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어릴 때 미국에서 생활하였던 적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정말 소중하게 남아있어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학교에 입학하여 교환학생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이는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학교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게 해외에서 생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파견 지역을 선택할 때, 미국이 최우선이었지만 영어권의 다른 나라들도 고려하였습니다. 그러나 교환학생을 지원하던 시기에 유럽 전체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확산되는 등의 이유로 미국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교환학생 생활을 한 보스턴은 미국 메사추세츠(Massachusetts) 주의 주도로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 된 도시 중 하나이며 아주 추운 도시 중 하나기이도 합니다. 1월부터 5월까지 지내는 동안 4월까지 추웠으며 한겨울에는 바닷바람까지 불어 목도리, 장갑, 비니가 필수입니다.
보스턴에는 Boston College 외에도 하버드 대학교나 MIT를 비롯한 명문 사립 대학들로 대표되는 교육 도시로 유명합니다. 또한, 제가 미국의 다양한 도시들을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치안이 굉장히 좋은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뉴욕, 시카고, LA 등과 같은 대도시는 밤에 사이렌 소리가 매일같이 들리는데에 반면, 보스턴은 상대적으로 조용하였고 밤에 긴장하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국 치고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된 도시로, 지하철, 전철, 버스 등의 노선이 깔려 있어 차가 없어도 마트에 장을 보러 가거나 놀러가는 등 생활하는데 별 지장이 없습니다.
Boston College 캠퍼스가 위치한 Chestnut Hill은 보스턴에서도 부유한 동네이며, 특히 법대 및 학부생 1학년 기숙사가 위치한 Newton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 중 하나로 여겨져 치안이 매우 좋습니다. 또한 고딕풍의 교내 건물들로 인해 캠퍼스가 매우 아름다우며, 그 중에서 Bapst Library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교내 시설은 체육관이었습니다. 약 2년 전에 세워진 Margot Connell 체육관은 3층으로 이루어진 헬스장과 더불어 수영장, 7개의 풀코트 농구코트, 3개의 풀코트 실내테니스장 등으로 이루어져 제가 본 체육관 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출국 전에는 서류와의 싸움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비자, DS-2019, 코로나 백신증명서, 음성확인서 등의 서류가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서류는 미국에 도착해서도 필요했기에 잘 챙겨서 들고가시기 바랍니다. 또한 미국 파견대학에서 개강 전까지 확인하라고 요구하는 것들이 있는데 꼼꼼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같은 경우 Boston College에서 쓰는 메일에 로그인이 안되어 학교에서 보내는 안내 메일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어 아주 고생하였습니다. 출국하시기 전에 파견 대학 메일, 보험 등 확실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국 전 서류 준비하면서 든 대략적인 비용: 비자 수수료 + SEVIS fee + 비자사진 +비자 배송(코로나 때문에 우편으로 서류 전달) + 기숙사 입주 위한 건강 Form + 코로나 항원검사 + 국제운전면허증 = 약 1,050,000 원
학교에 기숙사나 보험료 등을 납부해야 했는데, 저는 해외송금으로 이체하였습니다. 해외송금을 할 때에는 수수료와 환율이 가장 적게 들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저는 이때 농협은행을 이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미국에 가까운 친척분이 계시는 덕분에 그 분이 용돈을 보내주셔서 수수료와 환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보스턴은 미국에서도 물가가 비싼 곳 중 하나여서 미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것들은 최대한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상약, 마스크팩, 화장품, 안경과 렌즈 등은 무게가 가볍고 부피도 작기 때문에 여분으로 많이 챙겨갔습니다. 샴푸, 바디워시, 침구류 등은 Target(다이소 같은 곳)에서 싸게 구할 수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개강 직전에는 Target에 재고가 없을 수 있으니 일찍 도착하시는 분들은 미리 사놓으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헤어드라이기나 고데기도 Target이나 Amazon으로 싸게 살 수 있어서 미국에서 구매하여 사용하였습니다. Apple 제품들은 정품 충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어서 이 또한 미국에서 구매하였더니 돼지코를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있었던 보스턴은 겨울에 매우 춥고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곳이라 핸드크림이 필수였습니다. 자신이 쓰는 핸드크림이 있는 경우 꼭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기숙사를 선택할 때 특정 건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2인실, 4인실, 6인실, 8인실, 주빙이 있는 곳, 주방이 없는 곳 등의 선택지로 나뉘어져 있어서 어느 건물에 배정받을지는 완전 랜덤이었습니다. 저는 4인실을 1순위로 하여 신청하였더니 Ignacio Hall 이라는 4학년 전용 건물에 배정받았습니다. 2인실로 이루어진 방 2개, 화장실 2개, 거실, 주방, 그리고 창고방으로 구성되었는데 시설과 룸메이트 모두 최고였던 덕분에 아주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기숙사 배정은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룸메이트 때문에 너무 힘들면 기숙사 행정실에 요구를 하면 생각보다 쉽게 방을 바꿀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수업
저는 체육교육과 학생이지만, Boston College에는 체육 관련 학과가 없기에 여러 전공 수업을 섞어서, 교환학생으로서 들어야하는 최소 학점인 12학점을 들었습니다.
