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해외에서 공부를 해본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어릴 적 해외에 나가보는 것에 대해 막연
한 환상이 있긴 했지만, 정작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두려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
만 저는 이 부분을 극복하고 싶었고, 영어로 얼마나 본인이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
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침체되어가던 제 자신을 comfort zone 밖으로 밀어내 좀 더 많은 것들
을 경험하고 부딪혀볼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가는 거 정말 제대로 다녀오고 싶다는
마음에 한 학기 교환학생이 아닌 1년 교환학생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먼저 파견 지역으로 캐나다를 선정하는 데에는 우선 캐나다가 총기소지가 금지되어있다는 점
이 가장 컸습니다. 또 캐나다가 이민자들의 나라인만큼 훨씬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는 점 역시 끌리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밴쿠버에 한인 비율이 높다는 것도 한몫했는데, 교환
학생으로 가면서 한인 커뮤니티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이상하실 수 있지만, 저는 너무 아무것도 없
는 곳에서의 막막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오히려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건 개인적인 이유지만,
저는 도시환경보다도 자연환경을 더 좋아하고, 그곳에서의 삶이 더 궁금했기 때문에 대자연으로 둘러
싸인 밴쿠버의 UBC로 선택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밴쿠버는 캐나다 서부 태평양과 맞닿은 British Columbia 주의 최대 도시로,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의 순위권에도 자주 들 정도의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바다와 산, 도시의 빌딩이
한 프레임에 동시에 들어올 정도로 대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위치상 추울 듯
하지만 해안도시인지라 겨울에는 비교적 따뜻하고 습해 동부에 비해서는 훨씬 따뜻하지만 한국의
칼바람의 강추위와는 다른 으슬으슬한 추위가 있어 대비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10월부터
3월까지는 우기라는 특징이 있는데, 요즘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에는 폭염이 오고, 겨울에는
폭설이 내리는 등 다소 날씨가 예상과 많이 벗어나는 듯한 상황입니다. 특이한 것은 밴쿠버에는
아시안 비율, 특히 중국계 인구가 정말 높아 30% 가까이 되고 오히려 백인 인구는 50%가 채 안돼
북미에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할 정도입니다.
UBC는 캐나다 명문대학중 하나로 정보학, 인류학, Forestry에서 유명한 대학입니다. 중국계
다수의 캐나다 총리와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한 대학으로 최근에는 유학생들이 특히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캠퍼스 규모의 경우 강의동만 고려하면 서울대와 비슷하지만, 주변의 Wesbrook
Village, 골프장, UBC farm 등까지 포함하면 무려 여의도의 2배 가까이 되는 크기입니다. UBC
캠퍼스 서쪽으로는 Wreck Beach, Tower Beach 등 해안가가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North
Vancouver, 동쪽으로는 Pacific spirit park를 비롯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정말 대자연에
둘러싸여있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6개월 이상 체류할 경우 Study Permit을 반드시 받아야 해서 저는 Study Permit을 신청했
습니다. Study permit을 신청하려면 다소 많은 서류들이 필요하고 (별 문제 없다면) 제출후 발급까지
는 최대 1달 정도 소요되니 미리미리 준비해두시길 추천 드립니다. 비자 준비서류 및 과정의 경우 블
