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교환학생 대부분이 그렇듯이 여행과 영어 실력 향상이 1차 목적이었습니다. 단기간 여행이 아닌 교환학생을 선택하게 된 건 해외에서 오래 거주하며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관광 국가의 대도시보다는 더 여유로운 지역에 살면서 쉬고 싶었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도 더해 여름에도 시원하고 유럽 본토와 연결되어 있으며 현지인들이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 덴마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II. 세부 경험 내용
기숙사 Sølvgade/BaseCamp
단과대별로 캠퍼스 4개(South, North, Frederiksberg, City)가 코펜하겐 전체에 흩어져있고 자체 기숙사가 없어 Housing foundation에서 코펜하겐의 학생 거주 시설을 담당합니다. 11월 중후반에 application 때 입력한 이메일로 사이트 링크와 아이디, 비밀번호를 받아 접속해서 선착순으로 남아있는 방 중에서 골라 계약했습니다. 방마다 가격이 다른데 비싼 방은 월세가 DKK 10000(약 180만원)을 넘기도 합니다. 미리 신청 날짜 안내 메일이 오긴 하는데 ‘오피스아워 중 언젠가’라고만 오니 그날은 계속 이메일 새로고침 해야 하고 인터넷 후기로는 최소 저녁 8-9시는 되어야 온다고 나와있는데 지난 학기는 6시 조금 넘어 왔습니다.
저는 South campus와 North campus에서 둘 다 수업이 있어 Nørreport 역 도보 10분 거리의 BaseCamp에 거주했습니다. 다른 기숙사에 비해 전체적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1인실에 바로 앞 사거리에만 국립미술관, 로젠보르크 성, 식물원 등이 있고 코펜하겐 중심지인 Nørreport에 있어 위치가 아주 좋습니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최근에 내부 리모델링을 해 내부시설도 좋고 공용시설이 잘 되어있는데다가 뷰가 좋아 만족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로 락다운이 걸려 공용시설을 많이 이용하지는 못했습니다. 세탁실은 건물 지하에 있으며 유료입니다. 거주자 중 BaseCamp에서 직접 방을 얻은 경우도 있는데 사실 Housing foundation을 거치면 이중계약이라 직접 계약 미리 알아보는걸 추천합니다.
2. 수업
- Academic Writing은 이메일로 따로 신청했고 전공과목은 미리 안내된 날에 홈페이지에서 신청했습니다
Academic Writing for Undergraduate Students (7.5 ECTS): South Campus에서 진행하는 영작 수업으로 영어발표+작문 수업인 Academic English (15 ECTS)에서 작문만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수강생 부족으로 석사과정생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과제가 생각보다 자주 있지만 결과적으로 영작이 늘어 만족했지만 락다운으로 수강생들이랑 많이 친해지지는 못했습니다.
Microbial Biotechnology (7.5 ECTS): Block 3에 North Campus에서 진행한 전공 수업으로 교수님이 아주 열정적이고 좋은 분이지만 외부 강사 초청 수업이 반 정도 됩니다. 영어 수업이지만 덴마크인 학생들이 교환학생보다 많았습니다. 효소 생산 기업과 바이오벤처 지원기업에 견학을 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Plant Molecular Biology (7.5 ECTS): Block 4에 ZOOM 온라인 강의 진행한 전공 수업으로 본래 매주 실험이 있었으나 논문 저널클럽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리딩 열심히 하고 수업 따라가면 시험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교수님께서 열정적이라 배운게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3. 그 외
비자 발급 노르웨이 비자발급센터 대행으로 오래 걸리고 비쌉니다. 덴마크 도착 후 발급이 훨씬 싸다고 하니까 찾아보시는거 추천합니다. 저는 몰라서 비싼 돈 내고 했습니다. 노르웨이 대행으로 할 때 여권만 미리 돌려받을 수 있으니까 발급 시 얘기하면 됩니다. 이것도 몰라서 겨울에 여행 못 갔습니다.
Studenterhuset: Nørreport 시내에 있는 학생자치카페로 카페/바 봉사에 참여하며 코펜하겐 소재 대학교의 다른 학생들 (주로 교환학생)을 만날 수 있어 매우 좋아하는 공간이었습니다...만 코로나19로 인하여 3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닫은 상태입니다. 원래 5월 코펜하겐 대학교 봄축제도 주관하는 곳입니다.
