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1학년 때부터 일본 관련 강의를 찾아들을 정도로 일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언젠가는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 생각했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법이 일본의 법체계를 본 따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한번 정도는 일본법을 배워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법학부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본래 2020학년도 1학기 도쿄대학 파견이 결정되어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었고, 이에 재지원하여 2021학년도 1년 간 와세다 대학 교환학생 파견이 결정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파견대학은 일본 와세다 대학이었습니다.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니시와세다에 위치한 대학으로, 게이오대학과 함께 일본 최상위권 사립대학으로 꼽히는 대학입니다. 일본의 정치인 오쿠마 시게노부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82년 ‘도쿄 전문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하였으며, 1920년에 현재의 와세다 대학이 되었습니다. 와세다 대학은 총 13개 학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치경제학부, 법학부, 문화구상학부, 문학부, 교육학부, 상학부, 기간이공학부, 제조이공학부, 선진이공학부, 사회과학부, 인간과학부, 스포츠과학부, 국제교양학부가 그것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경제학부 출신을 주축으로 ‘와세다 동문회’라는 파벌이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문학계에서도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작가를 배출할 정도로 파급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견 지역은 도쿄였습니다. 메이지 천황이 황거로 거처를 옮긴 이후, 지금까지 일본의 사실상의 수도로서 기능하는 도시입니다(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성문헌법상 수도는 없습니다). 160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도쿄에 에도 막부를 열면서 지금과 같은 대도시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도쿄라 부르는 지역은 도쿄 도심의 23구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쿄도(都)는 도심의 23구와 다마 지역, 도서 지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도쿄도의 전체 인구는 2015년 기준 1,349만 명으로 한국의 서울시 인구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고, 23구의 인구만 보았을 땐 924만 명으로 서울시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면적은 약 2,191㎢로, 제주도(1,846㎢)보다 조금 더 큰 수준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코로나19 관련 일본 정부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로 인하여 출국할 수 없었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코로나19 관계로 일본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Zoom과 동영상 강의를 통해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와세다대학 측의 배려로 현지 교직원과 Zoom을 통해 강의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특정 학년에는 그 학년을 위한 수업만 들을 수 있었으나, 교환학생은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법학부 뿐만 아니라 다른 학부의 수업 역시 제한 없이 들을 수 있었고, 그 덕에 서울대학교에서는 들을 수 없는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은 수업은 헌법 수업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헌법학자로 유명한 미즈시마 아사호 교수가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미즈시마 교수의 수업에서 독특한 부분은 매 수업을 시작할 때 그 주의 중요한 신문 기사들을 보여준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가 한국에서도 이슈가 되었을 때 미즈시마 교수는 언론에서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지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과거에는 일본도 후쿠시마 ‘오염수’라는 단어를 사용하더니, 정부가 용어를 ‘처리수’로 바꾸니 언론도 따라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교수의 지적을 들으면서, 헌법 이외에도 언론 보도 같이 중요한 부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와세다 대학의 수업을 들으며 개인적으로 신기하다고 느낀 것은 우리와 다른 학점 계산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3시간 수업을 들으면 대부분 3학점으로 계산하지만, 와세다 대학의 경우 3시간 수업에 2학점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학기에 최대 22학점, 1년에 최대 44학점까지 수강할 수 있었는데, 학점 계산 방식이 우리와 달라 한 학기에 더 많은 과목을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과제나 학습량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기는 합니다.
서울대의 경우 2021년 한 해 동안 대면 수업을 거의 진행하지 않았으나, 와세다 대학의 경우 1학년 전공 수업은 대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Zoom 대신 대면 강의 녹화 영상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보다 소규모 발표/토론 수업이 많다는 점도 신기한 점 중 하나였습니다. 6명 정도가 한 수업을 들으면서 전공과 관련해서 더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대학이 학문을 배우는 곳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대규모 강의식 수업보다 이런 식의 강의가 더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현지 생활은 코로나19로 인해 출국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하필 코로나19 시대에, 하필 일본이라는 국가를 선택해서 출국 한 번 하지 못한 채 교환학생을 마치게 된 것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2022년부터는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해제되어 다시 파견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일본에서의 생활을 즐기다가 돌아오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비대면이라서 아쉽기는 했지만, 1년 동안 일본 대학의 수업을 들으면서 생각의 깊이나 넓이가 달라졌다고 느껴져 그래도 보람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