. 룬드 대학교는 국제 학생이 많은 학교여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 문화교류를 하기에 적합하다. 도착하는 날부터 교환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적응해나가기 좋다. 반면 내가 한 학기동안 수학했던 미술대학은 캠퍼스가 말뫼에 있고 다른 전공 학생들과는 교류가 전혀 없었고 분위기 또한 아주 달랐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북유럽 출신이었다. 북유럽에서는 미술로 꽤 명성이 있는 학교라고 들었다. 룬드는 특히 대학도시여서 안전하고 도시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4. 파견 대학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Sofi Shen, international officer at Student Experience and mobility, +46 76 796 00 11 / sofi.shen@er.lu.se
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파견 대학에서 거주허가증 신청 관련 안내 메일을 받아 온라인으로 먼저 관련 서류를 준비해 업로드하여 신청하였고, 2주 쯤이 지난 후 허가되었다는 메일을 받았고 첨부된 서류를 프린트해서 입국하였다. 실제 거주허가증은 스웨덴 말뫼에 있는 이민국에서 발급 받을 수 있었다. 미리 온라인으로 방문 시간을 예약하고, 직접 방문하여 사진과 지문을 찍고 거주허가 카드는 나중에 우편으로 배송받았다.
2. 교환 장학금 지원 시기 및 방법
국제협력본부에서 주관한 OIA파견 교환학생 장학금을 신청하여 받게 되었고, 이메일을 통해 안내 받아 관련 서류를 준비하여 1월 말에 지원하였다.
3. 숙소 지원 방법
룬드는 숙소 구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교 기숙사의 경우 안내 메일을 받아 룬드대학교 기숙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하였다. 1지망부터 5지망 정도를 작성할 수 있었는데, 처음에는 붙지 못하고 대기명단에 올라 불안감에 다른 방법들을 찾아보았다. 사설 기숙사 업체들도 두 군데 정도 알아보았다. 특히 AF boastader 이라는 사이트는 기숙사 구하는데 아주 용이한 웹사이트이다. 나는 출국하기 몇 주 전에 다행히 학교 기숙사를 배정받게 되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 기숙사 혹은 AF boastder에서 기숙사를 배정받았다. 혹시라도 룬드에 도착하고 초반 며칠간 숙소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학교에서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머무르며 학교 담당자와 상의를 하거나, 네이션 이라고 불리는 학생 자체 단체들에서 제공하는 숙소도 있으니 혹시라도 출국날까지 숙소를 구하지 못하였다 해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4. 국외수학허가 신청 절차
먼저 과사무실의 허가를 받았다. 수학할 예정인 과목을 적어야 했는데, 파견대학 미술대학의 수강신청 절차가 매우 느려서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그 후 국제협력본부 측으로 서류를 제출하고 합격통지를 받아 다시 룬드대학교 측에 개별적으로 지원했다. 지원 관련 내용은 메일을 통해 안내받았고, 자기 소개서, CV 등을 영어로 작성해 제출해야했다. 미술대학은 이와 개별적으로 미술대학 관계자에게 메일로 지원했다. 안내받은대로 지원서 양식에 맞게 작성한 서류와, 작품 포트폴리오를 메일로 제출했다.