로그에 따로 정리해뒀으니 혹시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https://blog.naver.com/jioh98/222435415798
2. 숙소 지원 방법
기숙사는 3월쯤 Go Global 측에서 안내 메일을 보내주면 메일에 적혀있는 대로 따라 신청하
면 됩니다. 팬데믹 상황이었던지라 제가 신청할 당시에는 1년 교환학생은 기숙사를 보장해주지만, 한
학기 교환학생은 기숙사를 보장해주지 않던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Ponderosa Commons 1순위,
Walter Gage 2순위, Fairview 3순위로 신청했는데 Gage가 되었고, 당시 기숙사 배정 현황을 보면
교환학생들은 거의 다 gage나 fairview에 배정받은 것 같기는 했습니다. 참고로 기숙사 신청시 정보
를 잘못(예를 들면 성별) 입력하면 다소 웃긴일(여자가 남자기숙사에 배정되는 등)이 발생할 수도 있
으니 꼼꼼하게 제출하시길 바랍니다. 기숙사 배정을 받지 못한 경우 ubc room rental 페이스북 홈
페이지 등을 통해서 sublet을 구하거나 craiglist나 에어비앤비를 통해 홈스테이를 구할 수도 있습니
다. 캠퍼스에서 사는 것과 캠퍼스 밖에서 사는 것은 둘다 명확한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
으로 Gage는 교환학생이 많아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쉬웠던 것 같습니다. 이후 2학기에
온 교환학생들은 saltwater (신축 기숙사), exchange 등의 기숙사에 배정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3. 기타 유용한 정보
1) 의료보험
의료보험의 경우, Go Global에서 아마 자세히 메일로 안내해주겠지만, 1년 교환학생은 첫 3
달은 iMED라는 UBC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으로 커버를 받고, 그 뒤에는 BC주 의료보험인 MSP로
커버를 받게 되어있습니다. MSP는 월 $75씩 지불해야했고, 나중에 고지서가 집으로 날아옵니다. 이
를 내지 않을 경우 따로 연체료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월급 등에서 그만큼 까인다고 하
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의료보험을 사용할 일이 전 아예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스케이트
를 타다가 턱을 다쳐 응급실에 가는 사고가... 다행히 MSP 혜택을 받고 있어서인지 별다른 비용을 지
불하지 않았는데, 아무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의료보험은 하나 꼭 신청해두시기를 권장드립니
다. 간혹 MSP를 신청하지 않고 자국에서 여행자보험을 신청해서 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경우 보
험처리과정이 다소 복잡한 듯 했습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으니 잘 따져보시길 권해드립니다.
2) 핸드폰 유심
저는 통신사 보험혜택을 받고 있었던지라, 통신사 최저 요금제로 변경해두고 현지 유심을 발
급 받았습니다. 아예 국내 요금제를 정지시켜두는 경우도 있었는데, 저는 은행업무나 본인인증 등이
필요한 경우가 간혹 있을 듯해서 정지를 시키지는 않았습니다. 통신사 요금제를 꼭 써야하는 경우는
아니라면 우체국 요금제나 알뜰 요금제 등이 월 2-3000원정도 하니 이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습니
다.
캐나다 현지 유심의 경우 9월이 새 학기 시작인지라, 8월에 미리 알아보시면 백투스쿨 프로
모션 등을 많이 진행합니다. FIDO, KOODO 등 여러 군데가 있는데 저는 당시 KOODO를 선택했습니
다. 카카오톡 채널 중 supercell이라는 곳을 통해서 구매했고, 미리 한국에서 받아서 캐나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유심을 끼워 사용했습니다. 제가 했던 플랜은 $45에 10GB 제공이었는데 캠퍼스곳
곳에서는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해서 충분했고, 1000분 무료 국제 통화(한국으로)가 가능하다는 등의
장점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홈페이지에 들어가야지만 데이터 잔여량을 확인할 수 있다는 약간의
불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3) 카드 발급
한국에서는 하나 비바X카드와, 신한 체인지업 카드 2가지를 발급해갔습니다. 비바X카드의
경우 결제수수료 등이 아예 없어 사실 캐나다 현지카드를 대신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는 카드였습니
다. 신한 체인지업 카드의 경우 달러 계좌를 만들어두고 미국에 가서 사용할 목적으로 발급했습니다.