Science Buddy: 코펜하겐 대학교는 faculty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별로입니다. OT를 3일이나 진행하지만 실제 저희 조 버디는 모든 사람들과 인사하고 다녀도 찾기 힘듭니다. 코펜하겐 도착하는 날 공항으로 픽업 와준 버디가 다음날 개인적으로 시티투어 해준게 전부입니다.
Yellow card & Pink card: 옐로카드는 흔히 CPR 카드라고 하고 CPR number (주민등록번호)와 주치의 연락처 및 주소가 적혀있습니다. 핑크카드는 biometrics (생체등록) 후 발급하는 외국인 등록증입니다. 진짜 신분증은 핑크카드라 무조건 발급해야 특히 여행할 때 문제 발생하지 않습니다. 근처 kommune과 SIR에서 가능한데 매번 예약방식이 바뀝니다. 예약을 해도 기본 30분은 기다려야 합니다.
물가가 비싸 외식은 자주 못하고 주로 요리해먹었습니다. 근처에 마트도 많고 식재료나 생필품은 한국이랑 비슷하거나 싼 편입니다. 마트는 Netto, Føtex, Fakta 등이 있습니다.
자전거는 Nørrebro 근처의 바이크샵에서 4개월 (3~6월) 대여했습니다. 한달 기준 DKK 100 조금 넘고 보증금 없이 결제한 카드 복사해갔습니다. 바이크샵마다 보증금과 한달 대여비가 다릅니다.
버스, 메트로 (24시간 운행), S-tog, 기차 모두 rejsekort 라는 교통카드로 탑승 가능하고 이 카드 없으면 교통비가 상당히 많이 나갑니다. 충전식이나 한달 정기권으로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두 기능 다 있는 콤보 구매해서 그때그때 선택해서 다녔습니다. CPR 발급 이전에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서류가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Lebara 유심칩만 구매해 인터넷에서 탑업 했습니다. 한 달에 DKK 99 가격으로 100GB에 전화 문자 무제한 이용가능하고 유럽 내 모든 국가에서 어느 한도까지는 데이터 무료입니다. 두 번 다녀왔는데 한 번도 초과요금 낸 적 없습니다.
덴마크어 몰라도 사는 데 전혀 지장 없습니다. 다들 영어를 잘해서 의사소통에 문제는 없지만 편견 없는 사람들이라 덴마크어로 말 거는 경우가 많아 영어로 해달라고 다시 말해야 합니다.
현금 많이 안 씁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정산할 때나 기숙사 내에서 중고물품 사고팔 때 정도만 썼고 저는 신용카드 이용했습니다.
겨울에는 해가 8시 넘어서 뜨고 오후 4~5시면 완전히 져서 깜깜하지만 여름에는 4시쯤에 해가 떠서 10시 넘어서까지 밝습니다. 2월까지는 흐리고 항상 비가 오지만 아무도 우산을 쓰지 않고 실제로 우산을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3월부터는 날씨가 자주 맑아서 좋습니다. 가끔 뜬금없이 비바람이 부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덴마크라서 어쩔 수 없습니다. 자전거 탈 거면 겨울에는 장갑 필수입니다.
코펜하겐 내부만 해도 생각보다 둘러볼 곳이 많고 거리가 여유롭고 예뻐서 좋습니다. 로스킬데, 오덴세, 오후스 등 덴마크 다른 도시들 여행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코로나19로 다른 나라 여행을 못가게 되어 어쩔 수 없이 덴마크만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꽤나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공항도 가깝고 유럽 내 비행기표도 싸서 유럽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도 좋지만 덴마크 여행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예상치 못한 전염병으로 원래 계획과 달리 유럽여행도 많이 못하고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을 사귈 기회도 많이 얻지 못해 아쉽지만 취소하지 않고 끝까지 마치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행복의 나라 덴마크에서 여유롭게 쉬고 산책하며 저를 되돌아보고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잘 알려지지 않은 덴마크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새로운 곳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외롭고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건 후회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