5.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미대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나처럼 룬드와 말뫼 미술대학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미대는 학생을 적게 뽑기 때문에 탈락할 가능성이 꽤 높다. 또 나의 경우와 같이 두 군데를 모두 합격하게 되면, 룬드대학교의 학생 생활도 경험하면서 수준 높은 미술 교육또한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미술대학과 룬드대학, 그리고 기숙사의 지원 시기와 합격 발표 시기가 다르니 미리 잘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III.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메일로 안내받은대로 온라인으로 미리 하였다. 스웨덴은 한 학기가 또 2학기로 나누어져 있어서 각 학기에 최소한 한 개의 수업을 신청해야 했다. 그리고 한 개 이상의 수업을 1지망, 2지망, 3지망 란에 적어 신청이 가능했다. 한 학기에 스웨덴 방식으로 최대 30학점을 들을 수 있었는데, 대략적으로 보통의 수업 4개를 들을 수 있는 학점이었다. 여기에 더불어 나는 미술대학도 지원했었기 때문에 룬드에서의 수업과 미술대학 수업을 동시에 수강하였다. 미술대학의 경우 수강신청이 1월 중으로 매우 느렸고, 직접 과사무실을 방문하여 게시판에 붙어있는 종이에 원하는 수업란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방식이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내가 수강한 과목은 미대 수업은 kinaesthetic Audio, Power trip, Individual Studio Practice 이었고, 수강한 그 밖의 수업은 Swedish, Swedish Art, Introduction to Scandinavian Culture and Society, Modern Design in Scandinavia, Swedish Film 이었다. 미대 수업은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는 내가 수강한 과목을 모두 추천한다. 특히 Power trip 수업은 퍼포먼스 수업으로 내 인생을 바꿔 놓는 경험을 주었다. 미대 수업은 수업을 신청하고 승인된 것을 나중에 확인하여 듣고, 개인 면담은 원하는 만큼 원하는 때에 메일로 신청하여 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룬드에서 주로 수업을 듣는 학생이라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수업과 스웨덴 영화 수업을 추천한다. 교양으로 전공 지식이 없어도 듣기 쉬웠고, 수업이 재미있고 또 관련 자료를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스웨덴 영화 수업에서는 매 주 한 편의 영화를 상영해주어서 재미있고 한국에서 보기 힘든 스웨덴 영화들을 많이 봐서 좋았다. 스웨덴어 수업은 SUSA라 불리는 2주간의 짧은 수업이었는데 낯선 언어에 조금이나마 친숙해지고 기본을 배우는 데에는 용이했으나 학생이 너무 많고 선생님은 1명뿐이어서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았다. 스웨덴의 사회문화 수업은 3명의 교수님이 3개의 파트를 나누어서 가르쳤는데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배운 것이 많지 않은 느낌이었다.
3. 학습 방법
주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수업들을 들었기 때문에 수업을 듣고 나중에 관련 참고자료를 찾아 읽은 후에 3-4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주로 학습방법이었다. 학교의 도서관과 시립 도서관이 매우 잘 되어있으니 학습 자료를 얻거나 공부하는데 꼭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스웨덴 사람들은 대체로 영어를 잘해서 스웨덴어를 배우는 것이 필수는 아니다. 국제학생이 많은 학교이기도 해서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SUSA 라고 불리는 룬드대학교에서 개강 전 2주 간 진행되는 스웨덴어 어학수업이 있으니 그 수업을 듣는 것도 기본적인 스웨덴어를 익히기에 좋다. 또한 더 깊이 있는 어학 수업을 원하는 학생은 정규 스웨덴어 수업을 학기 중에 들을 수도 있다.
5.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스웨덴의 교육 시스템은 주로 그 개인에게 자율적으로 학습을 권하는 시스템인 것 같다. 출석 점수가 반영이 되지 않으며 첫 수업 때 선생님께서 수업에 참석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말씀하실 정도이다. 그러므로 수업을 빠지고 개인적인 여행 계획을 세운다거나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대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과제에 차질이 없게끔 해야할 것이다.
IV. 생활
1. 가져가야 할 물품
arrival day 라고 학교가 지정한 날에 스웨덴에 도착하게 되면, 학생들이 공항에서부터 국제학생처까지 데려다 주고, 국제 학생처에서는 당장 필요한 이부자리, 심카드, 교통카드 등을 살 수 있도록 준비되어있다. 가구가 모두 꾸려져 있는 기숙사에 입소하는 학생이라면 따로 준비할 것은 크게 없다. 스웨덴에서 구하기 어려운 한국 제품이라면 화장품이나 팩 종류, 주류이외에는 딱히 없다.