미국 달러 계좌인지라 캐나다에서는 사용하지 않았고, 미리 환율이 쌀 때 달러를 국내에서 입금해두
었다가 미국 여행을 할 때 이걸로 결제하고 다녔습니다. 다만 ATM 출금 수수료가 붙는 카드이니 이
점은 유의하셔야할 듯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UBC의 국제협력본부, 즉 Go Global에서 6월쯤 연락을 줍니다. 제가 신청할 때는 10지망까
지 선택을 하게 했었는데, 이 10개가 모두 들어간다는 보장은 전혀 없어 나중에 시간표 결과를 받으
면 꽤 참담..할 수도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8월 중에 시간표를 받게 되고 그 이후 개강후까지도 학생
들이 알아서 수정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고 개강 후 2주 정도까지는 드랍 및 변경이 가능합니다. 듣고
싶은 강의들 중 인원이 다 찬 강의들도 꽤 될텐데 waitlist에 올려두면 개강 후부터는 금방금방 대기
인원이 빠지니 이 점도 고려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갔을 당시는 팬데믹 시국이라 수강 제약이 좀
많았는데, Go global에서 안된다고 해도 교수님 통해서 허락을 받으면 가능한 경우도 있었으니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매 학기 세과목씩 신청해서 수강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9학점 정도가 학업 부담은 덜
하면서 학점도 적당히 챙길 수 있었던 마지노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수업으로는 제 주전공과 관
련된 FNH 3 과목, DSCI 1 과목, SPAN 2과목을 수강했고, 두 학기 동안 Korean Speaking Forum
Volunteer을, 그리고 두 번째 학기에는 KORN 200 TA를 병행하였습니다. 각 수업 및 활동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드리자면,
SPAN 201/202 Elementary Spanish 1,2
201에서는 단순 과거, 불완료 과거, 접속법 등을 배우고, 202에서는 접속법 과거, 미래, 현재
/과거완료 등을 배웁니다. 서울대 초급 스페인어2부터 중급스페인어 1,2에 해당하는 범위를 다 다뤘
는데, 영어로 새로운 외국어를 배운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두 언어 체계가 워낙 비슷하다보니 영어에
대한 감도 같이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저는 서울대에서 중급스페인어1 까지 수강하고
갔어서 SPAN 201까지는 그래도 수월했는데, 202는 교수님이 모든 수업을 스페인어로 진행하시는 지
라 쫓아가기 좀 많이 어렵..기는 했습니다. 회화를 할 일은 아주 많지는 않았고, 로드는 매 학기 3번
씩의 1분 정도의 Video 촬영, 2-3주에 한번씩 문법 과제, oral exam, 세 번의 퀴즈 정도로 구성되
어 있었습니다. 교재 값이 꽤 되기 때문에 한번 사서 201과 202를 둘다 수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 FNH 398 Research Methods in Human Nutrition
식품영양학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방법론들을 주로 다루는 내용입니다. 수업 전반부에서는 논
문 분석 방법과 기초 통계 등을 배우고, 후반부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임상실험 기법들을 배우고 여러
논문들을 직접 분석해보게 됩니다. 교양 통계학 수업과 영양역학 수업을 수강한 채로 들었는데 복습
겸 응용법들을 배울 수 있어 개인적으로 좋았던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가면 매주 작은 과제
들이 나왔는데, 귀찮기는 해도 임상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저로써는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FNH 313 Food Microbiology
식품미생물학 수업입니다. 따로 서울대에서 수강하지 않아 여기서 수강했는데, 별도의 랩수
업은 따로 없었고 순수히 이론 기반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과제나 퀴즈를 단순히 이론 암기를
묻는 것이 아닌 실제 상황에 적용해볼 수 있는 문제들을 제시해줘 좀 더 확실한 이해가 가능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 FNH 355 International Nutrition
제가 처음 FNH 수업을 찾을 때 가장 추천을 많이 받았던 수업들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수
업의 질이 정말 좋은 수업이었고, 타과생들도 정말 많이 듣는 수업입니다. 영양학과 관련된 내용을 다
루기보단, 전 세계에서의 영양과 관련된 이슈들을 주로 다루는 수업입니다. 제가 들을 때는 flip
learning 과 online lecture가 혼합되어있어 강의와 함께 매주 짧은 논문 같은 자료를 읽고 퀴즈를
보고 자기 의견을 적어보는 과제 등이 있었습니다. 제 생각을 영어로 적어보는 경험은 별로 해보지
않았기에 매주 과제를 하려니 조금 스트레스 받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 또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
며 수강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이 정말 잘 가르치시고 굉장히 flexible 하시기 때문에 그 점도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 DSCI 100 Introduction to Data Science
원래는 1학기에 수강하려 했는데 인기가 너무 많아 1학기에 못 듣고 2학기에 수강한 수업입니다.
R studio를 다뤘고 기본적인 통계학 지식만 있으면 수월하게 수강할 수 있는 수업입니다. 정말 기본
적인 통계학 내용과 R studio 사용법등을 배울 수 있었고 중간에 팀 프로젝트가 하나 있습니다. 팀
프로젝트는 약 한달 반 동안 진행됐는데 가볍게 데이터 분석에 대해 체험해볼 수 있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다만 Introduction 수업인 만큼 내용이 깊지는 않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KORN 200 Intermediate Korean TA
1학기 때 하고 있던 Korean Speaking Forum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 마침 2학기 TA자리
가 공석이 되어 다음 학기까지 수학하던 교환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수님께서 TA자리를 제안해주셔서
가능했었습니다. 과제 채점, 퀴즈와 시험 채점은 기본이었고, 직접 speaking 수업을 제가 진행하기도
했던지라 로드가 정말 상당했었는데 그럼에도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고 저 역시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수 있어 정말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Korean
Speaking Forum의 경우 자원봉사 형태로 주 1회 30분에서 1시간 정도씩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과 한국어로 소통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역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
습니다.
