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언어 실력 및 문제 대응 능력을 키우고자 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외국으로 짧게 여행은 다녀본 적 있지만, 한 번도 오랜 시간 동안 타국에서 지내본 적이 없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어를 쓸 기회가 크게 없기에 영어와 중국어 회화 능력이 큰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항상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특정 나라를 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새로운 곳으로 가보고 싶었기에 미주, 아시아, 유럽 상관없이 다양하게 지원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가게 된 네덜란드의 레이든 대학교는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2-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레이든 도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도시 자체가 너무 예쁘고 날씨가 다른 나라보다는 봄이랑 이른 여름에 선선한 편이라 산책이나 피크닉하기 좋았습니다. 모든 파견대학들도 마찬가지지만, 교환학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개강 직전 주에 있어 국제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레이든 대학교는 네덜란드에서 유일하게 한국학과가 있어서 ‘탁잡담’이라는 언어교환 동아리 활동을 통해 현지 네덜란드 친구들도 쉽게 사귈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주최하는 파티도 자주 열려서 파티 참석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유럽 내에서 사람들이 자전거를 가장 많이 타고 다니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땅이 평평해서 자전거가 다니기 좋고 자전거 도로가 모든 곳에 있습니다. 저도 한 달에 20유로 정도 내고 자전거를 빌려 항상 타고 다녔습니다. 네덜란드에서 6개월 동안 살면서 사람들이 엄청 친절하고, 살기 정말 좋은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유럽 국가로 여행 가기 정말 편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네덜란드는 집구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 곳이라고 합니다. 레이든 대학교는 기숙사가 따로 없고, DUWO라는 student housing과 연결해 집을 구해줍니다. 다만, 신청할 때 모두 “선착순”이어서 집을 얻으려면 빨리 신청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집을 따로 구해야 하는데 그건 정말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ㅠ 서울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이후 레이든 대학교에 입학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를 빨리 끝내는 순서대로 집 신청 메일이 왔습니다. 그래서 입학 허가 관련 메일이 오는지 알림을 잘 켜놓고 확인해야 합니다.
네덜란드 한인 커뮤니티 ‘낮은 땅 높은 꿈’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습니다. 이곳에 네덜란드 생활 관련해서 좋은 정보가 많이 올라오므로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이곳에서 레이든 대학교 언어교환 관련 공지도 올라왔습니다.
출국 전 짐을 쌀 때에는 집에서 많이 해먹을 거라고 생각해서 각종 양념장을 많이 챙겼는데 네덜란드에도 한인마트에 많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중 하나는 ‘연두’와 ‘허브솔트’! 밥솥도 저는 일인밥솥을 사서 갔고, 전기포트도 가져갔습니다. 네덜란드에 가면 프린트를 하기가 생각보다 번거로워서 미리 프린트해서 갈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프린트해 갔습니다: 레이든 대학교 입학 허가서(출국 심사 때 보여줬습니다), 백신 접종 완료 서류(이제 필요 없음), 여권 사본(다시 귀국할 때 필요합니다) 등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서류 모두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인문대학 기준 유럽 ECTS 제도가 학점 인정이 많이 안 되어서 (한 수업 당 1학점 정도) 수업을 많이 듣는 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처음에 신청은 4-5과목을 했지만 실제로 들었던 수업은 두 과목이었습니다. 한 수업은 Chinese History: Work and Workers라는 수업으로 중국의 역사를 노동자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분석할 수 있던 수업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Introduction to the History of the Netherlands로,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수업이었습니다. 네덜란드 역사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유럽의 역사를 알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Tibet: State and Society라는 수업도 들었는데 내용은 흥미로웠지만 난이도가 꽤 있어 청강 위주로 들었습니다. USC라는 체육관 같은 곳이 있는데 회원으로 끊어서 꽤 적당한 가격에 다양한 체육 수업들이랑 휘트니스를 할 수 있습니다. 운동에 관심이 있다면 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USC는 레이든 인문대학과는 거리가 좀 떨어져 있습니다.
현지 생활 하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는 필수이고, 보통 Swapfiets에서 빌립니다. 네덜란드 음식은 전체적으로 맛이 있지는 않습니다ㅠ 그렇지만 더치식 팬케이크, Kapsalon, Kibling 정도는 도전해볼 만 한 현지 음식입니다. 외식을 자주 하면 너무 비싸니 자주 집에서 해 먹었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들이 신청할 수 있는 주거 보조금이 있으니 꼭 신청하시길 바랍니다.(낮은 땅 높은 꿈에 정보가 있습니다) 저는 1인 스튜디오에서 한 달에 614유로 정도 내고 살았는데 매달 보조금으로 198유로를 받았습니다. 네덜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비교적 영어가 매우 잘 통해서 언어에 대한 불편함은 거의 없었습니다. 봄 여름에는 날씨가 괜찮은데 가을 겨울에 비가 많이 오고 해가 거의 나지 않아 많이 우울해진다고 합니다. 비타민 D를 잘 챙겨먹으세요! 한인 마트가 곳곳에 있으니 잘 찾아보시고, 마트도 정말 다양한데 가성비는 Jumbo와 Hoogvliet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Zam Zam이나 터키 마트도 저렴합니다. 과일이 우리나라보다 특히 싸니 과일을 많이 드세요! (납작복숭아 강추)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네덜란드에 있었던 6개월이 꿈같이 느껴질 정도로 훅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기대보다 너무 좋았어서 혹시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면 강추해 드리고 싶습니다. 한 번도 혼자서 살아 본 적이 없었는데 혼자 살면서 자유도 느껴보고 생활력도 많이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했는데 혼자서 해결해보면서 성장도 많이 했다고 느꼈습니다.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하게 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줄었고, 잘 모르더라도 시도해보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제가 영어를 잘 못하고 버벅거리더라도 한 번도 이상하게 보지 않고 기다려주었습니다. 친절했던 네덜란드 사람들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약 12개국을 갔다 왔는데 이렇게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체험해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온 친구들까지 포함해서 5명의 한국 친구들이 있었는데 이후에도 좋은 인연을 이어갈 것 같습니다. 친구들마다 여행 가는 나라를 기록하는 방식이 다양했는데 폴라로이드로 하나씩 남기기, 도시마다 마그넷 하나씩 사기, 엽서 사기, 댄스 챌린지 찍기, 블로그로 매일 기록하기 등 앞으로 가시는 분들도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해두면 좋겠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보니 기록해 둔 것이 너무 소중해집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