2. 현지 물가 수준
잘 알려진 대로 북유럽 모든 나라의 기본 물가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그러나 언급한대로 말뫼/룬드의 물가는 그중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룬드 내에서는 교통수단이 주로 자전거여서 한번 중고로 자전거를 구매하면 그 외의 교통비는 절약할 수 있다. 외식이나 주류의 가격은 비싼 편이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스웨덴은 외국인이 은행계좌를 만들기 어려운 나라여서 나는 주로 카드를 썼다. 통신은 심카드를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EU내에서 로밍이 되는. 5G 데이터와 무제한 전화를 포함한 6개월의 통신료로 대략 9만원을 냈다. 룬드 시내에 1개, 말뫼에는 여러 개의 아시안 마트가 있어서 주류를 제외한 한국 식료품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룬드는 스웨덴 내에서도 네이션이라고 불리는 학생 자치 단체들이 유명한 대학교이다. 한 학기에 약 3-4만원 정도 되는 학생회비를 내면, 이 네이션들에서 있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을 위한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기도 하고, 펍이나 바, 클럽, 운동과 스포츠 활동, 베이킹과 같은 취미활동 등 폭 넓은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기에도 용이하다. 또 ESN이라고 하는 학생 여행단체를 통해 근교 여행이나 주말 하이킹부터 길게는 1주일 이상의 외국 여행 등을 다른 학생들과 함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대학 도시인 룬드는 상대적으로 치안이 좋고 안전한 도시이다. 반면 말뫼는 이주민이 많아서 스웨덴 내에서도 위험한 도시로 알려져 있었는데, 막상 1년을 살아보니 위험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고, 북유럽 도시들 자체가 유럽의 다른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들 보다는 굉장히 안전한 것 같다. 다만 자전거를 많이 타는 도시인만큼 자전거 도난이 매우 흔하다. 기본적인 것들만 유의한다면 별 문제 없는 교환학생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6. 기타 도움이 될 만한 내용
스웨덴은 주류 관련 법이 굉장히 엄격한 나라이다. 모든 주류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systembolaget 이라는 가게에서만 구입할 수 있으며, 일반 바나 식당에서 파는 주류는 매우 비싼 편이다. 바에서도 한 사람이 한 번에 한 잔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며 취해보일 경우 판매를 안 하거나 심하면 쫓겨날 수 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가게에는 많은 종류의 주류가 있지는 않아서 스웨덴 내에서 한국 주류는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또한 개학 초기에 열리는 학생 페어에 가면 정말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으니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저렴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단체들, 네이션 소개, 그리고 kino라고 불리는 독립영화관 티켓을 얻을 수 있고 또 그곳에서 일을 하고 무료 영화를 볼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도 있으니 초기에 활동적으로 발품을 팔아 스웨덴에서의 생활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알아 놓는 것이 좋다.
또한 스웨덴은 중고거래가 매우 활발한 나라이니 필요한 물품이 있다면 새 물건을 사기보다는 온/오프라인 중고 매장을 이용하는 것이 돈도 아끼고 질좋은 물건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보고서를 작성하며 다시 한 번 지난 1년을 되돌아보니 정말 후회 없이 재미있고 열심히 지냈다는 생각이 들며 지난 날에 대한 그리움에 가슴 한 켠이 먹먹해졌다. 후회가 아닌 잘 보낸 시간들과 만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열망만 남았다. 영원히 기억하고 떠올릴 좋은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신 국제협력본부에 무엇보다 큰 감사를 드린다. 교환학생지원을 여러 이유로 망설이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눈 앞의 졸업, 학점, 취업과 같은 것들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나는 처음에는 한 학기를 지원했지만, 가서 운이 좋게도 연장을 하게 되었고, 여름 방학과 2학기, 그리고 학기가 끝난 뒤까지 운좋게 만난 좋은 인연과 기회들로 가기 전에는 계획에 없던 상상하지도 못했던 경험들을 하게 되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으며, 교환 학생 이후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와 같은 진부한 말들은 직접 체험해보기 전까지는 정말 진부하기 짝이 없게만 들릴 것이다. 각자의 경험이 모두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정말 세상을 보는 가치관이 달라졌고, 사람들과 나 스스로가 평가하는 나의 가치가 달라졌으며, 내 미래에 대한 전망과 생각이 달라졌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한 일들 중 단연 가장 잘 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