사실 다음 학기에도 한국어 수업 TA를 구하실지는 미지수이지만, Korean Speaking
Forum은 계속 진행하실 듯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교수님께 먼저 문의드려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Korean Speaking Forum의 경우 1주일에 1번씩 줌으로 학생들과 15분에서 30분동안 한국어 말하
기 연습을 같이 해보는 건데, 재학생 친구들의 한국어를 도와주고 동시에 제 영어도 늘릴 수 있는 좋
은 기회였습니다. 여기서 재학생들과 친해져 친구를 만든 경우도 많았으니, 재학생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면 Korean Speaking Forum에 volunteer로 참가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Volunteer
인지라 별도의 급여 제공은 없습니다.) 또한 꼭 한국어 수업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관심이 있어서 먼저
research assistant로 일하는 것이 가능한지 등을 물어보고 일자리를 얻어내는 경우도 있었으니 관
심 있으신 분들은 먼저 컨택을 드려보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FNH 수업의 경우 한국에서 듣던 전공과목 학습방법과 거의 똑같았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듣
던 수업들보다 자잘자잘한 과제와 퀴즈가 더 많았는데, 학업을 챙기는 게 부담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중간/기말고사를 대비하는 부담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 같아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FNH 355의
경우 글쓰기 과제들이 많았는데, 영어로 글쓰는 데에는 부족함이 많아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DSCI 수업 역시 한국에서의 코딩수업들과 큰 차이는 없었는데, 대형 강의인지라 TA가
정말 많았습니다. 따라서 수업시간 외에도 office hour에 찾아가면 친절하게 답을 해주셨고, 그만큼
TA와 학생들의 교류가 활발한 수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교환학생을 가기전에는 학창시절 영어수업시간에 영어로 말해본 것 말고는 영어 회화
경험이 거의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영어 회화에 약간의 트라우마가 있어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썩 좋
아하지 않았는데, 교환학생 가서 이러한 트라우마가 거의 90%는 고쳐진 것 같습니다. 평가를 받는 환
경에서만 영어 말하기를 해보다가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드는 영어를 사용함으로서 극복된 것이 아
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교환학생에서 영어실력이 크게 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영어에 대
한 거부감은 정말 눈에 띄도록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룸메이트들이나 외국 친구들과 대화하면
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이들 역시 외국인이라 영어가 제2외국어인 외국인의 입장을 이해하
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버벅여도 끝까지 들어주는 듯한 태도가 저한테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되
었던 것 같고,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용기를 내서 무슨뜻인지 물어보면 친절히 알려주는 것을 보면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력을 늘리는 방법은 특별히 없었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해보면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수확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
다.
그래도 뭔가 제대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으시다면 Tandem을 추천드
립니다. 언어교환 프로그램으로 각자 원하는 언어를 선택하면 파트너가 매칭되어 각자 연습해볼 수
있는 구조인데, 저는 홍콩계 캐나다인 남자애가 매칭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 했
는데, 의사소통을 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어 한국어보다는 주로 영어로 소통을 했습니다. 또 같이
다운타운이나 리치몬드에 가서 T&T를 구경해보기도 하고, 한식을 먹기도 하는 등 각자의 문화권에
대해 얘기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좀 더 열심
히 참여할 걸 하는 아쉬움도 약간 남는데...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여러분은 어색함에 지지 말고 적
극 참여해보시는걸 권해드립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사실 밴쿠버는 한국인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인지라, 비용을 좀 더 지불하는 한이 있더라도,
못 구하는 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이건 참고용으로 본인의 상황에 맞게 조절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의류
파티용 옷 또는 악세서리: 저는 제가 파티를 갈 일이 아예 없을 거라 생각하고 하나도 안 챙
겨왔는데, 막상 와보니 은근 갈 일들이 있고, 하필 드레스코드가 세미포멀인 경우에는 좀 난감했고 준
비를 하나도 안 해온게 좀 아쉬웠습니다. 아주 멋있는 원피스나 드레스를 들고올 필요는 전혀 없고,
다만 파티나 이벤트에 참여할일이 2번 이상 생길 것 같다 싶으시면 하나정도 들고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하나도 없어서 급하게 친구들한테 빌려 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스키복 및 수영복: UBC는 수영장이 공짜이기 때문에, 수영을 하고 싶으시다면 수영복을 들
고 오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12월부터는 완전한 스키철이기 때문에 본인이 1-2번이라도 스
키를 탈 것 같다 하시면 스키복 챙겨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1학기 교환학생보다는 2학기 교환
학생 분들이 더 사용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스키 시즌이 12월부터 4월 정도)
욕실화: 밑에 구멍 뚫려있는 투명 플라스틱 욕실화는 정말 거의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데,
방수도 잘 되고 편해서 제 애착템 중 하나였습니다. 강력 추천드립니다.
