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교환학생은 대학 생활 중 꼭 해보고 싶었던 경험이었습니다. 국내 대학교라는 틀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다른 나라 학생들과 밀접하게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단순한 여행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해 학부생 때 꼭 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교환 프로그램 참가를 계속 미루게 되었지만, 오랜 비대면 강의 생활로 인한 피로와 개인적인 번아웃이 겹쳐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어 더 미루지 못하고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파견된 지역은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입니다. 제가 체코를 선택한 이유는 저렴한 물가와 여행하기 쉬운 위치였습니다. 외식비나 공산품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상당히 저렴했습니다. 체코는 또한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해 여러 나라로 여행하기 용이했습니다. 서유럽이나 북유럽은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오스트리아나 독일, 헝가리 등 중유럽과 동유럽 여행을 위해서는 최고였습니다. 체코의 치안은 꽤 좋은 편이고, 지내는 동안 소매치기의 위험을 느낀 적은 없습니다. 통화는 유로가 아닌 코루나(K?)를 사용합니다. 체코의 전통음식으로는 굴라쉬, 꼴레뇨, 스비치코바 등 고기 위주의 음식들이 있으며, 필스너와 코젤 등의 맥주가 유명하고 맛있습니다.
프라하의 대중교통은 버스, 지하철, 트램으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제가 파견된 대학은 ‘프라하 경제대학교’, 체코어로는 ‘Vysoka ?kola ekonomicka v Praze (V?E)’ 입니다. 프라하 제3구에 하나의 캠퍼스가 있고, 총 4개의 건물 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름은 경제대학교이지만 경영, 정치, 외교 등 기타 과도 있습니다. VSE의 수업들은 강의(lecture)와 세미나(seminar) 두 종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Lecture는 한국에서와 같은 강의고, seminar는 보다 질의응답과 토론, 발표, 팀프로젝트 등 학생들의 참여에 초점을 맞춘 수업입니다. 두 형태를 병행하는 강의도 있고, 한 가지로만 진행되는 강의도 있습니다. 이는 수강신청 때 강의계획서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또한, 하루에 약 6시간 동안, 3~4일에 걸쳐 진행되는 Intensive 강좌들도 있습니다. 며칠에 걸쳐 수업이 완료되기 때문에 학점을 채우면서 주간 시간표를 보다 여유있게 만들 수 있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비자 발급은 최대한 빨리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저는 비자 인터뷰 신청메일을 보낸 시점에서부터 2개월이 걸렸는데, 주변에 더 오래 걸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신청과정 및 준비서류는 주한체코대사관 홈페이지 및 여러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2) 항공편: 미리 왕복으로 구매하는 것이 편도를 두 번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종강 후 여행 일정이 생기고 바뀌면서 귀국일정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 편도로만 구매해두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왕복 항공편이 비자 서류 중 하나였지만, 제가 비자를 신청한 2022년에는 발급서류에서 제외되었습니다.
3) 준비물: 옷 등 기본적인 물품을 제외하고 슬리퍼, 고무장갑, 멀티탭, 옷걸이 등을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1) 학업: 제가 학점인정을 받을 예정인 수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Behavioral Economics: 강의와 세미나로 진행되는 행태경제학 수업입니다. 문제풀이 과제 3번, 세미나 발표 한 번, 기말 한 번입니다. 내용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게 느껴졌고, 강의 내용과 관련된 게임이나 실험을 수업 시간에 직접 해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Psychology in Organizations: 팀플 위주의 수업입니다. 간단한 개인 과제들, 두 번의 팀 발표, 팀별 보고서와 개인 보고서, 그리고 기말고사로 평가됩니다.
다음은 학점인정을 받지 않은 수업입니다.
-Web 2.0 and Social Network Services: 워드프레스를 사용해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에 초점을 맞춘 수업입니다. 따라서 시험은 보지 않고, 완성된 웹사이트를 만드는 팀프로젝트가 점수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과정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는 수업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Czech for Foreigners: 기본적인 체코어를 배우는 수업입니다. 비슷한 명칭의 수업이 많은, 저는 FIS에서 열리는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마치 모국어를 배우듯 듣고 따라하는 수업방식이 재미있었습니다. 외국어 강좌여서 학점인정은 받을 수 없지만,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체코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어서 추천하는 강좌입니다.
-Economic Demography II: Intensive 강좌였습니다. 다른 인텐시브 강좌들과 달리 한 달에 한 번씩, 세 번 진행되었습니다. 인구경제학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신청했는데, 선수 강의인 Economic Demography I을 듣지 않아서 따라가기 어려운 점도 있었고,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다 보니 개인일정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 자체드랍을 했습니다.
2) 언어: 체코는 체코어를 사용합니다. 학교 주변이나 관광지, 번화가에서는 웬만하면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지만, 간단한 인사말 등은 체코어로 알아가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먼저 체코어로 소통하려고 노력하면 상대방도 더 친절하게 응대해준다고 느꼈습니다.
3) 일상: 저는 학교에서 트램으로 약 20분 거리인 Eislerova 기숙사에서 2인 1실인 4인 flat을 사용했고, 실제로는 3명이 한 flat을 공유했습니다. 원래는 1인 1실을 선택하려고 했는데 선착순 신청에 실패해서 룸메이트와 함께 방을 쓰게 되었는데,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학기 시작과 함께 ESN(Erasmus Student Network)이라는 유럽 교환학생 비영리단체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Laser Game, Pub Crawl, Ski Trip 등 다양한 활동들에 참여하면서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같은 기숙사에 살았기 때문에 그때 친해진 친구들과 자주 만나고 놀러 갈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4) 여행: 전 교환학생의 꽃은 여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학기 중에도 틈틈이 프라하 근교도시 당일치기, 또는 독일, 슬로베니아 등 가까운 국가에 며칠 동안 여행을 다녔습니다. 혼자 다니기도, 학교에서 사귄 외국인과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다니기도 했습니다. 학기가 끝난 후에는 외국인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긴 여행도 가고, 가족들과 만나 함께 여행한 후 귀국했습니다. 체코를 포함해 독일,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프랑스,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페인 등등 총 13개국을 여행했습니다. 전 특히 혼자 다니는 여행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온 것 같습니다.
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개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지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그때의 기억이 꿈만 같이 느껴집니다. 앞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미래로 나아갈 때 이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제게 활력소가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