-Contemporary Dance 1(Sun Ho Kim)
현대 무용 입문 수업으로 학생들이 현대 춤의 기본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춤 기법, 즉흥연주, 작곡, 춤 감상, 역사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 체질 기반의 신체인식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한 학기에 열리는 극소수의 체육 실기 수업 중 하나로, 교수님이 한국분이셔서 저와 다른 한국 교환학생들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고 매우 열정적여서 매우 즐겁게 들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전반부에는 몸을 Warm-up 하는 동작들을 수행하는 것으로 교수님이 하시는 동작들을 따라하면 됩니다. 안쓰던 근육들을 쓰는 동작들이 많아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학생들이 얼마나 잘하냐보다는 얼마나 열심히 최선을 다해 따라하는지에 교수님이 더 중점을 두셨기에 수업에 출석만 잘하고 열심히 따라하기만 되었습니다. 후반부에는 기말 평가 때 수행할 동작들을 배우고 습득하는 기간이었습니다. 동작들을 모두 이어서 하면 4분 가량 되는데, 이를 순서대로 외우서 학생들과 교수님 앞에서 하는 것이 기말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순서를 외우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거의 2달 동안 배우는거라 자연스럽게 외워지기에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2시간 남짓이면 끝나는 글쓰기 과제 2번, 수업 때 배운 것을 외워서 수행하는 과제, 수업 때 배운 동작들을 활용하여 창작하는 과제 총 3개가 한 학기 과제의 전부입니다. 수업 전에는 건강한 몸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전혀 부담이 없고, 수업에서도 재미있게 따라하면 되기 때문에 즐겁게 들으실 수 있습니다. 자신의 전공과 무관하게 편하고 재미있는 수업을 찾으시는 분에게 강력 추천드립니다.
-Children’s Health and the Environment(Philip Landrigan)
환경이 어린이들의 건강과 질병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하는 수업입니다. 매주 환경/건강과 관련된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수업이 진행됩니다. 주로 왜 아이들이 유독 화학물질과 다른 환경적 위험에 민감한지 그리고 어린 시절의 유독성 노출이 수명 전반에 걸쳐 질병의 위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룹니다. 다양한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납, 수은, 살충제, 대기 오염을 포함한 우리 시대의 주요 환경 위험과 건설된 환경, 기후 변화 그리고 아이들의 건강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우선, 시험이 없습니다. 매우 간단한 레포트 2개와 팀 발표 한 번이 끝입니다. 그리고 수업 내용도 매우 깊게 들어가지 않아서 수업만 열심히 들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담없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건강 관련 수업을 듣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Globalization 2(Alexandra Steinlight)
교양으로 들을 대형강의를 찾다가 듣게 된 수업입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1780년대부터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까지의 역사를 다루는 수업으로, 공부량이 매우 많으며 좋은 성적을 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책 또는 영화를 보고 감상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제가 4개에다가 중간/기말고사는 단답형과 서술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신이 역사에 매우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만 추천드립니다.
-How Extraterrestrials Think(Dr. Joshua Hartshorne)
강의명이 흥미로워서 신청한 수업. 이 수업은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어떤 특성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심리학, 과학적으로 접근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에게 기억이 없다면 사회는 존재할 수 없기에, 우리는 대규모 사회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발전된 외계인들은 반드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다윈의 진화론, 심리학 등의 연구를 많이 다루는데 깊게 다루지는 않아서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시험도 수업만 잘 들으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업이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및 교통수단
보스턴의 물가는 한국의 2배에서 2.5배 정도 비쌌습니다. 외식비와 교통비가 특히 비쌌습니다. 식비를 아끼려면 마트에서 장을 봐서 기숙사에서 요리를 해야합니다. 저는 룸메이트들이 식기류나 가전제품을 모두 사놓은 상태였고 같이 써도 된다고 하여 미국 생활에 적응을 한 후에는 요리를 꽤 하였습니다. 2주 정도에 한번씩 친구들이나 룸메이트들과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재미도 있으니 요리를 해먹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우버(택시)비는 매우 비싸서 되도록 쓰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공항으로 갈 때, 여행 도중 늦은 밤에 숙소로 돌아갈 때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였습니다. 보스턴은 Charlie Card에 돈을 충전하여 교통카드로 쓸 수 있습니다. 이 카드는 편의점이나 큰 지하철 역에서 판매를 하며 카드료는 딱히 없고 충전을 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6개월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영어 실력의 향상도, 새로운 친구들을 얼마나 사귀는지 등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이었습니다. 6개월 동안에도 외국 친구들과 많이 다니면 눈에 띄게 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반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더라도 한국 친구들과 많이 다니면 큰 변화는 없습니다. 따라서 교환학생으로 얻어가는 것은 자신이 얼만큼 노력하는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점차 미국 생활에 적응해가며 하루하루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몸소 접하고 경험할 수 있었고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어 견문을 넓힐 수 있었고 저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