- 전자기기
돼지코, 공기계: 돼지코는 생각보다 구하기가 아주 힘들거나 매우 비싸기 때문에 다이소에서
왕창 구매해서 들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공기계의 경우 저는 한국 유심 보관용으로 사용했는
데, 가끔 필요할 때 유심 갈아끼울 필요 없이 바로 사용가능해서 편했던 것 같습니다.
- 화장품 및 세면용품
여행용 세면도구, 작은 공병 등: 캐나다에서는 비행기 탈 때 국내선 마저도 위탁수하물에
$30달러 정도를 추가해야합니다. 따라서 짧은 여행들을 계획 중이시라면 꼭 기내수하물에 넣을수 있
는 작은 공병 및 세면도구 세트들을 준비해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현지 물가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아무래도 외식을 할때가 아닐까 싶은데, 실제로
외식물가는 한국의 1.5-2배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팁, 세금 포함) 싸게 가성비 있게 먹으면
$10 초중반, 평범하게 먹으면 $10 후반에서 $20초반, 좀만 비싸져도 $30는 훌쩍넘는.. 그런 엄청난
물가를 자랑합니다. 유일하게 한국보다 저렴하거나 한국과 비슷하다고 느껴진 외식 품목은 커피와 도
넛이었습니다. 캐나다가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팀홀튼이 있는 만큼 도넛값이 상당히 저렴한 편이고, 커
피 역시 어딜가도 $2-3, 비싸면 $4-5 선이어서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인 편이었습
니다. 게다가 캐나다에는 아기자기한 카페가 정말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도장 깨기 하듯 곳곳을 다녀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습니다. 식음료 외의 품목의 경우 한국보다 비쌀 때도 있고, 쌀 때도 있
는데, 전자기기의 경우 더 쌀거라 기대한 게 의외로 더 비싼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사
식사의 경우 저는 주로 해먹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외식비가 싸면 $20 정도고 $30도 가볍
게 넘길 수 있는게 밴쿠버의 물가라서 외식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습니다. Simon’s No frills 가
주로 싸다고 많이들 이용하는데, 식재료 자체는 Save-on-foods가 더 신선해서 이쪽을 더 많이 갔던
것 같습니다. 사러가기 너무 바쁘거나 귀찮으면 walmart에서 배달시켜 쓰기도 했고, 한식도 자주 해
먹었는데, H mart가 있어서 비싸도 종종 그리울 때마다 재료 사다가 국이나 반찬을 해두고 먹거나
H mart에서 만들어둔 반찬을 사다가 밥에다 먹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학교에 H mart가 있기는했는
데, 종류가 좀 적고 더 비싼 편이라 버스로 20분 거리에 있는 H mart를 더 자주 이용했습니다. 아니
면 T&T라고 중국 및 아시안 푸드 마켓도 있어서 여기도 가끔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매
일 커피를 무조건 한잔씩 마셔야 할 정도로 커피를 좋아했는데, 커피가 거의 유일하게 한국보다 싸긴
했지만 커피값이라도 아끼기 위해 커피머신과 커피빈을 사서 기숙사 방에서 내려마셨습니다. 커피 머
신은 $3-40, 싼건 $20 밑으로도 살 수 있으니 외식비를 아끼고 싶다면 이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
습니다.
