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고등학교 때 3년 중국어를 배웠는데, ‘쓸 만한’ 중국어 실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1년간 중국에 다녀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토플보다는 HSK가 더 편하기도 하여 준비하는 과정도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교환학생 기간에도 영미권에 간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였지만, 제 선택에는 후회하진 않습니다. 목적에 따라서 나라와 기간에 대해서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상해에 있는 상해교통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복단대를 희망했으나 지속적으로 교환학생을 취소하는 바람에 학교를 바꾸어 지원했습니다.
북경에 있는 학교들이 더 좋긴 하지만, 저는 중국에 가는데 북경에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화려한 도시를 더 좋아했고, 국제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에 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제 선택에 만족하고, 상해에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고 대도시 생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중국 상해에서 3월부터 봉쇄가 지속되어 이번 학기에 파견을 온 친구들은 상해를 제대로 즐기지 못해 제가 더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중국은 봉쇄 정책을 지속할 듯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우선 학교에서 비자를 위한 서류를 보내주면, 서울에 있는 비자센터에서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서류를 보내는 것에는 시간이 걸린 편이었고, 비자를 신청하고 발급받는 데까지는 5일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서류만 잘 받으면 학생 비자는 문제 없이 나오는 편입니다.
보험은 삼성보험에서 유학생 보험을 들었고, 제가 중국에서 운동하다가 디스크가 돌출되는 일도 있었고, 귀에 염증이 생긴 적도 있는데, 서류 잘 제출하여 보험금 받았습니다. 은행은 서울에 있는 중국은행에서 판다카드 만들었고, 중국에서 우리은행 계좌 개설하여 알리페이/위챗페이 연결해 사용했습니다.
당시에는 격리가 2주여서 간단한 식료품들 사갔습니다. 짐은 엑셀로 리스트 만들어서 일주일 내로 쌌고, 이민 가방은 아니고 큰 캐리어 두 개 샀습니다. 아직도 여행 갈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상해는 하기 나름에 따라 생활도 달라져서, 중국 친구들과 어울릴 수도,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어울릴 수도, 한국 친구들과 어울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국제적인 문화를 느끼고 싶고, 파티 문화도 즐기고 싶어서 학교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외국인 커뮤니티나 외국인 친구를 찾아 나섰습니다. 모로코, 우크라이나,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깊게 사귈 수 있었고, 여전히 연락하고 있습니다. 학교 친구 외에도 상해에서 열리는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파티나 네트워킹 모임에 참여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상해에는 서울대 화동 동문회가 있습니다. 어쩌다 연결되어 송년 모임에 참석하였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선배님들 만나뵐 기회도 있었습니다. 80년대 학번 분들까지 뵈었고, 늘 맛있는 것들 많이 사주셨습니다.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며, 서울에서 몇 번 뵌 적도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신다면 동문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여행을 많이 가진 못해 아쉬운데, 가까운 항저우, 쑤저우부터 우한, 칭다오, 하얼빈에 다녀왔습니다. 중국에 대한 애정이 크진 않아서 사실 어딜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교환 생활을 시작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중국에는 다양한 지역이 있는 만큼 신장이나 칭하이처럼 색다른 여행 장소를 추천합니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갈 수 있을 때 여행 다양하게 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두 번째 학기에 봉쇄가 시작되었는데, 학교에서 나가지 못하는 오십 며칠의 시간 동안 괴로웠지만 그만큼 그동안 노느라 하지 못했던 것들을 했습니다. ‘진짜 중국’을 알기 위해 중국을 해석한 유튜브도 보고, 책도 읽고, 영어/중국어 화상 수업도 들었습니다. 혼자 오롯이 버티며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봉쇄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학업에 큰 뜻을 두고 간 게 아니라 첫 학기 어학당, 두 번째 학기 본과 수업에서 크게 뭘 얻은 건 없습니다. 교환학생인 만큼 수업보다는 다양한 경험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래서 더 얻은 건 많았습니다. 또한, 어학당으로 처음에 신청했기에 서가회 캠퍼스에서 살 수 있었고, 거기서 시작한 동아리 활동 덕에 일 년 내내 상해 중심지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본과 수업에서는 반도 못 알아들으면서 버텨가는 힘을 배운 것 같습니다. 중국어로 수업 듣고, 발표하고, 팀플하는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비록 3주 대면 후 비대면으로 전환되어 아쉬웠지만, 이후 HSK 6급도 땄고, 성적도 반 이상 A대를 맞아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저는 계속 인턴을 하다가 교환에 간 것이라, ‘경력 단절’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것저것 했습니다. 대학내일 캐릿에서 하는 대외 활동 ‘해외 특파원’을 통해 중국 트렌드 관련 글도 썼었고, 북경 유학생들이 만든 단체 ‘어베이징’에서 마케팅 일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교환학생이 취소되는 일이 잦아지며 비교적 고학번 분들이 많이 가실텐데, 혹시 취업이 걱정되신다면 가서도 할 수 있는 대외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취업 걱정이 덜할 때 교환학생을 가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코로나 시작 때부터 지원하여 몇 차례 밀리기도 하였는데, 국제협력본부에서 신경 써주신 덕에 지원부터 생활까지 문제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 있는 동안 파견학교의 일처리 때문에 곤란한 적이 많았는데, 국제협력본부에서 늘 빠르게 서류를 주시고 도와주셔 감사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갔어도 ‘교환학생’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아서 저는 더 좋았습니다. 학생으로서의 본분만 다한다면 학교 외의 삶도 꼭 경험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현지에 사는 외국인 커뮤니티, 직장인들, 학교 선배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우는 게 컸습니다. 저는 오히려 파견학교에서 아무것도 챙겨주지 않았기에 나서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많이 싸우면 언어가 많이 늡니다. 저는 파견학교에서 비자 문제, 전공 변경 문제로 선생님들과 대화하고, 택시 아저씨와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중국어가 많이 는 것 같습니다. 싸우는 걸 두려워하지 마시고 많이 부딪히고 멘탈이 깨지셔도 말을 할 기회를 늘리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제 삶에 있어 이런 시간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모하고 도전적으로 살았던 시기였습니다. 눈에 띄는 성과나 결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경험을 했기에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진 않겠지만, 저는 상해에서의 교환 생활이 다른 나라에서 주지 못하는 것들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더 의견이 필요하시다면 제 카톡 아이디로 연락주셔도 좋습니다 :) ID: zappyz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