2) 교통
UBC가 구석에 좀 박혀있는 느낌이 있어 어딜 가든 최소 2-30분은 잡고 나갔던 것 같습니
다. 그래도 다행히 버스가 비교적 잘 되어있고 특히 Metro Vancouver에는 skytrain이라는 지상철
이 잘 되어있습니다. 또 다운타운에서 UBC로 돌아오는 버스도 늦게까지 운행하는 편이라 compass
card를 사용하는데 UBC 재학생의 경우 U-Pass라고 해서 한학기에 $175를 내면 한학기 동안 무제
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pass를 제공합니다. 교통비가 꽤 비싼 것을 감안했을 때 이는 정말 큰 장점이
었는데, 대신 매달 16일부터 말일까지 본인 compass card와 U-pass를 연결해야 다음달에 사용이
가능하니 유의해두시길 바랍니다. 혹시 Compass Card가 없는 상황이라면 현금이나 신용카드로도 결
제가 가능합니다.
3) 은행
저는 Scotiabank의 카드를 발급받았는데, 이유는 딱히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다 Scotiabank의 카드를 발급받길래 저도 똑같이 발급받았는데, 나중에 보니 다른 교환학생들도 BMO,CIBC, TD 등등 다양한 은행의 카드를 발급받아 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즉, 꼭 Scotiabank만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카드를 쓴 사람으로서 장점을 몇 개 알려드리자면,student account는 계좌 유지비가 무료고 거래횟수 제한도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또한 SCENEpoint라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포인트로 전환이 되기도 했는데, 이 부분은 제가 사용을 잘안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Scotiabank는 study permit이 필요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신 CIBC는 study permit 없이도 발급이 가능한걸로 알고 있는데, 한번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떤은행을 고르던, 캐나다 계좌를 만드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현지학생 또는 교환학생들과 돈거래를 할 때는 e-transfer라는 것을 주로 이용하는데, 이건 캐나다 계좌간의 거래만 가능합니다. 계좌가 없으면 현금으로 거래해야하는 등 불편함이 있으니 현지 계좌를 발급받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 동아리 및 신환회
학교 안에는 동아리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특히 춤동아리가 정말 많았고, K-pop 동아리가매우 잘 되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밖에도 운동동아리, 재즈 동아리, 밴드 동아리, 각종 한인 동아리 등등 정말 종류가 많았으니 9월에 열리는 club day를 가보시면 더 자세히 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춤에 관심이 많아서 Unlimited Dance Club (UDC)라는 동아리에 가입을 해 활동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동아리들이 활동에 한번 참여할때마다 일정 비용을 내야했고 UDC 역시 연습 한번참여할 때마다 참여비를 내야했습니다. 이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저는 운영진에 가입을 했고,덕분에 공짜로 연습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2주에 한번씩 exec 회의가 열려 참석했고, 다양한 춤관련 행사들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position이 있고 재학생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기회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UDC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9월에는 단과대 별로 신입생환영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Land and Food System소속으로 LFS welcome week의 행사에 참여했었고, 이를 통해 같은 단과대의 친구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솔직히는 이때에는 영어가 더 안될때라서 소통하는데에 조금어려움을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현지 재학생들과 섞여 노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었던 것같습니다.
2) 운동
UBC Recreation Centre에서는 배드민턴, 농구, 배구 등 각종 운동들을 무료로 즐길 수 있고, 한학기에 $35만 내면 헬스장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9월 초에는 1주정도 동안요가, 필라테스, 댄스 등 각종 운동수업들을 공짜로 체험해볼 수 있고, 이후부터도 80$인가 내면 한학기 동안 헬스장과 수업 모두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수영장도 무료로 사용 가능하니수영을 좋아하시면 수영복을 챙겨오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다만 수영장, 농구장, 배드민턴 등등은 모두 예약을 먼저 해야 사용가능했습니다.
또 9월 longboat day, 12월 polar bear swimming, 4월 stormwall event 등등 학교차원에서 주최하는 액티비티 행사들이 정말정말 많았고, 아이스하키, 농구, 풋볼 경기들도 종종 열리는데 전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스하키 경기는 캐나다에서만 즐길 수 있는 대표 종목이니 꼭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모든 정보들은 보통 인스타그램 (Amsevents 등)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많이 올라오니 SNS 홈페이지들을 자주 확인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3) 파티
저희 때는 Go Global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거의 온라인이거나 전무했기에 직접 발벗고 찾아
나서야 했는데, 다행히 International 학생들끼리 whats app 채팅을 만들어 작은 행사나 gathering
들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유흥/술문화(?)쪽은 한국과는 달리 파티, 클럽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
다. 제가 갔을 때는 코로나 때문에 3월이 되어서야 활발해지기 시작해서 거의 매주 3개의 파티나 행
사는 기본으로 열렸던 것 같습니다. 또 Gage에서 flat 끼리 파티를 열기도 하고, 밴쿠버에 사는 친구
들이 에어비앤비를 빌리거나 자기 집에서 하우스 파티를 열기도 했습니다. 저는 파티를 그렇게 좋아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것도 경험이다 싶어서,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
끔 다녔습니다.
4) 여행
저는 주로 BC주 이곳저곳을 다니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가깝게는 Kitsilano부터
Downtown, 동쪽으로는 Coquitlam, Langley까지도 종종 다녀왔습니다. North Vancouver의
Capilano Bridge, Deep Cove, Grousse Mountain, Lonsdale Quay, West Vancouver,
Richmond, White Rock 등 가볼 곳이 정말 많으니 부지런히 다녀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물론 사실
제일 좋은건 운전을 할 줄 아는 채로 가거나 (운전을 할 줄 안다면 우리나라의 쏘카 같은 evo를 끌고
다니시면 됩니다), 차가 있는 친구를 사귀는 것입니다. 차가 있는 친구를 사귀었다면, 또는 본인이 운
전을 할 줄 안다면 밤 드라이브도 정말 좋은데, 특히 Stanley Park에서 바라보는 Lions Gate
Bridge쪽 야경이 정말 멋있습니다..! 혹시 설령 차가 없더라도 뚜벅이는 교환학생의 큰 묘미이니 뚜벅
이의 라이프도 적극 즐기다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BC주 밖으로는 캐나다 서부와 미국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1학기 때는 추수감사절 시즌에 맞
춰 퀘백/몬트리올, 1학기 reading week 때는 미국 LA/라스베가스/그랜드캐년을, 11-12월에는 휘슬
러를, 2학기에는 2학기 reading week때 화이트홀스, 3월에 밴쿠버 아일랜드, 2월에 휘슬러 등을 다
녀왔습니다. 사실 저는 학업도 같이 챙기느라 아주 부지런히 다니진 못했지만 정말 부지런한 친구들
은 한학기에 제가 2학기 동안 다녀온 곳들을 모두 다녀온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주말을 활용
해서 다니면 한학기 동안에도 정말 많은 곳을 다녀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학기가 전부 끝난 후에
는 시애틀과 밴프, 미국 동부(시카고, 보스턴, 워싱턴, 뉴욕)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밴
쿠버가 여행다니기에 위치가 좀 구석져있는 것 같고, 같은 캐나다인데도 비행기값도 생각보다 비싸서
부담스러웠는데, 미국 서부 여행하기에는 꽤 편리한 위치였고, 심지어 밴쿠버 아일랜드나 시애틀은 당
일치기/1박2일로도 다녀올만한 거리였던 것 같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캐나다, 특히 BC 주는 꽤 안전한 편에 속하지만, 그래도 다운타운쪽으로 가면 노숙자들이 꽤
있어 어두워지고 나서는 혼자 다니기 좀 위험한 느낌이 납니다. 특히 downtown의 east hastings쪽
이 치안이 정말정말정말 안 좋아서 (이 곳은 대낮에 가도 위험한 느낌이 나고, 차로 지나가도 꽤나
살벌한 느낌입니다.) 이쪽을 혼자 버스타고 지나갈 일은 절대 없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총기규제가 불법임에도 가끔 총기사고가 일어나기도 하니 밤에는 최대한 안전하게 여럿이서 같이 다니시길 추천드립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1) 신분증
BC주의 경우 술을 BC liquor store에서 판매하는데, 이때 신분증 두 개를 요구합니다.
Primary ID 와 Secondary ID로, 전자는 이름, 생년월일, 사진 모두가 있는 여권 등이 해당되고, 후
자는 학생증이나 영문 운전면허증 등이 해당됩니다. 저는 여권을 들고 다니다가 분실할 것 같다는 생
각이 들었고, 따라서 신분증 겸 기념품으로 BC 주의 BCID를 발급했는데, 여권보다 훨씬 들고 다니기
편했습니다. (다만 이는 아마 Study Permit이 있는 분만 발급이 가능할 것입니다.) 참고로 혹시 운전
면허증을 BC주 면허로 바꾸실 분들은 운전면허증으로 발급받아도 됩니다. 비용은 $35이었고, 발급까
지는 3주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BCID는 BC주 운전면허증 발급센터인 ICBC에서 발급이 가능하고, 필
요한 서류는 Study Permit, 여권 등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icbc.com/driver-licensing/getting-licensed/Pages/Apply-for-a-BCID.aspx
2) 기숙사 초기세팅
사실 기숙사 세팅은 다들 어떻게든 알아서 잘 해나가시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맨땅
에 헤딩하면서 준비하느라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나서...참고만 하시라고 적어둡니다. 저는 침구류는
하나도 안 들고 가고 기숙사 입주한 후에 이불과 베개는 이케아에서, 토퍼는 Bed and Bath Beyond
(이하 BBB)에서 섞어서 구매했습니다. BBB의 경우 학생 할인을 조금 받을 수 있었던걸로 기억하고,
저는 침대만큼은 편했으면 해서 topper를 구매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매트리스가 좀
딱딱한 편이라 그냥 시트만 깔고 자니 불편할 것 같았습니다. 사실 UBC측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걸
로 아는데 훨씬 가격이 비싼 듯해서 잘 알아보고 사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침구류 중 이불은
시트만 벗겨서 판매했습니다.
그릇이나 식기류, 조리도구 등은 다이소와 오오모모에서 구매했는데, 요리에 욕심이 있는 분
이라면 냄비나 후라이팬 같은 거는 괜찮은걸로 아마존이나 월마트에서 돈 좀 들여서 구매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끼려고 다이소에서 냄비를 구매했는데, 메인으로 쓰기엔 좀 부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대학생의 경우 아마존 프라임 6개월 무료이기 때문에 초기 세팅시 적극 활용하
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밖에도 헬로밴 네이버 카페나 우밴유 등의 커뮤니티를 통해 중고 밥솥이나 도마, 칼 등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제 룸메이트는 밥에 진심이었던지라 한국에서 작은 압력 밥솥을 배송시키던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역시 한국에 대한 향수병을 달래기에 너무 좋은 옵션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돈을 아끼고 싶어서 정말 싼 물건들로만 채워 넣었는데, 사실
중요한 필수품들(조리도구, 밥솥, 침구류 등등)에는 좀 투자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각자의 예산이 다를 수 있어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저는 이러한 데에서 그나마 집같은 편안함
과 아늑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사실 가기 전에는 졸업까지 미뤄가고 남들 취업 고민할 때 혼자 1년이나 간다는 것이 너무
무리해서 가는 건 아닌가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 뒤처지는 건 아닌지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크기도 했고 게다가 팬데믹 상황이기까지 했던지라 남들이 말하는 소위 이상적인 교환학생 생활과는
거리가 멀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1년동안 해외에 산다는 것, 그리고 comfort zone
에서 벗어나본다는 것에만 의의를 두면서 최대한 기대치를 낮게 잡고 영어실력 향상에 대한 욕심도
거의 접어둔 채 한국을 떠났었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즐겁고 보람찬 시간들을 보내고
왔던 것 같습니다.
영어로 말하는 것에 트라우마가 있던 과거의 저와 비교했을 때 영어에 대한 거부감도 정말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고, 새로운 문화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덜 수 있었습니다. 가장 신기했던 변화
는, 한국에 돌아온 후 다시 외국인들을 마주했을 때 낯설다 또는 두렵다는 생각이 거의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상대의 국적과 크게 상관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고, 전혀 모르는 사람과의 소통에도 훨씬 자
연스러워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늦은 시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오니 한국에서는 점점 겁과
두려움만 많아지고 저 스스로 한계에 가두고 있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매번 행복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타지에서 혼자 살아본 건 처음이었던 지라 중
간에 향수병이나 외로움으로 힘들었던 적도 정말 많았고, 한국 가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살 정도로 한
국이 그리울 때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 이렇게 할걸/하지 말걸 하는 아쉬운 점들
도 정말 많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아쉬운 점들에 메어있지 않고 미래에 비슷한 경험을 하
게 됐을 때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초과학기에 1년이나 다녀온다는 결정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왔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을 정도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 이 보고서를 보고 계신 분들 중 시기나 기간 때문에, 또는 애초에 갈지 말지 고민을 하
는 중이신 분들이 계실텐데, 여건이 되신다면 한학기라도 다녀오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물론 천차만별이겠지만, 가서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시간들을 보내시든 간에 나름의 소
중한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하고, 학생으로서 한번 정도는 누려볼만한 좋은 찬스라고 생각합니다.